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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11
게시물ID : soda_6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97
조회수 : 4185회
댓글수 : 75개
등록시간 : 2024/05/09 11: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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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다시 약속을 어기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오랫만에 고향에 좀 내려가려구요. 5월달은 아버지, 조카, 아들의 생일이 3일 연속으로 겹치는

날이라...생일 파티를 하러 가야 할거 같습니다. 어제가 어버이 날이기도 했구요.

 

따라서 오늘 미리 글을 업로드 하려 합니다.

---------------------------------------------------------------------------

햄릿: 하나만 더 해줘....


나: 하아......징하시네 ㅋㅋㅋㅋ




***




사실 팀장을 달기 위한 '도전'을 할 때 부터 현실 직시를 했음.

그리고 햄릿이라는 인간의 머리속도 뻔히 보였음. 왜냐면 내게는 감염된 오징어들이 있거든.


과거 팀장에게는 회사차가 나왔음. 이제는 없음.

과거엔 팀장 수당이 있었음. 직급수당 명목으로.. 이젠 그것도 없음.


포청천 사건으로 인해, 팀장에게 지급되던 팀 법인카드는 회사로 귀속되었음.

팀장을 달았다고 본인의 연봉이 오른것도 아니었음.

예전 팀장들 처럼 밑에 직원이 10명 12명 있는것도 아니었음. 


3파트라고 해봐야 현재 창희와 본인 2명뿐.


어찌보면 어렵사리 팀장을 얻은것 같지만, 이 역시 햄릿의 '노림수' 였음.

이 팀장 '감투' 하나로 최근 회사를 시끄럽게 만들던 일들이 해결되었음. 

연봉 1원 한 푼...보너스 10원 한푼 쓰지않고서.. 


그리고 2명이서  할 수 있는건 한계가 있다는것.

결국은 회사 분위기가 조금 나아지면 흐지부지 합쳐지고 없어질 3파트.


[팀원이 없는 '팀'이란 그냥 소꿉놀이였음.]


그런걸 알면서 왜 굳이 햄릿에게 놀아나 주는가?

게다가 상황을 다 아는 사람들이 볼 때, 지금의 3파트 파트장을 맡는건 

보거스나 퀵실버 같은, 본인에게 적대적인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조롱거리였음.


[과연...회사가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니가 팀장이 될 수 있어!?]


결국 의미가 없어지니 떨어진 허울뿐인 '감투'.



누군들 원하지 않을까? 

탄탄한 팀원들이 갖추어 지고, 회사도 잘 나가고 있는 아름다운 상황에서

내 실력을 인정받고, 모두의 인정을 받으며 팀장으로 등극하는 상황.


지금은 어떤가?

회사는 기울어져 가고, 탄탄한 인력들도 부족하며, 부서내 사람들은 서로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그 누구에게도 박수 쳐주지 않는 분위기. 


그들 눈에는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러 뛰어다니는 모습이 

요리조리 임원들에게 꼬리치고 다니는 간신배 처럼 보였을거임. 


혹은 타인의 위기를 기회삼아 튀어오르는 기회주의자.. 


[액션전문 스턴트맨...]


"연봉이 오르지도 않고, 아무런 해택도 없는데 그저 '팀장' 소리 듣고싶어가지고...좋단다^^"


이것이 내가 팀장이 되며 듣게 되는 '뒷담' 임을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았음.


일반 직원들 생각은 비슷할거임.

당시 소프트웨어 분위기라면 3파트의 팀장 자리를 준다고 권하면 아무도 하고싶지 않을거임.


고작 2명....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위태위태한....기존 관리자에게 반역한 반역도 집단.

거기 팀장 달아봐야 오래 못 갈것이고, 팀장하다가 어영부영 흐지부지 내려오면 얼마나 쪽.팔.릴.까?


온실속 화초들의 생각임. 나 같은 잡초 인생은 생각이 다름.

실패를 많이 겪어보았기에...

