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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2
게시물ID : soda_68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1
조회수 : 7228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23/11/28 09: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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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들. 배경 설명에 몇화의 에피소드를 낭비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추천을 잘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주 까지는 등장인물 2명을 추가하는 내용이 될 것 같고

아마도 다음주에 좀 시원한 에피소드 하나가 풀릴것 같네요.

 

아직은 멀었지만 슬슬 '최후의 전투' 부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묘사를 할까 고민 중인데,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생각나는건 

하나 밖에 없더군요. 

 

어릴적 감명깊게 보았던 드래곤볼 '버독'의 전투... ㅎㅎ

버독 전투씬의 배경음악을 참 좋아했는데요. 혹시 제목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좀 부탁드립니다...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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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끄 대리의 첫 대뷔무대.

상황은 이러했음.


검사기라는게 늘 그렇듯, 항상 셋업에서 후 순위임. 일단 앞단에서의 생산과 물류가 더 중요하니까.

뭘 만들어야 검사를하지..


경험 없는 장비업계 프로그래머가 현장을 나간다면 '오늘안에 ~를 하겠다.' 같은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가면 안됨.

어차피 안될거기 때문에.. 그런 목표 설정이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고.

초조해지면 조급해지며 사무실에서 코딩하던 실력을 30%도 발휘할 수 없음.


느긋한 마음으로 현장을 가야하고,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천천히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며 '나는 할수있다.' '뭐가 터져도 내가 해결할 수 있다.' 주문을 외워야함.


그렇게 산(장비)을 1개, 2개...5개..10개 넘다보면 느긋함과 자신감이 자연스레 탑제되고

사무실에서 나오는 RPM보다, 시각적인 장비가 있는 앞에서 120%를 발휘 할 수 있는 고인물이 됨.


겸손함과 여유가 생기니, 다른 인원들의 셋업을 도와줄 수도 있고...  그렇게 기구, 조립, 제어 인원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점점 위로 올라가는.


업계 경험 없는 프로그래머가 또 어려운 부분은 

현장은 인터넷이 안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쉽게 검색해서 사용하던 함수들도 검색을 못해 구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허다함. 


프로그래머라고 모든 Window API 함수들을 달달 외울수는 없기 때문에, 

'~기능을 하는 명령이 있다.' 정도로 알고있음. 


그리고 그러한 기능을 구글링하면 친절하게 해당 함수의 풀 네임이 나오는거임.

이것도 현장에서 오랜시간 구르다보면 결국엔 달달 외워짐. 왜냐면 결국은 쓰던놈만 쓰게되니까..


결국 인터넷의 부재는 평소 실력의 30%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됨. 

스스로에게 화가나는 상황. 내 실력인줄 알았던게 사실 구글링의 힘이었다는 현실을 깨닫는..


그리고 이건 장비업계 직무 관계없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라는 현자타임..

일하는 시간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폐쇄된 공장라인 안에서 4시간~8시간..


심할때는 12시간 이상 가만히 있어야 할때. 그러나 언제 고객사의 '콜'이 올지 모르니 

고등학교때 일렬로 줄 서서 학주 한테 엉덩이 빠따 맞을 때 뒤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기분임. 


피곤하고 지루하고 하다보니 특히나 경력이 3년 이하인 인원들은 


'과연 15~20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만약 해외 출장 중이라면 더더욱...


프로그래머는 그나마 이정도에서 끝이남. 버티는 시간동안 그래도 다른일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비전팀 같은 설비 CS 분야는 더 힘듦.


'내가 가진 이 기술로 다른데서 먹고살 수 있을까? 지금 이 장비야 잘 만지지만...다른 장비 넘어가면 다시 리셋인데..

처음부터 다시 배워나가야 하는....'


그러다보니 장비업계 인력들은 3년이 과도기임. 

업계를 떠나거나 더 버티거나. 위에서 특별히 신경써줘야 할 시기임.


5년차 정도 되면 슬슬 보이기 시작함. 컨셉은 다르지만 결국 같은 장비라는 인식이 생김.


'아..내 경력과 기술로 먹고 살 수 있을것 같아..!' 


