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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12
게시물ID : soda_6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2
조회수 : 4772회
댓글수 : 81개
등록시간 : 2024/05/09 16: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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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인마핱 입니다.

방금 통풍이가 다녀갔어요. 통풍이 왈...

 

"연구소장이란 놈이 언제까지 소설 붙잡고 있을꺼여!? 빨리 끝내고 일해 임마!!"

 

반성했습니다...그죠..저는 여전히 월급쟁이인데. 제 할 도리를 다 하지 못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다음주 부터는 월,화,수,목,금 연재로 바꾸겠습니다.

 

이러다 회사 짤리겠어요...ㅋㅋㅋ 그런 의미로 내일 분량 풀겠습니다.

 

--------------------------------------------------------------------

나: 비전팀에서 요청이라뇨? 코알라 말로는 거기서는 다 복귀하라고 한다던데.


햄릿: 말만 그렇게 하는거지. 최근들어 그만두겠단 소리를 입에 달고 사나봐. 

그러니 거기 과장들이 어떻게 더 남으라고 얘기하겠냐. 말이라도 그렇게 해줄 수 밖에 없는거지..


아아...그러니까 다들 코알라 주임한테 '불편한 진실'을 얘기하는게 꺼려져서 

걔 앞에서는 오케이 오케이 해놓고, 뒤에서는 어떻게든 중국에 남기려는 작당모의를 한거구나..


전에도 말했지만, 사람은 사소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

그러나, 그렇게 '회피' 하면 사소한 불편함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됨.


다들 알지 않나? 질량 보존의 법칙. 

내가 참아 낼 수 있는 울타리 범위가 6걸음 이라고 하겠음. 상대가 2걸음 침범해 들어왔을 때.

이 순간이 '사소한 불편함' 의 타이밍임. 근데 이걸 회피한다면? 

상대는 아무것도 모른채로, 혹은 알면서도..5걸음 들어와 버리는 거임. 


내가 편해지려면 결국 상대방을 5걸음 물러나게 만들어야 하고

그때는 그만큼의 힘과 심력을 써야함. 2걸음 정도의 힘으로 차츰 차츰 물러나게 하려면

결국은 2번 3번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


결국 내가 더는 물러날 곳이 없으니...여기서 선택지가 갈라짐.

1. 퇴사한다.(회피)

2. 싸운다.(막장) 누군가는 다쳐.

3. 누군가를 다치게 하긴 싫으니 결국 내가 퇴사.


어린 친구들에게 삶이란, 싸움이란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음. 


작은 일일 때 작게 서로 불편한게 정답임. 그것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기에.

이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을 싸움닭이라고 하지만...정작 그들이 더 힘든길을 가는거임.

나보다 더 힘든 길을....


코알라 주임도 똑같음. 처음부터 관리자들이 '불편한 진실'에 대해 말하고

양해를 구하거나 그 대가를 지불 했다면. 그 아이의 입에서 '퇴사'라는 말이 감히 나오지 않았을텐데..


막상 퇴사 얘길 했더니 어른들이 눈치를 보면?? 

주임 입장에서는 엇? 먹히는거 같은데? 하며 간뎅이가 커짐. 알고보니 나 좀 먹히는 사람이구나!?

'대가' 지불이 아쉬운 나머지 사람 하나를 잃거나 고장내는 상황이 되는것.


나: 하아...이제는 주임급들 눈치까지 봐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네...회사 꼴이 말이 아니네...;;

이게 다 과장급들이 '수준'이 떨어지니까 벌어지는 일 아닙니까? 하나라도 정상인이 있었어야 되는건데.

그나마 실력은 '정상' 범주에 있던 헬과장 나가면.... 이젠 더 볼 것 없네요.


햄릿: .........;;


나: 그러면..이번 미션은....도대체 임무가 뭡니까? 회사가 망조나서 주제 파악 못하는 주임 정신교육!? 

아니면 당면한 J팀 문제의 해결? 근데 구체적인 문제 해결도 아냐.....

결국 퇴사 노래부르는 애를 어떻게든 꼬셔가면서 중국에 계속 남겨두는게 목표에요??


햄릿: 그건 아니고....인원 적당히 구슬리면서....좀 더 중국에 남겨놓게 하는거지......가능하면 문제도 고치고....


나: 와아....이건 뭐 두마리 토끼도 아니고....토끼란 토끼는 다 잡겠다는 거네...

이건 원래 이사님이나 이과장이 해야할 일 아니에요? 


햄릿: 되겠냐...? 


나: 이사님. 최소한 업무란건 명확해야 합니다. 정확히 비전팀이 원하는게 뭔지 확실하게 하고 가야죠. 

이건 뭐 하나도 명확한게 없잖아요. 비전팀이 프로그래머가 남아줬으면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거 아닙니까?


햄릿: 불안한거지....;;


나: 허참!  아주 막연하네 ㅋㅋ


햄릿: 그러니까 니가 해결 한번 해 달라는거야..


나: 비전팀 불안한 마음이 그렇게 걱정이 되시면!! 코알라한테 돈!!! 돈을 더 줘요 돈을!!! 돈 더 줄테니 남으라고.