후회도 많이 해 보았기에...


무언가 아름다운...언젠가 때가되면....눈앞의 것만 기계적으로 하다보면...

잘 차려진 밥상이 내 앞에 놓여질 것이라 생각했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


고등학교때 멍때리고 정신차려보니 수능 실패..

대학시절 멍때리고 정신차려보니 토익 450점에 학점 3.12... 코딩능력 제로. 완전한 실패.

아마 여기서 더 멍때렸다면 나는 그야말로 '잉여인간' 이었음.


아둥바둥 좋소 취직해서 기어오르고 오르다가 지금에 와있음.

그런 내가 다시 멍 때릴 시간이 있을까?? 마음에 드는 밥상 나올때까지???

내 밥상은 항상 내가 차리는게 사회 초년생때 부터 지금까지 반복되어온 내 방식이었음.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한 만큼의 보상이 주어져 왔음. 

그런 증명된 믿음이, 그 '투지' 가 내 마음속에 확고히 있다는것이 

온실속 화초들과 나의 차이점일 지도 모름.


첫 회사도 중국출장 6개월 다녀온 뒤, 부서에 나 한명 남았었음.

그리고 몇개월을 혼자서 다 해야했음. 그랬더니? 그냥 잘 돌아갔었음. 


그때 어렴풋이 느꼈던거 같음.

'관리자' 라는건 뭘까? 왜 잘돌아가지...?? 기술의 '습득' 과 '발전' 은 없었지만

'개선'과 '현상유지' 정도는 관리자라는 개념이 필요 없었음. 사원 1명이서도 하는 일인데..

단지 불안했음. 내 자신이 멈춰있다는 사실이..


아마도 그때 '관리자'의 개념을 적립했던거 같음.

관리자란 현상 유지가 아닌, 조직을 '성장'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자.

현상 유지하는 부하 직원들이 멈춰있다는 불안함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자.

연봉은 조금 부족해도, 이 사람 밑에서 좀 더 배워보자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자. 


그랬기에 기존의 관리자들은 내가볼땐 현상유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음.

까먹지나 않으면 다행인정도? (티리엘 과장은 예외)


과거 기술도 없고, 경력도, 동료도 없던 신입사원때도 나 혼자서 부서를 돌렸는데!!

이제 내겐 기술이 있고, 경력이 있으며 능력있는 동료까지 있음.


이제라면 착실히 '힘'을 키워 팀을 키워나갈 자신이 있었음.

그리고 본인이 '현경'에 눈을뜨며 만들어오던 개발 프레임웍.. 


내 팀만의 고유의 개발 스타일을 만들어, 뒤집어 엎기엔 아까운 '임금님 수라상'을 만들어주마.

아주 단단한 3파트를 만들어주마. 니들 생각대로는 안될거다.


[사람들에게는 하고싶어 기를 쓰고 얻은 팀장으로 보였겠지만..

사실은 망설여졌고 고민하고, 결심까지 많은 생각을 한 '자리' 였음.]





***




햄릿 이사의 이번 마지막 미션은 코알라 주임의 업무였음. 

일단 그가 투입한 장비의 프로젝트명을 확인하고 설비 호기 넘버 확인.

그리고 git에서 코드를 내려 받았음. 검사 문제라고 했으니, 검사 프로그램만 확인하면 될듯..


검사 프로그램을 확인해보니, 음...? 이거 과거 무쌍이랑 진행했었던 105인치 필름 검사기랑 

그 검사 체계가 유사했음. 무척이나 큰 사이즈 였기에 촬영과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도록 만들어진

타입. 그렇구나...메가통은 호카게가 짜놓은 이 코드를 복붙해서 가져갔던 거구나....ㅋㅋ


애초에 단단한 유리패널을 검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컨셉이 유들유들한 필름으로 

바뀐 것이고. 그에 맞게 원래 검사량이 10이던 코드에서 필요한 5의 코드만 남기고 다 지우다보니

타이밍이 틀어진것이구만... 모든 타이밍은 10에 맞춰져 있던 알고리즘.


