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얼큰하게 취해 오셨던 당신..
딱 한잔만 하려고 했는데.. 미안하다며.. 꼬부라진 혀로
술냄새와 같이 내 귀를 괴롭히던 그 소리..
그날 그 한잔에 담긴것이 무엇이었을지? 그 딱 한잔을 하고 싶게 만들던 안주는
무기력한 당신이었는지.. 당신을 힘들게한 세상 때문이었는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날 붙들고 하시던 수없이 하셨던 당신의 무용담들은
당신을 짓누르던 책임감때문에 약해졌던 당신을 위한것들이었던 것인지..
머리가 굵어지고 나 역시 술한잔에..
즐거움을 담게되었고, 그리움을 담게 되었고, 슬픔, 기쁨을 털어 버리게 되니...
나역시 딱한잔만 더 하고 가자며 사람들을 붙잡네요. 딱 한잔만 더 하면 털어낼수 있을꺼 같아서...
잊어버릴수 있을꺼 같아서... 버텨낼수 있을껏 같기만해서...
가끔 약해져가는 당신이 제 술잔에 담길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당신에 술잔엔 수도 없이 제가 담겨 있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