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음슴으로 일기체로 쓸게용
다려놓은 셔츠를 보니 감성이 폭발해섴ㅋㅋㅋㅋㅋ
글 남깁니다요.
나는 다림질이 좋다.
다리미에 물을 채우고, 예열을 시키고,
혹시 바닥에 뭐가 묻어있지는 않나 수건에 스윽 한번 닦아주고,
다릴 셔츠를 탈탈 먼지를 털어내면 일단 준비는 끝난다.
목 깃부터, 소매, 팔, 가슴에서 등으로 다려주면 정말 귀찮지만 재미있는 다림질이 끝난다.
유학생활하면서 정말 잘 배워왔다고 생각하는것 중에 하나,
다림질. 엄마와 세탁소 아저씨들 빼고, 내 셔츠를 다려준 유일한 친구가 있다.
독일에 놀러와서 여행하기 전날이나,
나서기 직전에셔츠는 좀 다려입으라며
잔소리를 잔소리를 그렇게 해대며 몇번을 다려주고는 했었다.
물론 그 몇번 후에는 놀림당하며, 갈굼당하며 직접했어야 했지만 그 덕에 좋은 취미하나가 생겼다.
준비 과정도 귀찮고, 다리는 것도 참 귀찮다.
하지만, 그 자글자글한 주름들이 펴지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상쾌하고 뿌듯한 그 쾌감은 내 마음속의 주름까지 말끔하게 다려주는 느낌이다.
특히나, 하얀색 와이셔츠를 다릴때면 집중도 더 잘된다,
먼지 하나하나 손으로 떼어내고,
그림을 그릴 캔버스마냥 주름없이 다림질이 되면
어서 입고 싶은 설렘에 나도 모르게 들뜨게 된다.
말려놓은 셔츠의 팔에 내가 만들어놓은 다림 주름이 잡혀있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뿌듯함도 있다.
아무도 내 다림질을 알아주지는 않지만, 너만은 나를 알아주는구나 하는...
요즘에 스스로에게 조금 미안한건,
이렇게 열심히 다린 셔츠들이
내 뱃살덕에 아침만 지나도 그렇게 주름이 간다는 것.
다림질을 처음 배웠을때는 셔츠를 입고 벗을때까지 거울을 볼때마다 뿌듯했는데,
그 간의 노력이 반나절도 안되어 물거품이 된것을 보니,
웬지 내가 미워지는 기분도 든다.
얼른 살을 빼야겠다. 셔츠를 위해, 다림질을 위해.
출처 |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전두엽까지 밀려오는 귀찮음을 이겨낸 내 자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