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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모게는 없는거냐구!!!!!!
게시물ID : today_645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ccato
추천 : 2
조회수 : 2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7/22 14:56:52


금요일
내내 컨디션이 안좋던 엄마가 
응급으로 수술받으심
맹장이 터져 복막염 됨
진짜 우리 고아될 뻔
의사는 수술후 최악의 상황만 나열하는데
고령인데다 안에서 다터져서 염증에 장기유착까지 심해서 위독했다고 함 
보호자는 1인이 원칙이라 오빠랑 나랑 둘다 코로나검사 받고 교대로 병원에 있었는데 
수술때 오빠가 짐 챙기러 가서 혼자 설명듣는데 무서워 죽는 줄 

또 수술한 장기는 왜 보여주는건데????

그나마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친절하고 예쁘고 해서 좋다
그 중 최고는 송중기 분위기 풍기는 남간호사
엄마가 귀가 잘 안들리시니 내가 귀에다 말 전달 한다고 속삭이는 거 보더니 
본인도 그 다음부터 귀에다 어머니?  안 불편해요?? 하고 말도 예쁘게도 한다
걔가 오면 엄마가 표정이 아주 좋다
딴 간호사가 링겔을 옮겨 꽂아야 하는데 혈관이 붓고 다 터져서 계속 실패했다 엄마가 성공했어요?? 하니 귀에 대고 할머니 미안해요ㅜ 실패했어요 아팠죠???미안해요
이렇게 손녀처럼 말해주니 엄마가 아이고 우째 말도 이리 이쁘게 하냐고 좋아하셨다

사나흘 후쯤 염증 수치는 그대로이지만 가스도 나와서 한 숨 돌리자마자
엄마가 온갖 간섭 다한다
왜 나더러 빤쓰만 입고 돌아다니녜???
그냥 레깅스달린 반바지였는데 빤쓰라뇨????
그럼 더워죽겠는데 내내 중환자실에서 소변통비우고 환자 케어에 쫒아다녀야 하는데 치렁치렁 원피스 입고 우째 하냐고
저 바지도 잘때만 입었는데 내내 잔소리다
엄마 살아나셨네 

암 살아계시니 잔소리도 하지

병원생활은 진짜 힘들다
간병인을 거부하셔서 반백의 오빠랑 나랑 번갈아 간병중
센과치히로의 유바바 아들마냥 덩치가 큰 아이처럼 변한 엄마는 주사도 아파 울고 퇴원이 미뤄지니 진짜 엉엉 울었다고 한다 
환자도 힘들고 오빠랑 나도 힘들다
집에 있으면 엄마걱정 
병원오면 집걱정
그러다 잠시 잠이 드시면 이런 생각도 해봤다
부모에게 효도한답시고 흉내라도 내는 거
내자식에게 교육한답시고다 퍼줘서 노후준비도 못했는데 
나중엔 각자도생! 이러는 마지막 세대가 우리가 아닐까 
쉰이 넘으니 너무 생각이 많아진다 


낮에 힘들다가 밤에 잠시자면 
아침엔 엄마가 간호사가 혈압을 재고 가도 너 모르더라?  이러신다
나도 자야 힘을 내지 엄마ㅜ

가스가 안나올 땐 가스걱정 
피주머니 차고 있고 링겔 주렁주렁일 땐 혈관부어 걱정 
가스나오고 나니 병원밥 못 먹겠다며 고집 부리시는데
의사가 장이 붙어서 다시 수술하고 싶냐?  고하니 그때부터 좀 드시긴 한다
변이 안나와 걱정
다리가 너무 부어서 걱정

열흘 만에 집에 가시니 좋아하셨는데 복각경으로 한 수술자국에서 맑은 물이 쏟아져  다시 병원
잔소리해도 좋으니 아프지말았으면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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