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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37
게시물ID : soda_6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54
조회수 : 7787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23/10/10 09: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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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좀 일찍 업로드 합니다^^

쉬는동안 오랫만에 예전 앨범들을 뒤적여 보며, 과거 동료들과 즐겁게 지내던 사진들을 찾아봤습니다. 

핸드폰을 두번 바꾸면서 많은 사진들이 찾기가 어려워졌더라구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와서 너무 아쉬운...

더욱 아쉬운건 과거 소황제시절의 사진들이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것....ㅠㅠ

다행히 총칭의 소악마랑 예쁜 이혼녀 클럽 누님사진이 있어서 재빨리 킵을 해뒀네요...ㅎㅎ

이번주도 다들 좋은 한 주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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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팀장님. 솔직히 팀장님 프로그래밍 수준은 하급입니다. 주니어급.


사람들: !!!!!!!!!!!!!!


메가통팀장: ;;;;;;


미륵수석: OO대리. 지금 상당히 실례되는 말인거 알지?


나: 아. 수석님 오해 하셨나본데. 저는 감정적으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팀 업무에 대해서 각자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고자 하는 겁니다.


미륵수석: 그건 OO씨 본인의 생각인거지. 남을 판단할 위치가 아닐텐데?


나: 객관적인 내용에 대해 얘기를 하면 되지요 그럼. 메가통 팀장님. 직교하는 두 직선의 기울기를 곱하면 그 값이 뭐가 나옵니까?


메가통팀장: $#!%%....


미륵수석: ......;;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면 어떡하나.. 그런거야 인터넷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것을...


나: 인터넷에 검색해서 나오는게 실력입니까? 아..그래서 현장을 안가시려고 하시나? 현장에 인터넷 안되니까?


메가통팀장: .......;;


나: 수석님. 제가 수석님 경력과, 나이, 그리고 평소에 보여주셨던 인품. 존중하기 때문에 감히 수석님한테는 기초 수학 따위 질문 안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 객관적으로 팀원 역량 체크하는 과정에 간섭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신지 얼마 안되셨잖아요? 우리 팀장 실력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알아요.

그리고, 오랜시간 같이 일해온 무쌍대리가 떠났어요... 왜일까요? 뭐가 문제일까요?  그걸 알아보자구요.


미륵수석: ......


나: 혹시 다른 대리님들은 답을 알고 계십니까? 


(아몬드야 미안...)


앙드레 대리: 제가 왜 그쪽 질문에 답해야 되죠?


아몬드 대리: 음...(책상에 매직으로 X, Y 수직선 그리며..) 꼭 넌센스 같네요 ㅋㅋ 근데 이렇게 그려보니 뻔해서 ㅋㅋ -1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아몬드


나: 이건 아는 사람이 질문을 받으면 피타고라스 정리나, 벡터를 이용해서 증명할 수 있을거구요. 

편법을 쓰자면 지금 아몬드대리 처럼 재밌게 넌센스마냥 답변할 수 있는것이고. 

모르는 사람이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나쁠수도 있겠죠? 어쨌든. 이런 기본적인...

모른다 하더라도 잠깐만 정신을 차리고 하나하나 생각해보면 

누구나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입니다. 제가 무슨 대단한 수학공식을 요구한건 아니잖아요?


앙드레 대리: 그럼 내가 문제 내는것도 맞춰 보실래요?


나: 좋죠. 근데 오는게 있으면 가는것도 있는 법이지. 일단 들어와봐요. ㅎㅎ 


(덤빌거면 각오 단단히 하고 덤벼라..)


앙드레 대리: ......하아...그만 합시다.


나: 기분 나쁠일이 아닙니다. 모르면 큰일 나나요? 만약 앙드레 대리님이 문제 냈는데. 제가 못 맞췄다? 뭐 큰일 나는거 아니잖아요? 조금 무안하긴 하겠죠?

근데 수석님 말씀대로 인터넷에 검색하면 금방 답은 나올 문제들이죠. 그리고 그렇게 각인된 해답은 쉽게 안 잊어 지는거니 오늘 하루 큰 이득 본거 아니겠어요?

