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70
게시물ID : soda_68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6
조회수 : 6140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24/01/17 09:31:53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후공정 투입 후, 아마도 이 시점이 우리 소프트웨어 호카게 팀의 '전투력 최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음. 반면 회사에는 좋지 못한 소식이 있었으니..


미륵수석 팀에 한통의 비보가 전달 되었음.

미륵수석의 팀장 등극 시즌부터 지속되어 오던 S사 베트남 프로젝트의 실패소식.


타 업체와의 치킨게임 리그에서 패배한 것이었음. 실제 투입된 인원도 많았을 뿐더러

그 기간도 2년에 가까운 대장정이었음. 그렇다고 돈을 못 번건 아니었음.


S사는 신사답게, 그간 우리 인원들의 인건비와, 자재비들을 풍족하게 제공해 주었고

아몬드 대리나, 그외 비전팀들이 베트남에 나가 있기만 해도 매달 수천만원의 돈이 들어왔으니까.

우리 회사로서는 크게 손해난 일은 아니었음.


그러나 일전에도 말했던 '관리자'의 능력. 미륵 수석은 자신의 프로젝트에 집중한 나머지 

타 인원들의 프로젝트는 그다지 잘 관리하지 못하였음. 지금에서야 Roll to roll 장비를 경험하며

Roll 장비가 'T.O.P'이고 과거 메가통 팀의 프로젝트들이 사실상 '레스비' 정도의 장비라는걸 알게 되었지만,


그걸 경험 해보지 못한 인원들에게는 역시나 힘들고 어려운 장비였음.

퀵실버나, 동석이, 카푸어 멤버들에게는 힘겨운 설비. 팀장의 지원 없이 그들 만으로 무언가를

해결해 내는데는 어려움이 있었음.


앙드레는 S사 장비 딱 손에 쥐고 자기만의 안정적인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라 큰 문제는 없었음.

그리고 얼마전에 새로 받은 또 다른 '사원'하나를 부사수로 두고, 사무실에서 팀장 마냥 꿀을 빨았으니까. 

이 사원은 귀엽게 생겼음. 코알라 같이 생겼으니 '코알라'사원이라 부르겠음. 나이는 당시 25? 26살정도?


어쨌든 앙드레와 코알라 역시 미륵수석의 통제를 벗어남. 

지들 일하고 있다고 티를 팍팍 내는데 다른일을 줄 수 없었음.


또한 헬보이와 보거스는 중국발 Roll 장비에 잡혀있어 컨트롤도 되지 않는 상황.

사실상 그나마 쓸만한 인원 2명이 호카게에게 임대 되어 있었음. 그곳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아

헬 과장이 많이 짜증이 나있는 상태..


무엇보다 미륵수석에게 힘겨웠던건 함께 해준 든든한 지원군 아몬드 대리의 '이탈'이었음.

믿고있던 2명의 선배들이 떠나버린 상황. 거기에 후배였던 버튀어 주임 역시 퇴사..


이제 남은 학사 페밀리는 본인과 아몬드 둘 뿐이었음. 

아몬드의 입장에서...처음엔 미륵수석과 같이 일하는게 그리 나쁘진 않았음. 그러나 일단 검사의 방향이

정해진 후로는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어진 프로젝트. 대신 베트남 현지에서 요구받는 고객사의 다양한 요청사항.

그런 새로움이 아몬드가 베트남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음.


아몬드 입장에서 검사 알고리즘 제외하고 미륵수석에게 '새로운'무언가는 없었음.

미륵 수석은 1년도 안되는 사이에 아몬드 대리에게 밑천을 털려 버린것.


프로젝트도 끝이 났음. 이제 아몬드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만한 상사도 없었음. 

이제 국내로 복귀하면 다시 O산으로 내려가야 하겠지.

지금껏 묵묵히 불편함을 감수하고 O산까지 왔다갔다 하며 일해왔지만 끝이 나지 않는 O산 업무.


아몬드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장비 컨셉 자체가 말이 안되었음. 식품 공장의 검사기가 대략 이런 문제가 있음.

예를 들어, 두부를 검사해야 하는데 작업하는 아주머니들의 머리카락이나, 그외 이물질이 두부가 포장되기 전에

있나 없나를 검사한다고 해봄.


