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이사를 했는데 훨씬 좁은 집으로 가게되었어요.
영창피아노 진짜 20년은 되었을 오래되고 육중한 피아노 하나가 있었는데
그게 도저히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사람 불러서 팔았습니다.
근데 그냥 물건을 파는데 사람 하나 멀리 떠나보낸것처럼 막 가슴이 꽉 막히고 아릿하고 슬펐어요.
피아노 없이 못사는 사람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고, 큰 열정이 있어서 매일매일 붙잡고 사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다른 물건들도 아주 잘만 팔아봤는데 이상하게...피아노 팔 때만 울컥하더라구요.
그냥 취미로 쳤지만
우울할때, 답답할때마다 그때마다 피아노 앞에 앉아서 한참을 피아노를 쳤어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성격도 못되어
늘 그림이나 피아노치면서 감정을 많이 표현했어요.
그냥 손가락 가는대로 내 나름대로 기분을 표현하며 참 많이도 쳤어요.
그래서 더 슬펐나봐요.
내가 힘들때마다 내 감정을 받아주고 같이 이야기하던...그자리에 그냥 계속 있었던 피아노여서 더 그랬던거 같아요.
참 신기하고 이상한 경험이었답니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