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여친이 결혼하자는데...돈이 없어서 헤어질거 같네요...
게시물ID : gomin_636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32남
추천 : 5
조회수 : 875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0/05/05 20:57:19

 32살 서울에 혼자 자취하는 남자입니다.. 오유는 눈팅만 하다 글은 처음 써보네요..
 
 한 일년 가까이 사귀고 있는 여친이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는 아니지만 얼마전부터 여친이 부모님한테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올해든 내년이든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친 성격이 똑 부러지는 성격이고, 뭔가 처리할게 있으면 확실히 해놓는 성격이라 그러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여친도 혼자 자취하고 있고, 저도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아서 서로 데이트 비용 쓰고, 집세등등 쓸 바에야 빨리 합쳐서 돈 모으는게 나을 것 같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더라구요... 물론 주위 인생선배들도 그런 얘기 많이 하구요...

 근데 문제는 제가 돈이 없다는 점입니다. 27살에 서울와서 전문직으로 일한지는 약 6년 정도 되었는데, 저희 업계는 초반에 일단 급여가 짜지만 나름 전문직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레벨이 오르면 목돈이 크게 오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초반에는 일을 배우느라 돈을 모으지 못했고, 회사에서 나와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꽤 벌었는데.. 저희 집안에서 제앞으로 빌린 돈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어서 결국 신용회복위원회 도움으로 몇년전 다 갚고.. 나머지 저희 아버지 파산신청 비용이라던가 등등으로 다 나가고 나니 실제 지금 가진 돈은 약 천만원 정도 밖에 없네요..

 제작년에 한달에 천만원 벌 때도 있었고... 사실 앞으로 열심히만 하면 전망은 좋은데 문제는 지금 가진게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불황의 여파로 미수금도 엄청나고 떼먹힌 돈도 천만원이 넘고...
아.. 이 생각해도 머리 아프네요..

 여친은 집에서 혼자 사는 오피스텔 전세비 내주고 한달에 버는 돈 3분의 2를 부모님이 저축해 관리하고 아껴쓰고 하다 보니 6000만원 가까이 모았다고 하는데.. 저는 천만원도 안되니... 


 사실 처음 사귈때는 결혼까지 생각하지도 않아서 돈 많다. 돈 잘번다고 계속 얘기하고 실제로 되게 많이 쓰기도 했습니다. 물론 번돈 모으지 않고 다 쓴 거죠. 그러다가 여친 어머님도 뵙고 여친 어머니도 저를 마음에 들어 하셔서 혼자 사니까 반찬 김치 같은것도 가져다 주시고.. 저도 고향에 어머님께 잠깐 여친 데려가서 보여준 적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결혼얘기도 나오고 얼마전에 여친이 서로 부모님께 이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고 얘기해 보자고 했습니다.

 서울에서 24평형 아파트 전세 하나 얻는데 최하 1억4,5천은 드는데. 전에 신용불량자였던지라 대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고, 부모님께서는 예전에 저한테 해줄게 하나도 없어서 결혼 언제 할거냐 말 못하겠다고 술한잔 하면서 말씀 하신적도 있구요. 

 그래서 여친한테 "오빠 돈 모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겠냐?" 라고 물어봤더니 언제까지 기다려야될지도 모르는 사람 하염없이 기다릴 여자가 어딨냐고.. 둘이서 어떻게든 알아서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당연한 얘기죠. 

 문제는 이렇게 제가 돈이 없다보니 적극적으로 둘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나서지를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사랑이 우선이니 돈이 없더라도 여친이 다 내고 빌려서 단칸방에서라도 시작해보자...라는 얘기는 어렸을 때나 통할 얘기구요.. 지금도 현재 여친 친척집에서 계속해서 선자리 들어오고 있구요...

 그것때문에 계속 술 마시면서 싸웁니다. 여친은 왜 적극적이지 못하냐. 저는 돈이 없어서 그렇다..

 그러다 어제 술 마시고 크게 싸웠네요.. 여친이 매일 돈이 없다고 자책하는 모습 보기가 싫다. 이제 그런 모습 지쳤다. 자기는 나랑 결혼하고 싶어서 잔소리도 많이하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서 고칠 수 있는 단점(담배 피는거. 치아 치료등)들 바꿔라고 많이 했는데... 그리고 돈 없는 거 다 이해하고 어떻게든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자기 어머니한테도 말하고 자기돈하고 해서 하려고 했는데 나는 계속해서 돈이 없으니까 니 앞에 당당하지 못한거다. 내가 모아둔 돈. 아니 돈을 빌릴 수도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텐데 내가 못나서 그렇다 계속 자책하다 보니 울면서 집에 가버리네요...

 솔직히 집에 어머니께 그 때 봤던 여친이랑 결혼하고 싶다.. 아버지랑 같이 얘기하자고 말씀드렸는데 부모님한테 소식도 없고. 그걸 들은 여친도 부모님이 내 결혼문제에 대해 너무 무심하다.. 그러고..

 이제 제가 어떻게 해야 될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헤어지고 싶지는 않고. 여친은 그냥 다 지쳤으니 더이상 자기가 먼저 결혼 하자고 먼저 얘기 하지도 않겠다..라고 하고.
 
 요즘 받을 돈도 계속 밀리고. 프리랜서 접고 회사로 다시 들어가면 목돈 만질 기회는 다시 줄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어제 그러고 오늘 여친 집으로 찾아갔다가  한시간동안 여친이 울면서 하소연하는거 아무말없이 듣고만 있다가 그냥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예전에 생겼던 (갑자기 신용불량자 됐을 때 생겼던) 우울증도 다시 도지고..
 여친이랑 방금 통화하면 한없이 작아지는 내자신을 느끼고... 그럼 여친이 더 싫어하고.. 당당하지 못하다고... 그냥 맘편히 죽어버릴까 생각도 들고... 


 미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유님들...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