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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16
게시물ID : soda_69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03
조회수 : 7514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24/05/14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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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독자님들, 몇몇 분 께서 내일이 휴일임을 강조하시기에

한편 더 올리려고 합니다. 게다가 부처님의 자비를 언급하시는 분들도 나오시기에

어쩔 수 없이 올릴 수 밖에 없네요. 그러나 목마름을 아는것 역시 행복이기에

나머지 한편은 퇴근전에 올리겠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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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사무실을 나와 자리에 앉아서 이력서를 열심히 훑어 보았음.

사람O의 이력서. 일단 첫 면접이기에 성장과정부터 어느것 하나 빼놓지 않고 읽어나갔음.


사람을 뽑는것...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포청천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은 본인 아닌가..!

이력서의 인물은 나이 31살의 주임급 인물이었음.


경력자였지만, 장비업계 경력이 아닌 뭐더라..? 계산기? 같은거 만드는 곳에서 소프트웨어

경력을 쌓았다고 되있었던거 같음.


면접관으로써 어떤 질문을 해야...이 인원이 '알짜배기' 인지 알 수 있을까?

어떤 질문을 해야 우리 장비 업계에서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어느정도 지식 수준을 물어봐야 그걸 판단할 수 있을까? 


도저히 적절한 질문들이 생각나지 않았음. 그래...내가 봐왔던 대부분의 화려한 포장지를

가진 자들은 '기본기'가 약했다. 뭐 대단한 기술적인 면접을 보는건 의미가 없다..

모든 무공은 기본기가 중요하고, 단단한 하체가 만들어져야 날카로운 찌르기가 가능한 법...

 

뭐 첫 면접이니까~ 경험삼아 가볍게 가보자~~^^

 

***


면접자는...파란색의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 입었는데...머리를 길러서 뒤로 질끈! 묶어왔음.

포니테일 머리? 이걸 실제로 볼 줄이야... 깔끔한 정장의 예의 + 포니테일 머리의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뭐지 얘는!?] 

 

그래...나는 꼰대가 아니야. 헤어스타일은 실력과는 무관해..흠흠..

포니테일의 맞은편에는 햄릿, 렌야, 이과장, 본인 이렇게 네명의 면접관이 자리잡고 있었음.

햄릿이 아주 고압적이면서 근엄하게 말했음.


햄릿: 우리 회사는 어떻게 알고 지원하게 되었지요?


포니테일: 네? 그...저...;; 오라고 한건...OO회사인데...인사팀에서요...


나: ......... 

 

[아니 ㅋㅋㅋㅋ 지원자가 아니라 ㅋㅋ 우리가 불러서 온거구나 ㅋㅋㅋㅋㅋ 아오 모양빠져;;;]


한가지 배웠음. 


1. 면접에 참관하기 전에, 이 사람이 '지원자'인지 '불러서' 온 사람인지 확인 할 것!


햄릿: (깨갱...)그...그렇군요...그럼 우리 회사가 뭐하는 회사인지 알고 오셨습니까?


포니테일: 소프트웨어 하는 회사로 알고 왔습니다.


햄릿: 그렇군요.


나: .................

 

[뭐가 그렇군요야!? 장비회사야 우리ㅡㅡ!!!]


렌야: 혹시 이 면접보려고 어디서 오셨죠?


나: ..........

 

[이력서에 고향이 부산이라고 되있잖아....경력에도 다 부산 회사구만 ㅡㅡ;]


포니테일: 저...부산에서...왔습니다..


렌야: 어후~ 멀리서 오셨네~ 나중에 가실 때 차비 챙겨 드려야겠어요 이사님.


햄릿: 그래야 겠네요^^ 휘유~ 그 멀리서 여기까지 오시다니^^


나: ............


[그 멀리서 면접보러 오는 사람이....

우리 회사가 그냥 '소프트웨어' 하는 회사 정도로 알아보고 온다고...?? 

나사 하나 없네....]


이과장: 그러시면 혹시 검사기 같은 장비 해보셨나요?


