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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제 받은 편지입니다. 제가 싸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게시물ID : announce_7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운영자
추천 : 472
조회수 : 12485회
댓글수 : 60개
등록시간 : 2012/11/20 20:24:00

제가 어제 받은 한 통의 편지입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오래된 이메일함으로 도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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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유머 운영자님!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어떻게 운영자님의 개인 이메일 주소를 알고 있냐고 물으신다면
약 11년전 운영자님께서 메일로 유머를 보내주실때 몇 편의 - 지금 읽으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 자작시를
보내드렸던 사람이라 알고 있었다고 살짝쿵 말씀드리고 싶네요.
물론 이 편지나 이메일 주소등은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기재하지 않을 테니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저 개인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어렵게 편지를 썼어요.
좀 길겠지만 한번만이라도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써봅니다.

한.. 13년 됐나요? 우연히 인포메일로 알게 된 오늘의 유머를 알게 된지가.
그때 갓 20살이 되었던 제가 벌써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릴 정도의 엄청난 시간이 흘렀고 나름 [알고 있는 사람만 알고 있던 사이트]가
어느새 [다른 사이트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거대 유명 사이트]가 되어버렸네요.
저는 솔직히 지금의 오늘의 유머가 저만 알고 있던 소중한 보석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조금은 더렵혀진것 같아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뺏겼을 때의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지치고 힘들때 한줄기 위로가 되어주고 또 어떨땐 절박한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주는
오늘의 유머가 좋아서 저 또한 떠날 수 없었어요.

요즘 일베 사이트 문제로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편지를 쓰게 된 이유도 그렇구요.
저야 소송이다 프록시다 전문적인 용어나 지식은 거의 전무한 평범한 주부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서
오랫동안 신세진 오늘의 유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렇다고 부끄럽지만 물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형편도 못되구요..ㅠㅠ 물론 그런건 바라실 운영자님이 아니시라는 건
정말 오랫동안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쭉 생각해봤다가 이렇게 작은 메일로나마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어서 오랜 침묵을 깨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오늘의 유머 운영자님! 비록 저는 글도 자주 안쓰고 리플도 잘 안다는 소위, 그림자 회원이지만
그래도 육아나 삶에 지칠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건 오늘의 유머였습니다. 남편도 무척 즐겨하고 있구요.
소송이나 사이트 운영 등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시겠지만 운영자님 뒤에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디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실은 제가 좋아하는 오늘의 유머가 늘 그래왔듯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위로를 주고
행복을 주는 사이트로 남아주길 바라는 저의 이기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의 유머를 찾는 사람들이
저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경계가 없는 인터넷 사이트들 사이에서도 스스로 [오유인]이라 칭하며
영역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겠죠. 저 또한 밖에서 저 스스로 오유인이라는 걸 밝히고 부끄러워 하지 않으니까요. ㅎㅎ
그러니 부디 힘내시고 손이 부족하시다면 혼자 모든걸 짊어지시려 하지 마시고 소소하게나마 모든 분들께 도움을 청해주셨음 해요.

운영자님! 말이 길어졌지만 힘내세요! 작금의 사태도 언제나 그렇듯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악하면서 말이 너무 많은 이 30대 아줌마 이만 물러갈께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1. 오늘의 유머 13년차 그림자 유저입니다.
2. 오유를 사랑-_-* 하며 늘 한결같은 사이트이길 바랍니다.
3. 운영자님 화이팅!! 도움이 필요하실 땐 저도 발벗고 나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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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한 마음에,
답장으로 "부끄럽지 않은 오유로 남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그렇게 썼지만....
좁고 구석진 데서 늘 웅크리고 앉아 책에 파뭍혀서 코딩이나 열심히 해왔었던 제가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던 길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온 경험으로 한 번 열심히 싸워서 이곳을 잘 지켜보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그리고 감기조심하세요. 많이 쌀쌀합니다...






늦은 가을 괜한 감성에 젖은 운영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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