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삼성 야구'의 사상 첫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KS) 통합 우승은 가능할까.
준플레이오프(준PO)서 만난 넥센과 두산은 결국 5차전 승부까지 갔고, 이제 준PO 승자는 정규시즌 2위 LG와 16일부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5전 3선승제의 PO에 돌입한다. 포스트시즌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잔치의 초점은 '시스템 야구'를 자랑하는 삼성이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이란 신기원을 열 수 있을지, 아니면 좌절을 맛볼 지로 모아지고 있다.
삼성,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쓰다!
삼성은 10월 2일 사직 롯데전에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며 한국시리즈(KS) 직행 티켓을 따내고 사상 최초 3년 연속(2011~2013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완성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지금까지 3년간 내리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한 팀은 한 팀도 없었다. 해태가 KS 4연패(1986~1989년)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모두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1988년까지는 전·후기리그 제도 하에서 치러졌다. 단일리그로 치러지는 현 제도와 달랐다. 전·후기리그를 합쳐 종합승률로 따져도 해태는 1988년과 1989년 2년만 1위였다. 1986년과 1987년에는 삼성에 밀렸다.
단일리그제로 치러진 1989년 이후(양대리그로 시행된 1999~2000년 제외)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사례는 다섯 차례 있었다. 1996~1997년 해태, 2001~2002년 삼성, 2003~2004년 현대, 2005~2006년 삼성, 2007~2008년 SK였다. 그러나 3년 연속 KS 직행은 올해 삼성이 최초다.
아울러 삼성은 21세기 최강팀으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21세기에 무려 9차례(2001~2002년, 2004~2006년, 2010~2013년)나 KS 무대에 올랐다. 특히 2001년 이후 최근 13년 사이에 9차례 KS에 진출한 것 역시 프로야구의 새 역사다. 그동안 해태가 1986~1997년 12년 사이에 8차례 KS에 올랐고, 삼성이 2001~2012년 12년 사이에 역시 8차례 KS에 진출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1990년대까지 6차례(1982년, 1984년, 1986~1987년, 1990년, 1993년) KS 진출을 합치면 삼성은 총 15차례나 KS 무대에 올랐다. 한국프로야구 32년 역사에서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 해태와 KIA로 이어지는 타이거즈는 10차례 KS에 올라 가장 많은 10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KS 진출만 놓고 보면 삼성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의 위기? 시스템으로 극복하다!
2011년 8경기를 남겨두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던 삼성은 작년엔 5경기를 앞두고 1위 축포를 터뜨렸고, 올해는 1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결정했다. 그만큼 지난해와 또 달랐다. 시즌 개막 전 프로야구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후보는 삼성이 아닌 KIA였다. 삼성은 전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하자 연이은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키스톤 콤비 김상수(왼 손등)-조동찬(왼 무릎), 통산 홈런왕 1루수 이승엽(허리), 포수 진갑용(왼 무릎)이 모두 부상에 발목 잡혔다. 8월 중순에는 '장외 타격왕' 채태인이 왼 어깨 부상으로 한 달 간 결장했고, 9월 초에는 톱타자 배영섭이 사구 후유증으로 열흘 넘게 빠졌다. 똑같이 부상 악령에 시달린 KIA는 고꾸라졌지만 삼성은 견고했다. '시스템 야구'로 훌륭한 백업을 구축한 덕분에 주전들의 잇단 부상 공백을 메웠다.
삼성은 2004년 말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한 이후 외부 FA(프리 에이전트) 영입을 단 한명도 하지 않았다. 2010년 현금트레이드로 넥센에서 장원삼을 데려온 게 유일한 보강이다. 그 외에는 꾸준히 자체 팜 시스템에서 선수를 키워왔다. 최형우·채태인·박석민은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고, 배영섭과 정형식·이지영·심창민 등은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1996년 개장한 경산 볼파크(2군 훈련장)에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1.5군과 유망주를 키워낸 덕분이다. 배영섭이 다치자 정형식이 그 자리를 메웠고, 이승엽과 채태인이 동시에 빠졌을 때는 베테랑 강봉규가 1루 수비를 책임졌다. 베테랑 진갑용의 빈자리는 이지영이 채웠다. 심창민은 FA로 빠져나간 정현욱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필승 불펜조로 우뚝 섰다.
삼성은 KS 우승을 통해 사상 첫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이란 신기원을 노린다. 마지막 대업을 완성해 한국 프로야구의 철옹성 역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011년 취임 첫해부터 우승을 일궈낸 류중일 감독은 "삼성 특유의 1등주의 프라이드를 밑바탕 삼아 새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