4년전의 메가통이 왜 이 프로그램을 컨트롤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갔음.

촬영-검사-촬영-검사-검사-촬영....이렇게 꼬이던게...ㅎㅎㅎ


애초에 코드 이해도 없이 호카게의 코드를 낼름 먹었으니...뭔가 과거의 풀리지 않던 비화들이

아귀가 딱딱 맞아지는게 재미있었음.


그러는 와중 퀵실버가 느릿느릿 사무실로 출근했음. 눈치를 이리저리 보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음. 


'면접이 잘 안되었구나...ㅋㅋㅋㅋㅋ'


퀵실버는 조용히 자리를 펴고 업무 준비를 했음. 뭔 준비를 하나 봤더니 어제 자기가 하다 놓고간

코드를 열어놓고 분석하는 시늉을 하고있었음.


그러더니 타이거 주임에게 전화를 걸었음.

타이거 주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이후 타이거 주임이 뭐라고 했던건지

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는 대충 알고 있었음.


퀵실버: 타이거 주임님.... 혹시 어제 어떻게.... 끝났나요?


타이거: 그걸 대리님이 왜 궁금해 하시는지?


퀵실버: 제가 담당잔데... 당연히 궁금하죠..


타이거: 왜 어울리지 않는 책임감을 보이시지?? 일하다 말고 다 던지고 사라져서. 전화도 안받고 잠수타신분이!? 


퀵실버: 어제는....몸이 안좋아서....조퇴하고 쉬었어요.......


타이거: 누구한테 보고하고 조퇴하는데요? 그쪽 소프트 윗분들은 알아요??


퀵실버: 태도가.... 왜그래요? 몸이 안좋았다고 하는데도...!! 문제 해결..... 하고싶지.... 않아요?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면....저 이 일에서.....손 뗄겁니다.....


타이거: 으하하하핫!! 9시부터 3시까지 들여다 봐도 1도 해결 못하던 양반이 ㅋㅋㅋ 그런 실력으로 지금 협박합니까? ㅋㅋㅋ

그쪽은 손 떼는게 도와주는거에요. 저기 GC팀에 메가통 팀장처럼. 손만 대면 고장내는 타입이라고요.


퀵실버: 그 말..후회하게 될...겁니다...지금 급한건 주임님이에요....저는 이제 이 프로젝트....더 안봐줄겁니다....


타이거: 미안하지만 ㅋ 이미 어제 다 해결됐고요^^. 완료 싸인도 났기 때문에 이제는 청주공장에 갈 일이 없습니다^^ 하하핫.


퀵실버: !? 네? 누...누가...;;


타이거: OOO대리님이요. 자그마치 장비한번 안 돌려 보시고 코드 분석만으로 20분만에 깨끗하게 다 잡아내셨습니다^^

같은 대리인데도 실력차가 너무 나죠? 그리고 조퇴가 아니라 타 업체 면접보러 가신거 다들 알아요^^ 

대리님은 없는게 도와주는겁니다. 얼른 이직 부탁드려요^^


퀵실버: ...;;;;; (뚝-)


전화를 황망하게 끊은 퀵실버는 본인을 찾아왔음.


퀵실버: 대리님...회의실에서 얘기 좀.... 하실까요?


나: 야. 나 일하는거 안보이냐? 어디서 선배한테 오라 가라야?


퀵실버: ;;;;;;; 


나: 니 자리 가있어. 내가 쉴 때 찾아와.


퀵실버: 네....


창희: OO씨. 쟤....잘 안된거 같지...? ㅋ


나: ㅋㅋㅋㅋ되겠나? 저게 뽑히는 회사면 말 다했지뭐 ㅋ




***




일단 도와주기로 했으니 코알라에게 보이스톡을 걸었음.


