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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20
게시물ID : soda_6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53
조회수 : 7913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23/08/31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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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좀 여유로운 날이라, 이쯤하고 설렁설렁 프로그램 짜려고 했는데, 어떤분이 댓글에 추천하려고 잊어버린 아이디 찾아서 왔다는

글을 남겨주셨더군요. 독자님들이 이렇게 성의를 보여주시니, 저도 오늘은 특별히 연작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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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하게 사격중지를 하고나니, 본인이 너무 급발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뭐 엔지니어들이야 일하면서 서로 인정하고

알아줄테니 크게 마음에 담아두진 않았음. 물론 사람인 이상 본인도 불편함은 좀 있겠지만..

그렇게 다음날 장비를 해체하고 포장하고 트럭에 태워 경북의 고객사로 보냈음. 그리고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 

회사 차를 장기 대여하고, 짐싣고 경북으로 향했음. 2시간 30분가량 걸렸는데 도로가 확 뚫려있어 가는길이 편했음.

 

그렇게 회사에서 구해놓은 숙소로 향하니 원룸 형식의 방이었고, 이미 와있는 사람들의 짐이 2개 풀려있었음. 

아..R대리와 S사원이랑 셋이 원룸을 써야 하는구나...불편불편;;

 

짐을 풀고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고객사 주차장으로 향했음. 고객사는 큰 제조 회사였음. 외관을 딱 봤을때 아주 익숙했음.

예전 가족같은 회사와 그 구조가 사뭇 비슷했음. 그리고 느껴지는 공기도 익숙하달까...

현장으로 들어가보니 커다란 공장안에 아주아주 길~~~다란 장비들이 줄을 지어 있었음. 마치 예전 제조팀이 만들던 본딩기와

아주 흡사하달까? 그리고 그 장비에 붙어서 렌치와 수평계로 열심히 조이고 레벨을 맞추고있는 사람들이 보였음.

음. 아마 예전 가족회사의 제조팀이랑 같은 부서겠구만~, 그리고 장비에 랜선을 연결해놓고 열심히 노트북 두드리고 있는 사람들..

음 PLC팀이구만. 그리고 얼굴에 짜증 가득섞인 한무리의 인원들이 장비밑에 머리를 박고있었음. 이분들은 전장팀이겠네.

 

이거 완전히 예전 가족같은 회사랑 똑같았음. 음. 저 아저씨들 성들 드럽겠구만. ㅋㅋㅋㅋ

그리고 그 길다란 장비 맨 뒤에 우리 장비가 보였음. 그리고 익숙한 2명 외에 나이 지긋한 40대 중반의 포스있는 아저씨 한분이 장비에

노트북을 꽂아놓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음. PLC인가..? 못보던 분인데. 

 

S사원: 주임님 오셨습니까! 

 

나: 네~ 다들 고생많으시네요. 너무 그렇게 각잡고 딱딱한 말투 쓰지마요 ㅎㅎ 

 

나 & R대리: ......

 

나: 새로운 분도 계시네요? 안녕하세요. 이 장비 소프트웨어를 맡은 oo주임입니다.

 

??: 어~ 안녕하세요~ 나는 oo테크 제어팀  ooo입니다.!

 

나: 아. 그러시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우리직원끼리 잠깐 담배피러 나왔음.


나: ?? oo테크요? 고객사 직원분이 아니시네요?

 

R대리: 이번에 영업부장님이 협력사로 함께 이 프로젝트 진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나: 음? 그런얘긴 못들었는데..지금 고객사에도 PLC팀 있잖아요? 그냥 업혀가면 되는데 왜...?

 

R대리: 몰라요. 왜 끼워넣었는지. 그것 때문에 고객사도 불편해 해요. PLC 비용 더 띵궈먹을라고 잔머리 굴리는거 아니냐 하면서..

 

나: 뭐 저야 PLC는 잘 모르지만..그래도 하나로 가야하지 않나 싶은데. 뭐하러 제어를 둘로 나눠가시려는거지? 이상하네.

 

R대리: 몰라요.

