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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을 알린 예언
게시물ID : mystery_89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5
조회수 : 33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07 00: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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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丙子胡亂)은 병자년인 1636년 12월 2일,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한 전쟁을 가리킵니다. 이 전쟁은 1637년 1월 30일에 끝났는데, 비록 기간은 짧았으나 조선이 끝내 패배한데다가 청나라 군대가 조선 백성 수십만 명을 포로로 끌고 가는 바람에 피해는 임진왜란에 못지않을 만큼 컸습니다.


그런 이유로 병자호란에 관련된 전설이나 민담들도 꽤 많은 편인데, 저자와 연대를 알 수 없는 조선 말엽의 야담집인 청구야담(靑邱野談)을 보면, 병자호란을 미리 예언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한양의 어느 선비가 하루는 하인 한 명을 데리고 강원도 이천군(伊川郡)으로 떠났는데, 그곳은 나무와 숲이 하늘을 찌를 만큼 울창하고 호랑이와 표범과 늑대와 여우 같은 맹수들이 낮에도 다닐 만큼 위험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산길도 매우 험준해서 선비와 하인은 갈 곳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방황하며 하룻밤 머물 곳을 찾았는데, 그러던 와중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선비의 주변에 있던 큰 바윗돌 하나가 마치 성문처럼 갑자기 열리더니, 그 가운데로 큰 시냇물이 흘러나오고 물 위로 무와 배추 이파리가 둥둥 떠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선비는 그 모습을 보고 “저 바위 안에 반드시 사람이 살아서 이렇게 무와 배춧잎이 흘러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하인더러 시냇물 안으로 수영을 해서 쭉 올라가 보라고 말했습니다.


하인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시냇물 속으로 수영을 해서 들어갔더니, 이윽고 배 한 척에 올라타서 돌아왔습니다. 선비는 하인과 함께 그 배에 올라 시냇물이 나온 바위 안으로 들어가다가 언덕을 발견하고는 배에서 내려 주위를 살펴보다가 한 초가집을 발견하고 거기로 향했습니다.


초가집에 선비와 하인이 도착하자, 어느 노인 한 명이 지팡이를 짚고서 그들을 마중하러 나왔는데, 노인이 입은 옷과 걸친 모자는 보통 사람들의 복식과 전혀 달랐습니다. 


노인은 선비 일행을 보고 “이곳은 인간 세상과 단절한 지 100여 년이 지났는데, 그대는 어떻게 들어왔는가?”라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선비는 자신이 보고 겪은 대로 말해주었고, 뜻밖에도 노인은 선비 일행을 내쫓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서 저녁 식사를 차려주었습니다. 노인이 대접한 밥상에는 산나물과 들에서 재배한 채소가 올랐는데, 그 맛이 매우 순하고 담백하여 선비가 평소에 먹던 음식들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선비 일행이 저녁 식사를 다 마치자, 노인은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 조상들은 세상의 더러운 일들이 싫어서 이곳에서 수백 년 동안 살아 왔다네. 내가 사는 초가집보다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나의 친척들이 100여 호 정도가 되는 큰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는데, 서로 다투는 일이나 무거운 세금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도 없다네. 그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고 편하게 살 뿐이지.”


말을 마친 노인은 문득 하늘에서 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내가 알고 지내던 평구(平邱)의 사람인 박진헌(朴震憲)이 죽었군!”하며 탄식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노인은 “장차 전쟁이 벌어질 것인데, 이를 어떻게 하리오?”라고 걱정을 했습니다.


노인의 말을 듣던 선비는 이를 괴상하게 여겨서 자기가 가지고 있던 작은 책자에 노인이 말하는 대로 앞으로 벌어질 전쟁의 연도와 날짜에 대해 적고는 노인한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만일 어르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재앙을 어떻게 피할 수 있겠습니까? 혹시 피난을 가면 좋은 곳이라도 있습니까? 아신다면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선비의 물음에 노인은 “만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대는 강원도의 강릉(江陵)이나 삼척(三陟)으로 피신을 가게. 그러면 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네.”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날이 밝자 선비 일행은 바위문을 나와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평구촌(平邱村)이란 마을에 도착하자 혹시나 싶어서 “이곳에 박진헌이란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는데, 마을 사람이 “그 사람은 이미 죽었습니다.”라고 알려주자, 노인이 운명을 정확하게 예측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1636년 12월 2일, 마침내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선비는 노인이 들려준 말을 떠올리며 하인과 가족을 데리고 삼척으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백성들이 청나라 군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붙잡혀 가서 피해가 매우 컸지만, 삼척으로 피신을 한 선비 일행은 모두 무사했다고 전해집니다. 

출처 http://blog.daum.net/timur12255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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