나: 코알라냐? 나다. 햄릿 이사가 너 지원 좀 해주라길래 연락했어.


코알라: 네 대리님..


나: 몇달동안 중국에 짱박혀 있자니 어떠냐? 할만하나? 뭐가 꼬였길래 나한테 지원 요청이와?


코알라: 뭐 나쁘진 않아요. 비전팀 과장님들도 잘해주시고...문제는 영업....그리고 햄릿 이사랑 파트장님....


나: 왜?


코알라: 무슨 사람을 가지고 노는것도 아니고...복귀 시켜달라고 하면 다음주. 또 다음주에 얘기하면 다시 그다음주...

지금 이런식으로 질질 늘려서 있다보니 지금 두달째에요.


나: 근데 그건 일이 해결이 안되서 그런거 아냐?


코알라: 여기 과장님들이 고객사에 안들키게 처리 가능하데요. 그 현상은 특정 한 모델에서 나오는 현상이라...

그래서 아직 고객사나 담당자들도 몰라요. 그래서 과장님들도 이제 들어가 보라고 하시는데 ㅡㅡ;


나: 음................


상황은 대략 이런 상황이었음. 일단 비전J팀의 목표는 설비 대응을 잘 하는 모습을 BXX 고객사에게 

어필하고 싶은것. 그걸 잘 하려면 설비 교육같은 부분도 꼼꼼하게 현장 오퍼레이터들에게 잘 해주는것도 포함임.

프로그래머가 같이 상주 한다면 비교적 완성도 높은 설비대응을 할 수 있었음. 


코알라가 나온 목적은 딱 이정도.


그러던 어느날 특정 모델의 제품에서 우연히 문제현상을 비전팀 과장들이 발견하게 된것.

당시에는 '와 ㅈ 됐다' 하면서 회사에 보고를 올렸고, 사람들 모두 호들갑떨며 이 문제를 이슈화 시켰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제품 모델이 바뀌었고, 그 문제를 해결할 틈도 없이 지나가 버린거임.


아마 BXX 담당자는 신규 모델이 나오면 100~200장 정도 들고와서. 이거 검사 되는지 봐주세요~ 해놓고

잘된다 싶으면 다시 다음 모델을 100장 200장 들고오고..뭐 이런식으로 일하고 있는것 같았음.

그러다가 문제가 나오면 수정하고.. 수정완료 되면 다시 다음 모델을 들고오고..


아무래도 BXX는 자신들이 이후 신규 모델을 만들게 되었을 때, 그 모델에 대한 설비 대응을 가장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 해주는 업체를 '선별'하려는 느낌이었음. 그 와중에 문제의 X모델이 나온것이고. 

이걸 고객사에 보고해야되나....비전팀이 망설이고 있을 때, 담당자가 다음 모델을 들고 와버린거임. 


그동안은 우리가 A,B,C,D...W 모델까지 특정 문제 없이 검사가 잘 되었으니까...X 모델에 대한 결과를 

미처 확인하지 않고 오케이로 넘어가버린 상황 ㅋㅋㅋㅋㅋㅋ 중국회사는 이런게 좋아...


거기서 비전팀은 상황이 바뀐거임.....

어제까지는 반드시 고쳐야할 문제가...오늘부터는 얼른 모른척하고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었음.

비전팀도 알고, 코알라도 아는 상황을 본사 사무실의 윗대가리들만 모르는 상황!?


전달받은 상황은 대략 이랬음.


나: 대략적인 정황은 파악했다. 오케이. 내가 정리해줄께.




***




점심시간. 다 같이 점심을 먹고 같이 커피한잔 했음. 


보거스는 S사 사건이후 완전히 따로 떨어져 생활 했기에 

밥은 같이 먹어도 커피는 먹지않고 사무실로 올라갔음. 


