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하바드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는 책"에 대해 오해가 있는 거 같아서
게시물ID : humorbest_1540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럴수도있재
추천 : 21
조회수 : 1612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19 15:47: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2/11 06:47:00
며칠 전에 "하바드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는 책" (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79677 ) 이 베오베에 갔네요. 

하바드 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 리스트에 톨스토이, 까뮈, 샐린저, 포크너, 토니 모리슨, 조이스, 이런 고전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런데 댓글보다보니, "하바드 학생들은 다른 책보다도 이런 고전을 더 좋아해, 역시 수준이 높네!" 라고 오해하는 것 같은 느낌같은 느낌이 나서, 그 쪽 사정을 좀 설명드리고 싶어요.    

사실은 그런 고전들이 하바드 학생들이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들이 아니예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사라고 선택해 놓은 교과서들이예요. 교수가 교내 서점에 학기초에 다량으로 주문해놓죠.  

"하바드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는 책" 리스트는 하버드내 대학교 서점이 뽑아준거예요.  대학 서점는 주로 대학교 교재를 팔죠.  교재 아닌 다른 책은 다양하게 구비해 놓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학생들이 선택해서 사고 싶은 책은 학교 밖의 일반서점에 더 많고요. 

리스트를 보면 미국문학 작품이 50%가 넘고, 영국 문학, 러시아, 프랑스 고전이 조금, 역사서(하워드 진)가 있어요.  미국 대학에서는 일학년때 교양필수과정으로 English 과목을 들어요 (한국으로 치면 교양필수국어인 셈이죠.) 대학마다 필수로 1-4 학기를 배정하기 때문에 그런 수업에서 주문하는 교재 양이 엄청나요. 하바드에서는 아마도 과목 이름이 좀 다른 거 같아요 (영어가 아니라 독서토론, 이런 과목인 거 같은데, 제가 하바드를 안가서 정확히 모르겠어요). 근데 수업은 비슷해요. 문학 작품 읽고 수업 중에 토론하는 거라서, 문학 작품, 특히 미국 문학 작품을 수업교재로 많이 선정해 놓아요. 하워드 진 같은역사서도 대규모 필수교양수업에서 항상 주문하는 교수가 있으면 탑셀러가 돼죠. 1984 가 트럼프 당선 후에 많이 팔렸다고 하는데, 그것도 교수가 과제로 정한 경우가 많을 거예요. 현 정치상황에 시사해주는 작품이 있으면 교수들이 많이 교재로 선택해요.

그러니 하바드 서점의 탑 리스트는 학생의 기호가 아니라 교수의 기호인거죠.   

하바드가 아니라 다른 미국 대학 서점도 리스트를 뽑아보라고 하면 상당히 비슷할 거예요. 비슷한 커리큘럼에, 교수들이 선정하는 기준도 비슷하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교양국어 수업에 교재로 이상, 이효석, 김동인 작품을 선정해 놓아서 학교서점에서 학생들이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예요. 딱히 하바드 학생들이 엄청나게 고전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출처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79677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