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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사이다 썰#11-1
게시물ID : soda_6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26
조회수 : 444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4/02/05 01: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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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예전에 다 쓰지 못했던 군시절 사이다 썰을 써봤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글을 마구마구 써내려 가는지 모르시죠?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짐을 싸서 친정으로 1달간 갔습니다.........풉.....

너무 슬프네요. 외롭고...심심하고.....아내가 너무 보고싶고...

 

눈물을 흘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외로움을 이렇게 라도 달래려고.......크흐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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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썰은 7월 군번 분대장 얘기를 해보겠음.

본인을 무척이나 힘들게 했던 4월 군번 분대장이 전역하고 다음 후발 주자로 7월 군번 선임이 

분대장을 달게 되었음.


이 7월은 본인과 이름이 똑같았음. 

그러다보니 뭔가 친해 질 만한 무언가가 없을까 살짝 기대하는 마음이 있긴했음.

물론 일주일도 안되어 헛된 희망인걸 깨닫게 되었지만...


이 친구는 키 173cm 정도에 정말로 빼빼 말랐음. 

보통 팔에 알통 정도면 남자라면 적당히 잡혀있지 않음? 근데 이 친구는 마치

지금 우리 4살난 아들마냥 알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팔뚝이었음.


어께는 좁았고...그러다보니 머리가 커 보였음. 실제 머리크기는 보통이었지만

몸이 그만큼 외소했음. 대신에 관상은 뭐랄까..? 똘똘함이 넘쳐흐르는 공부 잘~~~할거 같이 생긴

똘똘이였음. 약간 호기심 많은 토끼같은 관상이어서 '말괄량이 뱁스' 만화의 '버니' 가 떠오름.


그러나 그를 호칭하는건 '티몬' 이라고 부르겠음.

왜냐하면 우리 분과에 8월 군번 품바가 있었고, 7월과 8월은 동기 사이로

이 티몬과 품바 때문에 우리는 참 성가시게 군생활을 했으니까..


품바는 정말 인상이 강력하게 생겼음. 일단 빠돼의 체형을 가지고 있었고

그 얼굴은 산군 호랑이 마냥 정말 짐승같은 야수 느낌이 있었음.

처음 그의 인상을 보고 선임들도 흠칫 놀랐을 정도였으니. 


그러나 그는 '골빈' 아이였음. 군대와서 여러 머리나쁜 사람들을 봐 왔는데

정말 이곳이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댕청한 사람들이 많았음. 이 품바도 그런 과였음.

대신 타고난 야수 같은 카리스마와 빠돼 체형으로 후임들을 때려잡는 삼국지의 '장비' 같은 케릭터.


이전 외전에 나왔던 'ㅈ같냐 레퍼토리' 의 주인공. ㅋㅋㅋ

얼마안가 본인의 관물대를 털어 나라사랑 카드로 PX 음식 사먹다가 걸려서

옆구리를 걷어차인 비운의 인물 이었음. 늑대는 초식 동물을 알아보는법. 


본인의 눈에는 거친 외모와는 다르게 그의 눈빛속에 '두려움'을 보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는 파이터 타입이 아닌것을 파악할 수 있었음. 

(본인만 그랬었고 나머지 후임들은 다들 무서워함)


어쨌든 티몬은 꾀돌이 캐릭터이다 보니 주로 머리쓰는... 후임들을 모략 하거나 거짓말

부추김, 방심하게 하기 등등.. 그리고 선임들에게 뒤로 고자질 해서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혼나도록 만드는 사람이었음.


그리고 자기 밑으로는 선을 딱- 그어서 절대 일정 선 이상 친해지지 않는 사람이었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고나 할까??


티몬: OO야.


나: 이병 OOO.


티몬: 니 고향이 어디라고?


나: O산 입니다.


티몬: 오~ 나는 O해 사람인데. 같은 경남이네!? 친하게 지내자잉^^


나: 아...감사합니다^^


티몬: .............


나: ^^;;;; 


티몬: 웃네 이새끼가......ㅋ


나: ??


티몬: 지금 쪼갰냐?


나: 잘....못들었습니다!?


티몬: 야. 내말이 ㅈ 같냐? 뭘 못들어???


나: 죄송합니다만... OO일병님 반응이 낮설....


티몬: 와..;; 말대꾸 하는거 봐라? 니 오늘 저녁에 함 보자잉?


나: ;;;;;;;;;;


그런날은 여지없이 4월 분대장이 찾아왔음.(이 당시는 분대장 아니었음)


4월 돼지: 야. 너 티몬한테 개겼냐?


나: 아닙니다.


4월 돼지: 그걸 니가 판단하냐? 니가 아니라면 아닌거야? 이새끼 군대 놀러왔네?


나: 죄송합니다.


4월 돼지: 야. 선임이 기라고 하면 기인거야. 온지 얼마나 됬다고 선임한테 개기냐? 어!!? 밖에서 주먹 좀 썼다고?


