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내일이 휴일이라 한편 더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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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우리는 발목이 잡혀 강제 야근을 하게 되었음.

 

나: 그런데 비전 팀장님. 안찍혀서 문제니까...이제는 된거 아닌가요..?

 

비전 팀장: 아니지. 이제 찍기 시작했으니 지금부터 시작이지!!!

 

주임 3인방: ......(조졌다...)

 

그 와중에 어느새 사라졌던 메가통 팀장이 돌아왔음. 

 

팀장: 어...그래...해결 됬어? 수고했어.

 

주임 3인방: ....(죽일까 이새끼....)

 

그리고 다시 진행된 테스트...제품을 태워보니 뭐 검사는 그럭저럭 되는거 같았음.. 그렇게 몇장 더 컨베어에 태워봤는데

 

S사 담당자: 음? 근데요. 이거 불량 개수가 평소보다 좀 많은거 같은데요?

 

그러더니 화면상에 보이는 영상의 불량 갯수를 일일이 하나씩 세어보기 시작했음.

혹시나가 역시나...대략 52개정도의 불량이 있는데, 실제 카운팅된 불량은 90개가 넘어가고 있었음.

달아 올랐던 현장 분위기는 어느새 다시 가라앉고.... 팀장이 다시 자리를 꿰차자 사람들이 다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음...

 

그리고 우리 셋은 팀장 옆에서 팀장이 디버깅으로 문제를 잡을때 까지 105인치 짜리 제품을 들고 앞에서 뒤로 왔다갔다 해가며

컨베어 벨트에 태우는 작업을 반복해 줬음. 그런데 옆에서 지켜보니 팀장이 여기저기 디버깅 포인트를 찍어놓고 있는데

제품을 태워도 포인트에 걸리질 않는거임. 

(디버깅 포인트라고 코드의 어느 한 지점에 포인트를 찍어두면, 실제 코드가 동작할때 그 위치에서 코드가 딱 멈추는 기능.

그 포인트부터 한줄씩 프로그래머가 실행해 가며 문제를 파악해 나가는 업무 방식..)

 

그렇다는건 팀장이 예상한 지점으로 코드가 돌지 않는다는 거임. 그렇게 1시간 가량 인내심을 가지고 왔다갔다 하고있다가 

도저히 답답해서 참을 수 없었음..

 

나: 팀장님. 그냥 여기랑 여기랑 저기랑 포인트 다 찍으시죠? 하나 얻어걸리기라도 하게...?

 

팀장: ......

 

나: 지금 팀장님이 예상하시는 파트에 하나도 코드 플로우가 안들어 오잖아요....

 

팀장: ....내가......

 

나: ?

 

팀장: 내가 팀장이야. 어디서 건방지게 이래라 저래라야...

 

나: (딥 빡침).... 팀장님...팀장님이야 한 포인트 놓쳤으니 다시 돌리면 된다 싶으시겠지만, 그것땜에 3명이서 계속 왔다갔다 하잖아요.

한번 제품 태울때 좀 신중히 진행해 주시져..

 

그때 뒤에서 다시 제품을 들고오던 무쌍 주임이 다가왔음.

 

무쌍 주임: ㅆㅂ. 그냥 나와요. 틀린말도 아니구만.

 

팀장: !?

 

무쌍 주임: 나오시라구요. 도움 안되니까. 포인트도 못잡으면서...

 

나: ...(...와우 빠꾸 없구만 역시~)

 

팀장도 상당히 당황해서 어버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음. 그러더니 민망했는지 밖으로 나가 버렸음.

팀장이 나감과 동시에 ㅋㅋㅋㅋ 밖에 나갔던 비전팀 사람들과 S사 담당자가 우르르 현장으로 들어왔음.

 

비전팀 외 S사 담당자 일동: 아. 이제 시작하는거지!?

 

주임 3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쌍 주임: oo씨 이거 검사로직 어느 파트에 있어요?

 

나: ooo cpp 파일이요. 함수이름은 ooo.

 

무쌍 주임: 좋아~ 그럼 한번 볼까요? 음....이건 한큐에 검사하는 방식이 아닌거 같네요? 

