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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들었던 이야기의 결론을 5년째 고민중
게시물ID : freeboard_8049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헤브리
추천 : 0
조회수 : 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02 04:55:46
예전에 고등학생 시절 축구하다 골반을 분지르고

엄마한테 등짝맞아가며 못산다 소리듣고 입원했던 시절

병원에서 한 아이랑 친해졌음


뭐 그 아이도 나랑 비슷한 이유로 다리를 분지르고

서로 꽤나 다양한 이야기로 나랑 친해지긴 했는데

그 녀석이 던져준 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이야기가 있음


실제 내가 입원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인데

중환자실에서 중풍에 시달리다 식물인간 상태가 된 남자가 있었음

거기 아내가 거의 5년간 옆에서 뒷바라지를 함 거의 24시간 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옆에서 계속 욕창이랑 대소변 치우면서 알지?

뭐 그런식으로 계속 옆에서 진짜로 병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남편을 돌보곤 했음.

가끔씩 그 부부네 친척들이 와서 남편 상태도 보고 아내랑 이야기도

하고 갔는데 그때마다 항상 하는말이 남편이 죽어야 당신(아내)이

자유로워 질텐데 쯧쯧. 그런식으로 말하는거임.

그런걸 듣고 이제는 같이 간호하면서 아내랑 친해진

인턴이나 간호사들이 친척들 욕할때 마다, 아내는

저사람들을 용서하세요. 저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남자를 끝까지 간호했음. 


 여기서 끝나면 그냥 아름다운 아내의 헌신과 나쁜 친척들이라는

이야기겠지만 나랑 그 아이는 만약 자신이 그 상황이었을때

아내보고 무슨말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가 없었음


1.남편이 죽어야 당신이 편하다.(사실 이게 정론이긴 하지...)

2.(무난하게)힘내세요 언젠가 일어날 거에요.

3.하늘도 무심하시지 쯧쯧(동정)

4.건강좀 챙기시고 열심히 사세요 보답받을 거에.

뭐 기타 등등...


그런 이야기의 끝을 거의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을 못내렸다.

내가 갑자기 이런말을 하는건 사실 요즘 내 주변에서

아픈가족이나 지인을 간호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져서 그래.

그런 첫마디를 꺼내는게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움...


그 중환자실의 남편은 내가 퇴원하고 2년후에 죽었음.

아내는 그후로 어떻게 사는지는 모름.

그런 결론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 직면하면 나도 그 친척들처럼

1번 대답을 해버리는게 아닐까 라는게 고민임.

왜냐하면 2. 3. 4 그리고 그 수많은 기타등등은

어차피 인사치레나 연민. 값싼 동정같은것 밖에 안될테고

그건 사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거임.

무슨 대답을 해야하나? 저런상황 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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