나: 아닙니다;; 오해십니다;;


생활관 90명 가까운 선임들: 와~~~~~~미쳤나 저 새끼가!!!!!!!!!!! 헌병대 불려 다니는게 자랑이야!?


......................................

............................

..................


맞선임: OO야. 괜찮아. 저 새끼 원래 그래....;;


나: 아니...슈발...더럽네 진짜; 그럴거면 말을 하지나 말던가;;


맞선임: 티몬 저거 절대 후임들이랑 안 친해져. 앞으로 다가오더라도 경계해. 

저 놈 다가오는거는 껀덕지 하나 건지는 목적 외에 아무것도 없어.


나: ㅇㅇ. 절.대.로. 저 놈한테 두번 낚이진 않는다...!!


.....................


티몬: 야 O투! 


(얘는 자기랑 이름이 똑같으니까 본인을 Two라고 부렀음.)


나: 일병 OOO!


티몬: 이제 일병도 달았는데 형이 좀 풀어줄께^^ 이제는 좀 긴장 안해도 된다 내앞에서.


나: 아닙니다!


티몬: 우리 나이도 동갑아니가~ 좀 편하게 생각해도 된다.


[지랄. ㅋㅋㅋ 그랬으면 니 밑에 일병들은 왜 아직도 니 눈치만 보는데!? ㅋㅋㅋ]


나: 아닙니다! 계속 긴장 하겠습니다!!!


티몬: 이야...이새끼 많이 컷네? 안걸린다잉? ㅋ


나: ................


티몬: 일병 달았다고 깝치고 다니지 말라고. 알겠냐? 긴장타고 다녀라. 지켜본다.


나: 네 알겠습니다!



티몬의 밑에는 07년 10월, 11월 군번의 일병 후임들이 있었음. 


07년도의 동기 터울은 2달이기 때문에 8월인 품바와 10월 일병은 동기였고 11월은 후임이었음.

물론 티몬에겐 둘 다 후임. 10월은 간디 처럼 생겼음. 그래서 다들 간디라고 불렀음.


11월 선임은 처음 왔을 때 에이스 소리를 듣던. 작업에서 항상 선두에 섰고 똑똑하게 시킨일을 잘하는

첫인상 좋게 시작한 친구였음. 나이는 맞선임과 본인보다 1살 어린. 


이 11월 선임이 특히나 티몬에게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 사람들의 소문에는

자기보다 똑똑한 놈을 싫어하는 티몬이 집중적으로 11월 선임을 괴롭혔다고 함.

그러다보니 본인이 자대 배치 받을 때는 바보가 되어있었음. 우리는 그를 바보라고 불렀음.


그를 통해 알게된건 티몬은 시키지 않는데 나서는 사람을 싫어했음. 

그게 설령 선행이고 잘하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지...


바보는 약간 눈치없는 타입이기 때문에 나서야 할 부분과 나서면 안될 분위기를 잘 못 읽었고..

그게 안되니 티몬에게 복날 개맞듯이 털리는 일이 많았음. 그러다보니 바보가 선택한 방법은 판단 자체를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것. ㅋㅋㅋㅋ


얼마나 눈치를 많이 봤는지....도무지 스스로 판단을 하지 못했음.

항상 뭘 하기 전에는 티몬의 눈치부터 살폈고. 티몬이 반응을 해줘야 움직이는.. 그게 그를 바보로 인식 시켰음.

이 놈이 유격장에서 본인이 음료수 하나만 더 까면 안되냐고 했을 때 본인을 좋다고 물어뜯었던 그놈임. ㅋㅋ


근데 그날이 그의 마지막 발버둥 이었고. 같이 부대 생활 할 수록 불쌍해지는 케릭터였음.

바보는 마음이 여렸고, 유복자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온 순하고 착한 아이였음.

어머니께 특히 약했고, 군시절 내내 어머니 걱정에 눈시울 붉히던 착한아이.


그랬기에 유격 당시에는 반드시 복수하겠다 다짐을 했지만, 본인과 맞선임은 그를 특히 케어 해주었음.

저러다 자살이라도 하겠다는 걱정이 들어서....ㅋㅋ


그가 혼나지 않도록 그의 실수를 챙겨주었고, 그가 우울한 날이면 옆에서 토닥여 주었음. 

어쨌든 동생 아닌가.


간디는 진짜 순둥이였음. 군생활 내내 간디에게 단 한번도 혼나본적이 없음.

그는 먹는거 외엔 흥미가 없는. 약간 희동이 스타일이었음. 이상하게 군대에서는 먹는거에 

목숨거는 애들이 많음 ㅋㅋㅋㅋ


그러다보니 간디는 품바에게 자주 당했는데. 동기였지만 이미 품바에게 잡아먹힌...빵셔틀 이었음.

품바는 주로 간디의 나라사랑 카드를 빼앗아(선임들 몰래) PX에서 맘대로 군것질을 해먹곤 했는데

먹는데 목숨건 간디에게는 이게 군생활 중 가장 힘든 일이었음. 

그렇다고 품바에게 따지지도 못하고. 선임들에게 하소연도 못했음. 품바의 동기 티몬 때문에..