포니테일: 검사기요?! 어떤 검사를....?


나: ............


[이력서에 있잖아....이 사람은.....장비업계 사람이 아냐....ㅠㅠ

그리고...이 사람도...하나도 알아보고 온게 없구나....]


햄릿: 우리 회사는 검사기를 하는 회사입니다^^. 지금 사용하시는 핸드폰, 집에 있는 TV 등등 디스플레이 관련해서 

공장에서 만들어질 때, 우리 회사는 그런 생산과정 속에서 일련의 부품들의 결함을 프로그램으로 검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포니테일: 아...그렇군요...!


렌야: 그럼 전에 회사에서는 어떤일을 하셨죠?


포니테일: 저는 주로 전반적인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 했습니다. UI 구성하고,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는 로직을 짜구요..


렌야: 혹시 OpenCV 써보셨어요?


나: ...........

 

[영상처리 업계 사람이 아닌데....OpenCV가 왠 말이냐고....;;]


포니테일: 아..아니요;; 안써봤습니다..


렌야: 그럼 Vision pro는요? 


나: .......

 

[아니이이!!! 영상처리를 모르는 사람이잖아아아!!!!!!!!!]


포니테일: 모릅니다...


렌야: 영상처리는 하나도 모르시는 거군요!?


포니테일: 네.....


햄릿: 어허.....그럼 좀 그런데...입사하시면 많이 공부 하셔야겠네요....(업계 부심)


이과장: ............끄덕끄덕...(업계 부심2)


나: .........

 

[니네들은 영상처리 할 줄 아는거 있냐? OpenCV 빼놓으면 기본 알고리즘도 못짜는 핫바리들이....]


그 뒤로도 몇번 더 업계관련 질문을 늘어놓는 면접관들....

그래...알겠다...니 사정은 모르겠고. 모르는거 퍼붓고, 너 잘 모르니까 연봉은 조금 깎자...하기 위한...

근데 그건 업계 경험자한테 써먹어야 앞뒤가 맞지...


이미 면접자는 얼척이 없는 표정으로 변해있었음.


햄릿: O팀장. 자네 팀원이 될 사람인데 뭐 질문 할 거 없나?


나: 네. 해야죠. ㅎㅎ 음....그러면...포니테일님. 대단히 기초적인 질문이라..

혹시 기분이 나쁘시더라도 제가 포니테일님을 무시해서

그러는게 아니라는걸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도 이번 면접관 경험이 처음이다보니. ㅎㅎ


포니테일: 아..아닙니다 ㅎ


나: 자..그럼 Stack 과 Queue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요? 


포니테일: 네. 일단 Stack이란 .......!$@#$%$#%$!#$


.......................................

..............................

......................


나: 그렇군요^^. 그럼 Queue에서 push_back()이 있잖아요? 최근에는 modern C++ 문법이 적용되서

emplace_back()이라는 명령도 생겼는데 혹시 아시는지요?


포니테일: 아....거기까진 잘 모릅니다...


나: 네. 괜찮습니다. 음~~ UI도 같이 개발하셨다고 하던데 혹시 서브클래싱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하시는지요?


포니테일: 서브클래싱이요...? 아뇨..; 못들어 봤습니다..


나: 알겠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시면 개발하실 때 편하실거에요.  그럼 다음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포니테일: 네....


나: memcopy와 memmove에 대해 설명할 수 있으신가요?


포니테일: 아....제가 memmove는 사용 해본 적이 없어서...


나: 그럼 기존에 하셨던 업무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민할 만한 업무가 없었다는게 되는데. 아까 말씀하셨던 전반적인 개발

이라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어느정도 범위의 업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포니테일: 주로...UI와 관련된 단순한 동작 로직 위주로 개발을 했습니다. 


나: 네...희망 연봉을 보니.. 3800으로 되어있네요. 이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동석이, 코알라 보다 잘 못할거 같은데..3800이면 동석이보다 많으니 곤란하군...]


