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대와 조유영의 배신- 2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41820&pcok=1 스타가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건
일방적인 착취나 혜택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깊이와 폭의 차이는 있겠지만 재미, 감동, 미적취향등 공유할수 있는 가치가 있기때문에
우리는 기꺼이 광고시간을 참으며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지갑을 열어서 아이유신곡도 다운받고 무한도전달력도 사는거다.
일식집사장이라고 해서 똥간에 가지 않을리는 없겠지만,
회를 치면서 방금 설사때문에 똥꼬를 세번이나 닦았네요...라고 손님에게 말할 이유가 없는 것처럼,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의 아이유가 연애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지만,
침대에서 갓 눈뜬 부시시한 남자친구의 사진을 팬들이 봐야할 이유는 없다.
모든 상황은 형식을 갖춘 프레임으로 정리되고, 프레임은 나름의 법칙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무한도전추격자편에서의 배신은
그것이 결국 프로그램 바깥세상과는 분리가 되는 쇼일뿐이란 걸 어린아이도 알기때문에,
노홍철이 사기를 칠때
정준하의 억울함에 분노하거나 감정이입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우린 치킨이나 뜯으며 배꼽잡으면 그만이다.
프레임안엔 일곱명의 연예인과 상황만이 주어져있는 것이다.
정준하에겐 무한도전이 직장이고 상황이 업무일 뿐이다.
더지니어스라는 프레임안에도 사람과 상황이 주어진다.
중요한 차이는 상황은 동일하게 주어지지만 구성원들 모두가 그곳이 직장인건 아니라는데 있다. 4명의 연예인, 2명의 방송인, 4명의 방송출연이 잦은 일반인과, 3명의 일반인으로 구성된다.
구성원이 다른만큼 허용가능한 프레임의 모양도 무언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기존 리얼버라이어티프로그램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게,
프레임속 구성원이 일반인까지 확장되기 때문에
무한도전과는 달리 노홍철이 일반인을 배신할때는 납득가능한 명분이 있어야 했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승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홍진호와 임요환이 서로 가급적 연합을 피한것도
더지니어스의 프레임을 은연중 이해했고, 괜한 오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했을테고,
그러한 게임의 법칙을 존중했기 때문일테다.
북한의 고위층이 위험을 감수하고 간첩활동을 할때는
유사시 한국정부가 망명을 허락해 줄것이라는 믿음때문일테고,
아파트부녀회장선거에서 전과20범인 후보를 찍었다면,
그가 우리의 집값을 올려줄수 있을거라는 예의 어떤 믿음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쌩뚱맞게 망명을 불허하고, 부녀회장은 떨어지는 집값은 어쩔수 없는거라며 변명이나 하고있다면?
문제는 믿었던 대상이었을까 아니면 믿지 말아야 할 대상을 믿은 우리의 아둔함인걸까?
상식이라고 생각되는 게임의 법칙이 무너질때,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가는 데 들어가는 시간에 비례해서
기존의 법칙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궁리할 시간은 줄어들고, 딱 그만큼의 자유도 상실된다.
아프가니스탄전쟁터에서 세금과 복구지원금이
선진국에서처럼 효율적으로 사용될 리는 없다.
시스템의 구멍으로 돈과 자유는 증발된다.
김구라, 노홍철, 조유영은 자신만의 프레임을 제시했다.
분명히 일반대중들이 더지니어스프로그램에서 정립한 프레임과는 차이가 있어보인다.
게임의 논리적 해법, 이간질과 배신, 협력등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배치할 때,
대중들과 제작진, 편집진이 원하는 어떤 황금분할되는 지점이 있을텐데, 그들은 어떤 능력이 결핍되거나 왠지 심미안이 부족한 듯 비추어진다.
음모와 배신에 추가적으로 투자해야하는 시간만큼,
빛이 발하는 게임의 정석을 찾아낼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본인이 선택한 판이니까 새로운 판에서 파생되는 문제는 이제 본인만이 감당할 수 밖에 없다.
프레임의 외연확장이 제작진의 의도일수도 있겠다.
기억에 시즌1에서는 데스매치에서 탈락자들이 게임의 조력자로 출연했던 게 두번 있었던 것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