 

음. 어쨌든 본인이 오니 고객사 직원 한분이 와서 우리 프로그램을 보여달라고 했음. 그렇게 프로그램을 보여주려는데 

작업하고있던 인상더러운 제조팀과 짜증섞인 전장팀. 깐깐한 PLC팀 사람들이 우르르 와서 다같이 프로그램을 보러왔음.

뭐야..왜 갑자기 이런 무거운 분위기가...;;

 

그리고 테스트 시료를 올려놓고 카메라로 스캔을 했는데.. 화면에 아무것도 안나오는 거임. 잉? 뭐지?

평소같으면 R대리가 바로 "주임님. 뭐 프로그램 만진거 없어요?" 할만한데, 한따까리 해서 그런지 아무말이 없었음. 

그것보다는 심히 당황한 표정으로 전장박스 함을 열고 배선을 확인하고, S사원은 카메라 케이블을 확인하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음. 

 

그러자 바로 나오는 고객사의 짜증.

 

고객사: 아이씨!! 시작부터 뭐야. 작업 제대로 한거 맞아요?

 

R대리: 죄송합니다. 잠시만 체크해 보겠습니다.

 

본인은 중간에 껴서 슬쩍 눈치보고있었는데 번쩍! 머리속이 멍~ 해졌음. 아...어제 내 노트북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려고 카메라 연동부를

주석처리 해뒀는데...; 까먹고 주석 해제를 안하고 그냥 장비에 넣어버린거임..

 

그리고 주마등처럼 몇일전 R대리를 전화로 신나게 두드려패던 내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와. 골때리네. 큰소리 떵떵 쳐놓고 이런 사소한

실수를 해버리면 얼마나 개쪽팔림인가!? 한 5분간 머릿속에서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왔음.

 

"그래. 모른척 하고 있다가, 사람들 좀 한눈판 사이에 정상적인 프로그램으로 엎어버림 되지않아!?"

 

거짓말은 머리회전이 적당히 빠른 사람이 해야 잘 먹힘. 근데 머리회전이 더 빠른 사람이라면 그 결과까지 생각해서 거짓말을 하지않음.

잠깐의 쪽팔림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치다가는 여러사람이 다치는 경우를 설비 업계에서 많이 봐왔음. 

 

가령 본인이야 슬쩍 원래 프로그램으로 엎어버렸으니 문제가 없다는걸 알겠지만, 지금 배선 확인중인 R대리의 경우 머릿속에서 

지옥이 펼쳐져 있을거임. 그리고 본인이 10년 가까이 일하며 작업해왔던 경험. 지식 같은것들이 송두리채 흔들리는거임. 

그 와중에 안되던게 갑자기 되어버리면!? 멘붕이 오는거임. 일좀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전에 계속 오늘일을 생각하겠지..뭘 잘못했는지..

그렇게 자기 실력에 의심을 품어버리면 앞으로 제대로된 RPM이 나올수가 없음. 그리고 무엇보다 한 회사 동료끼리 숨기는게 생기면

협업을 할 수 없음. 결국엔 될일도 안되게 되버리는 사고가 나는거임. 

장비라는건 모두가 자기 파트에서 잘 해줘야 하는 거니까...이렇게 얼른 계산을 끝내고 소리쳤음.

 

나: 잠깐만요!!!! 

 

사람들: ??

 

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시뮬레이션 테스트 한다고 어제 저녁 코드에 카메라 연동부를 해제 시켜놨거든요..

오늘 깜빡하고 그 코드를 그대로 넣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씨...제조팀 아저씨들 또 한소리 하것네..;;)

 

사람들: 아. 그래요? 다행이네. 그럼 어서 새로 넣어봐요.

 

나: 잉!?

 

그리고 정상적인 코드를 넣었고, 고객사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보며, 오~ 확실히 검사기 업체라 그런가 프로그램이 있어보이는구만?

카메라 사양이 커서 안될줄 알았는데 잘 나오네~ 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다들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작업을 하기

시작했음. 휴.....겨우 위기 모면..... 사실 이 부분만 되면 우리 3명은 할일이 없었음. PLC 담당자만 고객사 장비와 연동동작, 그리고

우리 검사품 이송 동작부를 만들어주면 되었으니까..