햄릿: 음..주임 연봉으로는 우리 회사 테이블과 안맞는것 같습니다.


포니테일: 희망 연봉이라고 되있어서 쓴거지...저는 회사 내규에 맞게 받아도 됩니다..


[먼소리야...그말인즉 우리 회사에 오고싶다는 거냐...? 그정도 의지는 1도 안느껴지는데...;;;]


햄릿: 오? 그래요? 


나: 아 포니테일씨. 혹시 회사 나오실때 계속 그 머리 유지하실 생각이세요?


포니테일: 네? 제가 찾아봤을 때 OO회사는 자유복장에....


햄릿: 허허허~~ 뭐야 O팀장. 꼰대야!? 하하하하. 그런거 없어요~


렌야: 허허허~ 젊은 팀장이 더 문제네 ㅋㅋ 우리 회사가 언제 그런거 따졌던가? ㅋㅋ


나: ............

 

[입사 시켜놓고 제일먼저 거슬려 할 인간들이 ㅡㅡ;]


포니테일: 자..자를까요?


나: 먼저 헤어스타일에 대해 꼰대스러운 감정으로 하는 얘기는 아닌걸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사무실에서 주구장창 앉아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개발이 끝나면 개발한 코드를 들고 고객사의 공장으로 출장가서

현장에서 검증을 해야합니다. 공장은 청결이 1순위이고. 그런 머리 스타일이면 애초에 고객사 선에서 문제 삼을겁니다. 

또한 전신 무진복 입으면 많이 불편해요. 지금 헤어스타일이시면...쪄죽어요;;

무엇보다. 우리 직무는 개발자 이지만, 현장에서 우리 개발자들은 우리 회사의 대표 '기술력'이자 우리가 '영업' 입니다.


포니테일: ............


나: 우리 개인이 아닌 현장 모든 인원들을 대표하는 간판이라구요. 

그럴진데 포니테일씨는 지금의 머리스타일을 고수 한 채로 누군가에게 그 이상의 신뢰와 든든함을 어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포니테일: 아아...고객사에서 불편해 하는 분들이 있으시겠군요....


나: 그런 감정적인 측면을 얘기하는게 아니에요. 우리가 친구 결혼식에 츄리닝 입고 슬리퍼 끌면서 참석하진 않잖아요?

물론 그렇게 입었다고 해도 친구한테는 내 결혼식에 와준 고마운 하객인건 똑같겠지만요. 그럼에도 우리는 잘 차려입고 갑니다.

남에 시각이 무서워서가 아니잖아요? 


[물론 님이 '정우성'이나 '원빈' 정도로 생겼으면 일본만화 '리젠트' 머리를 하더라도 신뢰가 가겠지....]


포니테일: 네....그러시면 자르겠습니다...


나: 아니요. 그런 대답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포니테일: 네?


나: 포니테일님. 우리는 아직 상/하 관계도, 계약 관계도 아닙니다. 서로의 '조건'을 확인하러 온 동.등.한 입장이에요.

제가 감히 이래라 저래라 할 이유도, 저희 앞에서 굳이 맞춰주실 이유도 없어요.


포니테일: .............


나: 애초에 잘 모르고 오신거 같습니다. 특히나 헤어 스타일을 봤을 때, 이 회사가 출장이 없는 오피스에서 개발만 하는 회사로

생각하신것 같습니다. 이 업계에서 현장 출장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가야 해요. 

근데 애초에 준비도 안된 마음가짐으로 시작하시면 안하느니만 못합니다. 

섯불리 분위기에 눌려서 결정하지 마시고. 대답은 차후 돌아가셔서 이 업계를 잘 알아보신 후 다시 하시죠?


포니테일: 네...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람들: ..........;;;;;;


나: 첫 면접이라 제가 격식 같은걸 잘 모릅니다. 그래도 부산에서 귀한 시간내 주셨는데..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고 가시는건 손해 아닙니까?

기왕지사 이래된거 저희 한테 알고 싶으신거 시원하게 다 물어보고 가세요^^ 가감없이 제가 다 말씀 드리겠습니다!


