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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0
게시물ID : soda_68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3
조회수 : 7747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23/11/21 09: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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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저번주엔 눈도 오고 날씨도 많이 춥습니다.

저도 감기에 지독하게 걸려서 하루종일 멍 하네요. 솔직히 글을 쓰면서 제정신으로 쓴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새로운 업무 미팅가서 죙일 멍 때리다 왔네요.. 만약 이번 건이 잘 되면

잘못하면 매주 연재가 불가능해질 지도 모릅니다...ㅎㅎ 제법 큰 건이라서..

혹시나 휴재를 하게 된다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ㅠㅠ

 

이번 에피소드는 이걸로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사이다 결과는 아닐거 같아요.

법적으로 문제삼아서 쇠고랑 채우고, 이쪽 업계에 발도 못들이게 박살을 내는 그런

사이다가 현실에서 벌어지기엔 사람들의 관계, 성격 같은 것들이 너무나도 복잡미묘한 사회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다들 감기 조심하십시오^^

------------------------------------------------------------------

오전 11시쯤. 콩과장이 어슬렁 어슬렁 나타났음.

와..진짜 글을 적으면서 갑자기 생각난게..! ㅋㅋㅋ 예전 오우거 형님이 술먹다가 콩 과장 보면서


오우거과장: 와...!! OO아. 내가 있잖아. 못생긴 사람들 참 많이 봤거든!?


나: 그랬겠죠. 아침 마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보실텐데..


콩과장: ㅋㅋㅋ 정답이네.


오우거과장: 와. 이새퀴 웃기는 놈이네? 너 가. 가 임마. 골방에서 심심할까봐 불러줬더니 고마운줄 몰라.


나: 뭐요. ㅋㅋ 갑자기 차 타라더니 여기 끌고 오셔 놓구선..


오우거과장: 암튼! 내가 하고싶은말은..ㅋㅋ 내가 어제 동물의 세계를 봤단말이야. 근데 하이에나를 딱 봤는데!!

여기 OO이형(콩과장)이랑 똑같이 생겼더라고! ㅋㅋ 우리 와이프한테 얘기했더니 뒤로 넘어가더란 말이야!! ㅋㅋ


호카게: 엇...듣고보니 완전..!


콩과장: 뭐...?


오우거과장: OO아. 어떻게 생각하냐? OO이형 쥰내 하이에나같이 생기지 않았냐!? 


나: .........(와...듣고보니 진짜 하이에나같이 생겼다...뭔 이런 관상이 다있냐...주둥이 툭 튀어나와서...슬쩍 웃기만해도 입술이 뒤집어지니...?)


오우거과장: 야!!! 말해!! 왜 말을 못해!!!


사람들: ㅋㅋㅋㅋㅋㅋ

............

.........

.......


그랬지..그땐 다들 즐거웠고. 하이에나라고는 해도 귀욤상 하이에나다 생각하고 웃고 넘겼었지..

그런데 이렇게된 마당에 그를 다시 봤을때는..


역겨운 하이에나가 똥파리를 윙윙~~끌고다니며 뭐 주워먹을건 없나~ 하면서 

사무실을 걸어들어오는 기분이었음.


하아...생각해보니...오우거 형님이 좋아하고 아끼던 대부분의 동료들이 나와는 악연으로 얽히는구나...

좀 안타까웠음. 이 사람들도 젊고 패기있던 시절엔 정직하게 일했을까? 


무쌍이와 통풍이, 아몬드랑 S사 프로젝트로 새벽까지 뜨겁게 일하던 시절이 생각났음.

아니..아닐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쌍이나  통풍이가 5년 10년이 지나더라도 이들과는 절대 같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음. 본인 역시도..!!


오우거 과장으로 인한 옛 정 따위 생각할게 아니었음. 지금 현재. 이순간! 그들은 본인을 궁지로 몰고

그 어려움을 통해 사적인 이득을 챙기려한 인간들일 뿐.