 

그래서 셋이 흡연장으로 나왔음. 

 

R대리: .......

 

나: 저 대리님.

 

R대리: 네?

 

나: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을거 같아요. 

 

R대리: 놀라다뇨~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또 제가 해결못하는 문제가 터진건지 알고 순간 머릿속에 아무생각도 안났어요!!

 

나: 그리고 몇일전의 통화도.. 함부로 말했던것들 다 사과드립니다. 

 

R대리: 주임님. 무쌍주임님 한테 들었어요. 그쪽이 어떤 성격인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방금도 봤구요. 지금까지 같이 일했던 프로그래머

들 절대로 자기 실수 인정 안하려고 했고, 은근슬쩍 넘어가고 했었는데..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실세 K팀의 R대리는 본인과 서로 터놓고 편하게 같이 믿고 가는 사이가 되었음. 

예전 무쌍주임이 메가통팀장 따라다니며 그가 싼똥들을 다 정리할때, 대부분의 그 똥장비들의 담당이 R대리였다고 함.

근데 잡히는 족족 그자리에서 해결해 나가는 무쌍주임에게 반해서 둘이 많이 친해졌다고 들었음. 아아.. 무쌍아.. 너어는...!!

메가통 팀장이 3달동안 해결못했던 문제를 그 자리에서 30분도 안되서 해결해 버렸다고 입에 침을 튀기며 본인에게 무쌍주임을

칭찬했음. ㅎㅎㅎ 그치. 우리 무쌍이는 그런 친구지.

 

R대리는 술을 참 좋아했음. 그리고 정말 많이...그리고 자주 먹었음. 퇴근후 숙소에 올때 맥주를 얼마나 많이 사왔는지...

그리고 그 맥주를 혼자 다 마셨음. 거의 6캔정도를 혼자 벌컥벌컥....그렇게 원룸에 셋이 둘러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R대리: 이번 프로젝트 말이죠. 어쨌든 돈이 많이 남아야 성공했다고 볼수 있어요. 지금 제일 문제는 PLC에요.

 

나: 왜요?

 

R대리: 지금 여기 나와있는 oo테크 저 양반. 하루 일당이 얼만줄 알아요?

 

나: 음...PLC니까...하루에 20만원!? 25만원!?

 

R대리: 노노노~ 놀라지 말아요. 60만원 입니다.

 

나: 네!? 아니 ㅅㅂ 왜요? 그분 직급이 뭔데요?

 

S사원: 그분 나이랑 포스를 봤을때 거의 사장님 포스던데요? 최소 부장급. 그러니까 비싼거 아닐까요?

 

R대리: 직급은 나도 몰라. 근데 영업부장이 그렇게 계약했다 하더라고. 

그리고 더 이상한건, 중국에 같이 나가게 됬을때 저 양반 몸값이 90만원이에요. 중국어를 겁나게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현지인 수준으로.

그래서 이번 출장은 통역이 없어요. 통역비 포함인가...!?

 

나: 에이. 에바다. 우린뭐 땅파먹고 장사하나? 우리 프로그래머도 그렇게는 못받아요. 글고 중국어는...나도 쬐금은 하는데...;;

 

S사원: 어..저도 중국어는 쪼금...제가 HSK 4급인데....

(영상기술 팀장이 중국어성적 있는 인원을 눈에 불을켜고 우선적으로 뽑았다고함. 본인한테 중국어 번역문제로 쌈싸먹힌 뒤로.ㅋㅋㅋ

크아!!! 인생의 나비효과가 이런건가!? ㅋㅋ너 임마! 너 뽑은게 나나 마찬가지야 임마!!) 

 

나: 올? 의외네? ㅋㅋ 나는 그냥 전투 중국어라..ㅋㅋ 오픽은 있는데, 역시 정석은 HSK지. ㅋㅋ

 

R대리: 주임님은 프로그램 하셔야죠! 그러니까 우리가 집중할일은 최대한 저 PLC양반 현장에 안나오도록 몰아서 일 시키는게 중요해요. 

 

나: 음. 그럼 우리가 여기서 셋업하는 예상 일정이 얼마나 되는데요?