 

나: 아 쓰레드, 쓰레드 노래 부르더니 그건가 보네. 이거 한프레임 찍고 그다음 프레임 이미지 스캔하는 동안 이전에 찍은

프레임 검사하고 하는 식으로 영상 촬영이랑 검사랑 동시에 이루어 지도록 할라고 한거같네요.

 

무쌍 주임: 그런거면...뭐 아니길 바라겠지만 딱 하나 생각나는게 있네요.

 

아몬드 주임: 에이 형 설마..ㅋㅋ 

 

무쌍 주임: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불량 이미지가 끼면, 앞전에 프레임에서 불량 카운팅 한번 하고, 뒤에 프레임 이미지에서 또 검사하면 

사이에 낀 이미지 또 카운팅 하고. 그런거 같은데? 팀장이 병신이 아니길 바래야지..

불량 좌표 비교를 해보던가, 불량 사이즈 스펙이 있으면 최대 스펙만큼 오버랩 감안해서 검사 영역을 오버랩 해보던지 해야지..

 

당시 정확히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여 정확하진 않으나.. 무쌍 주임이 무슨 한컴 타자연습 하듯이 타다다닷...하고 

코딩을 시작하고.. 그때 나는 옆에서 보며 참 느끼는 생각이 많았음. 부럽기도 했고. 저렇게 막힘 없이 코딩을 할 수 있는 수준과 자신감

이 너무 부러웠음.

 

무쌍 주임: 한번 테스트 해볼까요?

 

그렇게 다시 제품을 태우고 불량의 카운팅이 떴음. 그리고 S사 담당자와 비전팀들은 이미지를 띄워놓고 하나하나 카운팅을 시작했음.

 

일동: 와~~~ 일치한다~!! 됬다!!!!

 

그런 반응을 보더니 메가통 팀장이 슬쩍 슬쩍 눈치보며 현장으로 들어와서 어흠...어허험...하면서 눈치보고 있었음.

 

주임 3명: 그럼 우리...퇴근할 수 있는거죠...?

 

S사 담당자: 그럼 일단 오늘은 그쪽 3분은 가시죠? 시간도 많이 늦은거 같은데...

그때가 아마 11시 반인가 12시인가 되어있었음. 도대체 팀장아...몇시간을 잡아 처먹은거냐... 

 

S사 담당자: 아 그리고 주임 3분. 내일도 나와 주셨으면 합니다. 하하...

 

그렇게 돌아가려는 와중에 무쌍 주임이 아몬드 주임에게 말했음.

 

무쌍 주임: 아몬드야. 가서 USB에다가 지금 수정한 프로그램좀 받아와라. 이 세상엔 ㅄ들이 참 많은 법이거든.

 

아몬드 주임: 헤헷...이미 받아놨져. ㅎㅎ

 

나: 에고...괜히 저 따라오셨다가 고생들만 하셨네요....

 

무쌍 주임: 뭐 이것도 추억이고 재미죠. 그래도 oo씨가 코드를 제대로 파악하고 계셔서 저도 믿고 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그래도 역시 오늘밤의 1등 공신은 무쌍 주임 당신입니다 ㅠ

 

그렇게 퇴근해서 잠을 자려고 해도, 방금전까지 벌어졌던 상황이 눈에 아른 거렸음. 부장과 주임인데...격차가....40대 중반과 20대 후반의

시간이라.... 나도 40 넘어서 저리 될까 두려워서라도 더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잠을 잤음.

 

그리고 다음날. 회사 사무실에 출근을 했는데, 메가통 팀장은 바로 공장으로 출근을 했고, 우리 팀 자리에는 주임 3명만 앉아있었음.

비전 팀장에게 대강의 전말을 들은 연구소장님은 약간 미안한 마음을 담아 

우리에게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셨음. 그렇게 우리는 어제의 S사 담당자의 요청은 살포시 무시하고 다시 각자의 업무를 하려고 했는데

비전 팀장이 사무실로 헐레벌떡..! 뛰어 오셨음.

 

비전 팀장: 다시....다시....시작 됬다...!

 

비전 팀장: 또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프로그램이 윽... 죽기 시작했다고..!!!

 

주임 3명: 네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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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끊을게요. 덧붙이기엔 템포가 늘어져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