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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90
게시물ID : soda_68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87
조회수 : 4104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24/03/26 09: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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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독자님들^^ 

이번 한주도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주말에 아들 데리고 오랫만에 뛰어다녔더니

몸이 쑤시는군요. 고작 3살짜리를...개발자의 저질 체력에 나이까지...ㅠㅠ

다들 간만에 날씨 좋아졌다고 너무 무리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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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기사의 적응기간 2달. 

그 기간동안 업무보고는 누락없이 꼬박꼬박 잘 공유 되었음.

본인과 창희도 주어진 일 차질 없이 조용히 진행 중. 그러면서 기대했음.


2달 후 확인될 그들의 RPM. 전투력 측정.


2달동안 렌야 수석은 단 한번도 본인과 창희를 불러 업무보고 내용에대해

질문을 하지 않았음..;; 도대체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도대체 어떻게 업무보고를 하길래!?


우리가 너무 문제없이 처리를 하다보니..굳이 보고할 필요도..

사장님도 궁금할 필요도 없게 된것이 아닐까..?

이슈를 만들어야 하나..!?


그런 고민이 스멀스멀 들어갈 때 쯤. 2달의 버로우 시간이 지나갔음.

그리고 나온 '미션'.


지난 카푸어 대리가 조지고 온 '상해' 2차 출장ㅋㅋㅋㅋ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하겠노라 절치부심하던 비전 K팀.


그리고 그 대표 주자는 '무다구치 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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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OO야.


나: 네.


햄릿: 이번에 상해 2차 출장 나왔다.


나: 그래서요?


햄릿: 너가 가서 처리하면 안되냐?


나: 음. 정히 안되면 그래야 겠지만. 그거 아십니까?


햄릿: ?


나: 그들의 2달 적응기가 끝이 났더군요^^


햄릿: .........;;


나: 렌야 수석이 우리 팀장 아닙니까? Roll to roll이 주력인 우리 팀의 팀장!!


햄릿: 그렇긴 한데....


나: 확인해 보고 싶지 않아요? 그들의 전투력?


햄릿: 야...이건 회사의 '공'적인 일이야..


나: 지난 2달간! 렌야 팀장은 저나 창희에게 단 한번도 Roll to roll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죠.


햄릿: ....코드를 분석 했겠지.....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보고는 2달간 낼름낼름 잘 해온거 같습니다. 그가 과연 회사 장비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햄릿: 보고하는걸 보면..어느정도 이해는 하는거 같더라만?


나: 그러니 확인해봐야죠. 그 이해도가 어느정도인지. 일단 팀장에게 맡겨보고! 앞으로를 논의해 봐야죠.

정말 기존의 우리 인원들에게 질문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실력이 뛰어난 사람인건지! 아니면 입으로 먹고사는 사람인지!!


햄릿: .........


나: 콜?


햄릿: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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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주기까지는 좋은데. 한가지 아쉬운건..투투 과장은 현재 중국발 Roll장비쪽에 사로잡혀 나가있는 상황.

결국 함께 할 멤버로는 과거 본인이 주임시절 함께한 '상해'프로젝트 J대리.


이제는 J과장이 된 그는 여전히 술고래 였기에 그냥 술고래 과장이라 부르겠음.

삐쩍 말라가지고 뭔 술을 그리 잘 먹는지..


그는 열심히 성장하여 현재는 '투투'과장과 어께를 나란히 할 정도의 스킬을 보유한 상태였음.

가장 믿음직한 비전팀 인원 중 한명 이랄까? 

투투 과장도 술고래 과장에게는 한수 접어두고 가는 분위기 였음.


본인과는 강력한 첫 인사로 인해 서로 터놓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ㅋㅋ

사람은 잘 고쳐 써지지 않는다고.. 본인과의 첫 만남 때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음.

일단 시작은 은근한 기싸움으로 시작하는 술고래 J과장 이었음. ㅋㅋㅋ


기싸움은 사실 별거없음. 서로 인사도 안하고 자료 공유같은거도 안하는것.


막상 업무가 내려지자 렌야 팀장은 사무실에서 곧바로 본인을 호출했음.

아주아주 거.만.하.게.


나: 부르셨습니까?


렌야: 아..OOO대리. 이 코드 나한테 설명 한번 해 줄 수 있어요?