햄릿: 야! 관리자들이 다 바보들이냐!? 너도 알고 나도 알아!! 돈이 제일이지!!! 돈만 뿌릴거면 관리자가 무슨 필요가 있어!?


나: 결단력 없는 관리자도 필요 없긴 마찬가지에요. 주임급 프로그래머 혹시나 관둘까봐 못건드려....

그렇다고 비전팀한테 강하게 얘기도 못해....와아....


햄릿: 그럼 결단력 있는 니가 한번 해보라고......


나: 이사님. 까놓고 말씀드릴께요. 저한테 팀장 달아주는 조건으로 이것저것 재미 많이 보셨죠? 


햄릿: .............


나: 제가 팀장 하나 달아 볼라고 용쓰는거 같이 보이죠? 팀장 달았다고 제 연봉 올려 주셨어요? 

예전처럼 팀장한테 회사 차가 나와요? 법카 막 쓸 수 있어요? 직책 수당 나와요? 하~~~~나도 없잖아요. 

그렇다고 밑에 부릴 자원이 많아서 '지시'만 하면서 유지 될 수 있는 상황이에요?


햄릿: .................;;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허수아비같은 팀장이 되려고 하는건...이사님 같은 사람들 한테 보여주는 겁니다. 

이 젊은 제가 조직을 어떻게 다루는지..!! 우리가 뭐가 다른지!! 관리자라는게 뭔지!!!! 보여주고. 제 몫을 당당히 요구할 겁니다. 

지금 '계산'하고 계신거 다 부수고 제가 원하는거 뱉어놓으실 수 밖에 없도록.


햄릿: ..............


나: 사람은 '당신들' 처럼 그렇게 다루는게 아니에요.

 

 

넌 실수했어...

낙장불입(落張不入)이다 햄릿...


 

 

 

***





다음날. 회사에 갑작스레 인사발표가 공지되었음.


3파트 파트장: OOO 대리


3파트원: 남창희 대리, 코알라 주임.


코알라를 본인에게 '짬'시키다니....

차라리 동석이나, 잇끄 대리였으면 모르겠는데..

솔직히 지금의 코알라는 상당히 컨트롤하기 껄끄러운 인원이였음.


본인과 평소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고, 그가 충성을 바치던건 '앙드레'. 그는 떠났음.

본인에게 감정이 좋지 않던 그가 밑에 데리고 다녔으니 얼마나 안좋은 얘길 많이 했겠음?

아마 실력적으로 본인을 대단치 않게 생각했을 듯.


그리고 지난 시간동안 그가 봐왔던건 무능력한 관리자들.

오죽 못났으면 대리 1명한테 수석 둘에, 과장 다섯이 박살이 났을까. 생각 할 법도 함.


대단할게 없는 대리한테 다 털려나간 못난 수석, 과장급들로 코알라 주임 눈에 비쳤을거임.


거기에 프로그램이라고는 1도 모르는 햄릿 이사가 소프트 이사로 있으며 매번 비전팀에

털리고 있는 부서간 정치 상황.


여러모로 보나 가망없는 회사였음. 그리고 이곳에서 2년가량의 프로그램을 했음.

2년 정도가 과도기 임. 사원에서 주임으로 넘어갈 때 쯤. 


이제 각종 명령어들도 어느정도 머리속에 자리 잡았고

함수들도 달달 외워지는 시기이니.. 이제 다른데 이직해서 몸값 한번 올려볼까? 생각이 드는 시기.


그런 질풍노도 시기의 인원이 본인에게 뚝 떨어진거임. 하아........


.......................................

..............................

....................

.............


이날 헬보이가 본인을 찾아왔음.


헬보이: OO씨. 나랑 커피한잔 할래요?


나: 네. (니가 왠일이냐!? 재입사하고 한번도 그런적 없더니!?)


믹스커피를 타서 회사 휴게실로 갔음.


헬보이: 인사공지 봤어요. 축하해요~


나: 감사합니다. 근데 지금 상황에 전혀 '의미' 없는 이름뿐인 직책이죠. ㅎ


헬보이: 그렇다곤 해도 대리 직급에 팀장이라니 대단하죠. 과장들 다 제치구요.^^


나: ...................


[어. 너 포함. 뭔데 그 웃음은? 망해 자빠질 회사에서 팀장놀이하는 내가 좀 보기 그래...? ㅋㅋ]


헬보이: 우리 그동안 서로 소원했던 관계죠?


나: 뭐. 친한 사이는 아니였죠. ㅎ


헬보이: 그래서 말인데..이제라도 우리 잘 지내봐요^^ 우리가 이제라도 다 같이 힘 합치면 

지금보다 회사 상황이 많이 나아질 거에요. 꼭 다시 일어나 질거에요!!


나: 음.......?ㅋㅋㅋㅋㅋ


헬보이: ??


나: 과장님은 예나 지금이나 진짜 특이한 구석이 있는거 같아요 ㅋㅋㅋ


헬보이: 어떤..?