이미 상황을 알고있는 몇몇 사무실 사람들은 기대와 불안을 담은 눈으로

침묵했고, 그러다보니 사무실도 전체적으로 조용했음. 그리고 G팀장이 조심스레 본인의 자리로와 옆에 앉았음.


나: 콩 과장님.


콩과장: 응? 왜? 저번 문제는 찾았어?


나: 네. 주기성 불량과 알람이 뭔지도 확실히 이해 했습니다.


콩과장: 거봐~ 직접 찾아보니 그 원리도 확실히 알고! 처음엔 어렵다, 과하다 생각했겠지만. 결국엔 많이 배우게 되잖아?


나: 그런 의도셨다면 정말 감사 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과장님. D사는 주기성 알람을 무엇 때문에 그렇게 중시하는 걸까요?


콩과장: ?


나: 제가 파악하고 이해한게. 과장님하고 일치하는지 알고 싶어서 물어보는 겁니다.


콩과장: 아마 너랑 비슷할껄? 필름에 불량점이 생기는데 그 거리가 일정하게 발생 된다면. 아마 카운트 3번? 반복되면 주기성 불량으로 간주하게 되겠지?


나: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그 주기성의 기준이 5가지 정도 있었을 텐데요. 100파이, 180파이, 250파이 이렇게요. 왜 고객은 이 수치를 고정해놓고 쓸까요?


콩과장: 그거야 D사 사람들 내부 기준이니 우리가 알 수는 없지!? 우린 그냥 해달라니까 해준거 뿐이지.


나: .......... 


콩과장: 왜? 뭐 더 있어?


나: 제 입장에서 말입니다. 과장님이 어쨌든 하나도 알려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코드를 찾아보게 되었고. 고객사에 남아서 새벽까지 장비를 관찰하게 되었거든요.


콩과장: ...뭘 굳이 새벽까지...너도 좀...너무 급하다 성격이;;


호카게: ...........


나: 그 덕분에, 그 기능에 대해 정말 중요한 목적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요. 

마치 이런 결과를 과장님께서 의도하신것 처럼. 마치 큰 가르침을 주려 한것 처럼 말씀 하시니 확인해 보는겁니다. 


호카게: ...........


나: 적어도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저랑 같거나, 그 이상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만이 지금 과장님처럼 말씀하실때 그 '자격'이 있는 거거든요.


콩과장:.........


나: 정리하자면, 지금 과장님은 의심을 받고 계신겁니다. 저를 엿먹이려고 그러신건지, 진짜로 저를 위해서 그러신건지 확인하는 거에요. 그러니 다시 질문 합니다.

진지하게 임해주세요. 왜 고객사가 5가지의 주기성 거리 사이즈를 장비 스펙에 잡아 놓았다 생각하십니까?


콩과장: .....아니..그건.......


나: 5초 드립니다. 오.


콩과장: .......;;;


나: 사.


호카게: OO씨. 그런 영역은 우리 소프트웨어팀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는 범위에요.


나: 삼.


콩과장: 고객사가 처음 장비 만들때 사양서에 그렇게 기입해 놓았던거야.


나: 이.


콩과장: 아니; 뭘 더 알아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네;;


나: 일.


G팀장: ............


나: 땡. 탈락.


콩과장: 뭔데? 인정할게. 그 이상은 우리도 몰라.


나: 굳이 제가 이틀 밤새면서 힘들게..그리고 가치있게 알아낸 지식을 거저 알려드릴 순 없죠. 

이 부분은 저도 노 코멘트. 중요한건 제 문제에 탈락하신거죠.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은 '안알랴쥼'


............

.........

.......



나: 시험에 탈락하셨으니. 일단 저를 엿먹이시려 했던걸로 간주하겠습니다. 관련 질문 다시 들어갑니다. 

Periodic함수에 입력되는 불량 좌표를 왜 강제로 정수 변환해 놓으셨습니까?


콩과장: 어...? 그랬어...?


나: ...........


콩과장: 내가 실수했..........


나: 말도 안되는 소리 마시구요. 3호기 개조건은 광학계 추가랑 그에따른 검사알고리즘 추가. 데이터 통신 추가. 그리고 AI 시스템 추가아녜요? 