 

R대리: 1달 정도 되는데. 그건 우리 앞장비 쪽이 생산라인이라 오래 걸리는거고, 우리가 순수하게 쓰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 이상 지연되면 안되구요. 문제는 중국일정인데 우리는 중국에서 3달을 넘기면 안되요. 그때부터는 우리도 마이너스에요.

그리고, PLC 인원 불러다 쓰는 최대 할애 시간도 20일 정도로 잡고 있구요. 그 이상은 쓰면 안되요.

 

S사원: 그럼 일주일이면 420만원이나 벌어가는 거에요 oo테크는?? 그리고 중국에서는 10일이면 900만원 이잖아요!

 

나: 도대체 영업부장은 뭔 생각인거야? 아예 돈을 가져다 퍼주네 퍼줘. 장비라는게 일정대로 되는 경우가 있나!? 이래도 지연. 

저래도 지연이지!!

 

R대리: 예전 회사 PLC팀 지인한테 알아보니까, 우리장비 PLC 수준 정도면 10일 정도면 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 여기 국내에서 모든 작업을 다 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나: 으음.... 일단은 내일부터 한번 지켜 보시죠.

 

뭐랄까. 서로 격의가 없어져서 그런가, 원룸에서 셋이 모여 쉬는데 친구들하고 수학여행 온거 같은 기분이었음. S사원은 프로그램쪽도

조금 배웠다고 해서 옆에 앉혀놓고 코드를 설명해줬고, R대리도 옆에서 같이보고, 본인 생각에 프로그래머가 없더라도 비전팀에서

프로그램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전조증상.. 확인 가능한 사항 같은거 알려주면서 그렇게 놀았음. 그리고 프로그래머의 구라를 잡아낼

수있는 팁 같은거. 

 

예를들어 오늘같은 실수가 있을때, 실행파일의 생성날짜 잘 보라고...ㅋㅋ 만약에 몰래 엎었으면 그 날짜 바뀌어

있을 거라고...ㅎㅎ R대리는 오오미! 하면서 눈빛을 빛냈음. ㅋㅋㅋ

(이후 R대리는 회사 공식 프로그래머 구라 판독기로써, 메가통 팀장외 여러 프로그래머 대가리를 깨부수는데 일조를 하는데....

이건 아직 먼훗날 얘기...)

 

그렇게 다음날.

큰 문제는 없지만 본인은 프로그램의 연동 동작 체크나, 현장에와서 좀더 구체화되는 요구사항에 따라 조금씩 코드를 수정해가면서

PLC 작업자를 관찰했음. S사원도 카메라 관련해서 DCF파일을 확인하거나 R대리의 잔업무를 도우며 PLC 작업자를 관찰....

제일 바쁜건 역시 R대리 였음. PM이다 보니 고객사와 미팅하러 가거나, 본사에 보고하거나 그외 설비 전장, 조립 같은 부분 조정하면서

PLC작업자를 관찰했음..ㅋㅋㅋ

 

PLC 아저씨도 흡연자였는데, 간혹 담배를 피러가면 셋이 따라나가서 탐색전을 벌였음.

 

S사원: 저..혹시 저희가 뭐라고 불러드려야 될까요?

 

PLC 아저씨: 음...뭐 사장님? 정도?

 

나: oo테크 사장님이세요?

 

아저씨: 아니. 그건 아닌데 뭐 협력관계? 같은거라고 봐야지..

 

(호오...안알려 주겠다 이거지? 근데 이 양반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해도 업무관계에 자꾸 반말을...)

 

나: 혹시 전화번호 있으신가요? 우리 서로 추가해놔요. 연락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아저씨: 음. 그럴까? 자 이 번호야.

 

나: 음..성함이랑 직급을 말씀해주시겠어요? 저장해놓게.

 

아저씨: ooo이고 직급은 그냥 사장님이라고 쓰면 되지.

 

(본인은 그냥 ooo님 이라고 저장했음. 뭐 개나소나 사장을 가져다 붙이고 그래?)

 

그렇게 번호를 저장하고 얼른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해서 프로필을 뒤져보았음. 뭔가 중국에서 찍은듯한 사진이 메인사진이었음.

