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웃랜드라 이름 지어지기 이전의 세계, 드레노어에 살던 오크들은 처음부터 난폭하고 거친 종족은 아니었습니다.
주술과 명예를 중요시 여기며 나름 평화롭게 살던 자들이었지요.
아르거스로부터 도망온 드레나이들과도 커다란 분쟁 없이 공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타는 군단의 사령관이었던 아키몬드의 부관, 만노로스의 피를 오크들이 마시게 되면서 타락하게 되고 흑마법에 물든 대지가 찢겨져 지금의 아웃랜드가 됐지요.
이 피를 마신 오크들은 광기에 휩싸였고 자신들과 공존하던 드레나이를 학살하고 불타는 군단의 아제로스 침공의 첨병 역할도 하게 됩니다.
오크들은 불타는 군단, 그리고 만노로스의 노예였고 이 오크들이 아제로스를 침공하면서 워크래프트 서사가 시작됩니다.
이 때, 만노로스의 피를 처음 마신 최초의 오크가 바로 그롬마쉬 헬스크림이었습니다.
오크는 본디, 갈색 피부를 가진 종족이었지만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고 난 후 녹색 피부로 변하며 눈이 광기에 덮힌 붉은 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후, 워크래프트 2,3을 거치며 만노로스와 멀어져 저주는 약해졌지만, 자신이 종족을 타락시킨 최초의 존재라는 부채의식은 언제나 그를 옭아매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자신의 무기, 피의 울음소리를 만노로스의 머리에 박아 넣고 전사함으로써, 자신의 죗값과 종족의 해방이라는 업적을 이뤄냈습니다.
오크의 대족장, 스랄은 그의 영웅적 행보를 기리며 만노로스의 시체를 그의 묘에 전시해 후대가 그를 기릴 수 있게 해줍니다.
가로쉬 헬스크림은 이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아들이었습니다.
다만, 가로쉬는 타락하지 않은 오크였으므로 갈색 피부를 간직하고 있었고, 어둠의 문을 통해 아제로스 침공에 나서지 않아 아웃랜드의 마그하르 지역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종족을 타락으로 이끈 그롬 헬스크림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그를 주눅들게 만들었고, 소심하고 쇠약해져 누구도 그를 영웅의 아들이라고 여기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 그를 다시 일어서게 만든 자는 바로, 아웃랜드로 건너간 스랄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진실과 숭고한 희생을 전해주자, 가로쉬는 전사의 긍지를 되찾고 자신이 헬스크림의 아들이며 전투의 함성이 온 대지를 뻗어나갈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2. 아제로스에서의 가로쉬 헬스크림
스랄을 따라 자신의 아버지가 종족을 해방시킨 세계, 아제로스로 건너온 가로쉬 헬스크림은 이전 같이 소심한 오크에서 벗어나 전투적이고 호전적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호드의 대족장인 스랄의 유연한 정책에 반발해 잦은 충돌을 만들었고, 끝내 스랄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깔끔하게 패배합니다.
그래도 오크의 영웅이자 자신의 전우였던 그롬의 아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고 인재가 부족한 오크 내에서도 뛰어난 자질을 보였기에, 스랄은 가로쉬를 원정대 사령관으로 삼아 리치왕의 대륙인 노스랜드로 파견합니다.
오크의 원로였던 바로크 사울팽을 참모로 삼아 보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확연한 지휘 능력을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달라란에서의 회담에서 바리안 린 국왕과 무력 충돌을 하는 등, 여러모로 사울팽의 아들, 드라노쉬 사울팽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비겁하게 얼라이언스를 습격한 자신의 부관을 크게 책망하고, 의외로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여러 전공을 거쳐 오크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후 세대 오크의 유력 인물로 거듭나게 되며, 얼음왕관 성채 전투에서 드라노쉬 사울팽이 전사함으로써 차기 유력한 대족장 후보까지 오르게 됩니다.
자신의 아버지의 무기, 피의 울음소리도 이 때 스랄로부터 건네 받게 됩니다.
3. 대족장으로서의 가로쉬
데스윙으로 인해 대지가 신음하자, 스랄은 아제로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족장에서 물러나 대지고리회로 떠나게 됩니다.
스랄은 가로쉬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줬습니다.