주기성 관련해서는 손을 댈 필요가 없는 파트인데 왜 거길 손 댄겁니까?


콩과장:  어.....어......


호카게: OO씨. 그건 사람마다....


나: 팀장님은 빠지세요. 전공정 공정 하나도 모르시니까 나설 자리 아니세요.


호카게: 아니...


콩과장: ..........


나: 왜 말을 안하냐고요. 실수라고 변명하기엔 주기성 검출이라는 기능의 핵심만 고장내 놨던데!! 이걸 실수 할 만한 근거를 대라고요!!!!


콩과장: ....실....실수에...이유가....있을까.....


간만에 재밌는 대화가 오가니, 사무실이 무척이나 조용해졌음.

솔직히 찾고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콩과장의 정수 변환. 고작 이정도로 80만원을 좀더 오래 받아먹기 위해 수작을 부렸다고 하기엔 

본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갔음. 반드시 들킬 일을 왜 한다는 말인가!? 정말 아무생각 없이 저지른 실수였을까?


그러나 지금껏 만나온 인간들의 '상식' 수준은 본인과는 너무나 기준이 달랐음.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잡힌다'는 상식이 통했다면 이미 이 세상에 범죄는 없어졌겠지..


아마 그는  전공정 장비의 코드가 너무 방대하니, 

위치를 알려주지 않으면 저런 간단한 정수 변환을 본인이 찾는데 엄청난 시간을 

소모할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프로그래머가 자기 입으로 잘 모른다고 고객사한테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그들의 '상식'에는없는 거니까. 

본인이 목사님과의 불편한 관계를 무시하고 전화를 했던 상황과, 그를 통해 얻은 핑크색 글자라는 힌트. 이를 통해 문제코드를 

추적 할 수 있었음.


'쪽팔림'의 기준도 그들과 나는 많이 다른것 같았음.


그들에게 '쪽팔림'은 프로그래머인 '자신'이 고객사한테 질문하며 무시당하는 상황인 것이고..

본인에게 '쪽팔림'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사'입장에서 고객사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니까.

공(公)과 사(私)를 구분함에 있어, 지금까지 만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은 '공'을 외치나 판단은 언제나 '사'적이었음.


이 부분이 조직에서 올라가는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함.

탄탄대로를 달리다가도 덪에 걸려 끌어내려지는 사람들. '사'적인 판단들로 인한 결과가 아닐지..


나: (사무실을 둘러보며) 혹시 다들 아십니까? 여기 콩과장^^ 저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하루에 일당 80만원 받으면서 여기 나오고 있는거??


사람들: !!?!?


나: 다들 모르셨겠지만, 여러분! 여기 콩과장! 저 업무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하루에 80만원 받으면서 여기 나오고 있습니다~ 


호카게: ....!!!


나: 근데 코드를 파면 팔수록..! 콩과장이 여기저기 고장을 많이 내놨더라구요. 마치 일부러 그런듯^^ ㅎㅎㅎ 근데 뭘 물어봐도 절~~~~대로 안 알려 주드라고요.


콩과장: ....!!!!


나: 아무런 사심 없이 일이 이렇게까지 될 수 있습니까? 지금 사무실에 사람들한테 다 물어볼까요? 이정도면 제가 그런생각이 안들지?


콩과장: 나는...할말 없어.


나: 통풍대리는 그러더라구요. 사람이 그럴 수 있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고. O나 ㅂ신이면 그럴 수 있다고요.


호카게: ;;;;;


나: 자. 고르세요. 1번 저를 엿먹이고 싶었다. 2번. 그런거 없고 그냥 당신이 O신 핫바리여서 그랬다. 자 어느쪽입니까?


콩과장: ..........


나: 더 추궁하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고르라고요.


콩과장: 2번이라고해 그럼..


나: 더 크게. 자신있게 !!


콩과장: ........