근데 두부가 깨진다면? 마치 머리카락 마냥 두부에 실금이 가는거임. 카메라로 찍고, 프로그램 알고리즘으로 판단하기엔

머리카락이나, 실금이나 구분이 안됨. 더 큰 문제는 환경임. 따끈 따끈한 두부에서 올라오는 김 때문에 검사를 진행 할

카메라에 김이 서림. ㅋㅋㅋ 찍지를 못해...;; 


현장도 열악함. 라인마다 파트가 나뉘어 있는데, 식초 생산라인을 지나, 푸딩 생산라인을 지나, 두부 검사 라인을 지난다고 하면

전신 무진복을 3번 갈아 입어야함. 식초 검사기로 가면 그날 옷은 버렸다고 봐야함. 식초냄새....

푸딩 검사를 하는 날이면 무진복 안에 패딩을 입고 들어가야함. 겨울날씨..

두부 검사를 하는 날엔 푹푹 찌는 더위를 현장에서 겪어야 함. ㅋㅋㅋ


또있음.

쌀을 검사한다고 해봄. 흰쌀에 다른 외부 물질이 섞여 들어가면 안되기에 검사기를 납품했음. 오케이 1차 성공.

근데 영업에서 또다른 일을 받아옴. 근데 이번엔 잡곡밥임. ㅋㅋㅋㅋ

흰쌀에서 검정색 이물이나 머리카락 찾는건 쉬움. 근데 잡곡밥......흑미밥......이 컨셉들은 받아서는 안되는 일이였음.


그러나 '멍청한' 영업은 그냥 다 받아옴. 영리한 고객사의 의도는 무엇이냐? 잘 안되는 장비 몇대를 인질 삼아

협박하고, 그 대가로 다른 기타 서비스를 무료로 요청함. 그렇게 O산의 업무는 인질로 잡힌 몇대의 장비로 인해 사람을 

무료로 갈아넣어야 하는 프로젝트 였음. 그럼 그냥 고객사에 위약금 물고 철수를 하면 되는데 왜!?


이 O산의 영업라인 최초 개척자가 사장님이었음. 따라서 사장님의 영업라인을 다른 누군가가 감히 '끊고 철수합시다' 라는 

말을 못하고 있는거임. 적어도 이 회사에서 그정도로 강단있는 임원은 단 한명도 없었기에 어느 누구도 사장님께 

이쪽 프로젝트가 문제있다는 보고를 하지 않았고, 그저 회사 내부에서만 고민하고 속만 새카맣게 태우는 그런 프로젝트였음.


이제와서 아몬드가 이걸 맡을 이유가 없어진거임. 아몬드가 이 프로젝트를 묵묵히 해오던 이유 역시 '학사 페밀리' 때문이었음.

형들 편하라고 스스로 희생하고 있던것. 이제는 지킬 형들도 없고, 본인 역시 D사에 한 다리 걸쳐놓고 자리잡고 있으니

아몬드 역시 그럴 필요가 없어진것.


미륵수석의 입장에서 이 오래 묵은 O산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부터 하여 열악한 현장을 감당할 수 없었음. 

당연히 아몬드 대리. 그대가 다시 해주었으면 좋겠어~ 인데. 아몬드가 싫은데요? 해버린 거임. ㅋㅋㅋ


아몬드: 형. 저 메가통 팀장한테 가려구요.


나: .....굳이? 


아몬드: 오라고 꼬시더라구요. 베트남에 1년이상 짱박혀 있었더니 국내에 좀 있고 싶어요.


메가통이 왜 아몬드를 꼬신걸까..? 

아마도 자신의 입지 때문이었을 듯. 3무 과장 하나로는 모자랐고. GC팀이라고 놀림받지 않은가.

아몬드가 속한 팀이 GC 소리를 들을리가 없을테니....ㅋㅋ


나: 가겠다면 말리진 않는다만...차라리 우리한테 오지 그래?


아몬드: 저도...하아...이제 현장은 지긋지긋하네요...D사는 아닌거 같아요...


나: 그래...그래도 너는 알아서 잘 하는거 같으니까 나도 걱정 안한다.


아몬드: 네^^


그렇게 아몬드는 메가통 팀장네 GC팀으로 이동했음.


