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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곳은. 트와일라잇. 시티. -10화. 여우와 호구-
게시물ID : cyphers_920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2
조회수 : 2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07 23:19:22
  이곳은 임시로 지어진 레이튼의 숙소. 말이 좋아 숙소지, 사실상 난민촌의 캠프다.
  레이튼은 트릭시에게 다시 한번 설득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가출 계획에 이런 변수는 없었던 것 같으니 가보는건 어때."
  [거절합니다.]
  "넌 이런 방도 나뉘지 않은 장소에서 이런 아저씨랑 자고 싶냐?"
  [네.]
  "…!! 다 큰 아가씨가 그런 말 하면 못써!"
  [상관 없습니다. 전 세 살이니까요.]
  "세 살이라 더 문제가 있는거야!"

  물론 실패. 생각보다 트릭시는 끈질겼다.
  결국 레이튼은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고야 말았다. 결국 레이튼은 트릭시가 자신의 집(?)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했다. 레이튼은 나이오비를 쏘아보며 트릭시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트릭시. 내가 어떤 자신의 능력을 주체하지 못하는 한심하면서도 재앙스러운 능력을 지닌 아가씨 때문에 집이 날아가서 널 제대로 대접을 못하네. 미안."
  "으윽…."
  [괜찮습니다. 그보다 레이튼 님, 저 집의 폐허 속에 혹시 중요한 물건이 있지는 않으셨는지요?]
  "없긴 왜 없었겠어. 내 돈이 잔뜩 담긴 통장을 잃었어."
  "으윽…."
  "그것 뿐만이 아니지. 내가 정비공 일을 하면서 친하게 지내게 된 친구들과의 사진도 날아갔군. 제길, 그 친구들 요즘에 통 만나보질 못했는데…!"
  "죄, 죄송합니다…."

  나이오비는 자신의 잘못이 얼마나 큰지 알았기에 아무런 변명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미안하다고만 할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레이튼은 어쩐지 통쾌하다 생각했지만, 이 이상의 투정은 내지 않았다. 이번에 자신의 텐트마저 불사르게 되면 레이튼은 정말로 트릭시와 함께 밖에서 자야 한다.

  "트릭시. 너 내 지하연합 숙소에서 잘 생각 없냐?"
  [레이튼 님이 함께 가신다면 가겠습니다.]
  "난 싫어. 그 치들한테 엄청 건방지고 재수없게 굴어서 얼굴 보기가 민망해."
  [그럼 저도 가지 않겠습니다.]
  "얌마! 다 큰 아가씨가 밖에서 이런 아저씨랑 자면 안된다니까!"
  "뭐?! 트릭시야, 저 기름때 냄새가 풀풀나는 대머리면서도 대머리가 아닌 멍청하고 어리석은 놈이랑 같이 잔다고?!"
  "넌 빠져, 나이오비!"
  "아니, 레이튼! 생각을 좀 해봐! 넌 쟤랑 잘 수 있겠어? 양심에 걸고서?"
  "으윽…."

  그도 그랬다. 레이튼은 이제 막 세 살 먹은, 암만 좋게 봐도 학생 정도에 불과한 트릭시와 함께 잠을 잘 생각이 없었다. 이건 윤리적인 문제니까. 방이 여러개였을땐 레이튼이 소파에서 자는 방법이 있었지만 -여자를 소파에서 재울 순 없으니까.- 여긴 최소한의 시설조차 없는 텐트였으니까.
  나이오비는 트릭시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트릭시야. 혹시 이 언니랑 같이 가서 잘 생각 있니?"
  [싫습니다.]
  "어, 어째서?!"
  [전 불타버리기 싫습니다.]

  정말이지, 너무도 확실하고 명확한 이유를 지닌 거절이었다. 트릭시의 거절에 나이오비는 풀이 죽은 얼굴로 레이튼에게 말했다.

  "…레이튼. 그냥 네가 숙소 데리고 가서 재우고 와."
  "뭐! 내가?!"
  "얘는 너 밖에 안 따르잖아…."

  이의는 없었다. 결국 레이튼은 트릭시와 함께 지하연합으로 향했다. 지하연합에서 불편한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바랬지만…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하필 루이스였다.

  "음? 레이튼씨 아니에요? 여긴 무슨 일로…."
  "얘가 잘 곳이 없다길래…."
  "아…. 네. 그럼 들어가세요."
  "너, 너는 안 들어가는건가?"
  "아…. 네…. 그….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죄송합니다 레이튼 씨! 그럼 좋은 시간 되십쇼!"

  루이스는 부끄럽다는 듯 말꼬리를 흐리게 하며 대충 인삿말로 대화를 끝맺고서 사라졌다.

  "…트리비아랑 호텔에 약속이라도 잡아놓고 나왔나, 왜 저런데."
  [그 성희롱적 발언 때문에 루이스 님과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아는데, 언행에 주의를 하셨으면 좋겠군요.]
  "으윽…. 그것 때문이었어? 제길,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영 불쾌하네. 나중에 사과라도 해야하나…."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루이스 님은 아마 잊은 듯 합니다.]

  하기사, 만약에 잊지 않았다면 루이스는 무척이나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을테지.

  "…그럼 사과는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은 숙소로 가자."
  [알겠습니다.]

  레이튼의 숙소. 최근에 딱 한번 사용한 적이 있어서 그닥 지저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먼지투성이일게 뻔한 방. 그래도, 텐트 안에서 레이튼 자신과 자는 것 보다는 낫겠다 싶어 트릭시에게 열쇠를 주며 말했다.

  "자, 이거로 열고 들어가. 난 잘테니까."
  […싫습니다.]
  "뭐? 왜 또 이래, 또!"
  […혼자서 지하연합에 있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같이 있어주십시오.]
  "푸하~. 그럼 난 믿을 수 있고?"
  [네.]

  …저 말은 조금 의외였다.
  어찌 되었든, 레이튼은 계속된 트릭시의 요구로 트릭시와 한 방을 쓰게 되었고, 그날 레이튼은 지하 연합 숙소의 바닥으로부터 느껴지는 온기로 지하연합의 복지가 꽤 괜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참고로 바닥에 열이 흐르도록 하게 만든 것은 이하랑의 생각이었다. 온돌…이었던가. 그것 말이다.

-

  한 밤중의 트와일라잇 공원.

  "트, 트리비아…. 기다렸지?"
  "늦어."

  트리비아는 루이스의 후드를 벗기며 말했다.

  "여자를 기다리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으윽…. 미안해…."
  "사과만으로는 안 되지. 벌을 받아야겠어."

  즈큐우우우웅-!!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효과음이 들려왔고, 공원 밖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해, 했다아아!!"
  "뭐야! 너 또냐?! 나도 또다! 갑자기 트리비아 양을 동경하고 싶어진다!"
  "제기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트리비아는 (즈큐우우우웅-!!)을 잠시 멈추고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말이야♡."

  …루이스의 코에서 어째서인지 코피가 나왔다. 저런, 지하연합의 에이스! 무리를 하면 못 써!
  루이스와 트리비아는 어디론가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은 적어도 지하연합의 숙소는 아니었고…저 방향이 어디더라…. 그래, 트와일라잇 외곽의 트리비아의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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