나: 그럼 과장님이 하루에 80만원 받을 자격은 애초에 없던겁니다.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데 감히 과장님이 나를 도와요? ㅋㅋ 어떻게? 뱉어 내실래요?


사람들: ........


호카게: 아니..OO씨. 회사와 개인간의 계약은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에요.


나: 나는 콩과장 양심에 묻는겁니다 팀장님.


콩과장: ...........


호카게: ........


나: 와...제가 과장님이라면! 미안하다. 돈은 다시 회사에 반납하겠다! 아니면 고생시킨 너한테 좀 나눠주겠다! 아니면 밥이라도 크게 사겠다. 

바로바로 판단했을거 같은데!!! 뭡니까 이 소심함은!?


콩과장: 그건 말이 안되는거야...


나: 허~참! 그럼 앞으로도 계속 회사 나오실 의향은? 돈 받지말고 무상으로. 당신이 싼똥 다 치울 때까지 무상으로 나와서 일을 돕겠다. 이건 어때요?


사람들: ..............


콩과장: ..........


나: 와...오우거형 말마따나 완전 하이에나네. 이득충이야 이득충. 


호카게: ........;;;


나: 팀장님. 이걸로 끝입니다. 저 돕는다는 명분으로 80만원씩 챙기는 사람이, 실제로는 돕는게 하나도 없고! 

오히려 여기저기 실수(?)해서 코드 여기저기

지뢰나 심어놨는데. 이정도면 고소해도 콩과장 할말 없는거 아시죠? 증거는 github에 다 있습니다?


호카게: 알았어요.


나: 아 그리고 콩과장님. 지금 업무 목록중에 미비된 사항이 하나 있는데. 보니까 완전 노가다 일이더라고, 할려면 할 수 있는데 너무 노가다라

도무지 손이 잘 안가는 항목이 있는데. 돈 그만큼 받아먹어 갔으면 이거 하나는 돈받지 말고 해주고 갑시다. 오케이?


콩과장: ........


나: 오케이!?


콩과장: 알았어.


나: 그럼 이쯤에서 정리하죠. 나중에라도 내가 확인해 봤을 때 또 이상한 수작질이나 '실수'가 보이면....


호카게: 그땐 내가 처리할께요. 그만해요 이제.


나: 오케이.


그렇게 콩과장 사건은 콩과장을 질책하고, 경고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음. 호카게쪽은 건드리지 않았음.


[당신 혹시 콩과장이랑 나눠 먹었냐!?]


묻고 싶었지만 참았음.


이정도면 콩과장은 내보내고, 호카게는 남기며 본인의 울분을 조금은 털어내는 정도로 적당히 끝이난 것 같음.

생각보다 싱겁게 끝이 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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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상 너무 에피소드가 처지기에 시간을 줄이고자 이정도로 썼지만, 실제로 해먹은게 더 많았음. 

원래 첫달이 지나고난 후에야 G과장을 통해 콩과장의 80만원 액수를 알았고, 팀장에게 콩과장을 빼도록 요구했었음..

그당시, 팀장은 사장님이 이제는 콩과장을 더 안잡을 예정이시라 더이상 콩과장이 올 일이 없다고 했었고,


본인과 G팀장은 그정도에서 묻고 다시 일을 진행 했었음. 그런데 그 후에도 간혹 회사 내에서 콩과장을 봤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왔음. 확인해본 결과 다른 사무실에 한번씩 하루종일 앉아있다 퇴근하는 콩과장을 확인할 수 있었음.

 

그후 G팀장의 팀 사업비에서 또 돈이 나가게 되었고. 그때문에 G팀장이 다시 본인을 찾아왔으며, 

그때 해당 주기성 불량이 터지며 맞물린거임.

알고보니 콩과장이 출근을 안한것이 아니라, 다른 사무실에 자리를 옮겨 몰래 대기를 하고 있던것.


그때 콩과장을 잡아다가 사무실로 데리고와서 사람들 앞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던 것.

실제로 당시 호카게는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고, 횡설수설 했음. 