나중에 알게되었음. 아몬드는 대리이지만 '과장급' 연봉을 받게 되었음. 4900 정도. 본인과도 연봉차이가 700만원이나 났음. ㅋㅋㅋ

멋있어....!! 남들이면 배아파 했겠지만, 본인에겐 좋아하는 동생이 전략적 성공을 거둔것이 대견하고 배울 점 이었음.


이때 사람들은 알게 됨.

메가통이 살아남은 이유. 그는 사장님의 기쁨조 였음. 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저런 인물이 안짤리고 다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디어 해결되는 순간이었음. 메가통은 사장님과 모종의 '인맥'으로 엮인 사이.


본인은 알아 차리지 못한 메가통이라는 존재의 '실리적' 가치를 아몬드는 귀신같이 캐치 한거임. 


아몬드: 우리 팀 이름이 '기술'팀 아닙니까. 그럼 기술 개발을 해야죠. AI 어떻습니까?


메가통: 콜. 근데 어떻게 만들지?


아몬드: 차차 알아가야죠.


그렇게 GC팀은 갑자기 사장님께 AI 개발 안건을 건의했고. 승인을 받게 되었음. 

메가통 으로서는 팀이 '무언가'를 하게 되었기에 다시 안심하고 꿀을 빨면 되었고, 3무 과장 입장도 마찬가지 였음.


아몬드의 입장에서는 현재 최신 기술로 손꼽히는 딥러닝이라는 분야를 돈받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되었음.

영리한 놈. ㅋㅋㅋㅋ 딥러닝 익히고 이직 테크 타면 역시 갈곳이 많지! 역시 목표는 무쌍이네 회사로구만~


하지만 궁극적으로 AI를 목표로 잡은 이유는 아마도... 식품 공장에서 검사하던 

아몬드에게 식품 검사는 AI밖에 답이없다는 사실을 인지시켜 준듯 하였음. 


...............................


미륵 수석이 컨트롤 가능한 인원은 3명 뿐.


욜로 카푸어 대리는 앙드레 과였음. 나이도 같은... 초록 동색이라더니...

일단 카푸어 대리는 입사후 지금까지도 특정한 일이 없었음. 몇 개월을 그냥 내리 놀았음. 개미와 배짱이 우화가 딱 어울렸음.


팀에 노는 인원이 있다는건 물론 관리자의 문제임. 관리를 전혀 안한거니까.

문제는 그러는 동안 스스로 회사 코드를 받아보고 공부를 했어야 할 카푸어 대리는 그냥 내리 놀았음. ㅋㅋㅋ

데려온 후배는 큰 프로젝트 서포트하면서 치고 나가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답답한 형이었음.


퀵실버는 과거 무쌍이와 메가통, 본인이 처리하던 O석의 필름 검사기를 유지보수하고 있었는데.

S사와의 관계로 인해. 매년 바쁘던 이쪽도 이제는 일이 없어진 상황. 중국에서 짜거와 곰돌이 푸우가 한번씩

현장 문제를 보고하며 해결 요청을 하면 간간히 프로그램을 확인해 주는 정도로 업무를 하고 있었음.


제일 바빴던건 동석이였음. 동석이는 설비의 크기 유무와 관계없이 과거 메가통 팀장이 싸놓은 똥 장비들을

가리지 않고 불려 다니고 처리했음. 따로 동석이를  봐주는 선임자도 없었고, 간간히 점심시간 티 타임에

본인에게 물어보거나 하면서 혼자 성장했음.


팀이 달라진 이후, 예전처럼 동석이를 케어해주지 못했고 솔직히 본인도 어느정도 손을 놔버린 상태이기에

큰 기대도 없었음. 그러나 동석이는 일을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타입이었고. 조선족 특유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깊이 있는 프로그램 공부나 기술을 습득하진 못하였으나 현장 대응에 특화된 자신만의 길을 가기 시작했음.


미륵수석은 눈이 높은 사람이었음. 하급자의 능력을 판단하고 자신의 기준에 미치치 못한다 여기면

키워주기 보다는 앙드레 대리와 같이 그냥 적당한데 박아두고 버리는 타입. 그는 팀원들의 '약한소리'에 특히나 약한 타입이였음.


실력도 없는 팀원이 '아..이건 저는 못할것 같아요...' 해버리면 '아..역시..'하면서 자기가 해주고 놔버리는 타입...

여러모로, 사람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날개를 펴지 못하는 사람이었음.


