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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이야기를 회피하시는 부모님.
게시물ID : gomin_1801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lY
추천 : 2
조회수 : 2736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24/02/15 08: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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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게 형님 누님들!

 

항상 이따금씩 무슨일 있거나 하면 정성스럽게 혹은 따끔한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직장에서 겪은 고충도 해주신 조언들에 따라서 잘 해결되었고, 굉장히 기분좋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고민의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우선 저는 올해 36살 된 남자구요. 현 직장에 6년차 재직중입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구요. 생활비는 달에 현금으로 40 드리고 하숙생처럼 아닥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여자친구는 없구요. 결혼은 사실상 포기입니다. 직장은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집을 살만큼 돈을 모으지는 못했구요. 

 

그저 분수에 맞게 제 방만 게임방처럼 꾸며놓고, 회사끝나고 오거나 휴일에 책상에 앉아서 게임이나 재밌는걸 보는 낙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생활패턴은 거의 회사집회사집 이구요. 쉬는날 나가봤자 근처 대학가에 제 차타고 산책겸 나가서 혼밥을 하고온다거나 카페를 다녀오거나 목욕탕 다녀오는게 다입니다. 유흥이나 업소 이런쪽엔 전혀 관심이 없구요. 여자친구가 없다고 인생이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거나 성욕이 들끓는다던가 그런 느낌도 없습니다. 그저 가끔 갖고 싶은 물건 사서 만져보고 그러는게 제 소비패턴의 다구요. 제 방에서 자고싶으면 자고 컴퓨터 하고 싶으면 하는게 제 낙입니다.

돈은 그럭저럭 모여있습니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좋은 편이구요. 쉬는날 이따금 마트를 같이 가서 장을 봐준다거나, 집안일 청소나 빨래같은거 할 때, 같이 잘 도와드립니다. 제 방청소는 제가 거의 하는 편이구요. 빨래해주시고 그러는거 항상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생활비 외적으로 저한테 신경을 많이 써주시지만, 아버지 밥한끼 차리는 것도 힘든거 알기에 저는 집에서 밥을 거의 안먹습니다. 음식 뭐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거의 없구요. 제가 먹은건 그 자리에서 바로 제가 설거지를 해버립니다.

 

아버지랑 관계는 좀 좋다고 하기는 힘들구요. 옛날 모종의 사건 이후로 벽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제가 주간근무를 하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거의 저녁 8시가 되는데, 퇴근하신 아버지가 어머니랑 반주를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전 술먹고 아무말대잔치 횡설수설 하는걸 너무너무 싫어해서 아버지와 겸상을 거의 안합니다. 아버지가 반주하면 어머니도 같이 맥주를 먹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말이 많고 감정이 좀 격해져서 말많고 그러는게 너무 싫습니다. 그래서 아예 저녁을 회사에서 먹고 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구요. 쉬는날에도 대화를 거의 안합니다. 아버지가 저한테 뭔가 컴퓨터로 하는 부탁거리가 생기면 노크를 하고 들어와주시구요. 그런걸 무시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다만 퇴근하고 오면 온 힘이 없어서 제 방에서 편하게 쉬는걸 가끔 방해할 때가 있구요. 대부분 술드시고 방에 오셔서 아무말이나 걸어보고 싶어서 그러시는걸 알지만, 정말 받아주기 힘듭니다.

 

그리고 제 방은 여름에 정말 너무너무 더워서..... 제가 여지껏 부모님 집에 얹혀 살면서 이집 저집 이사를 다녀오면서 제 방에 에어컨이 있어본 적이 없고, 거실에 에어컨이 있더라도 거의 인테리어입니다. 거의 틀지를 않아요. 그래서 전 다른 집들도 저희집처럼 더운거 참으면서 사나보다 해왔는데, 2년전 컴퓨터를 새로 맞추고 고사양 게임도 돌려보면서 방이 너무너무 더워서 이런저런 글을 찾아봤는데, 저처럼 지내는 사람이 많이 없더라구요........... 저 또한 몇만원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다른 소비에서 그 냉방비를 아끼는 쪽으로 생각을 할법한데 저희집은 그렇지 않아서요. 

 

제방 창문이...... 미닫이 창이 아니고 레버를 돌려서 윗쪽으로 비스듬히 환기를 한다던지, 아니면 제 몸쪽으로 당겨서 여는 그런 창문인지라 창문형 에어컨도 설치가 전혀 불가능하구요. 벽걸이 에어컨을 할 수도 없습니다. 방바깥의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를 놓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여름을 선풍기 하나로 버티면서 지내왔구요. 이게 정말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거기다가 덥지 않냐고 방문을 자꾸 열려는 부모님이랑도 싸우게 될 때가 많구요. 전 차라리 덥더라도 방문 닫고 조용히 자고 싶은 사람이라........ 문닫힌 방에서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거 믿는 아버지라............... 한번은 제발 방문좀 열지말라고 더워서 죽던 말던 신경좀 끄시라고 그런적도 있었구요. 