품바는 본인에게 옆구리를 처맞은 뒤에는 겁을 좀 집어먹고 있어서 

말로는 갈궈도 절대 '선'을 넘지는 못했음. 그랬기에 본인은 간디의 나라사랑 카드를 본인이 직접 보관하기 시작했고

그로인해 품바는 간디의 카드를 사용 못하게 되었음. 이 사실을 아는 티몬과 품바는 본인을 항상 벼르고 있었으나

'명분'이 본인에게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음. 


결국 간디와 바보는 선임이지만 본인의 케어를 받는 입장이 되었음. 같은 편이 된거지 ㅋㅋㅋㅋㅋ

우리 파벌: 간디, 바보, 맞선임, 본인, 4월 동기. 

선임 파벌: 8월(말년), 10월(말년), 4월, 5월, 7월, 8월


이렇게 분대 내에 알게모르게 파벌이 생겼음. 그러다보니 주말 종교행사도 갈라졌는데 

우리 파벌은 모두 '성가대' 에 들어갔음. 노래를 좋아하는 본인은 너무나 노래가 부르고 싶었고

부대내 노래방을 이용하기에는 짬밥이 부족하여... 차라리 성가라도 부르자 하는 판단이었음 ㅋㅋㅋ


본인이 성가대에 들어가자 우리 파벌 선임들도 다 같이 성가대에 자원하게 되었는데...


대대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음. 처음 성가대원을 모집 할 때는 아무런 혜택이 없었음.

주말 종교행사가 끝나면 성가대는 남아서 개인정비를 반납하고 성가 연습을 해야했음.

어찌보면 시간만 뺐기고 성가신 일만 주말에 더 해야하는 상황.


그러나 성가대 모집이 끝난 후 완전히 반전 되었음.


이게 신의 한수인게. 대대장님이 뒤늦게 발표한 성가대에 대한 보상. 

성가대를 2개월 유지하면 1일의 휴가증이 생겼음. 성가대는 종교 행사 끝나고 성가 연습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 연습은 거의 없었고, 부대 밖의 간부식당으로 불려가 대대장님과의 '만찬' ㅋㅋㅋ

아니면 그냥 대대에 남아 자유 시간을 가졌음.ㅋㅋㅋㅋ 


물론 포대(중대)로 복귀를 해도 자유시간인건 맞지만...

선임들과 함께하는 자유시간과 대대 '아저씨' 들과 있는 자유시간은 그 격차가 다름. 


완전한 자유였음. ㅋㅋ PX에서 병장들만 먹는 짬뽕면도 돌려먹는 ㅋㅋㅋㅋ 

본인은 포대 PX를 안간다고 했지 대대 PX를 안간다곤 안했으니까!!! ㅋㅋ


운좋으면 1달에 한번은 대대장님과 간부 식당에서 싸제 음식을 먹었음. 치킨, 짜장면, 짬뽕, 탕수육 같은거 ㅋㅋㅋ

그러면서 2개월마다 휴가증이 생겼음. 그러나 우리의 이런 생활은 아무도 몰랐음 ㅋㅋㅋ


분과 선임 파벌들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음. 


선임들: 야이 새끼들아. 니들 일부러 우리 ㅈ 되보라고 단체로 성가대 들어간거지!??


성가대 파벌: 저희가 성가대 들어간게 어째서 선임들 ㅈ되라는 겁니까? 저희는 저희 개인정비 반납하고 일하는건데.


선임들: 끄응....!!


....................


선임들: 휴가증이 그렇게 갖고 싶었냐!? 이것들이 미쳐가지고!


성가대 파벌: 저희 성가대 모집할 때 그런 특혜 없었다는건 부대원들 다 아는 사실입니다. 

성가대 들어가고 나서 생긴 혜택 아닙니까?


선임들: 끄응...;;;;


.........................


그들은 무엇이 그리 불만인 것인가? ㅋㅋㅋㅋㅋ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음. 주말에는 심심함. 눈앞에 후임들이 뽈뽈 돌아 다니면 

한번씩 건드리는 맛이 있음. ㅋㅋ


근데 이놈들은 성가대 연습한다고 하루죙일 부대내에 없다가 저녁 무렵에 복귀를 하니 ㅋㅋㅋ

그동안 선임들은 지들끼리 엄.청.나.게. 심.심.했.던.것. ㅋㅋㅋㅋ


..............................


바보는 본인을 항상 지켜봤음. 선임들에게 항상 털리지만 절대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여 움직이는 부분. 


항상 선임들이 시키는 방식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했고

그로 인해 갈굼을 먹더라도 그 앞에서만 하는 시늉만 했지. 돌아서면 다시 본인의 방식을 고수하는

대쪽 같은 성격. 


선임들은 그냥 마음에 안들었을 뿐 사람인 이상 본인 방식이 맞다는걸 알았고 그냥 

후임 주제에 어리버리 눈치 안보고 능동적으로 뭘 주도 하는 자체가 마음에 안들었을 뿐. 

