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엄마에게 여자가 되고싶단걸 들켯단 사람입니다
게시물ID : soju_40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주니오빠~
추천 : 14
조회수 : 76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1/18 02:56:56
술을 마시진 않았지만 저번에 썼던 글을 여기에 썼기때문에 이 게시판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음.. 그 글이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받게되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진심어린 위로, 따끔한 충고 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음.. 그 다음 있었던 일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에 뒷이야기를 올립니다.
혹시 저번 글을 안보신 분을 위해 약간의 설명을 드리자면,
저는 여자가 되고싶은 20살 남자입니다.
가족 모두 자고있는줄 알고 여자옷을 입고있다가 엄마에게 들켰습니다.
그리고 말싸움? 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웃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전에 올린 글은 여기까지구요.

솔직히 추천을 그렇게 많이 받을거라곤 생각을 못했습니다.
언제나처럼 베오베를 눈팅하는데 제 글이 있더군요.
아직도 기억나는 댓글이, 난 트랜스젠더를 이해하는데 너는 이해를 못하겠다. 너는 너만 생각하고있다. 라는 댓글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엄마가 얼마나 충격을 받으셧는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제가 찻집을 같이 갔다오자고 하였고, 엄마도 그러자고 하셨습니다.
차가 나오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엄마께서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해보라고 말하셨지만, 그건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여자가 되고싶었고, 커가면서 그 감정을 서서히 잊어갔지만 다시 찾아왔습니다. 제 자신을 부정하는 건 해볼대로 해봤지만 이젠 지쳤습니다." 대충 이런식으로 말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여자가 되는것을 반대하는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20년간 아들로 키웠는데 딸이 되겠다는것을 용납할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안그래도 보수적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트랜스젠더로 사는것은 너무 힘든 일이고, 일자리도 건전하지 않은 일자리 밖에 구할수 없을 것이고,
셋째는, 너가 지금 정신적으로 나약해져있고 자존감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우울증을 앓은지 2년 좀 넘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남자로써의 책임감에 대한 압박때문에 여자가 되고싶은 걸지도 모른다. 였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엄마가 여자가 되고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건데? 라고 질문하셨는데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세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 그 부분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이유일 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이런 제안을 하시더군요.
너가 성인이 되고 나서, 완전히 독립이 가능할때, 그때도 여자가 되고싶으면 허락하겠다고...
그 말을 들었을때의 감정은... 모르겠어요.. 너무 좋기도 하고.. 엄마한테 죄송스럽고.. 우울증때문에 속 많이 썩혔는데 이제 이런걸로 썩히는구나.. 근데 진짜 엄마는 내 입장을 배려를 많이 하시는구나.. 이런 민주적인 엄마를 둬서 행복하다...
아무튼,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복받치더라구요.
아 그리고, 엄마가 이런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그 전까진 이제 여자가 되고싶다느니, 그런말 일체 꺼내지 말고, 지금 가지고있는 여성용품도 전부 버리라구요.
내키진 않았지만, 엄마가 이정도까지 배려를 하셨는데 이것까지 고집부리는건 아니다싶어 수락했습니다.
이정도로 이야기가 마무리 됬습니다.
한시간 반정도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생각보다 짧게 요약되네요.
철부지 20살의 평번하진 않은 이야길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나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따끔하게 충고해주신분! 덕분에 많은걸 깨달은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그럼.. 여러분 모두 좋은 밤 되시길!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