미륵 수석의 입맛에 맞는 인원은 아몬드, 헬보이, 보거스 밖에 없었음.

그러니 미륵수석은 베트남 프로젝트의 종료 후에는 마치 길을 잃은마냥 아무것도 못했음.


여기서 또 한번 호카게의 기술이 들어갔음. 호카게는 스리슬쩍 실패할 확률이 높은 중국발 Roll 장비를

미륵 수석팀의 전담으로 선심쓰듯 넘겨 버린거임. 기존 D사의 관리차원에서도 그렇고 자신이 중국발 Roll장비까지 

맡기엔 여력이 부족하다는 핑계였음. 실제로 우리 팀원은 호카게, 본인, 창희, 잇끄대리 4명 뿐이었으니까.


호카게는 이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걸까? 

당시 중국의 사천에서 D사의 Roll 장비 2대가 비전실세 K팀의 신규 수주로 들어왔는데, 호카게는 그만둔 통풍이까지 

외주로 쓰며 이를 처러한다는 명목으로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자신이 만든 중국발 Roll장비에서 손을 땠음.

둘다 K팀의 장비였기에 호카게가 빠지는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고..


통풍이는...무쌍이네 회사에 면접을 봤지만...면접에서 이상한 소리를해서 '탈락'되었음.ㅋㅋㅋㅋ

무쌍이도 예상치 못한 그의 광기...(나중에 공개할 예정)

그덕에 호카게와 사천에 갈 수 있었고 하루에 90만원씩 받아가며 2주를 일했음.

용돈 두둑히 챙긴 통풍이..ㅋㅋ 


이렇게 호카게의 '졸업작품'은 '똥'이 되어 미륵수석에게 배달 되었음. 

그와중에 정치적 안배ㅋㅋㅋㅋ 호카게의 크리티컬 펀치였음. 

잘되었다면 '졸업작품' 실패 했다면 경쟁자를 제거할 '폭탄'으로 처리한 걸 보았을때

그의 정치력 역시 무시하지 못할 능력이었음.

....................................

.........................

마침 타이밍 좋게도, 본인의 후공정 투입과 동시에 D사에서 업무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음. 

대대적인 설비들의 개조건 이었음. 개조건이 돈이 얼마나 될까 싶었지만, 아니었음. 개조건 하나에 2억은 쉽게 찍었기에

D사의 수많은 장비들 하나씩 개조 해줘도 상당한 돈이었음. 


본인 역시 회사에서 입지가 높아지고 나니 새롭게 보이는 부분들이 많았음.


항상 우리 인원들이 상주하다 시피 들락거리는 D사.

설비들의 '유지보수 계약'. 

매달 수천만원씩 숨만 쉬어도 들어오는 돈이었음.


거기에 '잉크 마킹기'라는 소모성 제품도 한 몫 했음. 마킹기 하나 고장나면 우리가 새로 사서 제공해야 하는데

거기서 가격 뻥 튀기가 발생함. ㅋㅋ 그리고 소모성 제품인 '잉크'. 이것 역시도 가격이 뻥 튀기 됨. 

 

예를 들어 잉크 한통에 우리는 25만원을 준다치면 고객사는 잉크 한통을 100만원에 사갔음.ㅋㅋㅋ 

(예시 입니다 사실과 달라요 소설 입니다 소설!!)


D사는 우리에게 마킹기를 제공하는 업체에 항상 '원가'를 알고 싶어했고, 우리 회사 모르게 업체에 연락하여

가격 조사를 했지만, 그럴때 마다 마킹 업체는 실시간으로 우리 회사에 전화와서 


'지금 D사에서 가격을 물어오고 있습니다..!' 


하며 보고를 해왔음. 그럼 우리 회사에서 대략 ~~만원 이라고 해달라. 하면서 업체와 짜고치며 D사를 벗겨 먹었음.

왜냐면 그 마킹기 회사의 임원들 역시 예전 우리회사 출신들 이기 때문^^.


그외 장비에 들어가는 모듈들, 기타 소모성 부품들 모두 우리 회사의 관계자들을 거쳐 D사로 납품되었음.

중간중간 가격 후려칠게 너무나 많았음.

 

거기에 신규 Roll 장비까지 수주가 툭툭 튀어나오니

그야말로 풍년이었음. 마르지않는 샘물 같이 돈이 나오는 D사였음. 


