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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게, 시게 그리고 젊은 세대와 저에 대하여
게시물ID : military_732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다른
추천 : 5/4
조회수 : 510회
댓글수 : 54개
등록시간 : 2017/04/27 12: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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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곧 마흔이 눈앞인 30대의 끝자락에 서있습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별다르지 않게 병장 만기 제대를 한 전역자이며

불합리하고 변하질 않는 장병에 대한 처우와 때론 역차별을 느끼며 살아온 그런 궤적일 겁니다.

제가 씁쓸한 것은 시게나 군게의 분들이 결국 같은 걸 바라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이며

대다수 겹치는 인생의 궤적을 그렸거나 그릴 사람들이라는 것이에요.

적극적으로 분탕이나 조롱, 또는 꼰대짓, 비난을 하는 몇몇을 빼면 결국 그럴 겁니다.

이 분들의 비율에 시게분이 군게분보다 많다는고는 생각합니다.
(시게분들은 화내시겠지만 전 그렇습니다. 아프다고 목소리 내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셨어야 합니다)

아마도 제가 그 분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급하기도 할테고, 지친 분들도 있고 할 겁니다.

이러한 시게분들도 알긴 알아야 합니다.

문재인씨는 '메시아'는 아니에요. 한 명의 정치인입니다.

모든 것이 맞지는 않아요.

당장 저만해도 여러 글에 걸쳐 문캠의 여성정책이나 또는 이번 동성애 발언에 대해 비판이나 아쉬운 입장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군게님들.

역시 문재인씨는 '메시아'가 아닙니다. 한 명의 정치인에 불과해요.

모든 것을 맞게 할 능력이 없습니다.

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께서 정책의 수정도 요구하고 무효표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얘기도 하시는 게 맞습니다.

우선 저는 지금의 여러분의 어려운 시대를 만든 죄인입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죄인으로 불리며 살아왔습니다.

제 나이를 보면 아시겠지만 20대 개X끼론의 바로 그 당사자로 계속 살아왔고,

20대에서 30대를 거치면서 낮은 투표율에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짜증도 내면서

누구라도 하나 더 안가는 사람이 없는 걸까 고민하며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0-20년의 정치를 보시면 아시겠듯이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저의 20대는 운동권이 종말을 맞이하는 형국이었고 수 많은 계파들이 종북논란과 뒤섞이고

갖가지 잡음만 가득했습니다.(이 계파들은 그 당시 형성된 건 아닙니다. 이미 있던 겁니다)

내가 20대 개X끼론을 겪어 봤으니 여러분에게 20대 개X끼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꼰대짓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전 글들을 봐도 아시겠지만 아쉽다면 아쉽다는 입장일뿐

그런 강요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당장 피를 나누고 같이 살아온 부모님들과도 정치의견이 다른 분들이 많은데, 그게 될거라고 생각도 안합니다.

지금의 논란은 매우 건강하며, 현실에 대하여 논해보고 해결책도 의논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그저 논란에 그치고 시게던 군게던 투표의 결과에 있어서 모두다 손해만 나는 건

아무리 긍정적인 부분을 따져본들 입맛이 쓸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문캠이 이번 대선에 실패한다면, 시게의 분들도 군게의 분들도, 아니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국민 -특히나 2-40대의 남성 -은

좋은 결과를 맞이하지 못할 겁니다.

당연한 겁니다. 2-40대 지지층은 문캠에 쏠려있고, 5-60대의 지지를 받는 누군가가 당선되면 이 결과를 놓고

2-40대를 대변해줄리 만무하기 때문이죠. 별다른 얘기가 아닙니다.

문캠이 소란 속에 당선이 된다고 한들 결과가 좋기도 어렵습니다. 시게분들은 안도하겠지만

노무현 전대통령의 역사를 다시 반복하는 악몽을 꾸시게 될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부 구태세력도 있었지만 결국 내부의 분란과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손발이 묶였죠.

2-30대에 이르는 남자 유권자층에서 군게분들 처럼 문캠에서 지지를 거두고 비판 일선에 나서고

내부에서 잡음만 가득하면 문캠이라고 특별히 다른 힘이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즉, 시게분들은 군게의 소란이 일시적이고 소규모로 여길지 모르지만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다 하여도

지지가 낮아지고 힘이 모이지 않으면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인 거란 겁니다.

군게의 분들을 포용하고 의견에 귀를 귀울여 주고, 대책을 같이 생각해봐도 모자를 판에

대립각이나 세우는 건 원하는 과실을 얻어봤자 썩은 토마토라는 겁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문재인씨에게 무효표를 던지고 지지를 둔 의사 표현을 한 2-30대 계층 - 군게 - 분들도

썩은 토마토를 같이 드시게 됩니다.

믄재인 후보는 그나마 현재 후보들 중 포용력이 있는 편으로 볼 수 있지만, 역시나 한낱 인간입니다.

그리고 정치인이죠.

자기 표안의 사람을 챙기는 건 대부분의 투표 승자의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구태 정치인들이 젊은 계층에 무감각하고 무서워하지 않아온 것이 지속적으로 그걸 보여줬죠.

저는 이전 글들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군게 분들의 의견에 상당수 동조하는 편입니다.
(군가산점 등은 다른 의견일 수 있으나 큰 줄기는 같을 겁니다. 이전 글에 자세히 쓴 편이므로 주제가 아닌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여성정책은 수정이 많이 필요하며, 군대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지를 더 보여줘야 한다고 봐요.

