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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나이에 서빙알바를 한다는건..
게시물ID : menbung_13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닭미
추천 : 5
조회수 : 168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4/03 09:16:14
오유 가입하고 나서 눈팅만 하다가 드디어 저도 글을 쓸 기회가 생기네요
 
요즘들어 하루하루 제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거 같습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래저래 허송 세월을 보내다가 망가져가는 제 자신을 보면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왜 그좋은 조건에 회사를 그만두고 난 왜 지금 이러고 있을까 그때 뭐가 힘들었다고 그만둔거지 이런저런 생각에
 
답은 일에 적성이 안맞았던거였죠
 
물론 제 남자답지 못한 성격도 있고 조금 덤벙대는 성격은 현장일과 전혀 안맞는 성격이 아니였습니다
 
그럼 내가 잘할수 있는게 뭐였지 하는 생각에
 
우연히 회사 들어가기 전 서빙알바을 했던 곳에서 다시 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였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먹을만큼 먹었고 주5일제가 몸에 익은 직장인이였으니깐요
 
어쨌든 저는 늦은나이에 서빙알바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요즘들어 하루하루가 새롭네요
 
회사만 가면 주눅만 들어서 시계만 보던 저였는데
 
여기서는 주어진 일을 빨리 빨리 처리해야 일이 밀리지 않기 때문에 바쁜 날이면 정신이 없을정도로 제가 몸을 움직여야 했습니다
 
예전에 알바를 했던곳이다 보니 예전에 알고 지냈던 손님들이 오면 어찌나 방갑던지
 
형 다시 왔네요!? 오빠 여기서 다시 일해요? 이렇게 반응들이 오면 나를 아직도 기억해주는게 너무나 고맙고 참 신기더라구요
 
제가 이제는 나이가 어느정도 있다보니 손님들에게 친한 형이나 편한 오빠로서 다가갈수 있더라구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알게된 사실도 있습니다
 
남녀가 같이 손님으로 오면 유독 여자손님이 저에게 관심을 보일때가 많습니다
 
오빠 몇살이에요?/매너 좋으시다/복 받으실꺼에요/제 남친 보다 좋네요/이런식인데
 
그때 당시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그쪽 테이플은 좀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최근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초반에 저에게 관심을 보이다가 계산할때쯤정도 되니 저를 쳐다도 안보더라구요
 
그때 전 생각했죠..
 
아 내가 정말 관심이 있는게 아니였고 그 여자손님은 같이 온 남자손님에게 질투심을 유발할려고 일부러 그런거였어..
 
하하..저도 참 눈치가 없나보네요 이제서야 그런 사실을 알게 되다니..
 
술집서빙이나 보니 유독 늦은 시간에는 취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어느날은 여자두분 남자한분 이렇게 셋이 오셨는데
 
저는 서비스 안주가 나오면 그냥 갔다주는게 아니고 멘트를 한번씩 하는편입니다
 
이모가 맛있게 먹으라고 드렸어요/ 거기 손님이 단골이셔서 드리는거에요 /손님 어려보이셔서(?) 특별히 드렸어요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날도 와 손님 어려보이셔서(?)제가 특별히 드렸어요 이런식으로 멘트를 날렸는데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근데...
 
그분중 여자손님이 갑자기 취기가 올라오시더니
 
-띵동-
 
저 : 네 뭐드릴까요?
 
손님 : 오빠 우리요 이거 다시 한번더 주시면 안되요?
 
저 : 아 이건 기본안주가 아니라서 안되는데..
 
손님 : 아 오빠 우리 어려보인다면서요 네? 한번만 다시 주세요 !
 
저 : ....
 
결국 다시 해서 갔다드렸죠..
 
하지만 그게 끝이아니였죠
 
기분이 좋은 나머지 술을 더 시키더라구요
 
-한참뒤-
 
-띵동-
 
저 : 네 뭐드릴까여?
 
손님 : 오빠 아까 제가 엑소 으르렁 들었는데요?
 
저 : 네으르렁요?
 
손님 : 네 그거 다시 좀 틀어주시면 안되요?
 
하지만 이 가계는 컴퓨터로 음악을 트는게 아니고 유료라디오 채널로 음악을 틀고 있는 가계였죠
 
저 : 저기 죄송한데 여기가 라디오라서 원하는 음악 트는게 안되네요..
 
손님 : 아니 오빠 그게 아니고 내가 분명 방금 으르렁 들었다구요(여기서부터 말이 안통하기 시작)
 
저 : 아 그게어찌 방법이 없네요..
 
손님 : 그럼 오빠가 불러줘요 엑소 으르렁
 
저 : 네 으르렁요? ㅋ
 
손님 : 네 으르렁요(진지)
 
하..난생처음 손님이 저에게 노래 불러보라고 하더라구요..
 
계속 얘기해도 대화가 안되길래
 
제 핸드폰으로 엑소 으르릉 무비를 틀어주고 나서 겨우 빠져나올수 있었습니다 ㅎㅎ..
 
