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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아이폰"...인 이유?
게시물ID : sisa_780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13
조회수 : 87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01/08 19:04:31
"아이폰 빠돌이들은 아이폰이 절대선이고 옴니아(를 위시한 기타 국산폰들)이 절대악인양 이야기 한다"...라고 비꼬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이폰 빠돌이라도 아이폰이 절대선이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것 쯤은 잘 안다. 아이폰에 단점이 많은것도 알고,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고, 애플이 자선사업가가 아니란 것도 잘 안다.

다만 국산폰들보다 아이폰이 더 우월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하고, 구입을 하고, 사용을 하고, 옹호를 하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왜 아이폰 빠돌이들에게 국산폰보다 아이폰이 더 우월해 보이는가...의 문제인데, 이 말을 바꿔 말하자면 왜 아이폰 빠돌이(와 잠재적 빠돌이들)에게 국산폰들은 선택도 옹호도 받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를두고 많은 언론들이 '거품'이라는둥 단순한 유행이라는둥 예쁘고 뽀대나기 때문에, 허세 부리기 위해 산다...고 말들을 하고 있는데, 사실 뭐 17만대나 팔린 것 중에는 분명 '국산폰이더라도 모양 예쁘장한 신상품 나오면 갈아타버리는' 사람들이 유행쫓아 질러버린 것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용 PC"의 개념인 스마트폰으로서 IT업계 관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단순한 "유행쫓기", "얼리어답터로서의 자존심"따위로 포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이지 않을까?(IT업계 관계자들의 현재 주요 관심사는 "아이폰 vs 안드로이드폰-혹은 구글폰"에 맞춰져 있지 국내폰에 대한 관심은 한참 뒤쳐져 있다) 아이폰 빠돌이들이 아이폰의 한계와 단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국산폰에서 그 대안을 찾지 않는 것은 국산폰이 그 '단점투성이 아이폰'보다도 훨씬 못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 거다.

예를 들어볼까? 아이폰의 막강한 장점 중 하나인 앱스토어에는 무시무시한 양의 어플리케이션들이 올라와있다. 물론 대부분은 중뷁이거나 쓰레기인 경우가 많지만 일단 전세계 개발자들이 엄청난 양을 만들어 올리고 있기에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고 개중에 양질의 컨텐츠가 올라오는 숫자도 상당하다. 결국 모바일이라 해도 '소프트웨어 컨텐츠'싸움이란 것을 잘 알고 있던 애플이 벌써 몇년전부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자를 해오며 쌓은 인프라가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는거다. S모 통신사에서 뒤늦게 흉내 내보겠다며 만들어낸 T모 스토어를 들어가보면 일단 그 양에서도 절대적으로 밀릴 뿐더러 쓸만한 컨텐츠를 찾아내기도 힘들다. 야심차게 광고를 때려대던 방귀끼는 어플이라거나 지하철 깨워주기 어플 같은 것들은 물론 재미도 있고 아이디어도 좋았을지는 모르나, 이런 것들로만 채워두고서는 '앱(=어플리케이션) 스토어'라고 말하는 것이 민망하지 않은가?

스마트폰의 가장 유용한 기능 중 하나인 '스케쥴러' 어플을 애플 앱스토어에서 찾아보라. 평점 좋은 어플들이 각자의 개성과 기능들을 뽐내며 경쟁하고 있다. 자체 PC연동 프로그램과 연동되는 것들부터 구글캘린더와 연동되는 것들, 아웃룩과 연동하는 것들 등 사용자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놈들 중에서 다시 품질과 업데이트 상태를 봐가며 골라잡을 수 있다. 같은 종류를 T모 스토어에서 찾아볼까? 소녀시대 다이어리, 무슨 아이돌 다이어리... 이름부터가 스케쥴러로서의 기능보다 다른 무언가에 치중한듯한 느낌을 주는 이런 걸로 애플 앱스토어와 경쟁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렇다고 이것들을 만든 이들을 욕되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 이러한 어플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기에는 아직 기반이 약하고, 다른 중소/대기업의 수주를 받아 만들기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뽐낼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IT컨텐츠에 대한 기호가 '정보/기능'에 맞춰져있다기보다 '엔터테인먼트'에만 극단적으로 치우쳐있다는 시장상황의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구글과 네이버 검색결과 차이를 비교해보라, 'HTML5'이란 단어로 검색해보면 구글에선 'HTML5'에 대한 기원, 역사, 기술개발 현황 등이 줄줄이 뜨지만 네이버에선 'HTML로 내 홈피 꾸밀려면 어케해염?[내공5]'...하는 지식KIN 목록만 잔뜩 뜬다. 실상 네이버 검색결과를 채우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전문지식'이 아닌 '생활상식,잡식,흥미거리'등이다)

아이폰의 경우엔 기존 핸드폰에서 '필수기능'으로 잡혀있던 기능들 조차 하나의 어플리케이션 취급을 하고 있다. 따라서 문자메시지, 주소록 관리, 카메라 기능 같은 것들도 얼마든지 사용자 입맛에 따라 앱스토어에서 받아다 대체해버릴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와있는 사진/동영상 촬영/리터칭/편집 툴의 종류가 어느정도나 되는지 알고 있는가?