이때부턴 이직의 과도기..ㅎ 4~5년차 직원들은 특히나 진급 챙겨주고 연봉을 챙겨줘야함.

저때 쯤이면 슬슬 결혼할 나이도 되기 때문에.


그렇게 8~10년차까지 살아남으면 결국은 혼자서 사람들을 이끌고 사업을 시작할수도..

아니면 속한 조직에서 '소드 마스터'가 될 수 있음.


이때부터 안정적으로 돈이 벌리기 시작. 힘도 제법 생김.

밑에 사람들이 곧 내 힘이자 권력이고 재산인 시기라 밑으로도 잘 챙겨야함.

인원 관리에 머리가 아파지는 시기.. 워낙에 탈주가 심한 분야라..


어떻게 적다보니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장비업계 싸이클을 써버렸음..

(또 옆길로 샜네요...)


요약하자면, 

잇끄 대리 같이 업계가 처음인 사람이 현장에서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갖히면 멘탈이 나간다 정도.ㅋㅋ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이번에도 역시 검사기는 최 후순위.

비전팀이야 당연히 할 일이 많았음. 카메라 세팅하랴, 배전반 확인하랴 하드웨어 관련된

모든 부분을 체크해 나가야 하니까.


문제는 혼자 남겨진 잇끄 대리. 저 지옥같은 S사 8층계단을 땀흘리며 올랐으니 몸도 찝찝 했을 것이고

전신 무진복에 장갑끼니 손에도 땀차고...더욱 찝찝...


거기다 운이 없으면 다른 사람이 입던 무진복이라 땀냄새가.....

아마 스마트하고 항상 깔끔하게 다니는 잇끄 대리에겐 이것도 상당한 어려움이었을듯.


당장 입을 옷은없고, 이걸 사람이 입어야 하나...이 냄새가 내 아끼는 옷에....

현장 갈때는 너무 차려입고 가는것도 안됨. ㅋㅋ 바지는 편한 걸로...


그리고 혹시나 모르고 S사로 가는길에 음료수나 커피라도 홀짝홀짝 마시면서 갔었다면

죽음의 요실금 위기를 겪어야 했을 지도... 

그런거 사전에 일일이 챙겨줄 만큼 현장 사람들은 섬세하지 않기에..


당장에 본인 마저도 말을 해주지 않았으니...;;


더욱 곤란한건 공장이 워낙에 커서, 길을 잘 외우지 못하면 혼자서는 나가지도 못함. 

본인도 혼자 30분정도 뺑뺑이 돌았음. 화장실이 급한데 비전팀한테 같이 좀 나가자고 하면

일하느라 바쁜데 같이 가주겠나...


그나마 잇끄 대리가 바지에 지렸다는 얘긴 못들었으니 다행스러운 일...ㅋ


문제는 잇끄 대리는 스스로 그날의 어떤 '목표치'를 잡고 간 것이고..

당신은 빨리 코딩했던 결과를 확인하고 싶은데 

비전팀은 엉뚱한 파트(잇끄대리 기준)에 계속 시간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


마치 과거 상해프로젝트 초반부 J대리와 본인간의 미묘한 업무 우선도 신경전 같은거임.

서로간의 배려가 좀 필요한데, 그게 참 쉽지않은듯.


같은 이유로 잇끄대리 역시 비전팀 사람들 한테도 쌓이기 시작한 짜증. 

그리고 꿔다논 보릿자루마냥 2시간 3시간 서있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짜증이 쌓여

잇끄 대리는 혼자서 공장 밖으로 나가버렸음.


이래서 현장 PM은 대략적인 시간 계획을 세우고, 당장에 대기하는 인원들에게 그날의 계획을

공유 해줘야함. 밑도 끝도 없이 기다리는 것과, 알고 기다리는건 엄연히 다른거니까. 


잇끄대리 본인 딴에는 


'이대로면 점심때 까지도 내가 할일이 없을거야. 잠깐 나가서 화장실도 가고 근처 편의점서 음료수나 먹자~

 굳이 나까지 현장에 있을 이유는 없잖아. 완전 비효율적이니까.'


했던거 같음. 이런식으로 망가져가는 멘탈을 붙잡으려 했을듯.


그리고 이런일이 생기면 늘 공교로운 상황이 벌어짐. 