나: 예전에 한번 퇴사 하실 때. 그러니까 오우거 형 퇴사하고, 대만 출장 가시기 직전에요^^


헬보이: ............


나: 그때 저보고 잘 지내 보자고 하셨잖아요? 힘 합치자고ㅋㅋ 그리고 2주 뒤에 통수 치듯이 사직서 내시고 ㅋㅋㅋ


헬보이: ............;;


나: 근데 지금 또 저한테 잘지내 보자고 하시는데 ㅋ되게 문학적인 소양이 뛰어나신건가..? 

이거 뭐 '복선' 같은 그런거에요? ㅋㅋㅋ


헬보이: 하하;; 아녜요^^;;


나: 이사님한테 들었습니다. 퇴사 예정이시라고.


헬보이: (헬보이 변신...새빨게진 얼굴) 아..아니;; 그걸 이사님은 왜 얘길;;;


나: 되게 궁금해서 그런데요. 왜 매번 회사 잘 다니실 땐 가만히 있다가 

유독 퇴사 하실 때는 저보고 잘지내자고 하는거에요? ㅋㅋ그쪽 행성에서는 그게 굿바이~ 그런 뜻인가? ㅋㅋㅋㅋ


헬보이: ;;;;;;;;;;;


나: 사람이 끝이 좋아야 한다고 하던데. 뭐 헤어지기 전에 '잘지내자' 한마디 해놓으면 

다음에 만날 땐 잘 지내는 사이로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하시는 거에요?? 

그정도로 정신 머리 없는 사람은 아닐거 같고...도대체 왜..?? 


헬보이: .............;;


나: 아마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만두시는 이유는 회사가 가망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근데 이미 과장님의 '판단'은 항상 잘못되었다는건 수차례 증명이 됐죠? ㅋ 

저더러 '학사'가 보기엔 이 회사 코드 다루기 어려울거라고 '이직' 제안하셨었죠? 

메가통이랑 저만 달랑 남겨놓고 보니 회사가 가망없어 보였었죠? 


헬보이: ..........;;;;;;


나: 근데 4년지난 지금. 회사는 여전히 살아있었고!!  망할거 같던 회사가 안망하니까 재입사 하셨죠? 

대단한분으로 판단했던 포청천 팀장이 고작 대리한테 털려서 나가리 되셨죠? ㅋㅋ 

근데 그 역적같은 놈은 짤려야 하는데 팀장이 되버렸네??

근데 이제와서 또 회사가 가망없다고 생각하신다면....?? 과연 과장님 판단을 누가 옳다고 할지....ㅋㅋㅋㅋ


헬보이: ....................


나: 인생에서 한번은 옳은 판단 하셔야죠? ㅋㅋ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허세글도 있죠 ㅋㅋ

반복하지 마세요 과장님. 이제라도 열심히 하시라구요~


헬보이: #$!#$%#$%^$#....


나: 대만에서 그딴식으로 저한테 곤조 부리시고. 이번엔 무슨 수작으로 잘지내자는 밑밥을 까시는거에요?ㅋㅋㅋ

지금 진행하실 예정인 L사 구미공장에 프로그램 업데이트건 난황이라고 하던데...설마 그거 떠넘길 생각 하시는건지?? ㅋㅋ


헬보이: ..................;;;


나: 미안하지만. 제가 이제 '관리자' 잖아요? 제가 관리자인 이상 과장님이 뭔가를 컨트롤하는건 불가능해요^^.

저는 배분을 해드리는 입장이지 배분을 받는 입장이 아니걸랑요 ㅋ. 그리고 혹여나 넘기셔도 저라면 하루안에 처리 가능하겠죠?


헬보이는 대답없이 자리에서 휙! 일어나서 휴게실 문을 나서려고 했음. 

그의 뒷통수에 대고 말했음.


나: OO이 형! 포청천 수석일은 미안해~ 나도 왠만해서는 형들끼리 소꿉장난하는거 간섭 안할랬는데.

거 입사하자 마자 나한테 좀 잘지내자고 했었어야지!!! 늦었잖아;;; 담번엔 나갈때 말고 만날때 얘기해!!


쾅!!!!


헬보이가 벽을 쾅 하고 치더니 본인에게 성큼성큼 걸어왔음.

얼굴만 빨게진게 아니라 눈도 빨게진....솔직히 꿀잼.......


헬보이: ................


나: 왜? 나는 잘지내 보자고 작별인사 한건데.


헬보이: ................


나: 할말 있으면 하고, 없으면 가~ 재밌었어 OO이형^^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정신승리 하지말고 진짜 승리하고 살자 우리^^



그렇게 헬보이는 일주일이 아닌 다음날 퇴사했음. (인수인계도 없이....퀵실버 미안....)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었음. 

왜 그는 퇴사하는 순간에 잘지내자는 헛소리를 했을까..? 뭘 바란걸까..? 


진짜 자기 일 짬시키려고 한걸까..??


[그와의 악연의 종지부는 사이다로 끝이났음.]




***




코알라와 전화 통화를 했음.


나: 나다.


코알라: 아...대리님. 공지사항 봤어요. 3파트장 되셨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3파트로 이동...