다른일도 있었는데요
 
서빙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부딪치기도 많이 합니다
 
늦은 시간에 남자손님 다섯이 오더라구요
 
주문을 받고 쟁반에 올려서 그쪽 남자테이플에 서빙을 하러 갔는데
 
하필 테이블 사이 사이 마다 있는 칸막이에 무릎니킥을 하고 말았죠..
 
손님이 보고 있었던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쟁판위에 술이 있기 때문에 당장 쟁반을 내릴수도 없었죠
 
무릎은 아프고...
 
그래서 최대한 무릎아픈걸 감추려고 한 행동이.....
 
(탁탁탁) 저 걷는 소리/(퍽~!!) 무릎니킥 소리 /(아~!!) 저 비명소리
 
손님들 : !!
 
저 : 아아..하면서 안아픈척 할려고..
 
자연스럽게 손님옆에 않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자연스럽게 앉어서 쟁반 위에 있는걸 테이플로 내리는데 그 상황이 너무 웃겼습니다..
 
손님들 : ....
 
저 : ....
 
손님들 : 저..뭔가 자연(?)스러우시네요..
 
저 : 아..그.그렇죠..
 
손님들 : 한잔 하실래요?
 
저 : ...괜찮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얘기나오다가 결국 술한잔 얻어먹었습니다
 
이런 저런일들은 그냥 웃어넘길수 있는 일이지만 오늘 일어난 일은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늦은시간 군인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서 술을 먹고 있었는데
 
저에게 처음부터 좀 오해를 사게끔 얘기를 하더라구요
 
말투가 좀 웬지 저를 좀 무시하는 그런식의 말투였던거 같습니다
 
오늘은 씨엘에 멘붕 이라는 노래를 틀어달라하더라구요
 
저 : 저 죄송한데 저희가 라디오거든요
 
손님 : 아 노래#$#$#%#%#%으로 연결안되나!@#!#$!$!(무슨말인지 잘모름)
 
저 : 저기 그러시면 제 핸드폰으로 틀어드릴께요
 
손님 : !#$@$#%#빨리!@$%$^&$빨리 틀어줘$!&&%
 
어떻게 보면 그냥 무시해도 되는 상황이였지만
 
직업정신 발휘해서 제 핸드폰을 드린거였죠
 
그때가 5시가 넘어서 가계는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가계에 음악을 끄게 되는데 이때는 조용조용 말해도 다 듣리더라구요
 
제 핸드폰을 한참이 지나도 안주실래 좀 의아해했지만
 
노래소리가 들리길래 음악을 아직도 듣고 있나 했습니다
 
근데 음악이 끝나도 계속 핸드폰을 안주길래 그냥 티비나 보고 있어야겠다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제 핸드폰에 저장된 여자이름을 부르면서 웃고 있더라구요..
 
순간 이성의 끈이 놓아질뻔 했지만 최대한 티내지 않을려고 가서 말했습니다
 
저 : 제 핸드폰 주세요
 
손님 : 아..!%^%^잠시요 ㅋ
 
하면서 제 핸드폰으로 들어갔던걸 다 끄고 있습니다
 
그손님 일행 : 야 페북 들어갔냐?
 
손님 : 아니 카톡
 
순간 너무나 열받더라구요
 
진짜 한대 쥐어박고 뭐라 하고 싶었지만
 
일단 술취한 사람에게 핸드폰을 맡긴 저도 잘못됐다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별말 안하고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핸드폰을 보니 제 핸드폰에 저장된 아는 여자애한테 지금 술먹고 있다고 감당할수 있냐? 이런식으로 카톡을 보냈더라구요
 
보고 진짜 어이가 없었습니다
 
보는 것도 모자라서 저에게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사람에게 그딴 카톡을 보내다니...
 
다행히 그렇게 크게 신경쓸 여자애는 아니였기에 망정이지(바로 잘못보냈다는 카톡을 보내긴했음)
 
만약 교회단체카톡에 그딴 내용을 보냈다면 아마 전 참지 않았을꺼 같더라구요
 
마감시간이 다되가고 마무리 해주시는 이모가 오시길래 전 그대로 퇴근했습니다
 
더 있다간 너무 열받아서 얼른 가계를 나와버렸죠
 
전 스트레스는 받으면 먹는걸로 풀어서 그런지
 
퇴근하고 집앞 자주가는 김밥나라를 갔습니다
 
거기에서 서빙하시는 이모랑 얘기도 했습니다
 
저 : 이모 여기도 진상 많어요?
 
이모 : 많지 물건 부수고 욕하고 서로 싸우고 그래
 
그런일이 있으면 경찰을 부른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그 밥을 먹고 집에 왔는데
 
오늘 하루가 너무 속상해서 그냥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
 
만약 이 글을 그분들이 본다면 얘기하고 싶네요
 
다른 가계에서 그러지마라 그 사람들이 그런일을 당하면 얼마나 기분 더럽겠니..
 
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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