여전히 호전적인 가로쉬를 위해 신생 호드의 개국공신이자 자신의 친우인 케른 블러드후프와 원로 오크 아이트리그 등에게 그를 부탁하는 걸 잊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데스윙 수하의 황혼의 망치단의 계략으로 가로쉬는 케른과 극렬한 갈등을 벌이게 되고 결국 목숨을 거는 대결, 전통의 막고라를 열게 됩니다.
가로쉬는 용맹하고 강력한 오크였지만, 케른 블러드후프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가로쉬를 압박했습니다.
가로쉬는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간신히 케른에게 작은 상처를 냈지만, 이 상처로 케른은 사망하게 됩니다.
막고라는 시작 전 주술사들에게 무기의 축복을 받게 되는데, 가로쉬는 케른과 적대적이었던 타우렌 부족, 그림토템 부족의 대모였던 마가타 그림토템에게서 축복을 받게 됩니다.
자신의 정적이었던 케른을 제거하기 위해 마가타는 피의 울음소리에 독을 발라놨고, 이 독은 케른의 작은 상처로 스며들어 그를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트리그로부터 자신의 비겁했던 승리를 알게된 가로쉬는 그림토템 부족을 블러드후프 부족의 공격에서 그대로 방치하며, 케른 블러드후프의 아들 바인 블러드후프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타우렌과의 결속을 더 굳건히 하고자 합니다.
이후, 오그리마를 더욱 강화하고 전쟁 준비를 강화하며 얼라이언스와의 마찰을 일으키던 가로쉬는 종족의 신망을 얻어갑니다.
가로쉬는 자신의 아버지의 묘비에 걸려있는 만노로스의 시체에서 엄니를 떼어내 자신의 갑옷으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호드 내에서 새로운 대족장의 위압감은 더욱 더 커져갔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가로쉬는 우려했던 만큼 호전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나름대로 지도자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역병으로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포세이큰에게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기도 하고, 폭탄으로 무고한 이들을 살상한 자신의 부관을 손수 처치하기도 합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가로쉬를 우려했던 많은 이들은, 지도자의 자리에 앉아 조금씩 변하는 가로쉬를 보고 일말의 희망을 품게 됩니다.
가로쉬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호드를 떠나려는 검은창 트롤들에게도 스랄이 찾아가, 그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설득해 간신히 호드로서의 세력의 모양새는 유지됩니다.
4. 전쟁광, 가로쉬 헬스크림
데스윙이 몰락하고 아제로스가 다시금 잠잠해졌을 무렵, 자리에 걸맞는 모습을 찾아가고 있던 가로쉬에게 한 명의 부관이 생겼습니다.
검은바위 부족 출신의 오크, 말코록이 그 자인데, 가로쉬의 조언가로 자리 잡은 그는 안타깝게도 오크 제일주의자였습니다.
간신의 모습 또한 가지고 있던 그는 가로쉬의 신임에 기대어 바인과 볼진에게도 안하무인으로 대들고 가로쉬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정적들을 제거하는 등 본격적인 타락으로 이끌게 됩니다.
검은창 트롤과의 마찰은 점점 더 심해졌고, 포세이큰의 실바나스나 실버문의 테른과도 호의적이지 못했습니다.
힘과 명예를 중시하는 성향상, 타우렌은 우대해줬지만 다른 종족은 박대했고, 돈만을 쫓는 고블린에겐 그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는 등 호드 내 갈등도 점점 커져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족장 친위부대였던 코르크론은 일방적인 가로쉬 광신적 집단으로 변하게 되고, 그렇게 가로쉬도 점점 살육의 향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광기에 물들고 있는 오그리마를 기점으로 호드가 점차 강경하게 변하고 이로 인해 위험에 빠진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의 테라모어를 방어하기 위해 얼라이언스가 군대를 파견했지만.....
가로쉬는 말코록의 책략을 받아들여 집중의 눈동자를 이용한 마나폭탄을 테라모어에 떨어트리고, 이로 인해 이 얼라이언스의 영지는 초토화 됐으며, 이 곳을 방어하기 위한 얼라이언스의 군대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불세출의 영웅이자 키린토의 수장이었던 로닌이 많은 이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고 제이나 프라우드무어까지 구해낸 후 끝까지 남아 마나폭탄을 억제하다 사라졌고, 스톰윈드의 정문을 지키던 조나단 마커스, 제이나의 수제자였던 킨디 샤인스파크와 더불어 수많은 민간인들이 이 폭발로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무엇보다, 스랄과 깊은 우정을 나누며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긴장을 풀어내는 역할을 했던, 여군주 제이나 프라우드무어가 이 사건으로 인해 폭주하게 되고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180도 선회해 바리안 린을 넘어서는 강경파로 돌아서게 됩니다.