최근에 카푸어 대리는 잇끄 대리와 함께 전공정으로 투입되어 신규장비 개발중이라 따로 후배인 보거스를

챙길 여력이 없었음. 잇끄 대리와 찰떡 같이 붙어 다니며 둘이서 미팅도 하고 코드도 보며 오랫만에 열심히 일했음.


카푸어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겁이 많았음. 킬리만자로 표범 같이 무거운 잇끄 대리가 중심을 딱- 잡아만 주면

그 모습을 믿고 카푸어는 평소에는 내지못할 용기를 낼 수 있는거임. 그렇다고 잇끄 대리가 동료를 기죽일 만한

화려한 코딩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음. 같이 일하며 자칫 기가 죽을 수도 있는데... 역시 이들은 좋은 조합. 

카푸어 대리가 플러스 인생을 살도록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조미료 같은 동료였음.


저 삐뚤어지고 시기/질투가 강한 보거스는 오히려 카푸어 대리의 기를 빨아먹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선동하는 마이너스적인 관계인데.. 같이 개발자로서 성장하고자 했다면 

보거스는 진즉에 카푸어 대리에게 같이 공부하자, 같이 코드보자 제안 했을거임. 


경쟁심이 많은 보거스는 자길 잘 대해주는 선배일 지라도. 그 '실력'이 자신을 뛰어넘는걸 용납 못할 거임.

오히려 카푸어가 '저 정도' 고만고만한 사람이기에 곁에 두고 내려다 보며 만족을 느끼는 관계랄까?


카푸어. 당신이 진정 제대로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보거스를 버리고 잇끄 같은 사람을 잡아라...


어쨌든 다들 바쁘다보니 커피를 먹는 사람들은 

본인, 창희, 동석, 퀵실버 정도였음. 퀵실버는 아침부터 무슨 하고싶은 말이 그리 많은지

안절부절 하는 눈으로 본인을 훔쳐보았음.


나: 야.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지금 해. 


퀵실버: 그건...둘이 있을 때...


나: 답답하네. 너랑나랑 단둘이 할 만한 얘기가 있냐? 여기 창희랑 동석이는 알면 큰일나? ㅋㅋ


퀵실버: .................


나: 썩 좋은 얘긴 아니겠구만? ㅎㅎ 알았다. 그럼 나랑 둘이 회의실이나 가자.


그렇게 회의실. 싸이코와의 대화엔 녹음이 필수..


나: 해봐. 


퀵실버: 대리님...어제 왜 타이거 주임... 도와주셨습니까..?


나: 그냥.


퀵실버: ...!! 그냥...이요..!? 단순히...그..냥!?


나: 사람이 사람 챙기는데 이유가 있냐!?


퀵실버: 그럼...저를 도와주셔야지...왜 다른 팀인...사람을....;;


나: 타이거를 도와주면 너도 도와주는게 되지 않나? ㅋ


퀵실버: 아니죠...;;; 안도와 주시는게.....저를 도와주시는거죠.....


나: 왜애~?


퀵실버: 오늘..타이거 주임이 통화 하면서...저한테 뭐라고 악담했는 줄..아십니까?


나: ???


퀵실버: 대리님이..!! 타이거 주임 문제를 해결해 주셨기 때문에..!! 저한테 그렇게 할 수 있던 거라구요...!!


[애초에 너를 함부로 할 수 없게 만들어야지.. 프로그램을 인질 삼아서 대접을 받으려고 하네 ㅡㅡ]


나: 아니지. 니가 욕 처먹을 짓을 해서 그렇게 한거지. 

같이 일하는 사람을 일언반구도 없이 현장에 던져버리고. 그것도 고객사도 있는데!!

그러고 너는 고작 몇 백만원 더 주겠다는 회사에가서 면접이나 보고왔는데. 

제정신 박힌 사람이면 너 한테 좋은말이 나갈까? 


퀵실버: 제가 면접보러 간건.... 타이거 주임이 어떻게... 알았는데요?? 대리님이...누설하신거...아닙니까?