포니테일: 없..없습니다...


나: 음...그럼 면접은 여기서 끝낼까요? 더 얘기할 소재도 없는데...ㅋㅋ


이번 면접을 통해 바라본 포니테일의 요약 감상은 다음과 같음.


1. 기본적으로 자신이 일 하게 될 회사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옴. (연혁 같은거 달달 외우라는게 아님)


2. 희망연봉은 써놓고, 회사 내규에 따르겠다고 말을 바꿈.


면접관들 앞에서 굳이 자기 가치를 깍아 먹음. 더 이해가 안가는건 막상 회사 내규대로 주겠다고 하면

회사에 안옴. 어차피 안올거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3. 남에 말을 듣고 쉽게 자를 머리였으면, 별로 그 스타일에 애착이 없었다는건데...그럴거면 자르고 왔어야지.


상식적인 사람이 '면접'에 참여하는데 머리를 저렇게 길러서 묶고 왔다면, 

그건 나름의 이유가 있거나 그걸 초월하는 '패기'가 있어야 함. 

패기있게 머리 묶고 와놓고 '자...자를까요..?' 하아....


4. 2번과 3번은 거짓말임. 이미 그는 이 회사에 오지 않을 생각이었음. 그럼에도 면접관들의 비유를 맞추는

대답을 하고 갔음. 연봉은 내규에 따를 것이며, 머리를 자르겠다....

안올꺼면서 왜... 굳이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한거지...?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했으면 첨부터 잘해 오던가 ㅡㅡ;;]


퇴사 예정이던 헬보이가 "잘지내보자~" 말했던 원리가 대충 이해가 갔음. 

통수를 치려고 했던게 아니었음.

'적'을 만들지 않고 사회생활을 한다는 가르침에 '뿌리'가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감.


근본없는 토대 위에 '신념' 처럼 자리잡은 무적(無敵)의 삶이라고 할까?


면접을 많이 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사회의 '실체 없는 무언가'에 휘둘리며 산다는걸

느낄 수 있었음.




***




면접의 첫 경험. 한줄평으로 따진다면 '재밌었다' 였음 ㅋㅋ

그리고 포니테일은 본인에게는 '불합격' 이었음. 사람 자체가 일관성이 없는데

업무가 과연 일관성이 있을까? ㅋㅋㅋ


햄릿: OO야...면접을 그렇게 보면 안돼......


나: 왜요? 


햄릿: 저 면접자가 잡플O닛에 안좋은글 쓰면 어떡하냐;;


[여기도 적을 만들지 않는 1인 추가요....]


나: 허헛. 그런거 걱정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질문 치고는 너무 수준이 떨어지던데..;; 무슨 회사 욕먹일 일 있어요?


햄릿: 뭐..뭐가?


나: 아니 애초에 이쪽 분야가 아닌 사람한테 OpenCV 아느냐? Vision pro 아느냐 ㅋㅋ 아니래잖아요!! 

근데 왜 자꾸 꼽을 주는 질문을 해요?


햄릿: 그..그거야..;; 렌야 수석이 궁금했나보지;;


나: 아니 상황에 맞게 유도리있는 질문을 해야지요;; 

그리고 애초에 이력서 제일 위에 부산이라고 적혀있는데 어디서 왔냐고 왜물어요? ㅋㅋ


햄릿: 그건 그냥 분위기를 풀어가는 과정인거지....


나: 아뇨. 그건 애초에 이 면접관들은 면접자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원자인지 불러서 온건지 정도는 확인하고 면접가시죠? ㅋㅋ 


햄릿: 모르겠다...ㅋ 다음 면접도 잡혔으니까 한번 봐봐.


나: 나 참~ 첫 면접 경험인데...면접관도 면접자에 관심이 없고...면접자도 회사에 관심이 없어....

어이가 없다....


첫번째 면접. 불합격. 우리 회사도 불합격.




***




그렇게 두번째 면접.