결국은 '결과' 만 일치 한다면 큰 문제 될 일이 없었음. 


바보는 본인의 그런 모습에 감화를 많이 받았음. 


바보: 형은...대단한거 같애. 내 후임이지만...배울게 정말 많은거 같아.


나: 바보 일병님! 형이라고 하지 마십쇼!! 티몬이 들으면 불똥 튑니다 제발;;;


바보: 아. 그렇지! 미안! 근데 정말 너한테 많이 배워. 어떻게 그런 강철 멘탈을 가질 수 있는거야?


나: ㅎㅎ 군대랑 사회랑 다르다고 하는데. 그래봤자 무슨 큰 차이 있습니까? 결국은 다 사람 아닙니까? ㅎ

2년 뒤에도 제 앞에서 지금 처럼 할 수 있습니까? ㅋㅋ 2년간의 군대 놀이에 몰입하지 마십쇼!


바보: 오.......


나: 전역하고 사회인으로 만나면 저 티몬이 감히 바보 일병님 눈이나 쳐다 보겠습니까? ㅋㅋㅋ


바보: 맞지....그치...사회였으면...!!!! 저 새끼...


나: 그러니 뭐하러 그렇게 신경쓰고 눈치 봅니까? 저는 2년동안 남자들이랑 동고동락 하면서 정말 괜찮은 인연을 

건져서 사회복귀 하는게 목표입니다. 근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2년동안 지독한 악연들만 만들어 가는거 같습니다. 어리석지 않슴까?


바보: 와....형은...진짜 생각 자체가 일반인이랑 달라... 


나: 제발 형이라고 좀...;;;;


..........................................

................................


품바는 노래를 좀 했음. 본인이 봤을 때 일반인 이상의 바이브가 있었음.

우리 부대는 일병이 꺾여야 노래방을 이용할 수 있는데. 방음이 잘 안되서 노래 못부르는 사람은 눈치껏 

노래를 안부름. 만약 잘 못부르면 선임들이 시끄럽다고 쌍욕을 박으니까... ㅋㅋㅋ


결국 노래방은 있으되 자신없는 사람은 왠만하면 안들어감. 그냥 아무 눈치도 안보는 병장급들만

실력과 상관없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댔음.


품바는 일병 꺾이자 마자 노래방 부터 갔고 거기서 선임들에게 인정을 받았음.


본인도 일병이 꺾이자 마자 노래방에 갔고 노래를 불렀음. 아마 목 좀 푸는김에 플라이투더스카이 노래를 불렀던거 같음.


포더 문~! 바이더 씨~ 니가 떠~~난 바닷가~~~에 눈물이 마를~ 때 까지!!!


그리고 모세의 '사랑인걸' 을 부를 때 쯤. 난리가 났었음. 

높은 음역대의 노래가 아니라면 이런 노래는 오로지 필과 맛으로 불러야 함.


수 많은 선임들이 노래방으로 뛰어 들어왔음. 도대체 누구냐고..

그 무리 중에 품바도 있었고. 이 단순 무식한 품바는 이때 완전히 태세를 전환했음.


품바: OO야. 나는 노래 잘 부르는 놈들을 참 좋아해...


나: 일병! OOO. 감사합니다.


품바: 너..나랑 같이 하자. 나 노래 좀 가르쳐줘...


나: 제가 볼 때..이미 충분히...잘 하십니다만..?


품바: 근데 나는 너같은 맛이 안나. 그 살짝 끝에 떠는 그 바이브 말이야.


나: 아...이건 제 대학교 친구 창법(?) 입니다. 저는 원래 락커 타입이라...ㅋㅋㅋㅋ 


그렇게 우리 후임 파벌에 8월 품바는 본인과 급 관계 회복을 하여 중립 기어를 박아넣게 되었음.


남은 선임 파벌: 8월(전역), 10월(전역) 4월, 5월, 7월

이제 우리를 괴롭히는 파벌에 쪽수가 현저히 없어졌음. 그만큼 분과내 우리 힘이 세진 것이고

그 중심에는 본인이 있었음. 이 그림이 바로 본인이 이등병 시절부터 설계해오던 파벌 구도였음.


본인이 일병 6호봉이 되었을 때. 이미 부대에서 본인을 건드릴 선임은 없다고 봐야했음.

어차피 타 분과 선임들은 왠만한 큰 사고치지 않는 이상은 터치를 안했으니까. 물론 2포대에 양아치 보일러병 하나가 있었는데.

이놈 에피소드는 따로 써야겠음.


.....................................


티몬은 정말 영악하고 확실히 똑똑이 기질이 있었음.

하지만 항상 '명분'을 쥐고있는 본인을 날 잡아 갈구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음.


저 법대 출신 상담병도 사소한 꼬투리 하나 잡는데 엄청난 시간의 관찰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

티몬이라고 별 수 가 있나 ㅋㅋ 


그리고 본인도 영악한 타입이었고, 본인의 소울메이트 맞선임도 영악하기로는 본인보다 더 했으면 더 했음.

게다가 '은밀함' 까지 탑제한 맞선임은 정말 본인에게 있어서는 제갈량이었음.