물론 아이폰이라고 해서 기본 제공되는 모든 기능을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받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한계와 제약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과 한계조차도 국산폰의 제약에 비하면 안드로메다 은하계 반지름과 지구 주변 돌고 있는 달궤도 반지름만큼이나 차이가 큰, 엄청나게 자유도가 높은 수준이다. 즉, 이런 상황에서 국산폰 옹호자들이 아이폰의 한계나 제약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말이다.

아이폰의 한계를 비판하고 싶으면 그보다 훨씬 한계치가 높은 폰을 가져와 비교하면 된다. 아이폰과 애플의 제약사항을 비판하고 싶으면 아이폰보다 훨씬 자유도가 높은 정책과 하드웨어를 가지고 와서 비교하면 된다. 헌데 그럴 상황은 못되니까 그저 제자리에 앉아서 립서비스나 날려대고 있는 상황이란 거다.

해외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에 대한 대항마는 안드로이드폰이라 말을 하지 삼성은 언급대상이 못된다. 사실상,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이나 아이폰의 한계/제약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건 '유저의 자유도에 대한 자비로움' 레벨이 범우주급 기업인 '대인배' 구글이다...라고 생각하는게 현재로선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리라. 구글 또한 모바일에서의 안드로이드OS에 이어 넷북시장과 웹브라우저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의 '크롬OS'를 준비하는 등등 벌써 한참 뒤를 내다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뒤늦게 초라하기 그지없는 앱스토어 따라하기에나 급급한 국내 폰 제조사+이통사들이 자기 주제를 모르고 아이폰의 한계를 운운하다니, 이게 어찌 우스운 일이 아니란 건가?

남들은 벌써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바둑돌을 내려놓는데, 바둑 규칙도 모르는 깡초보자가 상대편 놓는 자리만 보고 아무 생각도 철학도 없이 똑같은 자리 따라 내려놓기만 하면서 무슨 '경쟁'이니 '승부'니 이런 단어를 입에 담는다는건가? 자신들의 아둔함은 생각도 못하고서는 그저 애국심이나 들먹이고 있는데, 이토록 장기적 안목도 아이디어도 철학도 없는 기업을 울며 겨자먹기로 먹여살리는 짓이야 말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매국행위가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아이폰의 단점이랍시고 구체적으로 꼬투리를 잡는것도, AMOLED가 아니라서 선명한 화면이 아니라는 드립이나 치고 앉아있다. 19인치 CRT로 화면을 본다고 해도 거기서 게임도 할 수 있고 영화도 볼 수 있고 오피스도 볼 수 있고 인터넷도 할 수 있다면 우린 그것을 '컴퓨터'라고 부른다. 40인치 HD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본다고 해도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이란게 겨우 방송사에서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영상만 강제적으로 볼 수 있다면 우린 그것을 '텔레비젼'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하지만, 스마트폰이란 내 손 안의 "컴퓨터"를 정의하는 말이다.

화상전화가 안된다는 둥, DMB시청이 안된다는 둥 이런 소리도 매한가지다. 그것들은 없으면 아쉽고 있으면 좋은 기능들이긴 하지만 그것들이 스마트폰으로서의 핵심 기능은 절대 아니다.

애플의 A/S정책이나 아이폰의 낮은 내구도, 잦은 고장은 물론 나도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들 역시 '스마트폰으로서의 아이폰의 기능'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 내구성 문제, 애플이란 회사의 서비스가 부실한 문제이다. 나는 아이폰을, 스마트폰으로서의 기능이 충실하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들을 기회비용으로 지불하고 구매해서 사용한다. 만약 기능의 우수성 보다 고장도 안 나고 부서지면 싼값에 바로바로 교체 가능한 무언가를 원한다면, 공사장 가서 몇백원쯤 주고 벽돌을 하나 사서 주머니에 넣어 다녀라.

전화기를 사는데 전화 따위 필요없고 튼튼하고 고장안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돌맹이를 주워 들고 다니면 될 일이다. 스마트폰을 사는데 '컴퓨팅' 기능따위 필요없고 그저 튼튼하고 고장안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일반 핸드폰을 사서 들고 다니면 될 일이다. 모든 것은 소비자의 몫이고, 아이폰 유저들은 고장이 잦고 A/S가 불편하더라도 스마트폰을 사는데 있어 스마트폰으로서의 기능을 더 중요시 여겨 아이폰을 구매한 사람들이다. '상품'으로서의 스마트폰 구입에 있어서는 내구도와 A/S가 더 중요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컴퓨터'로서의 스마트폰 구입에 있어서는 그 '기능'이 더 중요한 문제 일 수 있다. 그리고, 지겹더라도 다시 한번 말하겠다. 스마트폰은, '컴퓨터'다. '컴퓨터'에게 '컴퓨터'로서의 기능의 효율성을 지적하고 싶으면 다른 더 좋은 '컴퓨터'를 들고 나와서 비교해라. '전화기'들고 와서 드립치지 말고.

애당초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이 언론을 사주해가며 아이폰을 대대적으로 까면서도, 이러한 핵심을 파고드는 직구를 아이폰 약점의 심장부 한가운데에 꽂아넣지 못하고 가장자리만 빌빌빌빌 전전하며 공을 던지는 이유는, 자신의 직구에 자신이 없어서이다. 자기 직구가 묵직하지도 속도가 빠르지도 못하기에 가운데 꽂아넣다간 두산 베어스 고제트한테조차 장외홈런 두들겨맞을 처절한 수준인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 깔 시간에, 니네 폰이나 제대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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