이번 지원자는 말그대로 '지원자' 였음. 관리지원실에 연락하여 확인을 거쳤음. ㅋㅋ


그는 한국OO기O이라는 회사에서 사원시절 검사기를 진행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었음.

이제 사원에서 주임으로 넘어가는 단계. 2년차 였음.


희망연봉: 3400

내가 이 회사는 좀 알지...ㅋㅋ


근데 이력서 내용이 범상치 않았음.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한 프로젝트의 PM이 되어 알고리즘 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함.'


오? 얘는 대리에 '팀장' 감투쓰고 있는 나보다 더하네?  기대되는 인물이야~


그렇게 면접 시작.


햄릿: 우리회사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지요?


면접자: 예전부터 제대로된 검사기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회사로 말할것 같으면 이미 20년의 검사기 개발 역사가 있으며...

.......................

..............


햄릿: 오...이거 우리 회사를 제대로 알고 왔구만~


나: ..........

 

[지금 한창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는건 모르는군...]


렌야: 혹시 OpenCV 알아요!?


나: .......

 

[또 나왔다....;;;]


면접자: 네 압니다! 대학시절 자주 사용했던 라이브러리 입니다!


렌야: 오~ 굳. 그럼 혹시 Vision pro도?


면접자: 물론입니다. 전 회사에서 주력으로 사용하던게 Vision pro 입니다!!


렌야: .........(합격) 흐뭇^^


나: .........

 

[Vision pro 주력인데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PM이었다니?? 앞뒤 안맞는 소리를 하는군...]


이과장: 음....이정도면....괜찮은 인력이지 않아요..?


햄릿: 아! 혹시 희망연봉이 있나요? 


면접자: 이력서에 적어두긴 했지만! 회사 내규에 따르겠습니다!


햄릿: (좋아!!) 뭐 2년 경력에 부족함은 없다고 봐야될거 같은데. 어때요 3파트장?


나: 음........나머지 분들은 알아보실거 다 알아보신건가요?


나머지: 네. 저희야 그럭저럭~


나: 알겠습니다.. 그럼! 면접자분! 만약에 입사를 하신다면 제가 바로 직속상사 입니다.


면접자: (초롱초롱~) 그러시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나: 이전 면접에서도 면접자에게 얘기한 적 있지만. 면접관과 면접자는 아직 아무 관계 없는 남남이지요. 

서로가 귀한 시간을 내서 각자의 '조건'을 알아보는 자리가 바로 면접 입니다.


면접자: (초롱조롱)....


나: 그러니 면접자분께서도 이 시간에 당신이 몸 담을 회사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게 있다면 최대한 많이 알아 가십시오.

저도 지금부터 제 팀에 소속 될 지도 모르는 분을 최대한 많이 알아 보고 판단하고자 합니다. 

이 순간 우리는 동등한 관계라는 뜻이에요.


면접자: 감사합니다!


[아니...이건 사람이 사람을 가늠해 본다는 무서운 의미입니다....]


나: 자 그럼...이력서의 내용 관련 질문 입니다.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PM이 되었다. 이 부분이요.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겁니까?


면접자: 하아....그 부분 말씀이군요..! 처음에는 제 위로 2명의 개발자가 있었습니다. 사수였죠...

그분들이 지향하는 방향과 제가 지향하는 개발 방향이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제 지향점을 피력했습니다.


나: 호오~ 그리구요?


면접자: 그럼에도 선배들은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제 방식이 잘못 되었다고 했지만 논리적인 이유가 없었던 거지요..


나: 음......저런...말씀하시는 개발 방향은 정확히 어떤 걸 의미 합니까?


면접자: 알고리즘 이었습니다. 저희는 주로 모아레를 이용한 3차원 형상측정을...............

........................

..................


렌야: 호오~~?


햄릿: 이야~~~~


나: 음....결론적으로는 그 선배 프로그래머들이 잘못된 것을 증명 하신거군요? 그 여파로 2명이 팀을 떠난것이고...?