황금같이 빛났던 제이나의 머리는, 그 고통으로 인해 한 갈래의 금발만 남은 백발이 되었고 오그리마는 그녀의 손에 수장될 뻔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 판다리아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고대 이샤라즈의 심장을 발견한 가로쉬는 고대 샤의 힘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동시에 타락하지 않았던 유일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힘을 바탕으로 코르크론을 이끌어 대 전쟁을 벌이려던 가로쉬는, 볼진이 이끄는 반란군과 얼라이언스의 군대의 오그리마 침공을 끝내 막지 못했고 자신의 부관이었던 말코록, 오크의 미래가 될 수 있었던 나즈그림 등도 이 때 사망하게 됩니다.
가로쉬는 판다리아의 수호자 역할을 하던 판다렌 집단, 음영파의 수장 타란 주에게 전범으로 체포되어 재판에 넘겨지게 됩니다.
각 종족들의 수장들과 검사측, 변호인 측으로 나뉜 재판에서, 가로쉬는 검은용군단의 왕자 레시온과 청동용군단의 카이로즈에게 구출되었고 그들에 의해 35년 전의 드레노어로 보내지게 됩니다.
5. 강철 호드, 그리고 가로쉬.
자신이 살았던,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의 고향으로 가게 된 가로쉬는 그 곳에서 자신의 선대 영웅들을 만나게 됩니다.
동족의 미래를 알았던 가로쉬는 그들에게 미래를 이야기하고 현 시대 오크의 기술력을 통한 강철의 별과 자신의 아버지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힘으로 만노로스를 처단하고 오크를 타락에서 구해냅니다.
그렇게 탄생시킨 강철 호드로 다시금 아제로스를 침공하려고 어둠의 문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아제로스의 연합군과 강철 호드는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그렇게 전쟁이 진행되고 드레노어로 넘어온 연합군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그의 고향 나그란드에서 가로쉬는 스랄과 대면하게 됩니다.
그 옛날, 고향에서 자신의 부족을 이끌며 소심하고 나약하게 지냈던 한 오크는, 자신을 찾아와 아버지를 따라 영웅이 되라고 말했던 또 다른 오크를, 운명처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가로쉬는 스랄에게 막고라를 청하게 됩니다.
6. 시공의 새로운 영웅, 가로쉬 헬스크림.
2번째 티져 이미지와 함께 게시된 문구.
멀리서 전쟁의 북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오고 있습니다...
는 아웃랜드, 나그란드에서 스랄이 대모 게야와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 가로쉬가 나타날 때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가로쉬는 굉장히 복합적인 전사입니다.
배신자의 아들이었으며, 구원자의 아들이기도 했고, 영웅의 씨앗이었느나 종족을 또다시 파멸로 몰고갈 뻔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스랄과의 대결에서 그가 울부짖었던 외침들은, 그의 삶에 대한 후회나 회의 일수도 있고, 깊은 번뇌일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대격변까진 대족장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해갔기에,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던 많은 이들에게도 크나큰 좌절을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용맹하고 강인한 이미지로 신생 오크들에겐 강력한 지지를 얻었고, 적어도 오크 내에선 그의 입지는 변함없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만큼, 가로쉬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그리고 호드의 영웅들을 논할 때에는 빼놓을 수 없는 한 명의 전사입니다.
강인했던 전사, 가로쉬 헬스크림이 시공의 폭풍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피의 울음소리를 들고 내리치는 모습으로 보아 전사의 특성을 가지고 나올 것 같은데.
무기 전사일지 분노 전사일지 궁금하네요.
방어 전사는 아닐 것 같고..
개인적으로 가로쉬는 분노 전사의 이미지가, 그롬은 무기 전사 이미지가 더 강해보입니다.
아니면 오그리마 공성전에서의 보스전 특성을 차용할 수도 있고요.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PTR이 열릴 것 같은데,
와우를 뜨겁게 달궜던 영웅이었기에 시공의 폭풍 안에선 어떤 식으로 재현될 지 굉장히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