나: 그렇게 됐네. ㅎㅎ 


코알라: .......그럼 제가 진행중인 '건'은 어떻게 되나요..?


나: 아무래도 그건 그대로 진행 될 거 같아. 안그래도 이거 때문에 이사님 하고 얘길 해봤는데.

답답하더라고. 자기들 끼리 바둑두고 있는데. 영 내스타일이 아니라서 말이야.


코알라: ?


나: 나는 사람가지고 거짓말로 이래저래 바둑두는거 싫어해서 말이야. 빙빙 안돌리고 바로 말할께.

너가 계속 거기서 복귀 못하는 이유는 비전팀이 그걸 원해서 그래.


코알라: 네!? 저한테는 복귀하라고 하시던데....;;


나: 그건 니가 계속 힘들다 그러고, 얼마전엔 그랬다며? 복귀 안시켜주면 퇴사할거라고. 


코알라: ...........;;;


나: 그래서 비전팀 사람들은 너 달래볼라고 그랬던거 같아. 근데 그렇게 달랜다고 달래지냐고 이게 ㅋㅋㅋ

결국은 누군가는 명확하게 해줘야 하는건데, 이과장이나 햄릿 이사도 너한테 그래그래~ 들여보내 줄께~ 하고 있고

비전팀도 그래그래~ 얼른 들어가~ 하고 있는거지. 사람 놀리는것도 아니고. ㅋㅋ


코알라: 와.........이건 뭐......


나: 어쨌든 이제는 니가 내 팀원이 된거니까. 내가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해줄께.


코알라: 대리님...저는 그냥....회사 그만두겠습니다...


나: 왜!? 내가 정리해 준다니깐?


코알라: 한번 보세요.. 애초에 2파트장님이나, 이사님...저 들여보내 줄 생각도 없으면서 완전히 가지고 논거잖아요...


나: 근데?


코알라: 근데 이제는 대리님네 3파트로 옮겨지면서...그럼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그냥 '리셋' 되는거 잖아요?


나: 리셋?


코알라: 이제와서 제가 2파트장 님한테나 이사님한테 뭐라고 못하는 상황이 된거니까..


나: 왜 뭐라고 못해? 그럼 그 사람들 너한테 사과 시키면 되냐? ㅋㅋ 말해. 필요하면 사장님 사과라도 받아 줄 테니까!


코알라: 아니에요...솔직히 이제 회사도 가망없고.....


나: 가망이 없다니?


코알라: 이제 잘하는 사람들도 없고...뭐 더 배울것도 없구요.. 코드도 거기서 거기고...


나: .....................


코알라: 솔직히 제가 우리회사 과장급들보다 프로그램을 못한다는 생각이 안드네요.. 근데 연봉도 그사람들 보다 적고..


나: 그래서? 정확한 퇴사 이유가 뭐야?


코알라: 그냥 마음이 떠난거 같네요.


나: 그럼 그전에 말해야지. 왜 하필 오늘이지? 그것도 내가 파트장 된지 몇시간도 안된 이 시점에?


코알라: ..............


나: 위에서는 나보고 너 관리해서 이 프로젝트 처리하라고. 그래서 너 3파트에 배치했는데. 몇시간 만에 퇴사를 하겠다...?


코알라: 하필 타이밍이 그렇게 됐네요...근데 오래전부터 하던 생각이라...


[곤란하군...]


나: .............


코알라: ..............


나: ..............


코알라: .............


침묵의 시간..

그러나 이 침묵속에서 내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음.


입장을 바꾸어 보자. 만약 본인이 퇴사 할 마음을 먹고 상사와 대화중이라고 했을 때..

상사는 가능한 본인을 잡아두고자 하는 상황.


이 대화의 주도권은 퇴사 선언을 한 본인에게 있다. 

그렇다면 대화는 칼자루를 쥔 사람이 이끌어가야 하는데..

코알라는 주도적으로 자신이 퇴사해야 할 당위성을 어필하며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가?


아니었음. 지금의 이 침묵은... 코알라는 본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음.

자신을 '만족' 시킬만한 '조건'을 제시 할 때 까지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그는 거절 할 준비만 하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음. 거절은 준비가 아님. 거절은 내가 하는것. 거절하고 돌아서면 되는거임.


내가 파트장이 되고, 이제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이 한 걸음은 앞으로 창희나 향후 본인이

관리하게 될 모든 팀원들을 다루는데 두고두고 영향을 줄 것 같은 예감.


[이 첫 걸음은 앞으로의 관리자 생활에 있어 위대한 진격이 될 것이다..] 


괘씸한 생각이 들었음. 세상은 기브앤 테이크 아닌가? 지금 코알라는 본인에게 '딜'을 걸고 있는거임.

2년간의 회사 생활 중, 너는 나에게 무엇을 주었나? 내 파트에 들어와서 앞으로 무엇을 해 줄 것인가?

자기 PR을 하려면 이런 생산적인 방향으로 하는것이 매너임.


그런데 이 무개념 주임나부랭이는 그런것도 없이 본인에게 요구하고 있는거임.