우리 둘의 머리가 합쳐지니 티몬이 아무리 함정을 파도 절대 걸려드는 일이 없었고.


본인도 항상 티몬의 시선을 의식해서 혼자 화장실을 가더라도 발걸음. 손동작. 시선 하나까지 신경을 쓰며

생활 했음. 피곤하지 않았냐고!? 원래 구경꾼이 있으면 힘이 나지 않음?!? 티몬이 항상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니

그런 순간 순간이 너무나 재미있었음. 


매일 밤 자신만의 공상 세계에서 본인을 멋지게 갈구는 자신을 상상할 티몬을

생각하니 그렇게 재밌을 수 가 없었음.^^


그리고 드디어 본인이 '상병'을 달았던 3월. 

이 시기가 티몬에게는 본인을 꺾을 마지막 기회라는걸 알고 있었음. 

그에게서 미약한 살기가 항상 풍겨나왔으니까.


왜 그랬냐고? 본인에게 군생활 최대의 걸림돌 이었던 4월 분대장이 드디어 전역을 했기때문..!

그리고 그 분대장 직을 이어받은게 바로 7월 티몬 이었음. 

티몬은 분대장 직책에 엄청난 욕심이 있었음. 


왜냐고? 원래 정석 대로라면 다음 분대장은 11월 바보가 되어야 했음.

티몬은 분대장 달아봐야 이미 병장 이었으니까. 해봤자 3개월 깔짝 분대장 흉내 정도 내다가 전역하는 운명임.

그럼에도 티몬은 굳이 분대장을 고집해서 달았음.


.....................

........................


의외로 티몬은 4월 분대장을 싫어했음. 


4월 분대장은 본인이 생각해도 정말 비범한 성격이었음.

그 158cm도 안되는 작은 키에. 돼지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돼지 가면을 쓰고 있는 느낌.


그는 천형 같은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으니까. 그러니 어릴적 얼마나 많은 놀림을 받고 치욕을 겪었을까?

그런 모든 순간을 이겨내고 얻어낸 그만의 사회적 지능과 '눈치' 상대방의 심리를 읽어내는 계산 능력이었음.


맹인이 시각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들이 특히나 민감해지듯. 


사냥 당하던 초식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듯.


무시받고 놀림받던 피해자들도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머릿속 생각을 읽어내는 촉이 발달했음.


4월 분대장은 저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그 능력이 비대칭적으로 발달했음.

본인은 벨트 킴과 학창 생활을 하며. 애초에 작아서 반에서 맨 앞 줄 앉는 똑똑한 친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음.

우리의 관심은 항상 반에서 제일 뒷 줄에 있었으니. 하류인생 같은 '뒷줄인생' '뒷줄세상' 이었음 ㅋㅋㅋ


우리들의 '부심' 에는 앞 줄에 관심 자체가 없었음.


그렇기에 이상하게 4월 분대장은 본인에게 '무시' 라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것 같음.

'무' 라는 감정은 느꼈을 지도. 그것도 기분나빠 한거 같지만 가슴에 새긴 '한' 은 없었음. ㅋㅋㅋ 


본인은 알 수 있었음. 티몬의 학창시절 포지션은 때리는 시어머니 옆의 말리는 시누이 역할 인걸.

4월 분대장의 눈에는 자신을 직접 놀리는 나쁜놈들 보다 옆에서 말리는 척 부추기는 티몬 같은 놈들을 

더 찢어 죽이고 싶었을 거임. 


[티몬의 '행실'은 누가 봐도 시누이였음.]


그런 심리가 반영된 듯. 티몬의 눈빛이 조금만 웃음을 띄면 4월 분대장은 광마로 변해서

티몬을 조져댔음. 가끔은 4월 분대장이 헛다리를 짚은 기분도 들 때가 있었으니...

티몬이라고 365일 그를 깔보진 않을거 아님.

무척이나 억울한 눈으로 공격받는 티몬을 종종 목격 할 수 있었음.


그들의 마지막 대화가 어렴풋이 기억이남.


................

.....................

..........................


4월: 야. 너는 니가 똑똑하다 생각하지?


티몬: 아...아닙니다.


4월: 킥. 니 눈만 봐도 니 머리속이 다 보여. 왜? 나 같은 놈은 사회에서 만나면 언제든 밟을 수 있을거 같지!?


티몬: 아닙니다!


4월: 근데. 확인해봐. 나중에 전역하고 나 찾아보라고. 내 장담컨데. 지금 니 모습 그대로 내 앞에서 긴장박고 떨게 될거야.

학창시절과 사회는 다르거든. 나는 모든 면에서 너보다 뛰어난 위치에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거든.


티몬: ..............(이건 뭐...미친X인가....;;)


나: ....................(가끔...티몬 너도 불쌍하구나....)


4월: 너. 내가 재밌는 사실 알려줄까?


티몬: .........?


4월: 나 분대장 떼잖아? 너 같은 놈한텐 안줘. 다음 분대장은 바보한테 줄거야.