포청천: (쫑긋)


나: 네. 가능합니다. 근데 양이 워낙에 방대해서요. 미리 어느정도 봐두신게 있으실거 같은데요?


렌야: 아니 뭐~ 가볍게 설명 정도 듣자는거죠. 모든 코드를 다 할 순 없는거니까.


이모텝: (쫑긋)


나: 팀장님께서 분석 하시다가 궁금했던 점이 있으실거 아닙니까? 파트를 콕 찝어 주시면 저도 편할 듯 합니다만?


렌야: 아니...뭐 전반적으로 다 들려주면 좋으니까요-


이과장: (쫑긋)


나: 음...어렵네요. 그럼 우선 파라메터 쪽을 봐볼까요?


렌야: 아니아니~ 그쪽은 내가 분석해 보면 되요~


나: 크흠...그럼 통신쪽....


렌야: 통신은 나도 알아요^^


나: 그러면 검사쪽을..


렌야: 검사야 뭐 알고리즘 이니까^^


나: ...............;;


렌야: 그냥 전체 적인 흐름을 대략적으로 쫙- 얘기 해주면 될거 같은데? (우리 애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사무실이 조용해졌음. 모두가 경청하는 이 기분.

이때 햄릿 이사도 사무실에서 슬쩍 나와 주변을 서성거리기 시작했음.


별것 아닌거 같지만, 이건 프로그래머들의 '기 싸움' 임. 내가 상사로서 니 코드에대한 '이해도'를 파악해 보겠다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내 코드 설명의 미흡함이나, 그정돈 나도 알지 식으로 괜히 사람 붙잡고 쎈척하는거.

결국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게 저 자세로 브리핑을 제대로 해 보라는 뜻이며, 그럴 자신 없으면 앞으로 닥치고 구석에 

박혀 있으라는 의미임.


오호라...정황 파악 완료..그래. 누가 더 수준높은 고수인지 한번 비벼보자!!!!


나: 그럼 이렇게 하시죠 ㅎㅎ 

1. 시니어급에 맞는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2. 인터미디어트급 설명을 듣겠습니까. 

3. 주니어급 설명을 듣겠습니까?


렌야: ...;;;;;;


사무실은 다시 정적...............


나: 왜요? ㅋㅋㅋ 전체적인 흐름을 '대략적으로 쫙-' 이라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범위를 제가 어떻게 알고 

맞춰드리겠어요? 그래서 좀 더 구체화 하기 위해 제가 세가지의 급으로 구체화 시켜 보는겁니다. 효과적인 코드 설명을 위해서요^^


새퀴야. 감히 질문하는 '놈'이 설명해 주실 '분'께 범위나 요지도 없이 설명을 부탁해!?  내가 곶감 항아리냐??

코드도 안보고?? 기본이 아주 글러 먹었고만!?


렌야: 다..당연히 시니어급..


나: 좋습니다. 1번! 시니어급 설명 오케이!


렌야: ;;;;;


나: 자. 일단 비전검사 프로그램 입니다. 여긴 가장 간단해요. 메인 쓰레드 외에 3개의 Thread 구조가 다 입니다.

촬영-검사-통신이죠. 그 외에 메인 루틴에는 파라미터 관리와 데이터가 존재 합니다. 끝. 그 외에 컨셉적인 부분의 설명은 

코드 분석하시다 보면 자연스레 의문점이 생기실 겁니다. 그때 함께 정리하면 될것 같습니다.


렌야: 저어...그게....끝?


나: 네. 메인 쓰레드 외 3개 쓰레드. 거기서 부턴 시니어가 간단히 내용만 분석하면 답이 나올텐데요?


렌야: 좀 더 자세히...


나: 자 2번! 인터미디어트 급으로 내려 왔습니다!!! 

촬영 Thread는 당연히 아시다 시피 카메라의 연결과 이미지의 획득이 이루어 집니다. 이미지의 획득에 따라 

해당 Signal에 동기화 된 검사 Thread가 동작하게 되어 있죠. 검사는 아까 팀장님 말씀과 같이 '알고리즘' 영역이니 생략 가능하죠?

사실 제일 핵심파트. 그러니까 손이 많이 가는 파트는 통신 입니다. 통신 파트 역시 검사 '완료'의 신호에 동기화 된 원리로 

구성되어 있죠. 


