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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게시물ID : today_640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5
조회수 : 1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12/06 21:16:49

꿈을 꾸었다.
한동안 꿈도 없이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서
묵묵하게 잘 견디고 있나보다
아주 가끔 슬펐지만 누르니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다행이다 했는데.

꿈 속에서의 우리는 헤어졌었다.
어느날 너는 내게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
꼭 몇 시에 어디로 나오라했다.
나는 아픈 마음만 안고 가지 않았다.
그 후 너답지 않게 구구절절 너의 마음을 긴 글로 적었다.
그 글을 보며 나 혼자 많이 슬퍼했다.

꿈에 깨어 눈을 뜨니 새벽 3시 반.
다시 자야 하는데 꿈 속에서의 감정이 끝나지 않았다.
꿈은 끝났는데. 이야기는 끝이 났는데.

오늘 하루종일 이 감정을 어찌할 줄을 몰라
결국은 소맥에 얼굴이 발갛게 될 때까지 술에 기댔다.
소맥이라니. 집에서 소맥 먹긴 또 처음이네.

꿈을 꾸지 않는다는 네가 조금 부러웠다.
밤에 잠을 못 자서 괴롭지는 않겠다.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글을 쓰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슬픈 것도 우는 것도 티내지 않으려했는데
괜찮다고 잘 버틸 수 있다고
나 혼자 도닥도닥 잘 했는데

꿈 속의 너와 내가 너무 슬퍼서
또 나 혼자 마음을 티내고 말았다.

어디엔가 비워두면 또 잊은 듯
살아갈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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