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곽종희
끝내 못 딴 푸른 별이 스크럼을 짜고 있다
한여름 우기 한철 달포만 살자 더니
더위의 그 발화점에 돌아앉아 굽은 꽃잎
변신일까 변덕일까 이 색 저 색 품는 것이
색깔이 다른 이유 검색창에 묻는 동안
제 할 일 마치자마자 쉬이 지는 꽃 숭어리
주연인 적 결코 없다 수꽃의 가슴앓이
가장자리 덩그러니 말 없는 살신공양
아버지 돌아누운 등이 헛꽃인 양 시든다
※ 산수국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꽃은 헛꽃이다.
수정을 위해 주위를 밝히다가 수정이 되어 씨앗이 맺히면
자신의 역할은 끝난듯 꽃잎이 거꾸로 돌아 눕는다.
식물의 신비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