나: ........(오.....역시 O현이...확실히 사람 머릿속을 다 꿰고 있구만? 확실히 비범해...!!)


티몬: !!!!?!?


4월: 너 내가 모를거라 생각하지? 너 바보한테 경쟁의식 있잖아. ㅎㅎ 니가 바보 괴롭힐 때 마다 내가 왜 그냥 지켜본줄 아냐?


티몬: ;;;;;;;;


4월: 너 같은 놈들 생각하는게 빤해서~ 재밌어서 지켜본거야. 인생이 니들 맘대로 풀릴거 같지? 너 지금 짬에 바보가 분대장 달면?

너는 뭐가 될거 같애!? ㅋㅋㅋ 개털 되는거야 임마. ㅋ


티몬: 저....잠깐 따로 보실 수 있습니까? 이건 여기서 할 말은 아닌거 같습니다.


4월: ..................


그렇게 두 사람은 야간에 생활관 밖으로 나가 오랜 시간 얘기를 했고..

어떻게 설득이 되었는진 몰라도 티몬과 4월 분대장은 서로 웃으며 들어왔음. 


아마도 4월 분대장은 마지막까지 티몬을 떠 본듯 하고 티몬은 그런 4월에게 완전항복 선언을 한게 아닐까 생각함. 

결국 티몬은 어렵게 어렵게 자존심 다 굽혀가며 분대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됨.


지금 생각해보면 티몬은 상병이 꺾일 때 부터, 사회나갈 준비를 했던거 같음.

이 군대라는 '조직'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 했다고나 할까? 영리한 놈이니 이런 생각을 했을거임.

이 곳에서 자신이 얻어 갈 '가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던거 같음.


사실 군대란 평범한 생활을 해오던 남자들의 일상에서는 상당히 귀한 경험이긴 함.

'짬' 만 찬다면 카리스마나 강력한 하드웨어, 뛰어난 '능력' 없이도 밑에 사람을 둘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분대장이 되어 조직을 관리하고 이끌어보는 경험은 일반 사회에서 쉽게 경험 할 수 없는 거니까.


그 사실을 잘 알고있을 티몬이었음. 영리한 티몬이라면 전역 전에 반드시 한번은 '경험' 해 봐야할 과제라 

판단했을 거라 믿고있음.


하지만 티몬은...조금 늦었음. 

흔한 일반 사람들보단 영리한 축에 속했으니 그나마 이제라도 깨달은듯.


흔히들 일반 사람들은 착각 하는거 같음.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능력은 단순이 '짬' 이 찼다고 하여. '직급' 만 높아졌다 하여 공짜로 얻어 지는게 아님.

늘 말하지만 어떤 사람의 이후의 미래는. 향후 사람들에게 받을 평가는 '행실' 이 결정함.


그 '행실' 이 카리스마가 되고, 명분이 됨. 

나의 '행실' 이 남을 따르게 만드는 지휘봉이나 칼 이 되어 사용 됨.

그렇기에 이등병, 일병, 상병 동안 분과원들에게 일관되고 인간답게 대했어야 하는거임.


티몬의 행실은 어떠했던가? 그저 직급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여 쉬이 후임들을 함부로 대했고 인신 공격을 해왔음.

자신의 위로는 이유불문 절대복종 해왔음. 오로지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약자에 강했고 강자에 약했지 않나.

그런 모습을 1년넘게 봐온것이 바로 우리 분과 후임들 아닌가. 


[그의 이런 행실이 과연 리더의 자격이 있던가?]


그가 분대장에 욕심내는 것을 알았을 때, 본인은 이미 예감했음. 


'그 어떤 분대장 보다 초라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티몬은 분대장을 달자 마자 10월 간디와 11월 바보에게 180도 달라진 태도를 취했음.


티몬: 간디야. 바보야. 이제는 너네가 내 오른팔, 왼팔이데이. 니들이 많이 도와줘야 된다 이말이야.


[당연히 동기 8월 군번 품바는 애초에 제외 대상이었음. 

그는 너무나 자유로운 맷돼지 였으니까 ㅋㅋㅋ 조직의 개념이란 없는 야생생물.] 


그리고 반응은 여실히 드러났음.


바보: (귀를 파며..) 아~ 그러십니까?  그냥 남은 군생활 조용히 하다 가시면 되지 뭘 열심히 할라 그러십니까?? ㅋ

걍 저한테 분대장 넘기시고 편히 있다 가시죠~


간디: 아니 뭐...전 조용히 있다 가고 싶습니다만..?


티몬: !?!? (이 새끼들이...!?)


티몬이 병장이라면...이미 바보와 간디는 상꺾, 상말 아닌가? 이제는 병장도 우스울 실세중의 실세였음.

이제는 티몬 입장에서 예전처럼 함부로 갈궈댈 수 있는 짬밥이 아니었던 거지.. 


특히나 바보는 예전의 감정을 쉽게 털어내지 못했고. 누구보다 반항적인 태도였음. 

이미 눈빛 부터가 언제든 들이받을 준비가 되있는 상태라고 할까?