어느날 선배를 통해 D사에 납품되는 마킹기를 우리가 실제 얼마에 구매 하는지 듣게 되었는데.. 

그 가격을 들은 이후 D사 담당자들을 대할 때 왠만하면 화를내지 않게 되었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게 되었음.


[D사가 불쌍해졌음.]


호카게가 왜...아니 왜 우리회사 관리자 이상급들이 D사의 패악질에도 설설 기는지 깨닫게 되었음.


내가 커피집 사장이고, 내가 만드는 아메리카노 한잔에 원가가 500원이라고 해보겠음.

근데 판매가는 20000원임. 비싸다고 사람들이 잘 안옴.


근데 매일매일 찾아오는 진상 손님이 있음. 하루에 커피를 20잔씩 사감. 매번 올 때 마다 쌍욕을 박음.

커피가 짜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놔라! 하면서. 직원이 불친절하다 투정부림. 


그런데도 매일 와서 20잔씩 커피를 사감. 한번씩 친구들도 데려와서 10잔, 15잔씩 팔아 주기도 함.

우리 커피 맛 없다 면서 당장 비슷한 커피집만 생기면 갈아 탈거라고 협박을 함. 잘하라고 으름장을 놓음.


이제는 사장인 나도 이 진상 손님을 파악하게 되었음. 어차피 매번 올텐데 뭐~

안일해졌음. 원가 500원짜리 원두도 아까워짐. 원두를 바꿨음. 원가 100원짜리로.


대신에 그 진상 손님을 위한 300원짜리 감사패를 하나 만들어 문 앞에 붙여놨음.

진상 손님은 오늘도 커피를 20잔 사가며 화를 냈음. 쪽팔리게 뭔 감사패냐고...


다음날 부터 커피를 30잔씩 사가기 시작했음.


그는 진상이 아님. 형제? 왕? 감히 형제에게 이렇게 장사할 수 있을까? 왕? 왕에게 저럴 수 있나?

아주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만...죄송한 마음에 감히 언급도 못하겠음...


이걸 진작에 알았다면 목사님께 절대 반항하지 않았을 텐데...

'빈볼'에 머리를 맞더라도 웃으며 '따봉'을 해줬을듯..ㅋㅋㅋ


회사에서 아랫 사람이 볼때, 왜 우리 상사들은 저렇게 진상들한테 설설 기는거야!? 불만이 있을 수 있음.

그럴때는 가만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숨겨진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그렇다고 같이 기어 줄 필요는 없음. 설설 기었을 때 그 '이득'에 영향을 받는 '위치'가 있음.

자신이 그 '위치'가 아닐때는 굳이 참을 필요는 없음. 다만, 언젠가 자연스레 허리가 숙여지는 위치가 된다면

내 상사들이 어떤 사람들 인지 자연스레 알게 될거임. '사기꾼'인지 '능력자'인지.


과거 가족회사를 다닐때, 본인에게 '화가'냐 '괴물'이냐 얘기해 주셨던 이사님이 계셨음.

사회 초년생, 프로그래밍 수준이 과에서 꼴찌 수준이던 본인의 눈에 눈부셔 보였던 이사님. 존경했었음.

그분은 과하게 '회장님'을 무서워 했음. 제조팀에도 찍소리 못했음. 항상 고개 숙이고 다니셨음.


나: 아니 이사님! 이사님 정도의 실력자가!! 왜 그렇게 숙이고만 다니시냐구요! 답답하네요!!


이사: 월급을 받는 입장이라는건 이런거야..겸손해야 해...너두...


그러나 지금의 실력을 쌓은 본인은 그 당시 이사님의 태도를 이해하게 되었음.

지방과 경기도의 프로그래밍 수준 차. 아직도 당시 이사님의 코드 들이 기억이 남. 어디서 마구잡이로 퍼다

붙여넣어 기본적인 코드 들여쓰기 배치도 맞지않던 난잡한 코드들...


하루 이틀만에 프로그램을 개발해내는 대단하던 실력..이라고 착각했으나 결국은 기존에 가진 코드에서

밤새워 짜깁기한 몬스터였음...

 

지금이라면 그정도 수준의 프로그램 따위 반나절이면 만들어낼 수 있음. 복붙이 아닌 실 코딩으로. 


