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땐 사랑했던 당신의 결혼식에 갔었어요 아마 방명록엔 제이름이 없었을 꺼애요. 친구들 이름으로 축의금 냈어요
당신과 제 친구들과 다 얽히고 섥힌 오래된 인연들이라 친구놈들이 시킨건지 저도 청첩장을 어쩌다 전해 받게 되었는데 청첩장 받았는데도 안왔다고 서운하게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네요.
나 사실은 신부대기실 근처도 못가고 결혼식만 숨죽여 지켜보다 결혼식 끝나자말자 도망치듯 나갔어요
사실 복잡한 기분으로 몇일을 고민하다 행복한모습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 넣고 당신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싶어 결혼식에 간거에요.
당당히 당신앞에서 웃으면서 보내주어야 하는게 맞는데 축복해주면서 보내는게 맞는데 그런데 그 순간에 웨딩드레스 입은 당신의 모습 보면 눈물이 날것같아 숨어서 지켜봤던 내 가슴이 왜이렇게 아프고 눈물만 날까요
이런말 하면 안되는 거 알지만 턱시도 입고 잘생긴 신랑자리가 자꾸만 내자리 인것 같은 부질없는 미련, 생각들도 자꾸 드네요. 정말 미안해요..
애써 괜찮은척 하고있는데 주변 친구놈들이라곤 말없이 그냥 있어주면 좋을텐데 왜들 그래 불쌍한, 안쓰러운 눈빛으로 보는건지.. 그래서 기분이 좀 더 그렇더라고요.
우리 5년이란 시간을 만났었네요. 참길었죠?
군대 막전역하고 스물셋 알바하다 만나 5년을 사귀다 1년전에 떠났던 당신.. 혼자 우리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봅니다.
재작년 지방 소방사로 합격해 남들 잘때 나는 일하고 남들 쉴때 일하는 불규칙한 일상의 내직업과 괜시리 소방출동 싸이렌 소리만 들리면 걱정부터 앞서는 당신의 모습도 정말 힘들때 곁에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못난 남자친구의 모습도.. 결국 참다가 모든것에 지쳐 날 떠나버렸던 당신..
그 모든걸 이해했기에 묵묵히 보내드렸었지요. 시간이 지나면 정리가 되고, 약이 될것이라는 마지막 말이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난 아직도 정리가 안돼 누구도 못만나고 있는데.. 어떻게 날 떠나 1년만에 왜그렇게 빨리 결혼을 하는지 살짝 원망도 앞서지만 당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나는 진심으로 당신이 행복하길 바래요.
그래서 정말 우리의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편지를 써 봅니다.
지난 3일간 뜬눈으로 지새며 일하고 온갖 잡생각에 시달리다 제 스스로 정말 당신에 대한 마지막 미련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고, 오유 고게를 자주 보는 당신에게 부디 제 축복이 어쩌면 전해 지지도 못할지도 모르지만 진심으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결혼식날 직접 해주지 못했던 츅복을.. 직접 보면서 말을 못해서 죄송해요
비온뒤 땅굳듯 이것 또한 자나가리라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전 괜찮아요. 글읽고 따로 연락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이네요. 당신이 있어서 내 지난 5년은 정말 눈부셨고 아름다웠던 5년 이였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