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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1년은 사람의 1년과 같지 않겠죠
게시물ID : animal_1471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hahaha
추천 : 5
조회수 : 74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12/01 11:37:24
10년 째 도도하게 살고 있는 저희 강아지가 있습니다.
푸들답게 개똑똑! 개도도! 개시크! 손님이 오면 개발발! 한 우리 강아지.
아무리 시크하다고 해도 시베리아 설원보다 더 시크한 경상도 출신 어머니 앞에서ㄴ느 쪽도 못 쓰는 우리 호구.
아무튼 이 시크한 호구 얘기입니다.
 
 
가족들에게 두루두루 이쁨 받지만 그중에서 제일 너그럽고 안 혼내는 절 항상 따르던 까미는 2010년 제가 일본으로 1년간 워홀을 가게 되면서 잠시 이별을 하게 됩니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보던 강아지들을 두고 가는 제 마음은 찢어질 것 같아 출국 날 강아지들을 잡고 울던게 아직도 기억 나네요.(동네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울라던 어머님의 말씀도...)
 
 
그렇게 일 년 간 일본에서 가족과 강아지를 그리워 하며 가끔 스카이프나 사진으로 강아지들 얼굴을 보면서 힘을 냈지요!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 오던 날 가족들이 공항으로 마중 나와 줬고 발걸음도 가볍게 강아지들을 만나러 현관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절 보고 강아지의 눈이 커지고(기분 탓이었을지도) 구슬프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늑대 소리 같기도 하고 사람 울음소리 같기도 했던 그 울음은 일본에 가기 전 함께 지낸 5년, 다녀오고 또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습니다.
 
 
평소에는 왕로아ㅗ아라ㅗ아ㅗ아ㅘ로알으르를을렁 이런 소리만 내거든요.
그 때의 벅찬 감동과 미안함...아마 그 애는 절 평생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 생각이 든건 제가 그 뒤에 독일로 유학을 가면서 일 년에 한 번 정도 귀국 했었는데 그 때의 반응이랑은 사뭇 다르거든요. 그 땐 언니를 못 봐도 다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훨씬 덤덤한 반응을 보였던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사랑하는 강아지들이 벌써 11살입니다.
유선에 종양이 생겼던 것 말고는 딱히 아픈 적 없이 둘 다 착하고 사랑스럽게 저희 가족의 비타민이 되어 줬습니다.
강아지들과 함께 한 10년 간 이 아이들 덕분에 얼마나 더 우리 가족이 웃었는지, 더 많이 이야기 했는지.
이제 또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만큼요.
부디 저희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길기를, 아프지 말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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