갑자기 물류가 넘어오는..ㅋㅋㅋ 진짜 이건 왜이런지 모르겠음. 늘 공교로워~


앞단에서 갑자기 물류가 넘어왔고, 넘어오는 물류를 따라 S사 담당자도 따라옴.

비전팀은 하던 작업 멈추고 얼른 고객사 대응을 했고. 물류는 우리 검사기 카메라 앞에 딱!

멈추고 검사를 기다렸는데. (더욱 공교롭게도 본인의 선배는 앙대리의 24대 장비쪽 작업을 하러 간 상황)


업체 사람들: !?


비전팀 주임: !?!? (두리번 두리번) 


S사 담당자: 뭐해요? 검사 안해요?


비전팀 주임: 잇끄 대리님!!!!!!! 잇끄 대리님!!!! 어디 계세요!!!!!?


업체 사람들: 뭐하세요. 프로그램 담당자분 안계세요?


비전팀 주임: 잠시만요. 조금전 까지 계셨는데...!!


S사 담당자: 전화 해봐요.


비전팀 주임: 넵;;;;


뚜르르르....뚜르르르......


잇끄대리: 여보세요?


비전팀 주임: 대리님!! 어디계세요!!?


잇끄: (퉁명스럽게) 공장 앞 편의점이요.


자신도 모르게 쌓인 비전팀에 대한 짜증 이었을듯. 아무것도 안할꺼면, 신경도 안써줄꺼면 왜 데려왔냐는...

안봐도 비디오. 본인도 과거에 그랬으니..


비전팀 주임: ...!!


잇끄: (퉁명스럽게) 좀 쉬었다 올라 갈께요.


비전팀 주임: 아니 정신 나갔어요!? 왜 말도 없이 맘대로 공장밖을 나가냐고요!!!


주임의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장비업계 사람인 주임의 입장에선 잇끄 대리의 행동은 외계인, 싸이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듯.

근데 전화도 퉁명스레 툭툭 어쩌라고 식이니. 이성의 끈을 놓기엔 충분했음. 주임의 입장에선 선배도 없는 상황에 S사 담당자를 

갑작스레 마주했으니 마음도 급했겠지..


잇끄: 뭐요? 정신 나갔냐니!? 지금 나한테 한소리에요?


주임: 아 됐고. 빨리 공장 들어오라고요.


잇끄: 당신이 뭔데 명령인데? 당신 주임아냐?


주임: 아씨. 들어오라고요!!!! 지금 고객사..


뚝.


주임: 여보세요? 여보세요!!


.............


당황한 주임이 아무리 다시 전화를 걸어도 잇끄 대리는 전화를 받지 않았음. 이제는 고객사에 프로그래머가 오고있다는 말도 

할 수 없어진 상황.. 주임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선배에게 전화를 거는수 밖에 없었음.

그렇게 급하게 작업중이던 선배가 달려갔고, 화가난 고객사와 타 업체들의 핀잔을 선배 혼자서 감당해야 했음.


우리 회사로 인해 여러 업체들의 업무가 지연된 상황이니..당시 시간은 11시 30분 정도..

잇끄 대리는 선배의 전화도 받지 않았음.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도 12시 점심 시간이 되었음.

연락이 안되니 비전팀은 따로 밥을 먹고, 잇끄대리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고 들었음.


잇끄 대리 딴에는 심란하기도 하고, 꼬일대로 꼬인 상황에 편의점에서 요기나하는 처지를 힘들어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비전팀은 단단히 화가난 상태였고. 점심시간 후, 1시에 다시 라인에 갔을때 

잇끄 대리는 조용히 라인에 들어와 노트북을 보고있었다고 함. 장비옆에 쪼그려 앉아 허벅지에 노트북 올려놓은채로.


그리고 화가난 선배에게 욕을 먹어야 했음. 잇끄 대리 역시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며 이에 맞썼고.

오후에 이미 화가난 업체들과 S사 앞에서 검사를 시연해야 했는데 역시나 작은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이미 심적으로나 여러모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잇끄 대리는 문제를 찾지 못했음.