티몬은 분대장이지만 무엇 하나 분과를 이끌지 못했음. 

이미 업무라면 우리 성가대 파벌들도 못하는게 없었고. 특히 본인과 맞선임은 후임병 때 부터 모든건 스스로

판단하고 계획하고 진행해 오던 경험치가 있지 않나. 그리고 맞선임과 본인도 이미 '상병' 이었음.


분대장의 지시 따위는 받을 필요도 없이 시간이 되면 우리는 알아서 정비고로 향했고

알아서 차량 일조 점호하고 상태 체크를 했으며, 알아서 공구 수입하고 정리하고 ㅋㅋㅋ

본인이 차량들 상태 체크해서 이번 주 대대 정비고로 올라가 정비할 차량을 판단했음.


나: 음. 이번 주에는 1X2 차량 정비 해야겠네. 앞 타이어 구리스 샌다.


맞선임: 오케이. 


나: 아 그리고 1X5 차량 엔진오일 갈아야 대. 


바보: 어? 그거 아직 시기 안되지 않았어?


나: 제가 작년 데이터 따로 기록해 뒀지 말임돠~ 얼추 바꿔야 될 시깁니다. 

조금 이른감은 있지만 제 '감'에 따르면 제 시간에 갈 때 쯤엔 훈련 같은게 끼지 말입니다.


간디: 그치. OO이 감은 틀린적이 없지. 오케이.


그러는 와중 티몬은 정말 꿔다논 보릿자루 마냥 아무것도 못했음.

그렇다고 모냥 빠지게 니들 왜 내 지시도 없이 막 해!! 하기에...티몬도 자존심이 있고 머리가 있는 사람이었음.


처음에는 어떻게든 바보와 간디 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PX도 가고, 예전엔 자신이 미안했다고 그 땐 어쩔 수 없었다고

사과도 하곤 했지만. 통하지 않았음. 어쩌겠음? 사과는 받아줘야 의미가 있는거지 ㅋㅋㅋ


그런 와중 티몬은 확실히 알게 된거임. 우리 분과의 상말, 꺾상들이 누구를 따르는지.

그건 본인이었음. 그렇다고 본인이 지시를 내리면 선임들이 따르는 그런 식의 따름이 아니었음.

뭐랄까. 누구보다 본인의 의견을 '지지' 해준다고 봐야겠지. 본인과 맞선임이 판단을 내리면 실세들은 그대로 해 주었음.


티몬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뛰는 상황이었을거임. 


[저 놈을 잡으면 모든게 원상태로 돌아간다. ]


......................


우리는 '상병' 짬을 먹어서도 지속적으로 기독교 행사를 참여했음. 

성가대 라는 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쉽게 포기할 수 있나? ㅋㅋ 


농담이고 그런 단순한 이유는 아니었음.

성가대는 군생활 풀리자 마자 온전히 부대내 이등병 들에게 양보해 주었음. 

특히나 많이 혼나서 힘들어 보이는 애들부터 설득해서 우리의 자리를 물려주었음. 

너희도 이걸로 힘든시기 버티라고.


원래 불교와 천주교는 부대 근처에 있어 구보로 걷는다면 15분~2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었음.

기독교는 대대까지 걸어가려면 빙 두른 농로로 내려가 40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 긴 거리였음.

그렇기에 기독교 종교 행사는 항상 후임들이 가야하는 종교행사였고 불교 천주교는  상병장들의 전유물이었음.


하지만 우리 성가대 파벌에게는 이 40분의 거리는 부당하게 혼이나고 

마음이 다치는 일상에서 벗어나 흐르는 강을 보고, 저 멀리 산을 보며 우리끼리 두런두런

이야기 하고 즐겁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소중한 힐링 시간이었음.


이제와 다들 '짬' 먹고 편해졌다고 하지만 이 기독교 행사 길은 우리만의 끈끈한 후임병 시절의 

아픔을 나누던 추억의 길이라고 할까?

 

군시절.jpg

(우리만의 추억의 길 사진임.^^

이 사진은 당시 말년 병장이던 간디가 사진기를 사들고 와서

마지막으로 우리 추억의 길에서 너희를 담아 가고싶다고 하여 찍게 되었음.

간디가 사진사라 간디가 안나옴. 아들 옆에는 4월 후임.) 

 

이런면에서도 사람을 파악하는 열쇠가 있음. 

보통은 후임들 시켜서 자신도 한컷 나오려 하는게 일반적인 사람 욕심임. 

저 4월 군번 후임은 온지 얼마 안되어 간디랑 별 연이 없는 인원임.

저 인원을 시켜서 사진을 찍었어도 되는 일. 그러나 간디는 저 인원에게 같이 있으라 하였음.

 

간디는 온전히 자기가 좋아하던 후임들을 가슴에 담아가려 한거지. 

사람의 품격은 이런 사소한 것에서 판단할 수 있는거임.

............................

..................

..........


티몬과 품바는 분과에서 완전히 고립된 상황인걸 인지 했는지. 