이때 느낀건, 호카게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대단히 심계깊고 치밀한 스타일은 아니었다는 사실과

이런 결과가 나올것을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거였음. 몇몇 댓글과 같이 그냥 그저그런 사람들이었을 뿐.


솔직히 아직도 애매하긴 함. 사장님이 허락하신것인지, 호카게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사장님 성격이라면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있었기에.. 그리고 회사 사람들이 콩과장과 호카게와 보낸 십수년의 정때문에

깊게 이 일을 파해치지 않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가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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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과장은 이후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본인이 시킨일은 문제 없이 해놓고 나갔음. 

사람들도 쉬쉬하는 분위기로 사건의 내막을 상세히 알아보고자 파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고 호카게에게 불똥이 튀지도 않았음.

어찌보면 본인에게는 고구마인 결말이었으나..


사람들이 호카게에 대한 신용이 많이 떨어지는 계기가 되었음.


회사 10년이상 다닌 고인물 핵심 개발자들(No.1, No.2)을 상대로 

입사 3년차도 안된 인원이 이정도 결과라도 만들어낸게 스스로 대견하여 


8 kill...... 



콩과장 일시켜놓고 흡연장에서 담배피는데 G팀장이 따라나왔음.


G팀장: 잘했어. 이정도면 너도 정말 많이 참았고. 콩과장이나 호카게한테도 큰 무리는 없을거야.


나: 뭐...제발 앞으로는 일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그날 퇴근하고 집에서 곰곰히 생각했음.

에초에 모순점이 너무 많았는데.. 사장님이 챙겨주시는 용돈!?

정히 그렇게 잡고 싶은 인재였다면 연봉 1억줄께. 하면 남지 않았을까? 잡고자 하면 방법은 너무나도 많았음.


무쌍이의 퇴사...갑작스런 팀 이동에, 소장님의 이탈, 

급하게 떠맡게된 S사 업무에, 우리 회사에서 제일 어렵다는 D사 전공정 업무까지 겹치며 

본인도 판단력이 흐려졌던것을 뼈저리게 느꼈음. 정신을 더 바짝 차렸어야 했는데..!


(아마도 이 회사 생활중 이때가 본인에겐 가장 버거웠던 시기였던거 같음.)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저급한 자들의 질낮은 모략에 휩쓸리지 않았나..

호카게의 수준이 저 정도라면 내가 정신만 차린다면 2년안에 침몰 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음.


[타초경사가 뭔지 보여주마..]



그렇게 두달 정도 흘렀을까..

어느날 연구소장님께 연락이 왔음.


연구소장: OO아. 잘 지내지?


나: 소장님^^ 건강하시죠?


연구소장: 얘기는 들었어. D사 전공정 맡아서 하고있다지? 대단하네. D사에서 살아남기 어려운데..


나: 뭐 D사에서도 아는거죠. 프로그래머들 더 갈아치워봤자 다 도찐개찐인거.


연구소장: .....


나: 그런데 무슨일이세요?


연구소장: 어? 어..그게..혹시 티리엘과장 연락처 알고있나? 


나: 네. 알죠^^ 보내드릴까요?


연구소장: 어. 그래. 고맙다. OO이도 나중에 한번 보자고~


나: 넵^^.


연구소장님...제게는 항상 좋은 어른으로. 존경하는 실력자로 계속 남아주셨으면 싶지만..

저는 기억력이 좋거든요. 티리엘 과장이랑 여러 차례 전화통화 하시는것도 봤었고..


가끔 티리엘 과장님이랑 통화하면 소장님이 전화오신다고 저한테 얘기 많이 하셨거든요.

티리엘 과장님 핑계로 제가 어떤가 탐색하신 건가요..? 

아니길 바랬지만, 이번 모략에 혹시 관련되신게 있으실까..? 좀 의심이 되는 상황이었음.


그렇다면 우리 티리엘 과장님은 어떨까? 워낙 정치센스 없으신 분이라 이런쪽에 머리쓰는건 도저히 적성이 아닌분인데 ㅎㅎ

아마도 이분 만큼은 순수하게 본인을 대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음. 


