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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개발자입니다.
게시물ID : gametalk_2448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콜드이슈
추천 : 12/12
조회수 : 1520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15/03/17 16:46:50
현직 게임 개발자입니다.
요즘 이슈되는 확률 논란에 가장 근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서버 개발자)

해외에서 일생의 절반 정도를 보내다 한국으로 와서 게임을 만드는 일에 열정을 쏟는 한사람으로서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보려 합니다. 아래 내용은 제 경험으로 쓴 지극히 개인적인 인식입니다.

1.우선 우리나라의 게임의 수익구조는 굉장히 기형적입니다.  

이유는 간단히 요약하면 우리나라는 게임을 "돈을 내고 이용하는 것 " 이라는 인식 자체가 매우 낮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패키지게임 및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게임을 하는데 매우 익숙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당연히 게임이라면 공자로 다운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지요.(다행히 스팀을 비롯한 많은 다른 영향으로 그런 인식은 나아지는 중입니다. 
디아블로3나 스타같은 경우를 보면 많이 나아진 현실에 너무 감사하기도 하죠. 또 LOL이나 도타2같이 다른 수익 구조를 창출한 게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미래는 어둡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바일게임의 대부분의 케이스는 암담합니다.)

어쨋든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로 돈을 벌 수가 없습니다.

2.그래서 현질을 시키자! 

그렇기에 수익을 창출하는데 목적이 있는 회사의 정의상 어떤 형식으로든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게 바로 현질(캐시질) 입니다.

아시다 시피 대부분의 게임들은 상위 10프로 정도의 과금 유저가 전체 수익의 90퍼센트 정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현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확실히 보장되기에 게임 업계에서는 현질과 캐시질을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막말로 저희끼리 자조적으로 말하죠. 과금하지 않는 유저는 우리 고객이 아니라고..


2.그런데 캐시질을 유도하다 보니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게임은 지갑전사를 이길 수가 없지요. 캐쉬질한사람이 이기는게 당연합니다. 그래야 캐시질을 할 이유가 생기고 과금이 발생하겠죠. 게임회사에서는 회사에게 돈을 지불하는 만큼의 만족을 주어야 하는겁니다. 그리고 그 만족은 남보다 뛰어나거나 시간을 세이브하거나의 방법으로 앞서나가게 해주는겁니다. 당연히 무과금으론 이길수 없지요.

그럼 게임의 밸런스는 어떻게 될까요? 캐시질만 하는 사람들이 나머지를 압살하는 동안 게임의 재미는 떨어지고 결국 게임은 망하게 됩니다.


3.대안중에 하나가 바로 확률입니다.

좋은 의도로는 캐쉬질을 아무리 해도 올라가기 어렵게 하며 , 많이 지르지 않은 유저도 높히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강화/뽑기 등등의 확률기반 시스템입니다.  물론 의도는 좋았지요. "운이 좋으면" 15강 고강도 한번에 띄울 수 있고 "운이 나뻐서" 아무리 질르고 난리쳐도 좋은 카드가 안뽑혀서 지른 만큼 효과를 못봅니다. 어쨌든 둘다 비난이나 고마움의 대상이 게임 시스템이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는 안전하게 밸런스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4.문제(?)는 수많은 유저

사실 문제는 아니죠. 유저가 많으면 좋은것이니까요. 하지만 어쨌든 문제거리가 되긴 합니다. 예를들어 어떤 아이템이 1퍼센트 확률로 등장합니다.  정말 좋아서 너무 많이 풀리면 절대 안되죠. 근데 생각해보면 이용자가 30만이라고 치면 적어도 3천개는 나온다는 말입니다.  한번만 뽑을까요? 10개 100개식 뽑겠죠. 그럼 절대로 기획자가 기획한 밸런스에 도달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여러 유저간에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게임이라면 더합니다. 고작 한명의 유저때문에 몇천명의 유저가 영향을 받고 그런 아이템이 몇천개 풀리면 서버 전체 모두가 "사기네 저개 뭐야" 하면서 난리가 날겁니다. 그래서 확률을 임의로 조절하게 되고 결국 확률은  0.000000000 ... 이렇게 되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제가 전달 받은 기획서를 보면 몇몇 확률에는 공이 정말 많이 붙습니다. 


5.이걸 공개하면?

누구든 이 공을 보게 되면 제가 위에 설명드린 모든것을 제외하고, 내가 이걸 눌렀을때에 기대값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화가 나겠죠. "이걸 뽑으라고? 미쳤네"  하겠죠. 저라도 그렇습니다. 0.00000001퍼센트를 노리라니..

하지만 기획 입장에선 한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수만명의 입장에서 확률을 정하기에 그럴 수 밖에 없게 되는겁니다.


6. 결론

결론을 내자고 쓴 글이 아닌만큼 결론이라고 해봤자 제 의견인데요,

가장 좋은건 확률에 의지하지 않는 다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겠지요. 어쨌든...

저는 개인적으로 확률 공개에 찬성입니다. 내가 이걸 누를때의 기대값을 분명히 알고 버튼을 누를 수 있어야 공정하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0.00000...숫자들을 보고 나서도 위와 같은 내용을 인지해서 판단할 수 있는 유저가 몇이나 될까요?  그렇기에 함부로 접근하기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물론 여태껏 적극적인 설명과 공감대 형성은 멀리하고 유저들에 돈만 노린 게임 업계들도 반성을 해야겠지만 무조건대고 게임업계만 욕하는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사랑하고 만드는 입장에서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 게임 업계와 게임 유저들이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PS: 오타는 죄송합니다. 온갓 종류의 명령어는 다 알면서도 며칠/몇일 이건 잘 구분을 못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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