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조조로 명량 보러 갔었는데요.
평일 아침이고 또 별로 인기없는 곳에 위치한 극장이라서 사람 별로 없겠거니 했는데
왠걸 방학버프인지 가족 손님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일찍 도착해서 입장 시간이 좀 남아서 앉아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매점 쪽에서 큰소리가 나더라고요. 어느 중년 아저씨가 팝콘 파는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음.
대충 입장 시간도 다 되어가고 해서 음료수나 하나 사서 들어갈까 해서 가까이 가봤더니
내용인즉, 팝콘이 눅눅한데 왜 안바꿔주느냐. 직원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따님이 팝콘을 사가실때
치즈 팝콘이기때문에 눅눅할 수 있다고 이미 미리 고지를 해드려서 바꿔드리기는 힘들다.
그랬더니 그 아저씨 시발시발거리면서 욕설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옆에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딸이 있던데
듣다가 본인도 민망했는지 영화관 구석으로 사라져버리고 결국엔 그 아저씨 팝콘을 던져버리더라고요.
그리고는 직원분한테 니가 쳐먹어보라고 하고.
사실 저도 평상시에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이나 먹을거리의 말도 안되는 가격 같은거에 불만이 많아서
영화보러 가도 사봐야 탄산음료 하나 사서 들어가는 정도인데도 저건 너무한다 싶더라고요.
직원이 불친절한것도 아니고 웃는 자세로 안된다고 계속 설명했는데도 막무가내.
결국엔 책임자 부르라고 하니 직원분 바로 불러드린다고 불렀는데
하... 많아야 20대 후반쯤 되어보이는 여자분이 오시더라고요. 사실 책임자라고 보기 어려운 그런 외모이셔서
엄청나게 걱정됐음. 저 진상 아저씨를 어 아가씨가 어찌말려.
다행히 오자마자 그냥 바로 환불해줘버려서 그 아저씨 그냥 씩씩대고 영화관으로 들어가버려서 상황이 마무리 됐지만
던져서 바닥이고 카운터고 퍼져버린 팝콘 손으로 줏어담는 직원분 보니까 안스럽더라고요.
알바인지 직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알바할때 생각도 나고 저 직원분이 뭘 얼마나 잘못했다고...
영화관에 결국엔 기분 좋으러 온거면서 그렇게 딸내미 창피하게 만들어서 도망가게 만들고
씩씩대면서 자기 기분 있는대로 없는대로 상하고 주변사람들 기분도 안 좋게 만들고
저럴거면 영화관엔 왜 온걸까 생각이 드는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