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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를 사랑했었다. 에필로그
게시물ID : humorbest_1543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비부위
추천 : 24
조회수 : 4710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20 17:05:53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2/19 23: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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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love&search_table_name=love&keyfield=name&keyword=%EB%8B%AC%EB%B9%84%EB%B6%80%EC%9C%84&Submit=%EA%B2%80%EC%83%89

 어느날 일을 마치고 누워 자려다, 
문득... 이젠 한 번은 정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적은 글입니다. 
누워서 폰으로 적다보니 피로가 심해 퇴고도 못하고 표현에 한계가 많은 글이었습니다. 
약 두 달간의 병원생활동안 있었던 많은 이야기가 생략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많은 관심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적어도 어딘가에 지우지 못할 흔적을 영구히 남겨 
수많은 우연과 기적이 일어나 그애가 이 게시물을 읽고
제게 연락할 수 있을 때, 혹은 연락하고 싶어질 때 
그 표지가 되어주길 바라서 였습니다.
어쩌면 일부러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으니까요. 

 응원과 격려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베스트게시판 까지 갔으니 딱 적당한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못다한 이야기과 질문하신 것을 의식이 가는대로 적어 봅니다. 


 수간호사님이 제게 그애의 이야기를 한 것은
어쩌면 선의에서 비롯한 '암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주 은단을 빌려 먹었습니다.

 
 그애가 다시 병원으로 재입원 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잠시 지하철에서 내려 전부인과 함께 걷던 하천길을 혼자 걸어보았습니다. 
그녀에게 지은 죄에 값을 받고 있나봅니다.
이쁜 이야기로 포장했을지 몰라도 술에 중독되어 가정을 지키지 못한 사람입니다. 저는...

 함께 방을 쓰던 상의군인 아저씨는 담배를 숨겨들어오다 걸려
외출제한 조치가 내려졌고 그로인해 저보다 일찍 퇴원했습니다. 

 제가 싫어했던 약쟁이 B군은 거듭되는 치료진에 대한 위협과
진정실행이 반복되자 의사의 권한으로 강제 퇴원조치 되었고 
대단히 엄하고 답답한 병원으로 옮겨갔습니다.

 어린나이에 직접 마약을 만들어 주사했다는 소녀는 
외래진료를 왔다 원내산책중인 저와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열심히 재수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녀가 고백하던날 나온 티라미슈 이야기는 위의 소녀가 해준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제가 외출때 근처 커피숍에서 사다 주었습니다. 
커피숍에서 먹다 남았다는 식으로...

 병원은 저같은 자의입원자에 한해 8일간 치료진이 관찰한 뒤,
매일 두 번 원내 산책과, 한번의 외출이 허락됩니다. 사복을 입고 나갈 수 있습니다.
나가서 필요한 것을을 구입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술의 유혹을 이겨 제 시간에 귀원하는 것 또한 하나의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프로그램이 매일 있습니다. 보통은 하루 4개 정도 있고 참여는 순수하게 자율에 맡깁니다.
미술치료, 카운셀링, AA(알콜 중독자의 자기고백시간), 음악치료, 웃음치료, 레크레이션 등등

 환자의 90퍼센트는 다시 입원합니다. 저는 비난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잘 아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비용을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원문에도 나와 있듯이 급히 진료를 선택해 가느라 특진 처리가 되었습니다.
첫 달은 월 90정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첫달은 
4시간의 심층심리검사와 4시간의 지능검사(아마 인지능력의 퇴보를 알아보기 위해 같습니다)를
전문가가 진행합니다. 또한 간단한 건강검진을 진행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이 있습니다. 
일반 환자의 경우 약 60만원 선이면 한달을 입원할 수 있습니다. 

 약을 칵테일처럼 먹었다는 말을 물어보신 분도 있습니다. 
 저는 수년간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먹었기 때문에 병원에선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직접적으로 수면을 유발하는 약 즉 수면제를 배제하기 위해 하루 한 알 정도의 수면 유도제와 
본래 작용이 잠을 돕거나 유도하는 것이 아닌 금주를 위해 작용하되 부수적으로 잠을 돕는 약을
여러알 먹었습니다. 다만 수일 째 잠을 이루지 못해 약의 조합을 계속 바꾸었고
어느 순간 잠이 왔습니다. 하지만 어느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몰랐기에 
그 조합을 바꾸진 못했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학생간호사님 감사합니다. 님은 아니겠지만,
병원에 있는 동안 매주 찾아와 저희같은 중독자에게도 구김없이 다가와
함께 바둑도 두고 탁구도 치고 레크레인션도 준비해 진행하는 학생간호사님들의
열정과 순수함에 언제나 병동이 밝은 분위기 였습니다. 
피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지나듯이 했는데 기억해 사다준 학생간호사님도 생각이 나네요.

아직 술을 참아야 하는 날이 멀고 멀지만 저는 잘 참아내고 있고
모두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문제가 있으신 분에게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추천드립니다. 
외래진료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만날거라고 말해주시고, 
각자일지 함께일지 모르지만 행복을 빌어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여기 표지를 세우는 것,
그리하여 저에게도 어떤 항상성을 주는 곳을 만드는것은 이제 끝난 것 같습니다. 
함께 통과하기에는 좁았던 앙드레지드의 좁은문도 있지만....
저는 혼자 걷기에는 너무 먼 길.... 
사랑했었다.가 아닌...사랑한다.로 마침표를 맺습니다. 
 

 우연과 기적이 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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