순간에 쪽팔림과 맞바꿔 각인 학습이 될 수 있다면 내 얼굴 걸레짝 될 때까지 쪽 팔릴 수 있는데 저는? 이런 사소한거에 자존심, 직급 생각하지 마시고 객관적인 자세로 회의를 해보자는 겁니다. 

각자 역량에 맞게 일을 분배해 보자구요. 누구하나 창피 주자고 다들 귀한시간 쪼개서 회의하고 있는거 아니잖아요?


사람들:.............


나: 이제 제 의도를 이해하신듯 하니, 다시 계산기 두드려 보겠습니다. 메가통 팀장님은 주니어 급. 

수석님은 시니어 급. 앙드레 대리님이 실무 코딩 경험이 거의 없으신건 

수석님께서 직접 공표하셨으니 굳이 말 안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나 아몬드도 감히 인터미디엇 정도 된다고 하겠습니다. 솔직히 저보단 아몬드 대리가 더 낫죠.


사람들: ............


나:  모든 업무에는 밸런스에 맞는 전투력이 필요합니다. (화이트 보드에 적으며...)

S사 베트남 출장 프로젝트. 시니어 1명에 인터미디엇 1명. 아주 보기 좋은 조합이네요. 중요한 프로젝트니까?

S사 검사기 24대 프로젝트. 주니어 1명에 앙드레 대리님. 여기 완전 약하네요?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팀장님이 봐줘왔다고 주장해 왔던 기타 현장 장비들. 원래는 무쌍대리 혼자서 다 해왔죠. 인터미디엇 1명이 다 커버해 왔습니다.

이걸 이제는 시니어1명, 주니어 1명, 인터미디엇 1명, 앙드레 대리 이렇게 같이 하겠다고요? ㅋㅋ 여기 전투력 몰빵이네요. 이거 이미 받을돈 다 받고 끝난 장비에요 여러분. ㅋㅋ

그리고 O산에 있는 장비들. 여기 아몬드 대리 혼자 커버해 왔습니다.


사람들: .............;;


나: S사 베트남 출장에 시니어 한명에 현장에서 굴릴 주니어 1명이면 딱 적당할거 같은데 안그래요? 주니어는 현장 디버깅 하면서 코드파악하고 실무경험 쌓아야지.

S사 검사기 24대 프로젝트. 이 역시 대기업 장비니 중요합니다. 근데 수석님 한국에 계실거니까. 인터미디엇 2명이 진행하고, 어려움이 있을땐 시니어가 봐주면 되겠죠?

그외 기타 장비들. 인터미디엇 1명이 하던 일이니까. 딱히 신경쓸 필요 없죠?

O산 장비는..아몬드 대리님. 혹시 필요하시면 같이 봐드립니까?


아몬드대리: 아뇨. 괜찮습니다. 그리고 나이 직급을 생각하지 않고, 저렇게 프로그래머 등급으로 나눠보니 OO대리님 말씀하시는게 아주 합리적인거 같습니다.


앙드레대리:......;;;


미륵수석: ........;;;;;;


메가통 팀장: ....;;;;


나: 이의 없습니까?! 주니어 한명만 자기 위치대로 움직여 주시면 제일 합리적인 밸런스 분배가 맞춰지네요?


메가통 팀장: 그만...;; 그만....이 부분은 다시 생각을 해 보자.......#$!#%!.....


그렇게 팀 회의는 종료 되었음. 지금 생각해도 저 만큼 합리적인 분배는 없을거라는 생각임.


아몬드대리: 와...대리님. 개쩔었어요. 완전 제갈공명도 울고갈만한 전투 편성이랄까? ㅋㅋㅋㅋ


나: 솔직히 이건 사장이 와도 반박 불가야.


(무쌍아...니가 떠나니 나는 이제 약점같은거 없어.. 나한테 니가 약점이었듯, 나도 너한테 약점이였으면 싶다..)


그렇게 얼마간은 별일 없이 일상이 흘러갔음. 그러던 와중 회사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음.

들리는 소문에는 사장이 바뀐다는 얘기도 있고, 경영 방침이 바뀐다는 소문도 돌고.. 외부에서 회사 내정에 간섭할 만한 지분을 가진세력이 껴들어온다는 소문도 있고..

회사 주식도 오르락 내리락 했음.

