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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오르는 길, 치킨 냄새가 풍겨왔다
게시물ID : freeboard_2011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uRiPark
추천 : 1
조회수 : 63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3/08/05 17:09:39
열 아홉살의 나는 무척이나 불안정 했다
세상은 온통 거짓되어 있었으며
나는 이 거짓된 세상속에 진실된 눈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었다

중2병, 참 오래도 앓았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언덕을 오르고 올랐다
그런 날이 있지 않나, 
갑작스레 무채색 세상이 색을 가지고
죽은줄 알았던 시간이 숨가쁘게 뛰는 순간

시간은 치킨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며 뛰기 시작했다
평소 반도 먹지 않던 비닐 속 치킨에
고개가 돌아간건 오롯이 냄새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살짝 걷은 땀에 젖은 와이셔츠,
가파른 언덕을 오르느라 가쁜 숨,
누가 봐도 통닭을 사든 퇴근길의 아버지였던 
그 분의 입가에는
그래, 집에 기다릴 딸을 위해서였을까
연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게으른 나에게 성실을 되 새길 때엔
항상 그날의 풍경을 회상한다
세상은 살기에 충분히 가치 있다
나 혼자만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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