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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앱 [큐키] 마케팅 담당자(?)의 담백한 읍소...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9437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영일만호랑이
추천 : 43
조회수 : 4083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9/09 00:24: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9/07 10:01:50
키보드 앱 [큐키] 마케팅 담당자(?)의 담백한 읍소...입니다.

추석 연휴 맞이 "목숨 연장 부탁 호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지루한 글일지 모르나 스타트 업 회사를 다니는 중년 남성 노동자의 이야기니 그 사연 듣고나 가주시길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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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큐키라는 게 무슨 앱이냐면... 오타 수정 키보드 앱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키보드란 것이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일진데 키보드 앱을 다운로드하여, 기존에 쓰던 것 대신 설치해서 쓰는 이는 드문 게 자명합니다.
솔직히 말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도구'라는 항목을 들어가 본 적도 없으신 분들이 태반입니다.

저도 메인 페이지의 '추천' 앱들을 일일이 뒤적거리는 건 귀찮습니다.
업이 업이다 보니, 게임을 비롯해 인기 유틸을 리서치하긴 하지만 그건 '업'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일반인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즐기던 모바일 게임을 다운 받거나, 아니면 러...러브 라이브 같은 것이나 받았겠지요.

하지만 전 '마케팅'을 담당하는 놈으로서 회사에 발을 디뎠고, 이 어플을 성공적으로 팔아야만 '명분'이라는 것이 서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즉 큐키라는 앱을 한국(과 미국)에 런칭하고 나서 1주일 안에 1만 다운로드(무척 높은 수치이니다)를 성공시키지 않으면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 됩니다.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목표'라는 이름으로 저에게 하달된 주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총알이 두둑했다면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
총알이 모자랐다 해도 모바일 게임처럼 무료로 풀고, '인 앱 아이템'으로 수익을 상쇄하는 콘텐츠라면 해봄직 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키보드 앱', 그것도 '도구' 항목에 굳이 가거나- 아니면 '큐키'라고 검색해야 받을 수 있는 어플입니다.

런칭 시점까지 어떻게든 온/오프라인을 엮어서 사람들에게 알릴까 머리를 짜봤습니다. 
이런 저런 작업도 시도해봤습니다. 돌아온 의견은 대부분 "아니 뭐, 굳이...키보드를 바꿀 이유는 모르겠는데...?"였습니다.
산수유 광고마냥 "큐키 키보드 정말 쓸만한데, 어떻게 알릴 방법이 없네..."라는 소리가 머리에 멤돌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잘 나가는 어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 백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광고? 류승룡이 나옵니다. 블록버스터급입니다. 마케팅비? 뭐...아시겠지요?
도돌 키보드, 두말할 필요가 없는 키보드 앱입니다. 이미 키보드를 언급하면 '도돌?'이라고 언급될 만큼 아이콘화 되었습니다.
이 어플들을 생각하니 머리는 더욱 지끈거렸습니다.

게다가 문제는 한가지 더 있었습니다.
큐키라는 어플은 '배워야만' 하는 키보드 앱이었습니다. 
기실 오타를 수정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오타를 내버려두고, 원하는 단어를 입력한 후에 키보드를 위에서 아래로 문지르면 끝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배우는 것'을 굉장히 귀찮아 할 뿐 아니라 불편해 합니다. 이것을 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제가 생각한 건 큐키는 "일단 써보게 해야 한다" 였습니다.
사람들이 써봐야만 큐키라는 앱은 그 가치(앱이 다소 불안정한 부분은 있을 지언정 기능만큼은 알짜)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런칭날인 9월 1일부터 보도자료는 물론이고, 페이스북부터 지인들까지- '일리고자'  x줄 빠지게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회사의 한계인지, 혹은 다른 업체들이 사용하는 '바이럴 알바'나 '다운로드' 작업을 진행치 않아서인지 반응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고민은 컸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다른 업체들이 하는 방식을 답습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그간의 노력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도구, 무료 인기 1순위의 자리를 점할 수는 있었으나 탄력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일일이 붙잡고 깔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돈을 주고 깔아달라 읍소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정정당당하게 저희 어플의 가치를 평가 받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추스렸지만 불안감은 쉬이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제가 마케팅 담당자라서 그런 것도 분명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 '범람'하는 어플, 투여되는 '자본'의 홍수 앞에서 우리의 가치를 평가받기도 전에 묻혀 버리진 않을까 저어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추석 연휴가 지나고 테이블 위에 마케팅 담당자의 목을 내려놓아야 하는가라는 씁쓸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덩치가 큰 회사였다면야 이런 고민 따윈 않았을 겁니다. 
돈을 투여하고, 해당 마켓의 1순위를 점하고, 사람들에게 "이 앱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렸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호기심에서라도 다운 받게 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의도적 홍보'를 사실로 만들어가는 일도 가능합니다.