쉽게 설명이 가능한 내용이지만...그렇게 되면 각색이 무색하게 어떤 회사인지 공표하는거나 마찬가지라..ㅎㅎ


그리고 무성하던 소문이 사실일 수 있겠다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음.

일단 팀장들에 대한 회사 복지가 일체 사라졌음. 원래 팀장급들에게는 회사차량이 지급되었음. 그리고 법인카드 및 유류비 지원. 그리고 팀장 수당.

이제 법인카드는 팀장이 아닌 관리팀에 귀속이 되었고, 회식용도 이외에는 일체 사용이 금지 되었음. 

많은 팀장들이 속으로 반발했고, 겉으로 드러나게 반발한건 아주아주 의외로(?) 결벽증 팀장이었음. 

비전팀 팀장들은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총괄이사가 하자는대로 따르는 입장이었고. 유일하게 결벽증 팀장만 노발대발 하였음.

그리고 혼자 뭐 서명운동? 하겠다고 평소엔 거들떠도 안보던 비전팀 인원들 이름 하나하나 엑셀에 입력해 가면서 서명록을 만들어왔음. ㅋㅋㅋㅋㅋ


그런 자세로 회사 발전에 좀 앞장서지 그랬냐...

솔직히 일반 직원들이야 원래부터 없던 복지라. 뭔 상관이냐고 ㅋㅋㅋㅋ 니네들 이익을 왜 일반 직원들한테ㅋㅋㅋㅋㅋㅋ

당연히 서명하는 사람들은 없었고 ㅋㅋㅋㅋㅋㅋㅋ 지 딴에는 같은 프로그램팀 이라고 우리에게 와서 서명 해주길 요청했음.


결벽증팀장: OO대리. 여기 서명좀 해줘.


나: ? 왜요?


결벽증팀장: OO대리도 언젠가는 팀장이 될텐데. 그때 본인이 가질 수 있는 회사복지를 없애겠다고?


나: ...그때가 올진 알수없죠. 개나 소나 다 팀장되는건 아니잖아요?


결벽증팀장: OO대리 면접때도 봤지만. 기초가 좀 부족하잖아? 내가 앞으로 기초관련해서 탄탄해질 수 있게 여러 코딩 비법같은거 알려줄께. 

그러면 나중에 팀장 될 확률이 높지 않겠어?


나: 그래서. 그렇게 기초 탄탄하신 분이 밑에둔 과장들 기초도 아직 못잡아 놔서 저렇게 방치합니까? 내가 git에서 코드 받아서 과장들 코드 쭉 봤더니 기초가 너무 딸리던데요?


결벽증팀장: ..ㅎㅎ..많이 컷다 너?...


나: 아~네. 티리엘 과장님 덕분에 잘 컷습니다. 앞으로도 팀장님한테 배울 기초 따위 없으니 딴데 알아보셔요.


결벽증팀장: 아~ 그 알량한 디자인패턴 같은거? 뭐 너네 수준에선 멋있어 보일 순 있지.


나: ㅎㅎㅎㅎ 티리엘 과장님한테서 고작 디자인 패턴 따위만 보이셨다면 팀장님이 가지신 기초 수준도 알만합니다. ㅎㅎ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죠.


결벽증팀장: ........


의로운 싸움을 하는거라면, 그 사람이 싫든 좋든 상관 없이 미력한 한 팔 거들어줄 용의는 있으나, 당신들 밥그릇 챙기는 싸움에 내가 왜?

그렇게 본인과 아몬드대리, 통풍대리를 제외한 소프트웨어 인원들의 서명을 받아 결벽증팀장은 관리팀으로 쳐들어갔음.

그리고 당연히.......ㅋㅋ 찍소리도 못하고 사무실로 쫓겨 나왔음 ㅋㅋㅋㅋ


시기가 어수선할 때 간자들이나 배신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듯. 회사가 조금 어수선 해지니 제일 먼저 사직서를 낸것도 결벽증 팀장이었음.

하긴 그렇게 오바를 떨어댔으니 계속 다니기도 창피하지... 팀장급이 퇴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팀은 꼴뚜기 한마리가 뛴 정도로 조용했음.ㅋㅋㅋ

전력에 아무런 타격이 없었던 것만 봐도, 이 사람의 영향력이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음.