그리고 얼마후.. 

D사 프로그램을 보느라 본사에서 야근을 하는 도중..저녁 8시쯤. 티리엘 과장님에게 전화가 걸려왔음.


나: 과장님!! 잘 지내시죠?


티리엘과장: 어~ OO이도 잘 지내지? 혹시 야근중인가!?


나: 네. 뭐 그렇죠..ㅎ 어때요? 회사는 잘 다니시나요?


티리엘과장: 어. 그게. 관둘려구.


나: 왜요?


티리엘과장: 연구소장님 알지? 그분이 회사를 차렸다고 하시더라고. 벌써 몇번이나 집앞에서 만나자고 하시는지 원...


나: 과장님은 삼고초려도 부족한 사람이죠..! ㅎㅎ


티리엘과장: 내가 여러 업계를 거쳐 봤는데 말이야. 이 장비 업계라는게 참...맛있더라고!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리엘과장: 프로그램 규모가 크냐하면? 전~~~혀. 다른 분야들은 더 엄청난게 많은데!? 근데 이 장비 업계는 딱 프로젝트가 한정적이란 말이지!

돈 벌어먹기가 쉬워~~! 그래서 나도 이번에 결심했어. 다시 장비 업계로 들어가 볼까해.


나: 와우. 무슨 서태지와 아이들 컴백하는 소식 듣는 기분이네요 ㅎㅎ


티리엘과장: 지금 연구소장님이 나더러 술한잔 하게 나오라고 하시거든? 가서 얘기 할려구. 입사하겠다고.


나: 오..소장님 드디어 쏘울메이트를 얻는건가요? ㅎㅎㅎ


티리엘과장: 그래서 말인데...OO이도....나올래? 어차피 근처잖아.


나: ..............


티리엘과장: 뭐. 복잡하게 생각할거 없어~ 같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하는거지~


나: ....아닙니다^^. 소장님께서는 어찌보면 당신 인생에 제일 중요한 인재를 영입하는 순간이실텐데. 저 같은 날파리가 꼬이면 안되겠지요^^


티리엘과장: 날파리라니..! OO이 잘하는건 내가 다 아는데!


나: 다 티리엘 과장님이 주신거죠. 제 것이 아닌..


티리엘과장: 프로그램 세계에 그런게 어디있어.ㅎㅎ 결국 좋은 코드란 비슷하게 형태를 갖추게 되는거지 ㅎㅎ


나: 오늘은 중요한 날이잖아요. 방해드리고 싶지 않아요..ㅎ 나중에...나중에 다시 만나요 과장님.


티리엘과장: 아. OO이는 술은 잘 안먹지? ㅎㅎ 그래. 그럼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보자고~! 회사로 놀러와! 꼭~!


나: 감사합니다^^


티리엘 과장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솟아 올랐음. 

그러나 그곳에는 콩과장도 있겠지...뭐 무시해도 되는 존재이니 상관은 없는데..


마음에 계속 걸리는건, 본인과 한 배를 탄 비전팀..소리없이 고생하는 통풍대리, 정신없이 베트남 왔다 갔다하는 아몬드..

늘 내편이 되어주는 중학교선배.. 내가 좋아하는 벛꽃길.. 먹물 감염된 오징어 3마리...

주임시절 모여서 자주 다니던 카페...


그리고 전공정의 주력 인력이 된 지금의 상황.

남아있는 호카게.. 만약 본인이 티리엘 과장님을 따라가게 된다면..호카게라면 전공정까지 어떻게...커버 칠 수 있을까!?

만약에 너무 힘들어져서..호카게까지 연구소장님네 회사로 들어오게 된다면..


이건 의도와는 상관없이, 연구소장님은 D사의 전공정, 후공정 핵심 개발자들을 다 빼간게 되어버림.

그리고 비전팀 실세 K팀장. 그를 통해 본인이 뿌려버린 씨앗....

잘못하면 나 뿐만이 아니라 티리엘 과장님에게도 불똥이 튈지도...순탄히 나아가야 할 회사가 이래저래 괴롭힘을

받게 될것 같은 안좋은 촉이 왔음.


