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가드 이정현(30)이 연봉 총액 9억2000만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KGC인삼공사를 떠나 KCC 유니폼을 입게 됐다. 보상선수 규정으로 인해 KGC인삼공사는 KCC로부터 보상선수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KCC가 묶을 수 있는 보호선수는 단 4명뿐이다. 상황에 따라 KGC인삼공사가 꽃패를 쥘 수 있다.
이정현은 지난 23일 KBL 역대 개인 최고 보수액인 5년간 연봉 총액 9억 2000만원에 KCC와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5년간 연봉 8억 2800만원, 인센티브 9200만원 등 엄청난 규모다. 이정현이 받는 9억 2000만원은 2015~2016시즌 삼성 문태영이 받았던 8억 3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거액이다. KCC는 원하던 이정현을 동부와 영입전을 벌이며 결국 품에 안았다. 하지만 이정현의 원 소속팀에 대한 보상 절차가 남았다. KCC는 보상선수와 지난 시즌 이정현의 보수(3억6000만원)의 50%인 1억 8000만원 또는 지난 시즌 보수의 200%인 7억 2000만원을 KGC인삼공사에 줘야 한다.
KCC 입장에서 지난 시즌 보수 200%를 내주는 게 오히려 속편할 수 있다. 보호선수로 FA 계약을 맺은 이정현을 포함해 4명 밖에 묶지 못하기 때문이다. KCC는 보호선수를 어떻게 묶을지 고심 중이다. 이정현에 센터 하승진, 포워드 송교창, 송창용, 가드 전태풍, 이현민, 신명호, 김민구, 김지후 등 중 3명을 택해야 한다. 이들 중 절반은 어쩔 수 없이 보호선수 테두리에 들어갈 수 없다. 이정현과 하승진, 송교창은 묶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농구계 시선이다. 전태풍과 이현민 중 한 명이 나오면 가드가 필요한 KGC인삼공사에 반가운 일이다. 슈터를 선호하는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보호선수 밖으로 김지후가 나오면 택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수비를 중시하기에 신명호 역시 탐낼 수 있다. 송창용도 공·수 모두 준수하다. KCC는 2007년 FA 서장훈을 영입할 때 보호선수 명단에서 이상민을 제외했다가 삼성에 내준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삼성의 현 사령탑이 이상민 감독이다.
KGC인삼공사는 “KCC가 보호선수를 어떻게 묶었는지 보고 생각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GC인삼공사 입장에선 이정현이 두경민과 허웅 등이 입대하는 동부가 아닌 KCC로 가게 된 게 행운일 수 있다. 이정현의 빈자리는 분명 크다. 하지만 KCC에서 보상선수를 영입해 쏠쏠한 전력보강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KCC는 오는 26일까지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고, KGC인삼공사는 오는 29일 보호선수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