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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편지쓰기 좋아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게시물ID : readers_10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밥먹는남자
추천 : 12
조회수 : 1720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3/12/01 00:23:13




안녕하십니까.
가내 두루 평안하신지요. 
휑하니 부는 바람에 나에게도 귀가 있음을 더욱 자각하고, 밤하늘에 홀로 떠있는 달에 감정이입이 되는 차가운 겨울이 왔습니다.
아무리 오징어라고 해도 짝이 있으니 알을 낳겠지만
 때가 되지 않은 건지 아님 홀로 어두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지 궁금해지는 겨울입니다. 

이렇게 거창한 머릿말을 건넨건 다름이 아니오라 

오유 여러분과 편지 릴레이를 한번 해보고 싶어서 글을 올려보았습니다.(진지한 궁서체)

편지 릴레이라고 하면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설명으로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실은 이번에 군대를 간 친구에게 보냈던 편지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이번 가을에 들어가 이제 막 자대배치를 받아 처음으로 답장 편지를 보낸 것인데, 편지 속의 내용이 감명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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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오는 겨울 밤에 너나 가족이 보낸 편지를 읽고 있으면 
아무 안면도 없고 감정교류도 아직 되지 않은 사람들 속에 끼여 자고 있어도, 
몸을 부대끼며 생활하고 있어도 
이 세상 어디엔가 네가 (여기선 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있고 
네가 내 친구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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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보내왔습니다.. 

핸드폰이 사라진 세상에서 편지는 얼마나 중요한 연락수단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정말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건 카카오톡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쓴 편지가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생각해낸게 바로 편지 릴레이라는 것인데, 

예를 들어 ABC가 참여했다고 하면 , A > B > C > A > B > C 로 편지를 주고 받는 겁니다. 

물론 주소를 아는 건 자신의 순서 양 옆의 두명밖에 없으니 신상정보가 많이 퍼지리라 걱정은 조금은 덜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내용은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신변잡기여도 좋고, 오늘 겪은 일, 한 일... 

그리고 B가 A의 일을 들으면 C에게도 소식이나 안부를 전해줘도 되고.. 

아날로그 감성을 지니신 분이라면 이게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 순환을 그릴 수 있을 지 상상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제가 A인데 B에게 편지를 보냈다면... 한달을 기간으로 C가 다시 저에게 편지를 보내겠죠? 

그럼 그 한달은 저에게 막연히 기다리는 기간이 아니라, C의 이야기와 B의 소식을 전해들을 날을 기다리는 기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한달이 다가옴에 따라 조금씩 더 행복해 지게 될거에요 . .. 



솔직히 말하자면.. 저만 이렇게 흥분한 걸수도 있습니다. 

막 자정을 넘은  밤이라서 더욱 감정적으로 흥분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래도 아무 안면도 없는 사람이라도 함께 평소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의 외로움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 까 생각했습니다.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저와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면 함께 편지 쓰기를 해보시지 않으실래요?? (수줍은 분홍빛 궁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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