 

때문에 여름에 갈등이 많습니다. 그 여름문제로 독립하고 싶은 이유가 제일 1순위이구요. 

두 번째 이유는 저도 나이가 찼고, 제가 나가야 어머니 아버지도 본인들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가는 이유구요.

세 번째 이유는 쉬는날이 주말일 때, 누나랑 10살짜리 조카가 놀러 오면 편히 쉬지를 못합니다. 조카 놀아줘야되고.. 조카 놀러왔을 때는 제가 컴퓨터를 키지 않습니다. 아니 못킵니다. 컴터 켜서 뭐 하고 있으면 옆에 와서 키보드 신기해서 눌러보고 자기 뭐 보고싶다고 틀어달라그러고 그러는게 싫어서 컴퓨터를 아예 키지를 않습니다.

네 번째 이유는 부모님이 술드시면 저한테 와서 하는 말이 너무 많고, 들어드리기 너무너무 피곤하고 짜증나서 그 때마다 정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다섯번째 이유는 새벽에 배고플 때, 거실에서 주무시는 아버지가 계셔서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차끌고 밖에 나가서 뭘 먹고 와야되고 담배피러 나갔다 들어오는 것도 매우 눈치가 보여서 그것도 정말 싫구요..

 

그래서 며칠전 어머니한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올해 내 목표가 있다고. 여름전에 집을 알아보고 나가겠다고. 여름에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전세는 아직 무서워서 못가지만, 월세로라도 나가겠다고. 나도 나이가 찼고 내 앞가림 스스로 할 수 있을정도로 생활력이 강하다고. 

그 얘기를 꺼냈을 때, 어머니는 그래 그래라 방 알아보고 그래야겠네 하고 마셨습니다.

 

근데 다음날에 제 방 샤시를 새로 해주시겠다는 겁니다. 창문형 에어컨이라도 설치가 가능한 샤시로. 

그래서 아니 멀쩡한 샤시를 왜 뜯어내냐고 됐다고 하니까 되려 막 화를 내시는 겁니다. 그냥 하라는 대로 하자고; 샤시 바꾸면 너 방에도 에어컨을 놓던지 아무튼 여름에 더운 문제는 해결되지 않냐고. 

그래서 제가 막 웃으면서 아니 곧 나갈 사람방 샤시를 왜 새로 하냐니까 에이 나가긴 뭘 나가냐고 에어컨 놓을 수 있는 환경 만들어줄테니까 나가지 말라고. 나가려면 1억은 모으고 나가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갖고 1억 모아서 뭐하냐고 집한채 못사는데. 그리고 그 돈 모을동안 나이만 오지게 먹어서 부모님집에 얹혀사는 40대 아들 되기 싫다고 하니

아무튼 샤시 견적내보러 오기로 했으니까 그렇게 알라고

 

그런식으로 대화를 마무리 하는겁니다. 지금은 제가 야간근무라서 아버지를 못봤지만, 왠지 아버지가 얘기했을거같은 느낌도 좀 있구요. 

제가 독립을 한다는데 상당히 반대를 할거같은 느낌이 듭니다. 

일찍이 아버지와 큰 문제가 있어서 독립한 제 친구는 이 시기에 안나오면 독립하기 어려울거라는 이야기를 하구요.

저희 누나도 나이가 찼으면 나가살던 하는거 존중해줘야지 에어컨 놓는다고 얘(저)가 안나가겠냐고 얘기를 했다고 했는데 어머니가 아무말 안하더라고 하더라구요.

 

제 자신에게 물어보더라도........ 제가 좀 참고 살면 생활하는데 지장도 없고, 에어컨 생기고 그러면 여름에 좀 시원하게 살텐데 왜 굳이 나가려고 하는거지 싶다가도.. 더운거 문제도 그렇지만 생활비 드리더라도 언제까지 부모님 눈치보면서 얹혀살거냐 그냥 헛돈(샤시) 쓰게 하지말고 빨리 나가는게 맞지 않나 생각도 들고.... 더이상 하숙생처럼 살기 싫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습니다. 고게에 일찍이 독립하셨거나,,,,, 독립하면서 충돌이 있었던 분이 계시거나,,,,,  저처럼 숨죽여가면서 부모님 비위맞춰주면서 살고 계시거나.... 하신 형님 누님 아우님들께서는 편하게 답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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