어느날 갑자기 늘 가던 불교를 가지 않고 기독교 행사를 따라왔음. 그리고 종교 행사 끝나고 복귀하는 길에

그 날의 사건이 터진거임.


우리 부대에는 또 특이한 규칙이 있었는데 ㅋㅋㅋㅋ 

간부나 민간인이 없는 상황에서는 '상병' 때 부터 걸으며 길 빵을 할 수 있었음. *길빵: 길에서 담배 피는 행위

당연하다면 당연한게 민간인 앞에서 대한 육군이 길빵 따위를 하면 군 기강 문란 아니겠음?


기독교 종교행사 길은 사람들이 거의 없는 대자연의 농삿길 이었음. 물론 보는 눈도 없고 간부도 없었음.

그렇기에 상병을 단 본인은 여유롭게 입에 담배를 물고 복귀를 한 것. 물론 본인 옆에는 품바도 함께 담배를 피며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았음. 


그때 갑자기 티몬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음.


티몬: 야. OOO.


나: 상병 OOO.


티몬: 이 새끼야... 너 상병 단지 일주일도 안된거 아냐?


나: ?


티몬: 어디서 건방지게 걸으면서 담배를 쳐 피고있냐?


나: (피식..) 원래 상병 달면 이래도 되는거 아녔슴까? 여기 품바 뱀도 상병 때 길빵 안했슴까?


티몬: 니하고 품바하고 같냐고 새끼야. 불 안꺼!?


나: ㅎㅎㅎ 뭐....부당하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그래도 선임이 까라면 까야지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티몬: .........(부들부들)


품바: 야. 티몬. 상병 달면 길빵 해도 되 임마. 거 너무하네.


티몬: ..............


나: 아닙니다. 어차피 부대 들어가면 다시 피면 되지 말입니다. 

다만....중간에 끊어야 하는 이 한 까치...끊었다 다시 불 붙여 피면 똥맛 나는데 ㅠㅠ


맞선임: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그런게 있어? 버려 임마 ㅋㅋㅋ


나: 장초 버리면 지옥에서 버린 장초 다 씹어 먹어야댐. 기독교 다니면서 그런말 못들었냐!? ㅋㅋ


바보: ㅇㅇ 맞아. 장초 버리면 지옥가서 다 씹어 먹야대 ㅋㅋㅋㅋ


티몬: 야. OOO.


나: 상병 OOO.


티몬: 너 지금 니 맞선임 한테 반말 깠냐?


나: ???? 몰랐습니까? 


티몬: 미쳤나 이것들이....


바보: 티몬 뱀. 얘들 말까고 지낸지는 일병 꺾일 때 부터 공식화 된건데 뭘 그럼까? 이제는 얘들도 다 상병인데.


티몬: 야. OOO. 너 내 앞에서 한번만 더 맞선임 한테 말 까면.....기대해라... 분대장이 왜 무서운건지 보여준다...!!


나: OOO 상병님. 앞에서 말까서 죄송합니다.


맞선임: 어. 그럼 나중에 뒤에서 까. ㅋㅋㅋㅋㅋ 난 상관 없듬 킥!!! 


간디: ㅋㅋㅋㅋ 


나: 앞으로 3 개월만 참으면 되것지 말임돠? ㅋㅋㅋ


이건 완전 티몬에 대한 분과원들의 조롱이었음. ㅋㅋ 그러나 티몬은 부들부들 떨 뿐. 

아무것도 못했음.


티몬의 노림수는 이미 알고 있었음. 


본인에게 무안을 줘서 분위기를 잡으려는 것. 본인의 호전적인 성격이면 얼굴이 굳을테고 

어떻게든 안좋은 태도가 나와 분대장에게 실수를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 했겠지.


티몬은 분대장을 달자마자 분대장 수첩으로 열심히 공부 했음. 어떻게 분과원들 얼차려를 줄 수 있는지.

징계를 먹일 수 있는 합당한 사유와 사례 같은걸 엄청나게 공부했음. 

아마도 본인을 잡기위해 엄청나게 빌드업을 한거겠지.


그렇기에 본인은 더더욱 '여유' 있는 모습과 '익살' 스러운 모습을 보여 

그의 분노 스위치를 자극했음. 


건들 거리며 걷는 걸음걸이 한 걸음 한 걸음

어떻게든 그의 '이성의 끈' 을 놓아 버리도록 머리 끝 부터 발 끝 까지 그가 싫어 할 만한

행동을 했음. 절대로 '선' 을 넘지 않으며...


우리가 함께 먹고, 입고, 자고 한게 1년이 넘었다...티몬 니가 좋아하는것. 싫어하는것 모두....

내가 다 파악하고 있다. 너는 나라는 사람을 너무 몰라...!!


그렇게 부대 복귀와 동시에 막사앞 흡연장에서 주머니 넣어둔 '장초'를 

다시 피며


나: 우웨애애애액~~!! 씨O 완전 개 똥맛이난다아아아아!!!!! ㅋㅋㅋㅋ


선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뚝.] 


티몬의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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