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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착한 동생아
게시물ID : today_645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의오징어
추천 : 2
조회수 : 31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2/02/05 00:08:19

나는 니가 암이라고 했을 때

그래도 우리나라 의료 시설은 좋으니깐... 당연히 금방 나아서 회복할 줄 알았어..

몇 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고.. 집에도 못가는 와중이었지만...

이거 참고 치료 계속 받으면... 낫겟지.. 나을꺼야..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최근에는 몸이 안좋다는 소리도 했었잖아

치료를 해도 자꾸 안낫는다고...

그러다 암이 폐까지 전이가 되었다고...

그러고 나서는 숨이 잘 안쉬어진다고...

그렇게 상황이 안좋아지는 와중에도

나는 니가 몇 달만 있으면 나을 줄 알았어

나아서 생일도 밖에서 보내고... 같이 덕질도 잼나게 할 줄 알았어..

지금 생각해보니 그저 희망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었지만...

 

결국 너는 한참 새파란 나이에 세상을 먼저 떠나버렸어..

나는 그걸 또 니가 가버리고 한참 뒤에나 알아버렸고...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

어제는 웹툰보다가도 니 생각이 나서 엉엉 울어버리기도 하고 ㅎㅎ...

그러고는 깨달은게 있어

우리가 알아왔던 날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잠깐동안에 우린 너무 친해지게 되었고

깊은 사이가 되어버렸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는거

그리고 비록 비대면이었지만 항상 일상을 함께 나눴고

힘든 것이든 좋은 것이든 항상 공유했었다는걸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어버렸어... 이제서야... ㅎㅎ...

 

언니 같지도 않은 언니한테 매번 언니 노릇 시켜주고

마음씨도 착해서 자꾸 뭔가 챙겨주려고 하고

내가 힘들어할 때 자기는 몸도 안좋고 잠도 잘 못자면서... 날 더 챙기려고 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오면서 이만큼 착한 사람을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는 진짜 마음씨도 착하고 좋은 아이였어

 

사실 아직 실감은 잘 안나

몸이 안좋아진다는 것을 들었을 때, 니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리고 연락이 한참 안되었을 때...

어쩌면 안좋은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예상을 했었지만

애써 부정했던 것도 있어 사실은..

우리나라 의학 얼마나 발전했는데 하면서..

좀만 있으면 "언니들!!!" 이러면서 카톡방에 와서 얘기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언제 아팠냐는 듯이 점심 저녁 메뉴 공유하면서 맛있는 것 먹네... 나랑도 빨리 먹자고

그냥 항상 그렇게 일상을 즐길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는데...

 

니가 없으니깐 방도 너무 조용하고...

그냥 실감이 잘 안나... 언제든 다시 올 것 같애

카톡방의 1이 갑자기 없어져서 언니들~~ 이러면서 올 것 같고...

 

사실 덕질방에서 널 첨봤을 때 이상하게 엄청 친해지고 싶었당

하지만 나는 소심쟁이 내향형 인간이라서 일대일로 만나자!! 이러질 못했지...

바쁜 인싸가 감히 나한테 시간을 내줄까? 했던 생각때문에 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정말 운좋게 급 결성한 모임에서 너를 볼 수 있었어

너는 사진빨이다 어쩐다 알바하고 와서 추리하다 그랬는데 내가 보는 너는 진짜 사진처럼 예뻐서 신기했어...

그때 얘기 많이 못 나눴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나보고 다음에 많이 얘기 나누자고.. 잠시라도 봐서 좋았다고...

그렇게 개인적으로 카톡해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정말 고마웠어...

 

비록 거지같은 경험이긴 했지만 ㅋㅋ 같이 덕질방 스태프도 하게 되었고 ㅋㅋㅋㅋ

덕분에 또 한 번 더 볼 수도 있었고 ㅎㅎ

술잔 부메랑샷 찍느라 우리 얼굴 찍힌 사진 못 찍은거 아쉬워하긴 했는데

다음에 찍으면 되지 하고 넘겼던게 아쉽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사진 찍자고 우겨서 어떻게든 찍었을텐데...

 

아니면 그냥 내가 만나자고 용기 한 번 내볼껄...

아프고 나서도 망할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안되었겠지만 괜히 병원 서성거려볼껄.. 하는...

하다 못해서 배달 음식을 자주 먹던 너에게 배달 비용이라도 지불해줄껄...

같이 게임이라도... 같이 하자고 하는거 많이 해줄껄

니 얘기 많이 들어줄껄...

표현도 잘 못하는 이따구 성격 때문에

너를 아끼고 좋아했던 만큼 표현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만 남는다...

 

그래도 일요일에 이제 너 보러 갈거야!!

덕질방 언니들이랑 같이 가기로 했어

아마 하늘에서 우리 얘기하는거 다봤겠지 ㅋㅋ

집 밖에 나가기 귀찮아하는 내향형 언니들이

니가 먼저 갔다는 소식 듣자마자 어떻게든 너 뒤늦게라도 보려고

지역도 다른 사람들끼리 ㅋㅋ 니 고향에서 만나기로 했어

그 때 너도 보고 우리끼리 시간 보내려구...

이게 뭐라고 떨리지만 ㅠ 부디 반갑게 맞이해줬음 좋겠네...

 

암튼... 너는 참 나에게 고마운 존재였어

잠시였지만 평생 남을꺼고.. 내 인생에 남아줘서 고마워

 

언젠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하늘 나라에서 만나겠지

그 때 또 우리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잼나게 수다 떨자...

언니는 열심히 살면서 그 날이 올 때까지 기다릴께 ㅎㅎ

 

이제 먹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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