그리고 전력에 타격이 없는 이유는 한명의 존재 때문이었음.


결벽증 팀장을 대신할 새 팀장으로 호카게 No.1 G과장이 임명 되었음. 모두의 인정을 받는 호카게 답게.. 대부분의 비전팀 & 팀장들이 사무실에 와서 축하인사를 건넸고. G팀장은 허허허허~~하고 멋적게 웃었음.


이 호카게 팀장은. 일단 순~~~~~박하게 생겼음. 방금 막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고구마 캐다가 내려온 사람마냥. 얼굴에 시골 인심이 넘쳤음.

그리고 그 누구도 이 호카게가 화가난걸 본 사람이 없었음. 그만큼 항마력이 남달라서, 어떤 고객사의 더러운 담당자가 지O을 해도 웃는 얼굴의 포커페이스 였음.

지금 생각해보니, 만화책 타짜의 짝귀 그림체와 생김이 비슷함. ㅋㅋㅋㅋ 그리고 웃고있는 눈도. 탈이 좋다.


과거 대만 프로젝트 버그 고치면서 본인에게 핀잔을 좀 듣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이 항마력 강한 호카게 한테는 개미 한마리가 발바닥 굳은살 물어뜯은 정도의 자극이랄까.

섭섭했던 일이 그거 하나 있기는 했지만, 몇년을 보면서 사람은 괜찮았음. 그리고 회사를 가장 오래다닌 프로그래머로써, 1대 호카게 사장님. 2대 호카게 연구소장님. 

이 G 과장은 3대 호카게였음. 그래서 이제부턴 3대라 부르겠음. ㅋㅋㅋ


이 3대 호카게는 모든 회사 장비들의 히스토리를 만들어왔고, 이슈사항들을 처리해온 레전드였음. 그 덕분에 예토전생이라는 특수 스킬을 장착하고 있었음.

솔직히 결벽증 팀장이나, 메가통 팀장이 당대에 팀장으로 있을 수 있었던건 단순히 나이&경력 대한민국 꼰대문화 때문이었음. 


인지도와 업적으로 따졌다면 아마 이 3대 호카게가 당연히 팀장이 되었을 만큼. 그 명성치 때문인지 또다른 특수기 타임리프, 명불허전 스킬도 가지고 있었음.

그리고 인품도...솔직히 티리엘 과장의 축출에 일조했을 거라는 심증이 가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람 성격에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있음. 

어쨌든 본인과 가장 오래 부대낀 회사 인물이기도 하니까. 

첫 단추만 잘 끼웠더라면 본인에게도 존경받는 선임자가 될 수 있었겠지만...지금은 존중 선으로...


남들이면 벌써 몇번을 회사를 관두고 나갈 법한 일들이 있었지만, 이 강력한 항마력으로 모두 커버치며...본인에겐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임자였음.

때리는 동시에 이미 HP가 차오르는 상대이기 때문에 자잘한 문제 가지고 일일이 따지고드는게 먹혀들지 않는 상대.ㅋㅋㅋ 즉 꼬투리잡기 공격이 먹히질 않음.


이런 마음을 가진 본인도 지금 그를 떠올리면 미운 마음이 없고.. 얼마전에도 우연히 예전 동료 결혼식장서 만나 서로 웃으면서 봤었으니... 

이 사람이 얼마나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인지는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김. 아..이러면 사실 존경이라고 할 수도....? 경외(敬畏) 정도로 정리하면 될듯함. 역대 거친 팀장 중 가장 괜찮은 사람이었음.





3대 호카게. 회사내에서 당시 이 사람의 스텟을 측정한다고 한다면.


경력: 최소 14년 이상. 정확히는 측정불가

업적: MAX

명성: MAX

항마력: MAX

실력: 상

인품: 상


특수 스킬

- 예토전생: 죽은 코드나 잊혀진 코드를 소생시킬 수 있는 능력

- 타임리프: 고객사의 개발요구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 명불허전: 분노한 고객사에 호카게 이름 세글자만 들이대면 분노가 사라짐



이제 이 사람과 깊~~~~~~게 엮이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됨.

메가통 팀장이 본인과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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