'내가 당신 밑에 있어주는 대가로 나한테 뭘 주실건데요?'


건방진...지금의 내 상황을 은근히 염두해두고 같잖은 협박성 딜을 걸고있다니..

애들은 영악하구나...근데 나도 영악하기로는 니들보다 더 했다..!!

이럴때 역시 평소에 쌓은 '실력'이 최고의 방패가 되어줌.


[나 혼자서 처리해도 너 같은 놈들 10인분은 해낼 수 있다.] 


머리 검은 이런 직원은 걍 잘라버리고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원격으로 지원하겠다 해버리면 회사에서도 별 수는 없음.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나: 뭐 니가 정히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코알라: ............


나: 근데 내가 이제막 파트장을 달았는데 니가 이렇게 나오면, 내가 좀 곤란하단 말이지..


코알라: 죄송...


너는 너의 '퇴사'가 나에게 '오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태도를 보이는거 같은데.

너의 퇴사가 내 '오점'이 아니게 만들었을 때도 과연 니가 지금과 같은 태도를 보일 수 있을지 

기대 해 본다.


[그만한 각오는 하고 '퇴사패'를 꺼내든건지 보자]


나:  너는 이제부터 업무 중단하고. 문서하나 작성해라. 


코알라: 네?


나: 니가 거기서 어떤 고생을 했으며, 이전의 니 파트장 이었던 이과장. 그리고 햄릿 이사가 니 고충을 어떻게 처리 해왔고

어떤 부분이 니가 퇴사를 마음먹게 된 건지. 그 과정들 다 작성해서 나한테 제출해.


코알라: 왜;;왜요...?


나: 나는 그걸 가지고 니 퇴사가 나랑은 일절 '관계없다'는걸 증명할꺼야. 이 참에 이과장도 모가지 날려버리려고.

니 퇴사 덕분에 눈에 가시같은 놈들 다 없애버리는거지. 형 알지? 고맙다. 이런 선물을 줘서^^


코알라: ..........;;;;;;;


나: 오늘부로 내가 니 명령권자야. 항명은 용납안해. 자. 언제까지 작성해서 제출할거냐?


코알라: 저...저기....대...ㄹ...팀장님;; 그러면 제가 좀 곤란해 질거 같은;;


나: 나가는 입장에서 그게 무슨 상관이야 ㅋ


코알라: 그렇다고 해도.. 이 업계에 제 '평판'이....


나: 그러니까 니 말은. 너는 곤란해지기 싫고. 니 손 더럽히는거 없이 깔끔하게 퇴사하고 싶다?


코알라: 아..아뇨;;  


나: 근데 내가 곤란해지는건 나더러 감수하라? 이새끼 완전 쓰레기네?


코알라: .....제 얘기는...;; 그런게 아니였어요....;; 무작정 퇴사한다는게 아니라....


나: 먼소리야. 니 입으로 건방떨지 않았냐? 뭐? 회사에 이제 잘하는 사람이 없다? 더 배울게 없다? ㅋ

그 말은 니가 나보다 낫다는 거네? 야. 너 따위한테 내가 그런얘길 듣다니....ㅋㅋ 내 발톱만치도 못따라오는 실력으로 뭐?


코알라: 아..아니;;;


나: 야. 입다물고. 너 X모델 검사문제 해결했어? 


코알라: 아뇨..;;


나: 내가 그거 하잖아? 하루면 끝나임마. 어디서 건방을 떨어? 니 실력이 '예전 과장들' 발목까지라도 따라갈거 같냐? 


코알라: 예전 과장님들 말고...지금 과장님들.....


나: 그니까 왜 저런 애들하고 너를 비교해. 쟤네들은 내 사원 시절보다 못해. 니가 잘나서 그런게 아니라 쟤들이 못나서 상대적으로

니가 잘해 보이는거지. 실제로 니 수준이 잘하는게 아니라고. 이거 완전 나르시스트도 이런 나르시스트가 없네..


코알라: ........그렇게 까지 생각하고 말한건 아니였어요;;; 죄송합니다..


나: 야. 나르시스트. 퇴사 해. 근데 그 문제 잡고 멋지게 퇴사해. 너 없어도 나 혼자서 다 쳐낼 수 있어. 

실력 없는놈은 키워서라도 쓸 수 있는데. 개념 없는 놈은 애초에 데려다 쓰지도 못해 내 기준에는. 

니가 남자 새끼면 그거 해결하고 멋지게 떠나라 알겠냐? 업계 평판? ㅋㅋ 가망없어서 망해 없이질 회산데 그걸 걱정해?


코알라: .............;;;;


나: 오냐. 내가 혼자서 20인분을 해서라도 이 회사가 업계에 니 소문 퍼뜨릴때 까지는 산소호흡기로 살려놓을게.

이제 그거 하고가냐 못하고 가냐에 달렸어. 

업계 평판 걱정 한다는 놈이 내 앞에서 그따위로 말해? 내가 제대로 한번 업계에 퍼뜨려줘??


코알라: 알...알겠습니다...


