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미국에서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나이는 29살이고,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요즘 좀 이상해서요. 그 친구와는 이제 2년 반 정도가 되어가네요. 처음에 보자마자 서로에게 끌려서 정말 정신나간 듯 시작을 했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2년동안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서로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지냈었죠.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전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에 사귀는 동안 제가 유학을 가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었습니다. 일단, 제가 먼저 이곳으로 오고, 일이년 후에 결혼해서 제가 박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다시 들어갈때까지 미국에서 같이 살자고, 일단 막연하게나마 그렇게 미래를 약속하고 서로 부모님도 만나뵙고 이번 여름에 미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자주 전화도 하고, 말로나마 사랑도 확인하면서 그렇게 잘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3개월 남짓된 지금, 그 친구가 벌써 많이 변했네요. 원래 한국에서 같이 있을땐, 그 친구가 전화도 더 많이 하고, 흔히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하듯, 투정 부리는 식의 집착도 많이 하던 친구였는데, 요즘엔 전화도 한통 제대로 하기가 힘이 듭니다. 시차 문제도 있지만(보통 제가 통화가 가능한 시간이 그 친구가 회사에 있을 시간입니다.)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한마디로, 그 친구의 마음이 많이 떠난 것 같습니다. 최근 한동안 그 문제 때문에 혼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불면증도 생기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생기곤 하던 소화불량까지 도졌습니다. 이렇게 혼자 고민하느니 솔직하게 내 생각을 털어놓자는 생각에 얼마전에 이메일을 한통 보냈습니다. 기다리는게 그렇게 힘들어서 그러는거면, 나에게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라고요. 그리고 오늘 그 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 편지를 보냈는데도 저와 통화한 시간은 고작 15분정도...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처음에 제가 떠나고 나서,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지냈다고. 그래서, 자기도 살아야겠기에 조금 무심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요. 제가 별로 할 말은 없었습니다. 걱정말라고, 자기를 믿어달라고 얘기하는 그 애에게 그냥, 알았다고,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다들 그렇게 시작되는거잖아요. 무심해진다는 것, 두 연인의 사이가 벌어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이렇게, 서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 걸까요? 끝이 보이는 것만 같은 이 관계를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렇게 유지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차라리 지금 정리를 하는 것이 나은 것은 아닐까요? 한국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와서 보면, 그 친구, 혼자서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그런 타입인 것 같습니다. 고작 3개월이 흘렀을 뿐인데, 앞으로 이렇게 계속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헤어지는 것은 제겐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결국 어차피 끝날 거라면 지금 끝내는 것이 서로를 위해 더 나은 일일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그 친구는 지금 어떤 심정인건지... 저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