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속으로'를 열연한 배우 '패트릭 스웨이지'가 췌장암으로 타계했지만 서핑을 할리데이빗슨 오토바이크를 타는 것보다 더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사람으로 고인을 기억하게 하였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프로 서퍼들에게 아쉬운 것은 멋지게 액션을 보여줄 큰 파도를 스키의 슬로우프처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급진하는과학이 이들의 아쉬움을 해결해 주었다.
바로 대기권 서핑이 생긴 것이다.
이름 그대로 에어 서핑이라 불려졌다.
개발 초기에는 아이언맨처럼 보호장비를 서퍼들이 몇겹이나 둘렀지만 퍼스날 대기형성장치가 개발되는 바람에 에어서퍼들아 낙하하는 마하 6의 속도에서도 서퍼들의 몸체를 공기보호막이 쿠션처럼 보호하여 안전비행하게 되었다.
인공위성 궤도인 3만키로 상공에서 낙하를 하면 해수면에 도착할 때까지 세시간 정도의 활공서핑을 이제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도 세계 정상 에어서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제주 삼양흑모래해변에서는 전세계 유수의 방송매체들이 모여 다투어 애어서핑대회의 실황을 중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때 창공 한 구석부터 화면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방송 기사들이 사태를 파악하고자 할 때는 벌써 십키로미터 이상의 어두운 구체가 하늘 한구석에 출현해 있었다.
가만히 살펴 보니 크고 작은 운석군이었다.
그러나 운석이라면 떨어져야 하는 것인데 눈에 띄는 순간부터 점차 그 몸체 수를 늘리더니 위성궤도에 정착을 하는 것으로 보건데 인공 비행체인 것이 확실했다.
방송국은 당연히 긴급사태로 실황을 중계하였으며 한국공군은 물론 미 공군과 NASA에서도 조사팀을 급파하여 상황파악과 접촉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운석군에서는 어떠한 답변이나 기척이 없었다.
그렇게 모든 대회마저 취소하고 한달이 지났다.
그리고 모든 세상의 모든 스마트폰으로 빠짐없이 동시에 갑작스럽게 영상전화가 걸려 왔다.
영상에는 화분위에 달랑 고개를 쏙 내민 초라한 선인장같은 것이 화분채로 공중에 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나오는지 하여튼 각 나라의 말로 각 나라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나는 13은하계 관리자다.
내가 너희들의 달력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천 년 전 쯤에 마지막으로 들렸던 때와 비하면 니네들 과학이 많이 발전했구나.
니네들이 많이 대견하기도 하고 반갑구나.
내가 이번에 지구로 근거지를 옮길려 하는데 너희 지구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사실 협조랄 것도 없이 모든 생명체를 깨끗이 정리하려다가 너희들이 그래도 아웅다웅 일구어 놓은 문명이라는 게 안타깝기도 해서 그냥 나와 더불어 사는 것을 인정해 주기로 마음 먹었다.
도착하고 나서 지난 한달 동안에 너희 행성의 물리적 환경과 생태계를 자세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내가 지구의 환경에 맞게 살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조건이 맞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의 존재와 박멸방법은 내일 다시 이야기하마."-
세상은 난리가 났다.
즉각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는 운석군을 즉각 핵공격하자는 강경파가 우세하였지만 차츰 일단 들어나 보고 행동하자는 유화파들의 이야기가 득세했다.
그리고 외계생명체를 '부양화분'이라고 호칭을 통일하게 되었다.
다음날 같은 시간 '부양화분'이 나타났다.
"나의 천적은 벌이다.
벌을 박멸시킬 바이러스를 3일 후에 적당량 살포할 것이다.
무색무취하며 다른 생명체에는 무해하므로 단지알고는 있으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지구행성 전체에서의 벌의 예상 소멸기한은 일 년이다."
그말을 끝으로 운석군은 물론 '부양화분'의 모습도 자취도 없이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졌다.
인간계는 물론 식물계에서도 당장 사상 유래가 없는 난리가 났다.
벌이 없다면 매년 결실을 할 수 없는 일년생 화초는 종 자체가 소멸할 것이다.
인류가 주식으로 삼는 밀, 벼, 콩 등 곡물류부터 대상이 될 것이다.
과일나무도 몇년 결실을 못하면 소멸할 것이고 모든 식물이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동안 인류에게는 비밀리에 유지되던 식물계 지구통합텔레파시로 식물계긴급총회가 공중망 텔레파시로 즉각 개최되었다.
바로 세계대소화긴급총회 (8월5일, 85 世界大小花緊急總會)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세계대소화 2800여 조 본의 대소화는 부양화분 외계생명체를 전지구 식물계의 주적으로 지정한다.
총회기구를 대변하는 사무처를 오늘부로 신설한다.
사무처는 주적 '부양화분'을 추적하여 영구적으로 말살한다.
추적 말살 TF 팀의 선정 훈련 침투 박살 등 모든 작전은 사무처장이 주관한다.
...............
식물계의 말살 Task Force Team은 전세계적으로 유능한 재원을 확보하여 훈련에 돌입했고 주적의 소재 파악에 힘썼지만 주적의 행방불명으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채 작전이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한편 지구인들에게 살벌하게 경고를 한 '부양화분'은 우주선안에서 벌말살 바이러스를 배양시킨 후 그것을 밀봉하여 냉장고에 보관시킨 후 우주선을 안전공간에 파킹하고 긴 우주 여정의 회포를 풀기위해 서귀포 다육농장 하우스 안의 선인장 진열대에 슬쩍 스며 들었다.
"동전은 동전주머니에 숨겨야되지. 아이고, 삭신아. 내 나이가 삼천이 넘었다. 치매가 안오는 게 이상하지."
그렇게 혼자소리를 하다 피로를 풀려 한숨 푹 잔 부양화분은 다음날 싱싱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 보았다.
생전 처음보는 이상하게 뾰쪽한 가시들만 뒤덮인 가시식물들이 주위에 화분으로 가득하였다.
어제 UFO에서 하차하며 치매약을 깜빡한 '부양화분'은 여기가 어딘지 그리고 자기가 누군지를 잊어버린 채 멀뚱멀뚱하게 정신줄을 놓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흥얼겨렸다.
그때 누군가 소리질렀다.
"3분단 주목!"
" 우리 충성다육이 농장 2346본 전원이 참석하는 오늘 외계 악적 분양화분 사살총기훈련이 저녁 12시에 있습니다. 훈련장에 꼭 참석하세요. 빠지면 물 안줍니다."
"옛"
'부양화분'도 다른 다육이들과 함께 씩씩하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