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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치즈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하다가 죽은 사람
게시물ID : mystery_9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2
조회수 : 595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7/14 11: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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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4년 이탈리아 북부의 방앗간 주인인 도미니코 스칸델라(1532∼1599)라는 사람은 이단으로 몰려 종교 재판에 넘겨져 심문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성경의 가르침을 완전히 부정하는 말을 공개적으로 떠들고 다닌 것이 문제가 되어서였습니다.


"성직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성경에서 신이 혼자서 세계를 창조했다는 말은 다 거짓이다. 그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해서 탄생했느냐고? 그 비밀은 내가 알고 있다. 잘 들으라.


원래 태초의 세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 엉켜 있었던 커다란 카오스, 즉 혼돈이 세상의 시초였다.


그 혼돈은 바닷물의 거품에 부딪쳐서 치즈처럼 굳어서 커다란 덩어리로 변했고, 치즈에 구더기가 생기는 것처럼, 덩어리의 안쪽에는 수많은 벌레들이 생겨났다. 



1200px-Casu_Marzu_cheese.jpg

file.jpg


(사진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의 명물 음식인 카수 마르주. 구더기가 꼬인 치즈인데, 아마 도미니코는 저런 모습을 보고 자기 나름대로 창세 신화를 지어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 벌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능을 갖추고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는데, 그것들 중에서 가장 지혜로운 존재가 신이었고 그 다음은 천사였고 마지막의 부류가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절대유일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조설이 만고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중세 유럽에서 도미니코의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단이자 사이비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도미니코는 종교 재판에 넘겨져서 징역 2년 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도미니코는 징역을 다 살고 감옥에서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도미니코는 1599년, 불에 태워 죽이는 화형을 당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출처 유럽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3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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