결과적으로 혼자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거군요..


면접자: 그때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기 몸담기엔 이곳이 너무 좁다는 생각을요..


나: 혹...다른 사람들의 비난 같은건 없었나요? 옳았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하극상' 이었을 텐데..


면접자: 그것이 '하극상' 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햄릿: 허허~허허허~~ 꼭 뽑아야 겠구만!! '하극상'으로 따지자면 

지금 3파트장 따라갈만한 사람이 우리 회사에 있나!? 아주 혁명가야 혁명가!!!


렌야 & 이과장: 크흠...;;


[햄릿 죽탱이를 날리고 싶다..]


나: 아....^^ 그렇죠. 제가 이 회사의 '체 게바라' 입니다. 자~ 면접자분. 저는 하극상이라는 개념에 관대한 사람입니다. 

그건 제 인생이거든요.^^


[이게 면접이냐 ㅡㅡ;;]


면접자: 아........


나: 그러니 말씀해보세요. 해 본 사람이 잘 안다고 ㅋㅋ 그런일이 있을때는 결코 조직에서 좋은 시선을 받을 수 없죠.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책임을 졌는지가 궁금합니다^^


면접자: 제 상황은 많이 달랐던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도 제게 그걸 문제 삼지 않았거든요^^;; 제가 옳다는걸 다 아셨을 테니까요..


나: 아...제법 성숙한 사내 분위기였나 봅니다?


면접자: 그랬죠^^


그럴리가....조직이라는건 어딜가나 똑같다....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불편한 시선을 느낀적이 없다?? 

불가능해...


하극상이란 많은걸 잃을 각오를... 

수많은 불편함을 감내 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감히 할 수 없는 '고독한 도박'이다..


어쨌든 나보다 회사에 많은 공헌을 한 선배를, 상사를...모욕주는 행위이다.

나보다 넓고 높은 세계를 경험한 그들의 시간을 무시하고, 그들의 경험을 짓밟아야 한다고..

그들이 맺어온 인맥들과도 부딛힐 각오를 해야한다..


그 모든 불이익들이... 그 상사가 나에게 가하는 '고통'보다 덜 하다고 판단 된다면..!

그제서야 시작 할 수 있는 위험한 줄타기. 


하극상을 성공 한다 하더라도 이제는 불이익을 감내해야 한다. 

결국 벗어나더라도 그만큼 많은걸 잃어야해.... 


'고통이냐 불이익이냐...' 


선택지라고는 아픔 밖에 없는 가능한 해서는 안되는 일이란 말이다. 


그 외줄타기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이유는 단 하나..


[나르시스트...]


애초에 대화가 불가능한 존재이기에 그 누구도 말 할 필요를 못느낄 정도의...

그런 존재들이 우리 회사에도 하나 있지.


3무과장......


그게 아니라면 너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야. 

이 면접은...도저히 수습되지 않는 자신의 불편한 상황에 '도피'를 위한 최후의 카드..!


선택지는 2가지 밖에 없었음. 


1번. 3무 과장이냐

2번. 지 잘난대로 때려 엎었다가 도저히 수습이 안되서 도망치는 '도망자'이냐


[이 부분은 면접끝나고 직접 그 회사로 연락해 알아내겠다..]


나: 대단하시군요^^ 그럼 다음으로 기술적인 파트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면접자: 아.. 팀장님^^그전에요. 저도 이 회사에 여쭤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아까 그렇게 하자고 하셔서...


[오~ 이거 하나 마음에 드는군. 눈치 안보는거 마음에 들어.]


나: 오~ 그렇네요. 제가 너무 일방적이었습니다 ㅎㅎ 공평하게 번갈아 가며 서로를 알아보는게 좋죠!


사람들: #@$!#%!;;;;;


면접자: 혹시 이 회사는 '야근' 많이 하나요? 혹시 야근수당은 어떻게 책정 됩니까?


햄릿: .....(저..저!!! 건방진!!!!)


나: 일단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우리 회사에 야근수당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야근만이 존재합니다^^


면접자: .......(쿠웅....!!)