렌야: ........


나: 통신파트 자체는 볼게 없어요. 서버 PC의  프로그램으로 UDP 통신을 통한 패킷 전송으로 

검사 데이터를 넘기는거 말고는 딱히 없으니까요.

핵심적으로는 패킷의 구조를 잘 보셔야 합니다. 이게 현장 상황에 따라 어떤 고객들은 데이터를 추가해달라, 

혹은 빼달라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제일 많은 부분이거든요. 

매번 1프레임 마다 촬영->검사->패킷 전송 이런 루틴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돌아갑니다. 끝. 컨셉적인 부분은 우선적으로 

코드 분석후에 정리함이 서로 편합니다.^^


렌야: 음...좀 더 구체적으로...;;;


나: 3번! 주니어급 설명을 들으시겠습니다!! 자 여기 화면 UI를 보시죠. 버튼이 보입니다. 

일단 모르겠고 아무 버튼을 눌러서 코드로 한번 이동해 보실까요? ㅋㅋ

엇. 갑자기 함수안에 이상한 변수들이 마구마구 있습니다!! 한눈에 안보이니 변수의 정의를 눌러 헤더파일로 이동합니다!


창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알라: ㅋㄷㅋㄷㅋㄷ


잇끄: 풉!!!!


앙드레: .....;;;;;


나: 헤더파일에 보니 여러 변수들이 정의 되어 있네요. 오..이름을 보니 대략적인 의미를 알것도 같습니다.

아하.. 클래스 이름을 보니 모델 클래스 이네요!? 이놈들이 모델 파라메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마우스 우클릭을 통해 '선언'부를 전체 탐색해 봅니다!! 어디가 핵심인지 안보이니 일단 아무거나 찍고 들어가 분석해 볼까요~?


렌야: 그만...그만하죠;;;;;


나: !? 네?? 


렌야: OOO대리. 지금 장난하는거 아니에요. 나는 팀장으로서 코드 설명을 부탁한 겁니다.


나: 저도 진심으로 코드 설명을 해 드리는 중입니다만..?


렌야: 나는 UI부터 눈으로 좆아가며 코드분석을 해달라는게 아니라구요. 알만한 사람이 왜 그럽니까?


나: 주니어 급 설명이잖아요. 주니어는 머리속에 당장에 복잡한 코드를 담아내고 기억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통은 눈에 보이는 UI에서 부터

역추적 하며 프로젝트 전체를 더듬어 가는 방식으로 하는 겁니다만!? 방대하면 종이에 적어가면서요. 우리 다 그렇게 커오지 않았나요? ㅋㅋ


렌야: 그러니까. 내가 주니어가 아니잖아요!!


나: 시니어급 설명을 했더니 더 자세히 해달라고 하셔서, 인터미디어트급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근데 만족 못하셨잖아요;;; 그럼 뭡니까 주니어지.


렌야: 그러니까 내가 원한건!! 핵심 코드. 일하면서 반드시 손을 봐야하는!! 이번 상해 프로젝트에서 내가 봐야하는 파트를 찍어서...


나: 떠먹여 달란 겁니까!? 어디 파트에 어떤 코드까지 찍어서?? 어떻게 수정하면 될거라고!? 


렌야: ........;;


나: 말씀을 해 주셨어야죠;; 주니어가 아닌 '입문자'용 설명을 해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거기까진 생각 몬했네요^^


사무실의 분위기가 안좋아졌음. 

물론 대리 & 주임 이하 급들은 빵 터져서 킬킬 거리기 시작했지만..

과장 이상 급으로는 냉랭한 분위기 였음. 결국 햄릿 이사가 나서야 하는 상황..


햄릿: OO야. 우리 같은 팀이잖아. 너네 팀장이 상해 프로젝트 나가는데 설비를 잘 몰라. 그래서 부탁하는거 아니겠냐.


나: 네. 저도 압니다.


햄릿: 그럼 좀 떠먹여 주면 어떠냐? 대신 나가서 일을 하는건데.


나: 누구를 '대신' 한다는 건지요?