나: 누설? 그게 왜 누설이야. 팩트지. 사실적시 명예훼손 같은건가? ㅋㅋ


퀵실버: 그러니까요....왜 굳이...제가 면접보러 갔다고...다르게 말해 줄 수 도 있었잖아요..


나: 같은 회사 '식구' 버리고 자기 잇속 챙기러 다른 회사 면접 보러 간 놈이 있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 현장에서 궂은일 맡아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

너 같으면 이 둘 중에 누구를 위해 줘야 할까? 너 설마 나더러 '너'를 위해 줬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거냐?


퀵실버: 저는 같은 S/W잖아요.....


나: 면접보러 간 순간부터 너는 우리 회사 소속도 아닌거야. 당연히 같은 회사 식구 챙겨야지?

내가 뭐가 아쉬워서 너 면접보러 간거 비밀로 해두고 일해야하냐? 내가 너한테 빚이라도 졌어?


퀵실버: 제가 면접보러 갔다고....까발리시면...타이거 주임한테는...무슨 득이 됩니까...?


나: 너는 너한테 불리하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 타이거가 아무것도 모른다면 또 너한테 속겠지? 

오늘 아침만 해도 봐라. 너는 타이거한테 미안한 마음 1도 없이. 

오히려 뻔뻔하게 협박 안했냐? 문제 해결 안해줄꺼라고. 그거 '기만'이야 임마.

타이거가 어제 니가 뭐 했는지 알았기 때문에 오늘 너한테 '기만' 당하지 않았지. 충분한 이득 아니냐?


퀵실버: ....................


나: 너 하는 꼬라지 보니까...면접....떨어졌네? ㅋ


퀵실버: 면접은 붙었죠. 다만 면접 보면서 제가 지향하는 바와 그 회사가 맞지않다 생각했을 뿐입니다.


나: 니가 지향하는게 '연봉'말고 뭐가 있는데? ㅋㅋ 아...연봉이 안맞았구나? ㅋㅋㅋ 원래 좋소가 그래. 

우리도 그러잖아? 3000준다고 면접보러 오래놓고 막상 면접에서는 2700에 싸인하라고 하잖아. ㅋㅋㅋ 

좋소 하루이틀 다니냐? ㅋㅋ


퀵실버: .....!!


나: 내가 니 상황 분석 한번 해줄까? ㅋㅋ 너 3860받는다고 했지? 이직해봤자 400만원 이상 올라갈 순 없어. 

정말 특별한 스카웃이 아니라면 말이지~ 아마 그 회사는 너한테 4200정도 준다고 했을꺼야. 대리 테이블이야 그 정도 선이거든^^

그리고 면접보면서 4000정도로 깎아 불렀겠지. 너는 분명 집에가서 계산해 봤을꺼야. 3860이랑 4000말이야. 

그리고 막상 세금을 떼보니 3860이나 4000은 별 차이가 없거든!? ㅋㅋ 

너는 고민 했겠지. 같은 돈이면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기 보단 다니기 편한 이 회사가 낫다고 말이지^^. 


퀵실버: ...........;;;


나: 근데 원래는 적당히 욕이나 핀잔 좀 듣고 넘어갈줄 알았던 일이..커진거지. 

회사 나와 봤더니 쪽팔리게 속옷 까지 홀랑 벗겨져 있는거야.

너는 지금 거기에 열이 받아있는거지.ㅋㅋ 뭐 하나도 니 뜻대로 안되니까. 뭐 아님 말고~


퀵실버: ......아무튼 다른데 계속 준비...할겁니다....왜냐면...대리님이...제가 이 회사에서...설 곳을 없애신 거에요.....


나: 니 일해놓은거 봤을 때, 니가 서있을 곳은 이미 없었어. 너는 업혀 있던거지 회사에. 

이미 렌야, 이과장, 3무과장, 메가통으로 충분하다. 거기에 너까지 업고 갈 여유 없어 지금. 

