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보고 다시 생각나서 소장 중이던 파일을 찾아내 봤습니다.
보면서 눈물이 흐르다가도 어느새 웃고 있고
막 같이 덩달아 기쁘고 슬프고 하는 스스로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면 어떻고 사회주의면 어떻습니까.
한국인이면 어떻고 미국인이면 어떻습니까.
무슨 이념을 갖고 있건, 어디에 소속되어 있건,
그런 것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겉치레 다 벗어던지고도 사람은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정치 사상/이념 따위 몰라도 그냥 어울려 즐기면 그걸로 즐거운 거고
국적 따지지 않아도 앞동네 옆집 만나 놀면 그걸로 기쁜 거고.
사실 사람다운 삶은, 행복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닌데,
인간은 스스로를 꽁꽁 싸매고, 둘러쌓여져서
스스로의 모습은 잃어버린 채 자신 아닌 것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말 그대로,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도, 루소의 '사회계약론'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무리 배곯고 추워도 뜨거운 감자 한 알이라도 나눠 먹는 정이 있었고
굳이 내 이익, 내 권리 따지지 않아도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웃어 넘기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집단도 홉스나 루소가 말한 것처럼 나타나지 않았음을 압니다.
극 중 스미스 대령의 대사 중 이런 게 있었습니다.
잔치를 벌이며 즐겁게 웃고 떠드는 동막골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라고요.
인간을 구속하는 모든 속박과 멍에를 벗어던지고
나 그 자체로, 사람 그 자체로, 그저 내 옆사람들과 진심으로 어울릴 수 있다면
다른 건 정말 아무 것도 필요 없을 텐데...
인간은 너무 바보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