저희는 스타트 업입니다. 그럴 기회란 없습니다. 
한 번 넘어지면 끝이고, 우리나라는 넘어진 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며, 나이가 꽉찬 30대 중반 마케팅 담당자는 칼날 위에서 춤을 추게 되겠지요.
우리가 가진 것이 '보석'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쓰는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가 없다면, 이미 그것은 '보석'이 아니라 '한낱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맞습니다. 저희의 어플이 다른 어플들을 압도할 만큼 뛰어나지 않다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운 받아 써봤더니 너희 어플은 쓸 수준이 못된다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어플에 대한 호오는 존재하고, 저희가 뛰어난 점(오타 수정, 경쾌한 기계식 키보드 소리, 귀여운 테마)도 있으며-
반대로 출시 후 지금까지 거론된 안정성, 그리고 부족한 편의성은 지적 받아 마땅합니다.

다만, 그런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이곳, 저곳 커뮤니티에 읍소하고 싶지만- 그 읍소마저도 "광고"라고 냉정하게 평가받고 맙니다.
정작 업체들이 의탁해 유저인 양 스며든 알바들의 프로(?) 같은 모습은 용인되지만, 정작 진심 어린 호소를 할 기회는 찾기도 힘듭니다.
분탕질을 하는 이들 역시 당당히 글을 남기지만 정작 저희 같은 절박한 이들의 목소리는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부탁입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한 번 다운로드라도 받아 봐 주십시오. 

유료 버전이지만, 트라이얼 기간은 무료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써보고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셔도 됩니다.
마음에 드신다면 결제하셔도 되고, 추천인이나 회사 페이스북 이벤트에 응모하시면 사실상 무료로 쓰실 수 있습니다.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ukey)

스타트업이란 것이 사실상 "무모한 모험"이라고 불리는 이 땅 위에서 사람답게 한 번 살아보고 싶어서 발을 담궜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 "그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손가락질 했지만, 그래도 도전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어플을 런칭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분들에게 어플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까지 왔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저희 회사 개발자들이 개발한 큐키를 다운 받아 그저 한 번만이라도 써봐주시는 겁니다.
그저 한 번만, 다운로드 받아서, 큐키를 실행이라도 시켜봐주신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정말 힘들게 세상과 만난 앱입니다. 그 녀석이 적어도 '나올 만한 가치'가 있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저는 꿈꾸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그것을 메우고, 잘하는 점이 있다면 그것을 극대화해서 큐키를 제대로 된 어플로 만드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더 이상 오타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타이핑 자체가 즐거워지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레고처럼 혹은 빈티지처럼 색다른 테마를 입히고-기계식 키보드의 경쾌한 소리 뿐만 아니라 타이핑 하는 순간이 유쾌해지는 사운드도 넣을 겁니다.

큐키라면 타이핑도 즐거워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저는 이뤄가고 싶습니다.
"Play the Typing"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꼭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 30대 중반의 노동자의 목도 보전할 겸, 큐키가 보여줄 모습을 한 번 지켜봐 주실 겸...
도와 주십시오.

유머가 철철 넘치는 글로- 
센스가 미쳐 날뛰는 글로-
감동이 봇물 터지는 글로- 

여러분들을 설득하할 재주는 저에게는 없습니다.
마음 속 절절히 묻어나는 소망을 한 자락 쯤 꺼내 보이며 읍소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추석 연휴입니다.
즐거운 웃음을 짓는 이들의 모습이 그렇게도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전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페이스북,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숫자'를 보고 희비가 엇갈리겠지요. 

부디 여러분의 1분을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이곳에서 한 번만 다운로드해주십시오.
그것으로 저와 큐키에게 희망을 선물해주시길 바라면 너무 욕심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기대해 보고자 합니다.
삶이란 때로는 알 수 없는 곳에서, 낯을 모르는 이들에게서 살아갈 희망을 얻곤 하니까요.

그럼 다들 좋은 밤-
그리고 즐거운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큐키 마케팅지기.
30대 중년 남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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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이라도 쓰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집니다.

징징거리지 말고- 일이나 하란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그저 힘내라고 어깨 한 번 토닥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늙으니까 그런 위로 한 번이 떄론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더군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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