재작년에 무지개 다리 건넌 단비야..
행복하게 지내니
항상 내가 외출하면 대문 앞에서 기다리던 단비야.. .
가족끼리 차타고 외출하니까 집 바로 앞 차로까지 나와서 차로 중앙에 앉아서 배웅할 때 걱정했는데...
걱정했을 때 어떻게 뭐라도 했어야 되는데....
설마 너가 우리 갔다올 동안... 몇시간동안 그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리 라곤 생각하지 못했어...
맨날 대문앞에서 앉아 있어서..
미안해..
올해 너 기일에 막걸리 뿌려준거 잘 마셨니
매년 뿌려주지만 너도 술을 좋아하는지는 몰라서 항상 참치도 같이 주는데
내가 좋아하는 만큼 너도 막걸리 좋아했으면 좋겠다.
정말 생각날 때마다 미안하고 슬프다..
갑자기 왜 이러냐면
오늘 술마시고 집에 와서 지금 몽롱하게 웹서핑하는데
인터넷에서 이런 사진을 봤어
그래..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냥 개 한마리가 기다리는 사진으로 보이고
누군가 보기엔 그냥 피식 웃고 넘기겠지..
근데 난 계속 볼 때마다 너 생각나서
그 때 계속 기다리고
뺑소니 차가 널 치고 지나가고
차가운 아스팔트에 니가 계속 날 기다리면서 울고 있었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린다.
그 날 늦게 도착해서 피범벅이 된 너였지만
그나마, 정말 슬펐지만 정말 그나마
너가 숨이 아직 붙어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계속 안아줬을 때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느끼고 무지개 다리 건넜었기를 바란다.
동물병원에서 치료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수술비가 60만원이라...
내 월세보다 비싼 돈을 갑자기 낼 수 없었어...
정말 미안해..
성공률도 낮고 그냥 하지 말라고 조언하던 수의사의 말에 동조해버린 날 용서해줘
잠시라도 고민했던 날 용서해줘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