밑에 애들이 너랑 비교하면서 불만가지면 우리 입장만 더 난처해질꺼다.


퀵실버: 아니.....


나: 야. 적당히 받아줬더니 내 캐릭터 모르냐? 더 독하게 말해줘야 그만할래?


퀵실버: ..............


그렇게 다시 자리로가 일하는데, 부들부들 하고 있던 퀵실버가 벌떡 일어나더니

햄릿 이사를 찾아갔음...


[너..거기 가도 좋은꼴은 못볼텐데...;;]


잠시후 햄릿 이사에게서 그룹웨어 쪽지가 날아왔음...하아;;


'잠깐 들어올래?'




***




이사 사무실.

퀵실버가 맞은편에 앉아있었음.


나: 부르셨습니까.


햄릿: 앉아봐..


나: ...............


햄릿: 너를 부른건..허 참나 ㅋㅋ 어이가 없어서 불렀다.


나: 어떤?


햄릿: 퀵 대리가. 어제 몸이 안좋아서 조퇴를 했데. 근데 니가 다른회사 면접보러 갔다고 자기를 '음해' 했다는데? ㅋㅋ


[와...이 양반 독하네...자기 선에서 끝낼 수 있는걸...꼭 삼자대면을 시켜서 확인 사살을 하나...

뭐..지 손 더럽히기 싫은 햄릿 답다고 해야할까..?]


나: 야 퀵 대리.


퀵실버: ..................


나: 제발 좀 그냥 좋게좋게 가면 안되냐??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불만이 많아??


퀵실버: ....................


나: 형이 안타까워서 그런다..; 너 면접보러 가기전에 나한테 뭐랬어? 그때 형이 녹음하는거 너도 봤잖아;;


퀵실버: 아...;;;;;그 당시엔.... 감정적으로 한 말이고...사실은 집에 있었던 겁니다....


나: 그리고 아까전에 우리 얘기하던거도 형이 다 녹음 해놨어;;; 너 왜이렇게 순진하냐 ㅡㅡ;


퀵실버: ..........(부들부들)


나: 이사님 앞에서 팩트체크 할까..? 아니면 고소취하 할래?


퀵실버: 죄송...합니다...


나: 이사님. 고소취하 하겠답니다 ㅋ


햄릿: 야. 퀵실버.


퀵실버: 네;;


햄릿: 나 참..! 기가 차지도 않는다. 야. OOO 얘를 고작 니가 어떻게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냐? ㅋㅋ


나: 네!? ㅋㅋㅋㅋ


햄릿: 얘는 사원 때도 과장, 팀장들 잡아먹고, 지 위에 회사 10년 가까이 다닌 과장들 다 잡아먹고!!! 

저 포청천 팀장 및 그 밑에 선임자들 다...!! 잡아 먹었어!!!!!!! 니들하고는 게임이 안돼!!!


나: 허헛;;; 이사님.. 애 앞에서....허허허;;; 


[사실 사회초년때는 부사장도 모가지 날린적 있죠 ㅋ]


햄릿: 우리도 컨트롤 안되는 미친O을 고작 너 따위가아!? 


퀵실버: ..................


햄릿: 얘가 되니까 너도 될꺼라고 생각했냐? 잘들어라. 너!! 그것도 고객사랑 현장 직원들 팽개치고 면접 보러간거. 

내가 모든 수단을 동원 해서라도!!! 거짓말이든!!! 억지라도 부려서!!! 반드시 법적으로 너 걸어버린다..!!


퀵실버: .......!!!!


햄릿: 조직이 우습지!? 옛말에 사람 셋이 입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고 했다..!! 

우리회사 몇명이나 있는지 아냐!? 너 예전에 동아리 활동비 먹었지??? 위에서 다 모른다고 생각하냐!? 넌 임마. ㅈ 된거야 알겠어?


