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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명함엔 핸드폰 번호를 넣지 말아야겠음...
게시물ID : computer_2129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흡연귀
추천 : 5
조회수 : 8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1/05 21:43:38
유지보수 하던 거래처에서 차장 한명이 퇴사하며 근방에 작은 회사를 차림

PC 한대 견적주고 맞춰줌

거래처에 있을때도 PC에 딱히 문제가 없어 지금껏 몇번 마주치지도 않았던 인간이

마치 몇년지기 회사 동료인 마냥 능글맞고 친한척 하며 얘기하는게 불쾌했지만 어쨌든 고객이니까.

납품하는 날도 그 인간 스케쥴 맞춰주느라 밤10시 되서야 끝냄


이후로 몇번의 문제로 방문함

제품 문제가 아니라 다 지가 설치해놓은 불법 소프트웨어들의 문제였음

이래저래 얘기가 오고가면

-그래서 이게 나 때문이다?

라며 내 심기를 건드리는 인간이었지만 얼굴색 하나 변화 없이 해결해줌. 난 뼛속까지 참을인이 새겨진 서비스맨이니까.


일요일. 간만에 본가에 가서 따땃한 어무니표 밥도 먹고 쉬고 있는데 전화가 옴

PC가 안켜진다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봐라... 라며 차분히 설명을 해봤지만 그래도 부팅이 안된다함

그러면서 하는 말,

-아.. 여기서 조립PC를 구입하니까 이게 문제네... 쉬는날엔 문제가 생겨도 방법이 없네... 

=사장님. 삼성에서 구입하셨어도 마찬가집니다.

-회사 근처 컴퓨터가게는 주말에도 당번 정해서 AS해주는거 같더만요

=그렇게 비교하시면 제가 드릴말씀은 없고요...^^ 제가 월요일 아침 일찍 방문하겠습니다.

-내가 지금 회사가 아니라 일이 있어서 컴퓨터 들고 서울에(회사는 경기도) 와있단 말이죠. 
당장 써야 하는데 근데 지금 이게 말썽이라고... 이거 어떻게 안되요? 


그러니까 지 사정으로 엉뚱한곳에 가 있어놓고선 안된다고 일요일에 거기까지 나와 고쳐달랜다.

평소 회사에서 숙식하기 때문에 내가 회사에 있었다면 방문할 마음이 있었지만

가깝지 않은 집에 와서 쉬고 있다보니 오늘은 방문하기가 어렵다고 피력하자

혼잣말로 궁시렁 궁시렁 대더니 아 됐어요 하고 끊어버린다.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게 망쳐버린 주말 기분인 와중에도 난 원인이 뭘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문득 한가지가 떠오른다.

컴퓨터를 옮겼다했고... 내 기억에 그 컴퓨터는 외장 그래픽카드인데...

그 인간은 모니터 케이블을 내장에다 꼽은게 분명하다...

핸드폰을 들고 최근 통화목록에 그 인간을 찾는다.

통화버튼을 누르려다 그만둔다.

당신을 골탕먹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것뿐이니까...


내 명함집에 명함이 스무장도 안남았다.

곧 새로 주문할 명함엔 핸드폰 번호를 넣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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