나: 하하^^. 그렇게 긴장하실 필욘 없습니다. 본사에 개발자들이 많이 있지만 야근하는 직원은 3명이 전부거든요^^


[나, 창희, 코알라 ㅋㅋㅋㅋㅋ 우리 3파트 뿐 ㅋ 가끔 동석이....너는 운이 없다...]


면접자: 네!?


나: 저도 여러 회사를 다닌 입장은 아니지만, 장비업계에 6년 있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회사들은 많습니다.

그런 회사들 중에서 단연 우리 회사는 개발자들의 워라밸이 가장 높다고 자부 할 수 있습니다.


면접자: 오! 그렇군요^^


나: 워라밸이 지켜지니 사실 야근수당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야근 할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거든요.


면접자: 알겠습니다^^.


나: 자. 이번엔 제 차례네요~ 기술파트 입니다. 어차피 기술이란 지금 몰라도, 공부해서 알게되면 됩니다.

대답을 못한다고 해서 창피할 일이 아니니 그런부분 걱정마세요^^


면접자: 넵!


나: Mean 필터와 Median필터, Laplacian 필터에 대해 각각 특징과 설명 부탁 드립니다^^


면접자: 네!?;; 음...필터쪽은 제가 자주 다뤄보지 않았습니다....


나: 그렇군요^^ 그럼 영상의 회전 행렬을 여기 한번 작성해 주실 수 있어요?


면접자: 아.....보통 라이브러리로 진행하다보니...잘....


나: 뭐 반드시 외우고 다닐 필요 없지요^^ 그럼 마지막. 검색해서 영상의 회전 행렬 공식을 알게 되었다고 치죠?

이걸 이용해 영상을 회전 시켰습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어떤식으로 마무리를 해 줘야 할까요?]


면접자: 음....회전을 했으면....회전이 된 상태로 끝이 나겠죠..?


나: 원본 영상에서 회전을 시켰을 때. 어떤 특이한 결과는 없을 까요? 뭔가 있을텐데...?ㅋ


면접자: 음....해보니까 별거 없었던것 같습니다.


나: 네에^^..


[보간의 개념이 없군...]


아...비전 라이브러리만 주구장창 써왔고....그 원리나 이론 같은건 전혀 공부하지 않았구나....

고작 그런 성의도 없이 선임자들에게 기술적으로 '하극상'을 가했다? 그리고 이겼다??

뭔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면접자: 저도 질문이 더 있.....


햄릿: 잠깐. 두사람 열심히 대화하는데 미안하지만....우리도 시간이라는게...


나: 어헛;; 죄송합니다. 여러 사람들 시간을 뺐었네요;;


면접자: 네..일단 알겠습니다. 


나: 면접자분^^ 이거 제 명함입니다. 제가 알아보고자 하는건 어느정도 알아봤습니다. 

이 상황은 불공평한 상황이니까. 제 번호로 연락주세요. 궁금하신 내용들 제가 개인적으로 다 답변 하겠습니다. 

그게 공평한거니까요^^


면접자: 네! 감사합니다.




***




햄릿: OO야...


나: 네?


햄릿: 쟤는 안되겠다...;; '구라'가 너무 많아....


렌야: 일단...기본적인 영상처리 지식이 전무 하네요....


나: ..........(퍽이나 ㅡㅡ;)


이과장: ......개념이 좀....


나: .........(니가 개념!? 하루죙일 팀원들 앞에서 드라마나 보는 니가!?)


그러는 와중 본인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한통 날아왔음.


면접자: 팀장님. 혹시 시간 되시면 회사앞 카페에서 마저 얘기하실 수 있으십니까?


나: 네! 됩니다! 지금 내려 가겠습니다!


(노트북을 챙김)


[나 역시 썩 맘에 드는건 아니지만. 젊은이에게는 기회를 줘야한다..!

이 정도로 다 판단하기에는 우리 시간이 너무 짧았다..]



2차 면접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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