그외의 사진은 없었고.

 

S사원: 사장님. 들어보니까 중국어 완전 잘하신다던데요! 저도 중국어 공부하는 입장이라...ㅎㅎ 요즘 HSK 준비하고있어요.

 

(오~ 그렇지. 내새끼 잘한다. 호구조사좀 더 해!!!)

 

아저씨: 아~그래? 나야뭐 하도 중국에서 이리저리 구르다보니 현지에서 익힌 케이스라..ㅎ 


S사원: 저는 쓰고 읽는건 하는데, 역시 말이 어렵더라구요;; ㅎ

 

아저씨: 음. 내가 중국다니면서 느낀건데 말이야. 얼~화 라고 알아? 얼~화! 중국에서는 이게 중요해. 

예를들어 뚜어 샤오첸? 이러면 안되는거지. 뛀 샤오첸? 이게 얼~화 인거지. 

 

(뭐래. 여기저기 구른게 아니고 동북지방에서만 놀았구만... 내가 조선족 빼고 만난 중국인중에 얼화쓰는 중국인은 별로 본적이 없다.

어디서 조선족이랑만 놀았나 보구만..)

 

아저씨: 내가 예전에 중국에서 사업을 좀 했거든!? 조선족 친구가 있어서. 진짜 고생고생했다. 안해본게 거의 없을 정도야.

 

(역시...)

 

나: 아 진짜요? 와....저도 28살때 중국 건너가서... 난통시 루동이라는 깡촌에서 포장마차 급조해서 오뎅도 팔아보고, 광저우에 옷공장들 찾아다니면서 옷도 떼보고....배드민턴 치던 인민폐 조폐국장 꼬드겨서 공무원 아저씨들 싸모님들한테 화장품도 팔아보고...불법 피규어 만드는 애들 찾아서 지하실도 가보고, 그거 떼다가 홍대에서 몰래몰래 팔기도 해보고...별거 다 해봤어요 ㅋㅋㅋ

 

아저씨: 어....어....뭘...많이 해봤네...?

 

나: 근데 결국은 안되더라구요. 아예 중국에 살지 않는이상 한국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뭘 하기에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더라구요.

믿을만한 현지 동료가 있으면 모를까.. 근데 또 친구랑 장사하는게 문제거든요. 분명 우리는 친한데. 숑디였는데 만약에 한국에서 그친구한테

700만원 어치 물건좀 떼서 사달라 그러려면...어후...살떨리더라구요. 결국 못했구요.

 

아저씨: 어..음. 그렇지 장사라는게. 나도 옷을좀 떼다가 팔아볼랬는데 한재산 날려먹었지..

 

나: 그럼 장사는 언제 접으셨어요? 프로필 사진 보니까 중국에서 얼마전에 찍은거 같은데. 

 

아저씨: 음..한 3년 됬지..그전에도 여러사업을 해봤지만 역시 월급쟁이가 제일 낫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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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날 저녁 숙소.

 

나: 다들 이제는 아시겠지만....저 아저씨는 최대 PLC 3년 따리 입니다.

 

R대리 & S사원 : ........

 

나: 최대로 추정했을때 3년이지, 최소로 따지면 1년도 안될수도 있다는 거에요. 근데 저 인원으로 하루에 60만원!?

 

R대리: 뭔가 이상합니다.. 이상해요...그래서 그런가 작업 진도가 전혀 안나가는 느낌...

 

나: 내가 오늘 그양반 모니터만 죽어라 봤는데, 터치화면 작업만 하루죙일 하더라고요. 내가 PLC는 모르지만, 예전 회사에서

PLC 날라다니는 사람들을 겪어봐서. 그 양반들이면 터치화면 작업따위 30분이면 찜쪄먹을텐데. 우리가 무슨 20축 26축 제어하는거

아니잖아요. 모터 해봤자 4개에, 대부분 실린더 동작인데. 

 

S사원: 음.. 그럼 본사에 보고를 하는게 어떨까요? 좀 이상하다고.

 

나: 기다려. 내일 내가 확실하게 커밍아웃을 시켜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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