햄릿: ...;;; (이 생퀴 또 말꼬리;;; 잘못 걸렸다...;;)


나: 지금 누구를 '대신' 출장을 나가 주신다는 겁니까? 팀장님이?? 도대체 누구를 대신 해서요? 설마 저인가요? 아님 창희?? ㅋㅋㅋㅋ


햄릿: 아니..아냐. 실언이야 실언. 


나: 이사님. 과거에 누구와 이런 일이 한번 있었죠^^ ㅋㅋ 이번에도 잘 들어 보셔요^^

렌야 수석님. 처음부터 그냥 내가 이런 일로인해 상해에 출장을 가는데. 당장에 코드를 파악할 여력이 없어서 코드를 잘 보지 못했어.

미안하지만 어떤 파트를 봐야 할지 내용을 잘 몰라. 좀 귀찮겠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라고 부탁을 하셔야 하는게 맞지 않겠어요?


렌야: ....;;;;;


나: 그거 조금 부탁 한다고 고개 까딱하는 그 '정도'도 하기 싫어서 ㅋ 사람 불러다 놓고 이 많은 사람들 앞에 ㅋㅋ

자. 대략적으로 다가 쫙- 나한테 설명한번 해봐~ 하면서 쎈척 하시면 ㅋㅋㅋ 제가 무슨 코드 해설집 입니까?? 수석님 잘 모르시겠지만

과거에 어떤 팀장님이 ㅋㅋ 그렇게 목에 힘주시다가 목이 심하게 꺾이신 적이 있으세요^^ 제가 사원 때요.

그런데 지금은 그 사원이 '대리' 가 됬습니다. (그때 그 팀장은 '이사' 가 되었지...)


햄릿: (야이......);;;;;;;;;;;;;


나: 그리고 상해 2차 출장이면 비전 프로그램 설명이 아니라 예전 제어서버 프로그램을 질문 하셔야지. 

포청천 팀장님!! 이 내용은 팀장님이 더 잘 알고 계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포청천: 어..어?? 그래!? 상해 출장을 그쪽에서 나간다고..?


나: ㅡㅡ;


햄릿: 아...나도 몰랐네 OO야. 하하;; 검사 프로그램을 볼게 아닌거지..?


나: 내 지금껏! 이 회사 있으면서 이런 황당한 질문은 처음 들어봅니다. 프로그래머가 어!? 기본적으로 코드먼저 쫙- 분석한 후에

내가 이쪽 파트를 분석해 봤는데~ 이런이런 로직이 좀 상식적이지 않더라고. 혹시 이유가 있을까? 이런 식으로 질문이 나와야 하는데!!!

코드를 봤더니 하나의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버전이 나눠져 있는데. 혹시 그 이유나. 이로 인해 과거에 실수했던 사례나 경험이 있는지?? 

뭐 이런 질문이 나와야지!!!!!!


과장들: ;;;;;;


나: 어딜 사람 불러세워놓고 거만하게-!! 자. 첨부터 끝까지 대략적으로 다가 쫙- 설명해봐!?!? 이사님? 듣고 계세요!?


햄릿: 어어...렌야 팀장. 우선적으로 업무 내용이랑 코드는 분석을 하고 질문을 해야지. 이건 팀장이 잘못 했네..


렌야: 아..아니;; 저도 코드 봤습니다!! 이건 그냥 다른 책임들도 같이 들으면 참고가 될거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햄릿: 아..그랬구나. 그치. 몰라서 그런게 아니겠지..


렌야: 네! 그러니까요!!


나: 뭐에요? 바쁜사람 불러 세워놓고 사실은 다른 책임님들 교육을 위한 교보재로 제 시간을 태웠다는 겁니까!?  더 황당한데요!?


렌야: 미안해요. OOO대리. 


나: 큼! 저는 사과하면 더 뭐라안하는 성격이라! 그럼 깔끔하게 여기까지 하죠! 다음부턴 명확한 목적을 밝혀주시고

요구해 주셨으면 합니다!


렌야: 네..;;;


그렇게 사무실 분위기는 급히 수습되었고. 햄릿 이사는 어마 뜨거라 하면서 

렌야와 포청천 팀장을 데리고 커피를 마시러 떠났음. ㅋㅋㅋ


물론 본인도 창희의 손에 이끌려 회사앞 커피숍으로 끌려갔고....

그 뒤를 따르는 대리 이하급 직원들...;;




home.jpg

디스 컴패니 이즈...시저스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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