막말로 당시 이사님의 실코딩 수준은 지금 회사 '대리'급 수준도 안되었음.

사원인 동석이도 그들 보단 현장 대응을 잘함. 정확히는 앙드레보단 잘하지만 헬과장 보다도 못한 실력이었음.


그랬던 이사님은 2013년 기준 연봉이 1억 2천 이었음. 2018년 기준 동석이는 연봉 2800인데...

당연히 양심이 있다면..회장님께 죄송했겠지. 제조팀한테 미안했겠지. 


제조팀이 왜 우리 비전팀을 눈엣 가시 처럼 여기고 공격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었음.

연봉 8천받던 부장도...이사님에도 미치지 못한 실력이었음.  


그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허리를 숙인거임. 그들로 비롯해 발생한 '증오'와 '미움'을 비전팀 막내 직원인 본인이

현장에서 다 감당해야 했음. 그래놓고 돌아서서 함께 제조팀을 욕했고 본인 편을 들어주는 '척' 한거임.


본인의 소설 같았던 첫 회사는 사실 철저히 그들에게 '농락' 당한것과 진배 없었음. 그나마 후회가 덜 드는건

내 성질대로 다 해버리고 나왔다는 후련함. ㅋㅋㅋ  


다 '사기꾼'이었음. 오히려 마지막에 본인과 싸운 아가씨 같던 팀장이 실력이 있었음. 

자칭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라 소개한 부분을 비웃긴 했지만, 그 사람 덕분에 코드의 '구조'라는 부분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아쉬운건 너무 구조적인 부분만 치중하다보니 '로직'에 약했다 정도..?

본인에게 졌던건 장비 경험이 없었던 것 뿐. 실력이 없던건 아니었음.


이때는 아직 멀었지만, 사회에서 허리가 숙여지는 매커니즘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음.

과거 존경하던 이사나, 든든했던 부장은 '사기꾼'이고 지금 마음에 안드는 호카게는 '능력자' 였음.

'자신'의 이득을 위해 허리를 숙이는게 아닌, '회사'나 '팀'의 이득을 위해 허리를 숙이는 사람.



이렇듯 호카게 팀이 최전성기를 달릴 때 미륵수석에게 남은건 호카게의 '졸업 똥 작품'과 

더이상은 새로운 일도 없을 과거 O석의 S사 장비. 앙드레가 맡은 장비 역시 S사..더 가망도 없는 인력만 갈아넣는 상황.

아몬드가 치를 떨던 O산의 식품공장. 


메가통이 여기 저기 싸놓은 '똥'장비들. 이 장비들은 과거 한대에 2000만원 1500만원 받고 1~3대 정도 내보내던 

과거 우리회사가 주 고객사(D사, S사, L사)를 만나기 전,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닥치는대로 내보내던 시절 장비였음.

이미 10년도 훌쩍 지난 장비였고, 더이상의 수주도 없는 과거의 흔적일 뿐. 그래도 유지보수 계약은 남아있어

한번씩 가서 봐줘야하는 정도 수준의 장비.


즉, 돈이 안되는 소규모 단타 장비들.


당연히 회사에서는 밀려오는 D사의 금전 공격에 정신이 없었음. 모두들 호카게 에게


임원들: 그래그래!! 바쁘지! 저거 중국 Roll은 미륵 수석한테 넘겨! 너는 가서 돈만 주워와!!


미륵수석: ..............


소리없이 진행된 호카게와 미륵 수석의 정치적 입지싸움. 미륵 수석의 '완패'였음.

그래도 경력있고 나름 실력도 있는 미륵수석의 입장에서, 이 희망 없는 거름통 같은 상황을 굳이

아둥바둥 버틸 이유가 없었음. 


이런건 자신의 '이득'을 위해 허리나 숙이는 메가통 같은 사람들이나 맡아줄 수 있는 일이니까.

물론 모두를 위해 희생하며 거름통을 짊어지는 사람들도 있으나, 아쉽게도 그런 사람은 이 회사에서 만나본적이 없음.

 

그렇기에 이유야 어떻든 간에 거름통을 짊어질 수 있는 메가통 같은 인물도 조직에서 살아남아 지는것. 

사회는..조직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유기체임. ㅋㅋ


그렇게 미륵 수석은 2년에 약간 못 미친 회사 생활을 스스로 마무리 지었음.


Adios Amigo..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