2-30대 남성에게 현실은 가혹합니다. 여성단체의 입김은 점점 강해지고, 여러분을 대변할 사람은 드뭅니다.

그런데 하나 분명한건 여성단체들이 여기까지 오면서 항상 강하거나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넣을 수 있던 게 아니라는 겁니다.

더군다나 아무리 현재 역차별 이야기가 나와도 그 이전의 여성 지위가 그리 녹록치 않았던 건 맞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조직을 만들고 발언하고 항의하고 시위하고 정치권에 참여하고 사회활동을 해서 여기까지 온겁니다.

제가 현재의 그들 특히 그 중 가장 입김이 쎄고 덩치가 큰 여성 민우회를 메갈과 거의 반동일시 하며

승냥이처럼 보지만 어쨋든 그들은 힘을 길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문재인 후보를 습격했던 동성애 시위처럼 과격하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무효표는 가장 '소극적'인 움직임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당장 캠프는 반응이 없거나 미지근할테고 기껏해야 시게분들과의 마찰 외에 얻을 소득이 그리 없을 겁니다.

이건 당연합니다.

위에 말했듯이 표로 당선되는 사람들-정치인-이 자기 표 외에 더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을 뿐더러

도드라지는 행위가 아니니까요.

당장 언론에 동성애 기습시위는 대문짝이고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설왕설래하며 화제가 된 것과 비교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역효과가 클 뿐, 이런 위험한 행동으로 적극적인 걸 보이라는 게 아닙니다)

대안이나 그런 것도 없이 '무효표 던지지 말라'고 꼰대짓으로 비춰지는 것은 사양하고 싶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차라리 '단체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해서 표현하시는 게 목적을 이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시게분들과 서로 맞지 않는 단추를 껴시려고 하실 필요는 없겠죠.
(토론 자체는 나중을 위해 발전적인게 맞지만, 소모적인 것도 맞으니까요)

남성 민우회등으로로 집단화하시던가 해서 항의 서한도 보내고, 지지철회(또는 타후보지지라던가)대량으로 서명 받아서

성명 발표하고 '액션' 취하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단순 '무효표'는 반향이 적고, 그것만으로 정치인이 바뀌길 바라는 건 어렵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결과는 한참 뒤에나 작동할 겁니다. 당장 반응이 오거나 쟁취되지 않아요.

여성민우회나 여성단체들, 그리고 성소수자 모임과 각종 단체들까지, 그들도 오래 걸렸거든요.

다음 또는 다다음 또는 그 이후의 대선이나 총선이 지나서야 무언가 변화가 올 지도 모릅니다.

느리죠. 하지만 검증이 된 방법입니다.(굳이 국내만이 아닙니다. 그린피스, 각종 동물보호단체 등 외국에서도)

이런 현실이 병신 같지만 그렇습니다. 뺏을 때는 금방이지만 무언가 얻을 때는 시간과 피와 노력과 땀과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우리나라 노동 환경은 아직도 최악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도 전태일 열사의 목숨과 수많은 노동자의 시위와 활동이 있었던 거 처럼요.

당연한 말씀이지만 무효표를 던지지 말라고 꼰대짓을 하고 싶지도 않은데, 이런 어려운 일을 해내라고 강요하기는 더더욱 싫습니다.

저는 이전글에도 분명히 문재인씨 지지를 유지한다고 했고, 역시 느리더라도 단계를 밟을 수 있는 사람으로

판단했다고 했으니까요. 더 후퇴하거나 답보만 할 상대 대신 제가 고른 선택입니다.

이 부분은 군게분들께선 거북하실 수 있지만 이 역시 저의 선택이니까요.

제가 군게분들 처럼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고 이런 선택을 한 건 역시나 젊지도 않은 부분(그래도 아직 30대지만)도 있을테고

어쩌면 현실에 안주해서 느린 길(하지만 제 기준에선 무효표 보다 빠르기 때문입니다)을 택한 걸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군게분들의 의견에는 상당수 동조하기 때문에 저도 어쩌면 더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해야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예컨데 박영선이라는 의원이 있습니다.

내부 총질의 대명사이며 자기 것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죠.

매우 불호하고 적폐로 여기는 인물 중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얻을 건 얻어 갑니다.

전 차라리 다른 방법이 없고 내 힘을 키우고, 내 권리를 얻으려 할 때는 이런 방법도 써먹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내 표의 권리를 위해 군게분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결정을 해달라고 해보겠습니다.

당연히 이건 너무 현실적이고 어쩌면 안일하며 어쩌면 거북한 방식입니다.(제가 매우 불호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빌려야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군게분들에겐 그런 짓을 하는 것보다 무효표를 던지는 방식이 더 낫다고 여기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역시 한명의 개인, 한명의 유권자에 불과하고 제 단 한표로 제가 선택하는 방법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위에 말한 거 처럼, 내가 표를 던져도 내 말을 듣지도 않아줄 노년층 지지 기반의 후보나 저를 여지껏 무시해온

구태세력 후보에게 표를 줄 수가 없으니까요.

결국...

제 생각에 아마도 고백하지 않은 사랑이 무효표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맺어질 가능성이 낮다(또는 없다)는 점에서 그렇달까요.

물론 마음에 드는 상대가 없으면 고백할 일이 없죠^^;;

제가 드린 더 적극적인 방법은 아마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과 비슷할 겁니다.

더 적극적이면 누군가 마음에 드는 이가 있겠죠.

여러분께서 그런 적극적인 움직임이 불편하셔서 일단 기다리시는 걸 선택하시는 것도 존중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결과를 맺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내가 쓰던 수통이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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