나: 해결 되면 연락해. 비전팀엔 내가 바로 전화할꺼야. 그거 해결 할 때 까지 일절 너한테 손못대게 해놓을테니까.

비전팀이 너더러 현장가자 그러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이새끼들 다 조져버릴 테니까 알겠어!?

너는 이제부터 출근도 하지마. 호텔 방구적에 박혀서 그거 해결하라고. 알겠냐? 그정도 환경 만들어줘도 해결못한다?

곧휴 떼고 회사나가라. 끊어. 


코알라: 네..네;;


[어휴~ 속 시원하네~]


그룹웨어에 들어가서 지금 BXX 현장 PM J팀 N과장의 연락처를 확인했음.


나: 안녕하세요. 소프트 3파트장 OOO대리입니다.


N과장: 안녕하세요. J팀 OOO 과장입니다.


나: 거기 오늘부로 제 파트로 인사이동된 코알라 주임 있지요?


N과장: 네.


나: 제가 이사님하고도 얘기해 봤는데. 뭔가 명확한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과장님께 여쭤볼려고 전화했습니다.


N과장: 네. 어떤..?


나: 지금 코알라 주임이 거기 계속 있어야 하는 이유가 뭐죠?


N과장: 현장 지원이죠.


나: 그러니까 명확한. 현장이라는 포괄적인 개념 말구요. 정확히 현장에서 뭘 지원 하는겁니까?


N과장: 음..; 초장부터 너무 훅~ 들어오시니까 썩 기분좋진 않네요...ㅎ


나: 그건 과장님이 오해하고 계신거 같네요. 저는 OOO대리 로서 전화한게 아니고 코알라 주임의 팀장 직책으로 전화 한겁니다만?

'공'적인 이유로 한 전화에 '사'적인 감정을 얘기하시니 저로서도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긴 하네요?


N과장: 크흠...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코알라 주임은 현장에서 저희가 혹여나 '모를 수' 있는 프로그램 기능에 대해서 분석하고

그게 맞는지 확인 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고객이 언제 와서 뭘 물어볼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나: .................


N과장: 저희 J팀장님은 그만두셨지만, 남은 저희 J팀원들 끼리 이곳 BXX영업은 계속 해왔습니다. 

이제 잘하면 그 결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에요.

이 분위기에서 고객한테 얼타는 모습을 보이면 안되겠죠. 그래서 그런겁니다.


나: 이상하네요. J팀이랑은 과거 무쌍대리 있을 때 부터 저도 종종 같이 일 해 봤습니다만?


N과장: 아...무쌍대리....


나: 무쌍대리랑 저랑 참 성격이 비슷해서 친하게 지냈더랬죠.ㅎㅎ 

그게 본론은 아니고... 저도 일하면서 봤습니다만 J팀 과장님들은 우리회사 '쌉 고인물' 아니던가요? ㅋㅋㅋ


N과장: ..................


나: J팀이 강력했던 이유가. 거기 계신 과장님 네 분. 짬으로 따지자면 다들 팀장급들 쌉 고인물로 알고있고. 

그 장비만 주구장창 팠기 때문에 굳이 프로그램 '기능' 같은거 몰라서 어버버 하실 분들이 아닌걸로 아는데?


N과장: ....그렇긴 한데...;;


나: 무쌍이랑 허구헌날 부딛히던게 그 이유 아니였던가요? 다들 이미 알고있는 기능이였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꾸 무쌍이한테 확인용 질문 퍼붓다가 ㅋㅋ무쌍이가 내가 무슨 설비 메뉴얼이냐고 열폭하고ㅎㅎㅎ 

아니에요? 차라리 몰랐으면 모르겠는데 다들 반응들이 '아~ 역시' 였잖아요.


N과장: ............


나: 무쌍이한테 크게 한 분 데이고 나서. 아마 S 과장님이셨죠? 

그 뒤로 그런일 아예 없어졌던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그 뒤로도 J팀은 일 잘했고.


N과장: ................


나: 근데 왜 이제와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십니까?


N과장: 흠...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근데 저희팀 사정 아실거 잖아요. 

저희도 J팀장님 나가시고 다들 흩어질 뻔 한거 겨우 뭉쳐서 여기까지 온거. 이제 곧 결실을 볼 수 있는 시기인데...!!


나: 이런말 죄송하지만, J팀이 잘나갔던건 J팀장님이 G팀장 처럼 잘 나서가 아니라 

과장님들 같은 쌉고인물들이 캐리해서 잘 나간걸로 아는데? ㅋㅋ


N과장: ;;;;;;;


나: 과장님들 입장에서 불안하신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다른 사람들 입장은 달라요. 

제가 볼 때 과장님들 정도의 쌉 고인물들이 현장에서 얼타는게 도저희 상상이 안가는데요?

저는 과장님들이 절대 그런일 없을거라고 확신하는 사람이라서요. ㅋㅋㅋ


N과장: 뭐...좋게 봐주시는거니 고맙긴 합니다만..; 그만큼 중요해요 저희한텐.


나: 만약 고객이 어떤 기능을 물어봤다. 근데 진짜로 모르는 기능이다. 그럼 고객사 앞에서 어떻게 하시는데요? 