당연하지..처음보는 타 업체 사람들과 고객사가 눈에 불을키고 본인 하나만 쳐다보고 있는데 

초심자라면 당연히 떨리고 긴장될듯..


그럴수록 비전팀의 역할이 중요한데, 원래라면 프로그래머가 좀 편히 진행할 수 있도록 담당자나 업체들을 

데리고 하드웨어나 물류관련 대화를 하며 분위기를 누그러트려 줘야 하는데. 비전팀 역시도 화가난 상태라

'니가 얼마나 잘하나 보자.'하며 지켜만 봤으니. 


잇끄 대리가 얼마나 압박이 컸을지 상상이 감. 이런 경험을 한번 하면 무쌍이 같이 현장 PTSD가 생길듯..

그렇게 타 업체나 S사 담당자가 포기하고 자리를 뜰 때 까지 갖은 구박과 멸시를 당하며 

잇끄 대리는 버텼음. 그리고 그들이 떠났을때는 다시 비전팀의 구박을 받아야 했음.


'이게 뭐냐. 이래가지고 같이 일할 수 있겠냐.'


'아무리 화가나도,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전화를 안받을 수 있냐.' 


'누가 맘대로 현장 벗어나라고 했냐' 등등..


이에 멘탈이 붕괴된 잇끄 대리는 현장을 박차고 나가 차를 타고 본사로 복귀 해버리는 사태가 발생.

선배의 전화를 받은 호카게 팀장은 당황하여 잇끄 대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묵묵부답..


결국 호카게가 직접 S사 공장으로 출동하게 되었음. ㅋㅋㅋㅋ

이때 선배는 본인에게도 전화를하여 잇끄 대리 욕을 엄청나게 퍼부어댔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음.


나: 행님. 그러게 제가 얘기 안했습니까? 이 업계 처음인 사람이니까 신경써주라고.


선배: 마! 행님이 그랄 시간이 어딨노!?


나: 당연히 바빴겠죠. 형님이 잘못했다는 소리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PM은 형님이란 얘깁니다. 이해 가시죠?


선배: 하아.....힘들다 진짜....행님 너무 힘들다....


나: 어쨌든 호카게가 갔으니 몇시간만 좀 참아보세요.ㅎㅎ No.1이 출동했는데 ㅎㅎ


선배: 그래야지. 호카게님만 믿고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후, 얼굴이 딱딱히 굳은 잇끄 대리가 사무실로 들어왔음.

조용히 자기 자리에 앉아 챙겨간 노트북을 세팅하고 앉아 있는 잇끄대리.


머리속은 카오스겠지; 너무 안타까웠음. 저렇게 큰 일을 치르고

돌아왔는데 그걸 이해하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것. 그리고 앞으로 받을 손가락질...


사무실의 평범한 일상속으로

소리없이 녹아들어 숨죽이고 있는 상처받은 영혼이었음.


나: 대리님.


잇끄: 네?


나: 커피한잔 하실래요? 믹스커피 말고 제가 아메리카노 한잔 사드릴께요~


잇끄: 네..


그렇게 회사 앞 야외 커피숍. 


나: 오늘 많이 힘들었죠?


잇끄: ........


나: 이 장비업계가 이런게 힘들더라구요 ㅎㅎ 현장이 사람 정신을 갉아 먹어요 ㅎㅎ


잇끄: .....?


나: 거기 PM이 제 중학교 선배십니다. 대충 얘기는 들었어요.


잇끄: 아 그러셨구나.. 오늘 저 제대로 사고친건가요?


나: 아뇨~ 진짜 사고는 손가락이 잘리거나 물류 트레이에 머리 맞아서 깨지거나, 엑스반도 헐렁해서 낙상 사고로 다리 분질러지는게 사고죠 ㅎㅎ


잇끄: .........


나: 이번 일로, 사람이 다치거나 재산적인 손해가 발생한건 없으니 아무일도 아닌거죠. 제가 사고쳐 왔던거에 비하면 대리님은 작은 일이에요 ㅎㅎ


잇끄: 여기 장비업계는 현장이 원래 그래요?


아아...팀장아...팀장아...첫인상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데..좀 귀찮더라도 같이 현장가서 챙겨줬으면

이런일이 생기겠냐....결국은 당신이 현장을 가게 되었고..잇끄 대리에게 현장이라는 첫 이미지는 '생지옥'이 되버리지 않았냐...