퀵실버: 이...이사님..;;;(부들부들)


햄릿: 너는 최소 이 3개월 내에 회사 이탈하잖아? 바로 걸어 버릴꺼야 알았어!?


퀵실버: ...네;;네...;;


햄릿: 꺼져. 니 자리가서 니네 팀장 지시 대기해.


퀵실버: 네!! (꾸벅)




***




씨근거리는 햄릿...아아.. 이 남자도 리미트 풀 때가 있구만. ㅋㅋ


나: 오....이사님~ 저한테 많은걸 배우셨네~~~


햄릿: .....까불지 마라...너도 임마...휴우....


나: 네네 ㅋ 죄송죄송^^ ㅋㅋ 근데 이번 협박은 제법 무섭던데 ㅋㅋ 왜 저한텐 안 써먹으셨는지? ㅋㅋ 필살기 같던데.


햄릿: 너는...ㅅ.ㅂ....최소한 상사는 우습게 봐도...회사는 우습게 보진 않으니까....그리고...안 써먹는게 아니고 못 써먹지....


나: 뭘 상사를 우습게 봅니까. 서로 살자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는거지;; 그니까 서로 안건들면 되잖아요!


햄릿: 너는...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나: 그래도 이사님 이렇게 시원~하게 폭발하는거 보니까 속이 좀 시원하네요 ㅋㅋ


햄릿: 월급쟁이의 '선'이라는게 있어...퀵실버는 선을 넘은거고.




***




[똑똑~]


햄릿: 들어와.


이과장: 이사님..부르셨습니까?


햄릿: 이과장. 헬 과장 퇴사한다고!?


나: 잉!?!?


이과장: 네...일주일 정도 말미후에...


햄릿: 왜!? 걔는 재입사자인데. 뭐 얼마나 다녔다고 벌써 또 퇴사를 해!?


[그래...헬보이...여기서 너한테 더이상의 비전은 없지...너네 운동장을 내가 박살 내놨으니...ㅋ]


이과장: 그건 저희도 잘...


햄릿: 그럼 헬 과장이 하던거. L사 90대 장비는 누가하나? 최근에 정과장이 오O 공장에 업데이트한 건 구미 공장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정과장 관두는거 알지?? 그거 누가 할꺼야? 2파트장 자네가 할꺼야?


이과장: 저도...해당 장비 코드는 본적이 없어서....게다가 광저우D사 RBD......


햄릿: 하아.....OO야. 혹시 너 이 장비 아냐?


나: 저도 본적없는 장비라. 


햄릿: ...................(뭔가 기다리는 눈치)


[어딜 또 날로 먹으려고?]


햄릿: 아이고.....;; 그래!! 퀵실버...2파트장. 이거 퀵실버 대리한테 넘겨. 이거 제대로 처리 못하기만 해봐라...!!


이과장: 네...알겠습니다..


햄릿: 파트장이잖아! 확실하게 하라고! 파트장이 그렇게 패기가 없으니까 밑에 애들이 관리가 안되는거 아니야!!


이과장: 네.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이과장이 나간 후..


나: 이거네....ㅋㅋㅋ


햄릿: ?


나: 이거 넘기실라고 퀵실버 때려 잡으신거네....내눈은 못속이지.....ㅎㅎ


[그와중에 나한테 슬쩍 간도 본거고 그치? 혹시 내가 해줄지도? 하면서...이 아저씨 정신 못차리네ㅡㅡ]


햄릿: ..............


나: 암튼 그건 그렇고. 코알라 말이에요. 대충 상황 보니까 지금 검사문제 해결안해도 넘어갈 상황이던데요?

뭐하러 애를 중국에 잡아둬요? 상황 알고있어요?


햄릿: 알고있어...


나: 근데 왜 모른척 자꾸 검사프로그램 핑계대고 있어요?


햄릿: 비전팀에서 요청하는데 그럼 어쩌냐?


나: 엥??!


이렇듯 사회란...속고 속이는 정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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