옆에 있는 코알라한테 코드 확인좀 해달라고 하시겠죠?


N과장: 네.


나: 그럼 코알라는 노트북 바닥에 펴 놓고 쭈그려서 이리저리 뒤적뒤적 코드 분석 하겠죠? 

바로 되면 모르겠는데 그 분석이 20분 30분 넘어가면?

모양 빠지는건 똑같지 않아요? 과장님들은 곤란하실테고 고객사는 계속 기다리고 있을거고요.


N과장: 그렇겠지요..?


나: 현장에 프로그래머가 있어 버리면 더 모양 빠질 수 있단 거에요. 근데 고객이 물어봤어. 과장님이 저한테 전화 한통 딱 거는거죠. 

분석해 달라고. 그리고 잠시후에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는거에요. 고객이 볼 땐? 그게 더 프로패셔널한 회사로 보이지 않을까요?

비전팀이 주도하고 프로그램팀이 서포트 하는 식으로.


N과장: ...............


나: 과장 여러명이 현장 프로그래머 주임 따리한테 매달리는 모습을 고객 앞에서 보이기보다는 

프로그램팀 팀장 정도는 전화 한 통화로 '지시' 내리는 모습이 더 간지나지 않냐구요.  


N과장: 우리 회사 프로그래머들 중에 전화 제대로 받는 프로그래머들이 있나요?


나: 네. 저요. 새벽에 하셔도 받죠. 그게 접니다. 저 몰라요?


설득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N과장: ...............알겠...습니다..


나: 억지 같겠지만...ㅋㅋ 진짜에요. 언제든 콜 대기 하고 있겠습니다. 

혹시나 전화를 못받는다면 저희 팀에 창희 대리한테 전화하셔두 되구요.

말 해놓겠습니다. 


N과장: 알았습니다...휴....그럼...코알라 주임은 언제 복귀시키면 됩니까?


나: X모델 검사문제 해결 할 때 까지 복귀시킬 생각 없습니다. 좀 건방져서요 ㅋ


N과장: ..........;;;


나: 제가 으름장 좀 부렸습니다. 앞으로 출근하지도 말고 호텔에 박혀서 100% 시간 투자해서 고치고 나오라구요. 


N과장: ...될까요..? ㅋ


나: 제가 처리 할거니까요. ㅋ 제가 비전팀이 손도 못대게 하겠다고. 안그럼 다 박살내버린다고 겁줘 놨는데. ㅋㅋㅋ

과장님은 현장 나오라고 겁 좀 주세요. 군기 좀 잡으시라구요. 그래야지....그 놈....해결 못했을 때.... 

과장님 핑계라도 댈 수 있게..살 구멍은 만들어 줘야죠^^


N과장: 짓궂으시네요 ㅋㅋㅋ


나: 선임자들이 우습게 보이는거 같던데. 이번참에 '깡' 좀 보게요. 아무리 다른 팀이라고 해도. 

어디 건방지게 과장들 앞에서 '퇴사' 얘기 꺼내면서 징징 대는건지...내일 걔더러 출근하라고 강요 해보세요. 

더 눈치 보지도 마시구요. 애를 잘못키운 우리 소프트 탓입니다.


N과장: 알겠습니다. ㅋ


나: 과장님. 상황이 이런데도 어쨌든...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N과장: OO대리님 이시잖아요? 일에 있어선 확실하게 해주신다고 들었습니다. 각자 서로 믿고 가는거죠.


나: 네^^


[오케이. 정리 완료.]




***




코알라에게서 받은 코드를 확인했음. 

목적은? 일단 코알라의 수준을 확인하기 위함이였음. 


[실력마저 없다면 니가 남고자 해도 내가 자른다.]


코알라가 수정중인 알고리즘을 확인해 봤음. 

객관적으로는....음...주임이지만...연차 높은 주임인 동석이 보다는 수준이 약간 높았음.


그 약간의 수준 차이는 무엇인가?

동석이는 알고리즘은 손대기 겁나하는 수준이라 보면 됨. 자신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는 상태.


코알라는 조잡하긴 했지만 나름 공부를 하고있는 사람의 흔적이 보였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는 상태.

문제를 판단하고 진단 하는데는 어느정도 '믿음' 과 자신감이 필요함.


흠...잘 키우면 쓸만해질 가능성은 있었음. 그렇다고 이미 앙드레에 길들여진 저 '철 없음'은 

안고 가기에는 달갑지 않았음. 주제파악을 한번 시켜는 줘야 할 인원..

칭찬으로 끌고갈 인원이 있고, 때려가며 끌고갈 인원이 있음. 


동석이는 칭찬해서 자신감을.....코알라는 지금은 좀 맞아야 될 인원..


그외 코드에서 특별한 건 발견되지 않았음. 굳이 X모델 이슈가 아니라면 따로 손댈만한 

특이점이 보이지 않았음. 


다른 모델 패널들은 다 동일한데, 이 X모델에는 패널의 대가리(시작부) 부분과 꼬리(끝) 부분에 줄 패턴이 하나씩 그려져 있었음.

