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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영화를 보고 왔는데...
사실 코미디영화이긴 하지만 저는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더군요.
1. 주인공이 한 대사가 과연 해고당할만큼의 중죄였나?
- 주인공 한정우의 상사인 상무가 한 말실수를 수습하려고 여직원들 다 예쁘다라고 한게 얼굴평가라고 까여서 해고되었는데
좀 불편할 수야 있겠지만 일부러 여직원들에 대해 성별비하라든가 하는 의도가 아니었는데 과연 해고당할만한 사유였을까요?
만약 그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이 파일럿 기장보고 어머 저분 잘생겼네 하면... 그 여직원도 해고되어야 할까요?
2. 불공평함
- 진짜 말실수를 한 주인공의 상사는 몇달 후에 복귀할 거라고 하는 대사 나옴.
- 주인공의 후배파일럿은 시도 때도 없이 성희롱성 대사를 하지만 전혀 징계 없음. 오히려 이놈이 해고를 당해야 하는데...
3. 여주인공 윤슬기
- 자기 때문에 해고당한 한정우의 입장에 대해서는 쌩까고 그냥 한정우에게 속은 자기만 억울하고 분한 마음 표출
- 이사람 페미니스트인지 아니면 기회주의자인지 자기 속마음을 말하질 않고 끝까지 애매한 캐릭터가 됨.
4. 주인공과 윤슬기 사이의 관계의 아리송함.
- 두사람 무슨 관계야? 연인관계도 아니고 친구관계도 아니고, 친한 선후배관계도 아니고...
정의내릴 수 없는 불편함. 아무래도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더 불편한 듯.
5. 도대체 젠더 감수성을 소재로 한 영화치고 입장이 명확하지가 않음.
- 한정우가 해고당한 게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잘된 건지 명확한 기준이 없음.
- 그리고 윤슬기가 해고당한 것 역시도...
- 남자들의 성희롱을 비판하는 영화면 주인공 남자후배는 왜 아무런 징계도 없고 넘어가는지
- 아니면 여자들의 과민함을 비판하는 거라면 왜 윤슬기는 피해자 취급을 받는 건지...
- 뭐 코미디가 주제인 영화에서 무슨 정치적 올바름을 논할 수 있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불편한 건 사실...
같이 영화보러 갔던 아내는 그냥 코미디영화로 웃고 넘어가는 입장이고...
저는 이모저모로 불편한 영화였네요. 코미디 부분은 제 취향이 아니었던 터라 그리 맘편하게 웃지 못했던 게 불편함을 가중시켰을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