[따르고 싶으나..따를 수가 없다..!!]


그리고 소식이 들려왔음. 연구소장님이 새로 회사를 차렸고, O교에 사무실을 만들었다는..

멤버로는 티리엘 과장님과, 콩과장.. 그외 필요 인력들을 계속 뽑고있다고 들었음.


그리고 본사의 경영진들은 언제나 이 회사의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알게 모르게 방해 공작을

펼치며 연구소장님이 30년이상 닦아온 업체들과의 관계나 영업 판로에 은근슬쩍 관계하여

절대 날개를 펼칠 수 없도록 견제했음. 



그리고 예상대로 호카게는 그곳에 더는 눈을 돌리지 않았음.

그도 나름 이 회사에 남는게, 다 비우고 백의종군 하는것 보단 났다고 판단 했을터. 


천천히 말려 죽일 수 있게 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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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호카게와 본인의 잘못 된 첫 단추로... 


이후 호카게 팀장이 정말 잘했고 

열심히 했지만 본인에게 존경받는 상사가 될 수 없었던 이유임. 


그러나 아무리 와신상담하려 노력해도 

어느순간 이 일을 잊게 만들 정도로 호카게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음.


처음에는 틈만나면 호카게를 곤란하게 딜을 박아 넣고는 했지만, 나름 항마력으로 버텨내는

모습을 보며 굳이 이 사람을 밀어내 봤자 뭐하겠나 싶어졌음. 어차피 본인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입지를 다져 놓은 상태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할까. 


호카게 역시 본인을 더이상 공격하지 않았고 성질은 사나우나 잘 달리는 적토마로 본인을

잘 다루어 주었으니..


팀장으로 있으면서 일을 안하고 관리만 했다면 분명 본인의 공격을 받아야 했겠지만

호카게는 팀장일도 하면서 본인의 일도 나름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음. 지금까지 그래왔던 팀장

들을 본적이 없었기에..조금씩 호감도가 올라가기 시작했음.


아마 이때부터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음. 정치판에 박쥐 동굴로 점점 변모하는 회사..


소장님이 쉴드쳐 주시던 보호막도 사라져

외부에서 폭탄이 터지면 비전팀에서 소프트웨어팀을 다이렉트로 공격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 회사의 최고의 장점이던 주니어, 인터미디어트 개발자들이 안정적으로 성장 가능하던 환경 자체가 무너졌음.


모든 좋소 기업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징. 노는 인원은 계속 놀고, 일하는 인원에게만 계속 업무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 그러면 결국 일하는 인원들이 외부로 돌면 노는 인원들은 뭘한다?

남아서 정치를 함 ㅋㅋㅋㅋ


일만 하는 인력들의 선두에는 호카게와 본인, 그리고 조만간 등장 할 또 다른 본인의 소울메이트...

이 3명의 개발자로 회사의 70% 이상의 장비를 소화 해야하는 드러운 상황이 벌어짐.

다행인건 호카게나 본인은 일하면서도 정치도 꾸준히 하는 특이 스타일이라 좀더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음.


본인이 돌격대장으로 업무를 치고 나갈때 그래도 등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하는 전우로 호카게 팀장을

인정하게 되었음.


헌터X헌터 에피 소드중.. 배구공으로 대결을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조합으로 따진다면...

본인(곤), 호카게(히소카), 쏘울메이트(키르아) 조합이었음.



그러나 참 아이러니 하게도 본인이 그에게 해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진심으로 돕고자 할 때 마다

그 결과는 호카게의 항마력으로 버텨내기 힘들 만큼의 강력한 핵폭탄이 되어 돌아왔음.


그의 15년 이상의 회사 생활을 흔들어 버릴만큼.... 3번의 커다란 사건이 터졌는데

이를 1차 닌자대전, 2차 닌자대전, 최후의 닌자대전으로 정리하면 될 것 같음.

  

이로 인해 호카게의 주인이 바뀌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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