그 줄 패턴을 스킵하고 검사를 하면 되는데, 지금 그걸 못하고 있는것.


왜냐? 이 패널 검사기도 카메라를 라이브로 켜놓고 제품이 인식되면 복사해와 검사하는 촬영 방식을 

따르고 있었음. 즉, 본인의 대만 장비, 무O의 105인치 필름 검사 장비, 렌야의 OLED필름 검사 장비, 

퀵실버의 청주 공장 필름검사기 들과 동일한 촬영 방식이었음.  


거기에 이 검사기는 촬영과 동시에 검사하는.. 즉 1frame촬영 -> 검사 -> 1frame 촬영 -> 검사 식으로 쭉 검사하면서

마지막 디스플레이는 모든 프레임을 합쳐서 1개의 제품을 표시하는 방식이었음. 

여기서 코알라는 시작 부 위치는 잡아낼 수 있는데 끝 위치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었음.


만약 제품을 다 찍으면 25frame이 나왔다고 했을 때. 시작부는 당연히 1번 frame 이겠지? 

그리고 끝 부분의 frame은 25번 이겠고. 근데 이 패널이 정확히 직각으로 똑바로 들어오는게 아니라 약간 기울어져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기에 어떤 제품은 총 25frame이 나왔다면 또 어떤 제품은 27frame이 나오게 되는거임.

끝 frame 넘버가 왔다갔다 한다는 것.


에효...얼마나 회사에 인물이 없으면....이제는 이따위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인가....ㅠㅠ

암울한 회사의 미래...이젠 어딜가서 검사기에 있어서는 우리가 최고는 아닐지라도 강하다! 정도도 얘기 못할 지경..


결국 이번 과제는 끝 frame만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면 해결이 되는 문제였음.


촬영 방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음.

카메라는 라이브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찍어올리고 있는 상태. 

제품의 유무를 판단하는 ROI가 설정되어 있겠지?


그리고 그 ROI에서 어두운 픽셀이 10개 이상이라 판단이 되면 이미지 버퍼에서 해당 frame의 이미지를

검사 이미지 버퍼로 가지고 오고, 그게 완료되면 검사 로직이 진행 되겠지.


즉, 처음 제품 유무를 판단하는 ROI 로직에서는 false, false, false 로 인식을 하다가 어느순간 true가 인식이 되는것.

한번 true로 인식이 되면 계속 true, true, true....가 되며 검사 이미지 버퍼로 지속적인 frame 복사가 일어남.

그러다 어느순간 false가 되면. 아...제품이 다 지나갔구나. 인식하게 됨.


그럼 마지막 false가 되는 시점에 frame 번호를 프로그램이 알아 차릴 수 있게 된다는 것.

문제는 그걸 알아 차리는 시점에는 이미 마지막 프레임은 검사 이미지 버퍼에 들어가 검사가 되어 버린 상태인거지..

뭐 어때? 그 결과는 버리고 다시 검사 해버리면 되지. ㅋㅋㅋㅋㅋㅋ 마지막인걸 알았으니 해당 검사는 

가로 패턴 무늬를 스킵하는 로직을 넣으면 되니까. 고작 1프레임 재 검사했다고 대단한 속도차는 나지 않을것임.


이렇게 첫번째 C급 억까 솔루션.


보통 이미지 검사를 한다면 검사 픽셀 탐색 흐름은 좌에서 우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임.

제품의 크기와 설비의 특성상 우리는 최소 frame이 25라는걸 알고있음. 


검사를 하며 내려가다가 frame 넘버가 25 이상이 된다면 검사의 방향을 바꾸어 보는거임.

좌->우를 바꿀 필욘 없음. 바꾸는건 위->아래의 방향을 바꾸어 아래->위로 탐색.


제품이 있다면 밝기 값이 100이상 올라올 것이고, 제품이 없다면 0~15 정도의 어두운 값이 나올테니.

그럼 마지막 프레임인지 모르고 검사를 하고 있더라도 빠르게 이 0~15픽셀의 어두운 영역을 픽셀 탐색하는

도중 알아낼 수 있음. 이때 알게 되는거지. 지금 이 frame이 마지막 끝 부분이구나. 


두번째 B급 그럭저럭 솔루션.


마지막.. 결국 끝 프레임이 왔다 갔다하는건 뭐 때문이다? '기울어짐' 때문.

그럼 첫 프레임을 검사 할 때, 상단 엣지를 구하게 된다면 이 제품이 몇 도 기울어 졌는지 알 수 있음.

결국 패널은 직 사각형. 삼각함수와 코사인 법칙을 이용하여 우리는 이미 첫 프레임을 찍고 이미 끝 위치를 

예상할 수 있음. 왜냐면 제품의 실제 사이즈는 고정으로 우리가 알고 있으니까.


시작과 동시에 끝을 알아내는 A급 솔루션.



자.....A,B,C 등급의 세가지 솔루션을 일단 생각해 뒀다.


이걸로 코알라 주임을 요리 해주면 되겠구나. 

 

가스라이팅도 성의껏 준비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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