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바다에서 죽을 목숨 구해준 부인
게시물ID : mystery_9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EROKEE
추천 : 3
조회수 : 46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07/19 23:29:23
옵션
  • 창작글

내가 해군에서 졸따구로 배바닦을 박박기던 때 이야기이다. 1960년대 소시적 이야기로 우리 군함이 진해에서 동해안으로 배속을 받았다. 이 부대는 함정들이 정박한 부둣가에서 부대 정문의 위병소가 바로 옆에 있었다. 근무를 하기 시작한지 한 달 정도가 지난  일요일인데 왠 여자가 정말 예쁘게 옷을 차려있고 누구를 면회왔는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9시 경에 현문왓지를 서고 있는데 내 근무시간 12시까지 그 여자가 위병소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누구를 면회와서 저렇게 기다리고 있나? 출동나간 함정의 수병을 면회왔으면 위병소에서 안내하여 포기하고 가게 하거나, 아니면 함정 들어올 시간을 맞추어 다시오라고 하면 될 것을 참 고약하게 방문자를 고생시킨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힐끔 힐끔 여자의 먼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우리 군바리들의 근무 시간 죽이는 방법이라 이 일이 그리 나쁜 껀은 아니었다.  

 

왓자룰 마치고 옆 함정에 있는 동기를 만나 그 여자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야 그 여자 우리함정 김중사 거시기 인데 김중사가 안 만나려고 저러고 있게 하네. 참 저여자도 끈질기네. 그렇게 싫다고 하는데도 찰거머리처럼 저렇게 찾아온데. 생긴 것은 늘씬하게 생겼는데 우리 김중사 그 사람 무엇이 좋다고 저렇게 와서 기다리는 줄 몰라."

 

그날 오후에도 내가 배 밖을 보니 그 여자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일요일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니 그 여자도 직장이 있는지 평일은 나타나지 않았다. "복도 많은 남자다 김중사라는 그 친구" 하면서 속으로 부러워 하던 시절이었다.

 

다음 주 수요일 아침에 김중사가 타고 있던 605함은 출항준비를 하기 위해 승조원 모두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09:00에 출항하기 위해 함장님이 휴가를 보내주는 수병들은 미리 짐을 우리 배로 옮겨 놓고 출동 나갈 수병들은 모두 출항신고를 하기 위해 함의 측면에 도열하고 있었다. 출함 30분 전 고동이 뿡뿡 하면서 소리를 내니 본부에서 사령관님 이하 참모들이 부둣가로 나와 신고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60년대 해군의 부두 시설이란 것이 지금 생각하면 참 허술하고 초라하기 이를데 없었다. 배도 그렇고 군인들도 부대시설도 다 그렇고 그렇게 지내왔다. 오직하면 니나노 군대라고 했겠는가 배가 출동을 나갈 때가 되면 주계장이라 불리는 급식담당이 제일 많이 준비하는 것이 댓병짜리 소주 였다. 나가면 어선들에게 돈도 뺏고 고기도 뺏어 실컨 마시고 들어오는 것이 출동이었으니 함장이하 승조원들이 바다에 나가는 것을 크게 싫어하지 않았다. 

 

특히 동해안은 명태철, 오징어철이 되면 전국의 모든 어선들이 다 모여들니 그야말로 노다지판이었다. 함장들은 얼마나 어선들을 괴롭히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돈의 양이 달라졌으니 말이다. 그래서 함장들은 승조원들 중 사병들의 경우 충분한 휴가를 주었고, 부사관들도 마찬가지다. 함장의 재량에 따라 휴가증을 마음대로 발행해 주어 배에서 내려 보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내린 수 만큼 급식비도 절약하고 부식비도 아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함장에게 잘 만 보이면 1달 휴가는 고참들의 경우 쉽게 얻곤했다. 이렇게 출동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가지고 출항신고를 하려고 하는데 누가 고함을 치는 것이었다. 위병소에서 왠 여자가 막 울면서 소리를 질러데니 모든 부대원들이 다 위병소를 쳐다 보았다.  

 

장본인은 출항하는 배의 김중사 애인이란 그 여자였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그 여자가 막 소리를 지르면서 '김중사, 김중사, 김중사님.....' 하고 소리를 치고 발광을 하고 있었다. 함장님이 그 사실을 알고 바로 그 김중사를 불러 내리라고 호통을 쳤다. ' 야 임마. 재수없게 여자가 와서 출항를 못하게 해!. 야 인사계. 김중사 내려 줘라. " 사령관도 이 과정을 지켜 보고 있으면서 함장의 조치가 맞다고 생각했는지 기다려 주었다. 

 

김중사가 짐을 챙겨 옆에 정박 중인 우리 배로 옮겨 탄 후 605함은 뿡뿡하면서 출항신고를 하고 홋줄을 풀고 기수를 동해로 돌려 항구를 벗어나 출동지인 어로 한계선이 있는 북쪽 바다로 향했다. .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