어느 하나 제대로 얻은게 없구나...


나: 현장마다 달라요. 담당자가 친절한 곳도 있고(있기는 있음. 잘 찾아보면..), 

다른데는 우리 개인 무진복 챙겨가니까 찝찝한것도 없고.. (구라)

화장실 왔다갔다 하기 편한데도 많구요.(구라) 대리님이 이번에 들어가신 현장이 제일 최악인 곳이었죠...ㅋ(구라)


잇끄: 그으래요..?


나: 이번에 제일 힘든곳 경험해 보셨으니 다음부턴 조심하면 되요. 다른데 가시면 이런일 앞으론 없으실거에요~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는 사실만 아시면 되요 ㅎㅎ 내일이면 거짓말 처럼 다시 평범해져요 ㅎㅎ


잇끄 대리님...사실은 편한 현장이란 없습니다.. 사람이 좋으면 몸이 힘들고, 몸이 힘들면 그나마

담당자는 괜찮은 무슨 질량 보존의 법칙같은 곳이죠..ㅠㅠ


팀장에게 연락하여 잇끄 대리의 복귀를 알리고, 많이 힘들어 보인다고 전하자 

호카게 팀장은 잇끄 대리를 조기 퇴근 시켜주었음. 그리고 다음날 면담을 하는 것으로. 


다행스럽게도 호카게님의 출동 한번에 S사 문제는 말끔히 해결이 되었음.

앞으로는 자잘한 데이터 변경 요청이나 추가 기능요청에 대한 대응 정도만 해주면 되는 수준으로.

급한 불이 꺼졌으니, 잇끄 대리가 천천히 마무리만 해주면 되었음.


애초에 미리좀 챙기는 것만 잘 했다면 완벽했을텐데.. 그러나 이런 부분은 좋았음. 

내 팀장이 일을 잘 한다는것. 아무리 꼬이고 꼬인 상황일 지라도 그가 등판 해주면

90%의 확률로 해결이 된다는것. 해결이 안되더라도 충분한 개발 일정을 새로 받아오는것(타임리프 스킬).

죽은 코드가 살아난걸 봤을 때(예토전생 스킬). 와 진짜 이 양반 호카게다! 생각했었음.


물론 그 예토전생 때문에 본인은 혈압이 오르는 상황도 더러 있었지만...ㅋㅋㅋ

덕분에 본인은 이자나미(イザナミ)를 익힐 수 있었음.


(이자나미: 예토전생으로 살아난 코드를 다시 내 코드로 바꿔 버림. 살리고 죽이고 살리고 죽이는 무한루프의 세계로 상대를 인도. 

이 노가다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코드의 원래 운명을 받아들이고, 개심하는 수밖에 없음.)


본인이 안타까운건 잘만 다듬으면 제법 잘할거 같았던 잇끄 대리가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었음.(현장 공포증) 거기에 호카게 역시 그에게 실망이 컷는지, 그를 대하는 태도에 냉랭함이 느껴졌음.


후속 조치로는 그에게 큰 프로젝트를 주진 않았고, 당시 호카게가 D사로부터 의뢰받은 간단한 양산품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을 하도록 지시했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니 당장 검사나 양산 관련 위험성은 없겠지만..

D사라니...왠지 불안한데...


언젠간 친구들과 찍은 사진처럼 득의 양양한 얼굴로 

본인과 같이 장난치며 회사 생활 할 수 있겠다는 

작은 바램은 잇끄 대리가 퇴사하던 순간까지 이루어 지지 못했음.


비전팀이나 선배에게 한 가지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잇끄 대리의 사건을 다른 팀에 소문내었고


잇끄 대리는 오랜시간 비전팀으로 부터 

문제아, 외계인, 절대 같이 일하면 안되는 또 한명의 3무 과장급으로 인식되게 되었음. 

이때 깎아먹은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음.


그러던 와중 또 한명의 대리가 입사를 했음.

무쌍이와 통풍이 아몬드 다음으로 본인의 옆을 끝까지 지켜 주었던 쏘울메이트의 등장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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