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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취업에 성공. 그리고 난 차였다.
게시물ID : bestofbest_3744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odday
추천 : 185
조회수 : 26913회
댓글수 : 3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11/12 19:57:30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1/10 18: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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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친구에게 얘기하는 느낌으로 써봤어요.. 존댓말은 아니지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할 말을 많은데.. 그냥 읽기 편하시라고 최대한 줄여서 써봅니다. 



누나를 만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 내가 취업 준비를 막 시작할 때였어. 

불과 몇 달 전에 사랑에 실패했던 나는, "연애는 취업하고 나서 시작하자" 라는 굳은 결심을 한 상태였지만, 

결국 어린애처럼 순수했던 누나의 대쉬에 못이겨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지ㅋㅋㅋ


뭐 어느정도 호감은 있었기 때문에 고백은 받은 날, "너가 좋아하는 만큼 나도 열심히 잘해줄게" 라고 말하며ㅋㅋ 첫 1일을 시작했어.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정말 이런 순수한 여자가 아직 남아 있었구나 싶더라ㅋㅋㅋㅋ

자소서 쓰랴.. 인적성 공부하랴.. 면접준비하랴.. 힘들 때마다 내 옆에서 응원해주고, 

데이트를 하다가보면 다른 여자들이며 분명 짜증내며 불평할 상황인데도.. 불평없이 늘 괜찮다며 나에게 웃어보였다ㅋㅋㅋㅋ


그랬던 누나도 여자의 그날엔 가끔 짜증을 내긴 했는데ㅋㅋ 몇 시간 뒤엔 미안하다며 바로 카톡이 왔다

난생처음 해보는 '남자 입장에서 편한' 연애에 나는 큰 무리없이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었고ㅋㅋㅋ

나는 어느새 내가 받는 사랑보다 더 누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어. 그렇게 열심히 최종단계까지 갔던 대기업 면접에서 탈락을 했거든

누나는 나에게 "괜찮아! 촌구석 중소기업에 가도 네 옆에 끝까지 있을거야" 말해주더라. 

진짜 너무 고마워서 울고 울었다ㅋㅋㅋ 아마 취준생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그 말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거야

나는 그때 결심했어. 반드시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이사람과 결혼하기로.



친구들은 삼성 현대 엘지 취업하며 졸업하는데.. 나는 본가로 내려와 묵묵히 취업 준비를 시작했어. 

늘 자신감 넘친다는 칭찬을 받던 나였는데, 당시 내 자존감은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였지ㅋㅋ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는 합격인증글에 참다못해 SNS는 비활성화 해두고.. 학교 친구들과의 연락도 거의 끊었다. 



그런 가운데 누나가 없었다면 난 아마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거야. 내가 잘 못되어도 옆에 있어준다는 말이 그렇게 힘이 되더라ㅋㅋㅋ

사실 누나의 직장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어. 계약직으로 불안정한 환경에 늘 걱정이 많았지..

그런 가운데도 나에겐 애교를 부리며 위로해주었고, 나 역시 누나가 충분히 느낄만큼 아끼고 사랑해줬어ㅋㅋㅋ




그렇게 버텼던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왔다.

나는 부모님을 설득해 학교로 다시 올라갔어. 자취를 하며 취업준비를 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지.

누나와 나의 물리적 거리도 다시 가까워졌어ㅋㅋㅋㅋ 정말 미치도록 바빴던 취준 생활이었지만, 

인적성 시험 전날 잠깐 만나 데이트 할 만큼ㅋㅋ 나도 누나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런 꿈같던 취준생활 끝에 올해 상반기에 난 대기업 두 군데에 합격했어ㅋㅋㅋ 

정말 날 듯이 기쁘더라

그리고 예전부터 생각했던 빠른 결혼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뿌듯했어ㅋㅋㅋ

하지만 막상 시작한 직장생활은 순탄하지 않더라구.. 취준 생활동안 일주일에 거의 3일을 만났었는데, 

일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을 만나기가 어려워졌어




누나는 그 사이 많이 외롭다더라고. 나는 나름 위로를 했지만, 직장 생활에 찌들어있는 나도 사실 힘들었어.. 나도 너무 보고 싶었지.  

그래도 결혼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어. 

하지만 처음해보는 낯선 환경과 일들 속에.. 나에게  누나는 2순위로 밀려나고 말았어.. 그래도 누나에 대한 사랑이 떠난 것은 절대 아니었어. 



받고 받았던 사랑에 익숙한 탓인지, 또 금새 기분이 풀렸던 누나의 순수한 성격에 익숙해진 탓인지.. 휴

누나는 분명히 그 사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누나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한 이유였으니까. 




너무 억울해. 난 이제 드디어 시작인데.. 드디어 돈벌어서 이쁜 백도 사주고 옷도 사줄 수 있는데.. 

누나는 그렇게 한 없이 주고나서 1년 반 연애끝에 날 떠나 버렸어.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좋으면 연락하라고 하더라ㅋㅋ 

근데 누나는 얼마나 굳게 마음먹었는지 페이스북 인스타 모두 비활성화하고 카톡도 안 읽더라. 전화는 당연하고..

그 순수했던 누나가 이런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는게 너무 죄책감이 들고 미안했어.

차라리 누나가 속물적으로 변해서 내 직장이나 미래를 보고 달라 붙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헤어진지 한달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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